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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의 테크 업계 대기업 단속 실제 규모, ‘부킹닷컴’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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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의 테크 업계 대기업 단속 실제 규모, ‘부킹닷컴’으로 볼 수 있다?
유럽 시장 경쟁 규제 당국이 네덜란드 여행 기업 부킹의 인수를 막았다. 테크 업계 대기업 감시가 강화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By MORGAN MEAKER, WIRED UK

2023년 초반 유럽연합이 인터넷 규제를 다룬 새로운 법률인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 Act)을 발행했을 당시 유럽의회 관료는 해당 법률이 미국 테크 업계 대기업의 통제 불가능산 성장세를 막을 미래를 구상했다. 그러나 유럽연합이 최근 발표한 반독점 문제 결정은 미국 테크 업계 대기업은 물론이고, 유럽 테크 기업도 법률에 따른 감독 대상이 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2023년 9월 25일(현지 시각), 유럽 규제 당국이 경쟁 저하와 가격 인상 우려를 언급하며, 여행 기업 부킹홀딩스(Booking Holdings)의 인수 계약을 막았다.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온라인 여행사 부킹닷컴을 최대 규모 계열사로 둔 부킹홀딩스는 스웨덴 동종 업계 기업 에트라베리(Etraveli)를 인수할 계획이었다. 부킹 경영진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인수 금지 결정에 타격을 받고, 유럽연합의 법률과 상세한 인수 내용 판단 모두 잘못되었다고 주장했다.

부킹닷컴 CEO 글렌 포겔(Glenn Fogel)은 공식 성명을 통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결정은 확립된 법률, 선례와는 관련이 없는 데다가 소비자가 마땅히 가져야 할 여행 선택 권한도 박탈한다”라고 주장했다. 부킹은 항공권 예약 기업 에트라베리 인수 계획을 2021년에 처음 발표했다.

유럽연합이 테크 업계 경쟁 법률을 새로이 시행한 뒤 기업 인수를 막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디지털 시장법은 사실상 기업의 인수, 합병 조건이 더 까다로워지도록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는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유럽 테크 업계 대기업 중 한 곳인 부킹닷컴의 인수 금지 결정이 유럽 내 테크 업계 대기업도 신규 테크 업계 대기업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는 부분을 시사하고자 하는 유럽연합의 의도를 나타낸다고 보았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이탈리아 피렌체 소재 유럽대학원 법학 교수 겸 반독점 전문가인 니콜라스 페티트(Nicolas Petit)는 “2022년, 디지털 시장법 논의 당시 미국 테크 업계 대기업을 겨냥하고자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협소한 범위에서 제정된 법률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유럽연합 디지털 시장법이 이득이 된다. 미국 테크 업계 대기업에 타격을 가하고, 디지털 시장법이 미국 기업을 겨냥하면서 부킹과 같은 유럽 기업은 법률 적용 예외로 둔다는 관점 때문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테크 업계 대기업 합병을 막는 사례는 흔하지 않다. 2023년 5월, 유럽연합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디오 게임 기업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 인수를 승인했다. 그러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디지털 시장법에 따라 기업이 더 엄격한 반독점 법률을 준수해야 하며, 위반 시 전 세계 매출 최대 20%를 과징금으로 부과해야 하는 규제 기업 목록을 공개한 지 2주가 지난 시점에 부킹닷컴의 16억 3,000만 유로(17억 3,000만 달러) 규모 인수 금지 결정을 발표했다.

부킹닷컴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규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명단에는 연간 총매출 75억 유로(79억 달러) 이상, 유럽연합 내 활성 사용자 수 4,500만 명 이상인 기업이 포함되었다. 유럽연합이 규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업 6곳 중 베이징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를 제외한 기업(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미국 기업이다. 부킹닷컴은 2023년 7월, 코로나19 확산세가 사업에 미친 악영향 때문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규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럽 각국 지도자는 지난 몇 년간 실리콘밸리의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유럽연합 자체 테크 업계 대기업 성장을 도울 여러 정책을 옹호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30년까지 유럽연합 테크 업계 대기업 10곳의 시가총액을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시가총액 1,090억 달러인 부킹닷컴의 CEO는 과거, 테크 업계 규제 때문에 테크 업계 성공 사례가 드문 유럽 내 기업 성장이 저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에서 모두가 유럽 테크 업계 대기업의 손쉬운 성장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독점 관행 반대에 주력하는 단체인 오픈 마켓(Open Markets) 유럽 소장 맥스 본 선(Max von Thun)은 “부킹닷컴의 사례가 한 번에 기업 합병이 되지 않고, 대기업 합병에 맞서 새로이 엄격한 접근 방식을 택한다는 추세를 반영하기를 바란다. 이번 부킹닷컴 사례는 유럽연합 시장 경쟁 규제 부처가 유럽 기업 합병 조건을 완화한 방식으로 유럽 기업 성장 옹호 환경을 조성하도록 촉구하는 목소리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고 긍정적으로 본다”라는 견해를 전했다.

유럽연합의 부킹닷컴 인수 금지 결정은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Margrethe Vestager) 전 위원에 이어 신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경쟁 집행 위원으로 취임한 디디에르 레인더스(Didier Reynders)의 첫 번째 판결이다. 앞서 영국 경쟁시장청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는 부킹닷컴의 인수 계획을 승인했다.

레인더스 위원은 기자회견에서 “온라인 여행 기업은 소비자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호텔 비용과 소비자의 최종 결제 비용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라며, 고객이 부킹닷컴을 통해 숙박시설을 예약할 때마다 해당 숙박시설이 부킹닷컴에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덧붙여 전했다.

레인더스 위원은 부킹닷컴은 최고의 호텔 예약 서비스 중 한 곳이자 항공권 예약 서비스도 추가하여 네트워크 효과를 강화한 기업이라고 언급했다. 경제적 측면에서 네트워크 효과는 사용자 수가 증가하면서 서비스 가치가 증가한다는 점을 지칭한다. 레인더스 위원은 “결과적으로 부킹닷컴의 인수 거래는 경쟁사가 부킹닷컴의 호텔 온라인 여행 서비스의 미래 입지에 맞서는 행위이다”라고 판단했다.

부킹닷컴 측은 유럽연합의 인수 금지에 항소할 계획이다. 그러나 규제당국이 별도의 검증 과정 없이 테크 업계 대기업 합병에 영향을 미치던 시대는 갔다.

국책 연구소 유럽개혁센터(Center of European Reform) 수석 연구 펠로 작 마이어스(Zach Meyers)는 “모든 사법 관할 지역이 갈수록 테크 업계 기업 합병을 더 엄격하게 평가한다”라며, 세계 각국의 규제 당국이 테크 업계 소수 기업의 손에 시장 권력이 집중된 상황에 대응하려는 추세를 추가로 언급했다. 유럽연합과 영국, 미국 규제 당국 모두 같은 문제에 대응하지만, 대응 방식은 약간 다르다고 말했다. 마이어스는 “이제 앞으로 규제 당국의 테크 업계 대기업 인수, 합병 대응 방식이 이전과는 매우 다른 상황을 접하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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