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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컵, 플라스틱 컵만큼 환경에 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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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컵, 플라스틱 컵만큼 환경에 해로워
친환경 컵이라는 가정이 있었던 종이컵도 얇은 플라스틱층이 덮여 있다. 과학계는 종이컵의 플라스틱층이 살아있는 생명체에는 해로운 화학 물질이 스며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By SABRINA WEISS, WIRED UK

전 세계의 연간 일회용 컵 사용량은 수천 억 개에 이른다. 대부분 재활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주요 커피 체인점은 플라스틱 컵을 종이컵으로 바꾸려한다.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종이컵으로 변경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최근, 종이컵을 자연환경에 버린다면, 기존 플라스틱 컵만큼 환경에 해로울 수도 있다는 연구 논문 한 편이 게재됐다. 친환경 대체품처럼 보이는 종이컵에는 액체가 종이에 스며드는 것을 방지할 얇은 플라스틱층이 코팅되었다. 플라스틱층은 유해 물질을 방출할 수 있다.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 환경과학 부교수 베다니 카니 알므로스(Bethanie Carney Almroth)는 "종이컵에는 유해 물질을 녹일 수 있는 화학 물질이 있다"라고 말했다.

종이컵에 커피를 담을 때 발생하는 영향을 실험하려 할 때 대부분 플라스틱 뚜껑과 폴리스티렌 컵에 초점을 맞추었다. 카니 알므로스 부교수 연구팀은 기존 관찰 결과를 다루면서 유해성 검사 시 주로 이용하는 깔따구 유충을 두고 종이컵과 플라스틱 컵의 영향을 확인했다. 컵은 4주간 미지근한 물이나 침전물에 두었다. 이후 유충을 종이컵과 플라스틱 컵에 오염된 물이나 침전물을 포함한 물에 두었다. 오염원과 상관없이 유충은 침전물에서 성장이 더딘 것으로 확인됐으며, 오염된 물에 노출되면서 발달도 더 어려워진 것으로 드러났다.

생태 독물학자는 종이컵이 물과 침전물에 녹도록 한 물질을 확인할 화학 분석 작업을 하지 않았다. 다만, 카니 알므로스 부교수는 혼합 화학 물질이 손상 원인이라고 추측한다. 그러나 실험 당시 어떤 물질이 존재하는지 밝혀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더 자세한 사항을 말하기 어렵다. 카니 알므로스 부교수는 "기업이 사용한 종이컵 성분 공개가 필수라면, 오염 원인이 된 물질을 확인하는 일이 훨씬 더 수월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커피 컵은 합성 물질과 화학 물질이 섞인 복잡한 혼합물로 구성되었다. 제조사는 처리 보조 물질과 열 안정제 등 여러 물질을 추가한다. 대부분 해롭다고 알려진 물질이다. 옥수수나 카사바, 사탕수수로 추출하여 종이컵 코팅 소재로 이용하는 폴리젖산과 같은 식물성 물질을 사용해도 컵 제조사는 주로 처리 과정에서 다른 화학 물질을 여럿 추가한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화학 분석 작업은 간혹 플라스틱 컵이나 종이컵에 적용되는 물질의 구성 요소를 공개한다. 그러나 스위스 과학 커뮤니케이션 단체인 식품 포장 포럼(Food Packaging Forum) 관리소장이자 환경 독물학 견습생인 제인 문크(Jane Muncke)는 화학 분석 작업으로도 컵 생산 시 적용된 소재를 항상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문크는 "화학 분석 작업을 진행한 과학자는 물론이고, 컵 생산과 판매 담당자도 컵에 포함된 정확한 성분을 알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플라스틱을 포함한 제품 제조 과정에서 새로운 물질 생성 단계에서 사용한 물질 간 의도치 않은 화학 반응이 발생할 수도 있다.

화학 물질은 생성 시 이용한 특수 혼합물 때문에 환경에 해로울 수도 있다. 이를 혼합 유해 물질이라고 칭한다. 문크는 종이컵이나 플라스틱의 영향을 확신할 수 없으므로 컵 한개당 사용하는 물질량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활용 관행 개선은 유해 화학 물질이 자연으로 향하지 않도록 할 지역 단계의 노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연구원이 일회용품 사용을 아예 중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대다수 재활용 시설에서 종이컵의 플라스틱 코팅을 분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례로, 영국 재활용 시설 중 종이컵을 받는 곳은 극소수이다. 다수 커피 판매점은 재활용을 위해 종이컵을 모으지만, 종이컵 사용을 중단하면서 일회용품 사용의 편리함을 포기해야 한다. 오늘날 영국에서 재활용하는 종이컵은 100개당 4개 수준이다.

