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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가공 대체육류, 매출 손실 기록…시장에서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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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가공 대체육류, 매출 손실 기록…시장에서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비욘드 미트의 저조한 판매 실적은 비건주의가 정점에 이르렀으며, 공장 가공 육류의 종말을 시사한다. 그러나 유럽 내 수요는 여전히 대체 단백질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By MATT REYNOLDS, WIRED UK

미국 식품 기업 비욘드 미트(Beyond Meat)가 2019년 5월 자로 상장할 당시 주가가 163% 급등했다. 20여 년 만에 미국 주요 기업 중 일일 거래가 상승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순간이다. LA에 본사를 둔 비욘드 미트는 캘리포니아주 소재 경쟁사인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와 함께 새로운 단백질 산업의 수호 기업이라는 입지를 다지면서 실리콘밸리 일대가 대체육류라는 전형적인 육류 섭취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로 빛이 나도록 했다.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푸드의 등장과 함께 확실히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 2018년부터 2021년 사이 배양육 매출이 74% 증가했다. 능숙한 마케팅 전략과 육류 섭취가 환경에 미칠 영향이라는 현명한 우려가 매출 상승의 주된 동력이 되었다. 대체육류 과장 광고 주기가 시작되자 다수 애널리스트는 대체육류의 호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영국 은행 기관인 바클레이스(Barclays)는 2023년이면 대체육류 시장 가치가 1,40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미국 경영 컨설팅 기업인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은 2035년까지 대체육류 시장 가치가 2,9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더 낙관적인 전망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제 대체육류 시장의 장밋빛 전망이 사라졌다. 2023년 8월 7일(현지 시각), 비욘드 미트 CEO 에단 브라운(Ethan Brown)은 실적 발표 현장에서 투자자를 향해 전년 대비 순익이 31% 하락해, 주가가 10% 이상 폭락하는 상황을 촉발했다고 밝혔다. 비욘드 미트만 부진한 실적으로 난항을 겪는 것이 아니다. 미국 내 공장 가공 육류 매출은 2021년, 성장률 0%를 기록한 뒤 이듬해 약 1% 하락했다. 2023년 6월, 미국 브랜드 타투드 셰프(Tattooed