게다가 유해 물질이 녹는 문제는 종이컵을 버릴 때뿐만 아니라 종이컵을 사용할 때도 발생한다. 2019년, 인도의 어느 한 연구팀은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워 플라스틱 입자나 유해 물질이 방출되는가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인도 카라그푸르 지역 소재 인도 공과대학교 학자인 아누자 조셉(Anuja Joseph) 박사는 메일을 통해 "실험 후 15분 만에 뜨거운 물에 녹은 미세 플라스틱 수가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라고 전했다. 컵 100ml당 미세 플라스틱 입자 평균 2만 5,000여 개가 방출됐다. 연구팀은 물과 플라스틱 성분에 포함된 유해 화학물질과 중금속도 각각 확인했다.

재사용 컵은 컵에 포함된 성분이 녹을 때만 더 나은 것이 아니다. 열과 물은 물질이 녹는 속도를 높이며, 커피와 같은 산성 음료는 화학 물질을 더 쉽게 흡수한다. 재사용 플라스틱 컵의 탄소발자국도 분해할 수 있다. 일부 추산 결과에 따르면, 온실가스 방출량을 상쇄하려면, 일회용 컵보다 재사용 컵을 20~100배 더 많이 사용해야 한다. 재사용 컵의 내구성을 높이고, 유해 물질을 씻는 데 필요한 뜨거운 물에는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재사용 플라스틱 컵은 적어도 더 오래 존재하면서 재활용이 수월하다는 의미이다.

카니 알므로스 부교수는 재사용 컵 사용이 환경 문제의 답이 아니라고 본다. 플라스틱 생성 시 추출하여 처리하는 원자재 양을 줄이는 것이 답이라고 확신한다. 알므로스 부교수는 "그러나 지속 가능성이 더 높은 물품으로 전환하여 특정 제품 하나를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면서 생성하는 대체 물질도 살펴보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카니 알므로스 부교수는 전 세계 플라스틱 협정 협상을 위한 증거에 기여하는 과학자 연합 구성원이다. 플라스틱 협정 논의는 2023년 11월, 케냐에서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동시에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이 더 우수한 해결책 모색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일부 기업은 와플이나 비스킷으로 제작한 식용 컵을 만들거나 종이접기와 같은 기법으로 종이를 컵으로 접는 방법을 활용한다. 카니 알므로스 부교수와 문크 모두 기존 물질을 사용한 컵 제조사가 순환 경제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커피 판매점이 저비용 플라스틱 컵과 종이컵을 대체하기 비교적 쉽다고 본다.

열전도율이 낮아 액체의 열이 컵에서 방출되는 속도를 늦추는 뜨거운 물을 더 오래 보관하면서 화학적 이동이 불가능한 유리는 유해 물질을 녹일 수 없는 것을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반짝이는 세라믹 컵도 약간 분해 가능하며, 어느 정도 물질을 녹일 수 있다.) 그러나 유리를 횟수 제한 없이 재활용할 수 있더라도 플라스틱보다 환경 발자국  수준이 더 우수하다. 세라믹 유리는 모래와 같이 매우 높은 온도에서 채굴과 용해가 가능한 자연 원자재로 만든다.

보통 재활용 병 소재로 활용하는 스테인리스 스틸도 환경 친화성이 우수하다. 그러나 스테인리스 스틸에 보관한 커피는 세라믹 컵이나 유리컵에 보관한 커피보다 더 빨리 식는다. 열이 금속으로 이동한 후 손바닥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테인리스 스틸이 더 강하기 때문에 이동 중 음료를 마실 때 사용하기 좋다.

플라스틱 컵과 종이컵을 성공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입증되는 물질을 떠나 일회용 컵 사용을 중단한다면, 혁신적인 사업 모델과 접근 방식이 될 것이다. 문크는 대체 물질을 이용하면서 여러 기업이 재사용 컵 대여 및 수집 방식을 찾고, 제대로 세척하여 오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하면서 순환하기를 바란다. 문크는 "소비자의 행동과 필요한 기반 시설을 모두 갖추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언급했다. 편리함과 저렴함 때문에 일회용 컵 사용을 중단하기 어려울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Paper Coffee Cups Are Just as Toxic for the Environment as Plastic 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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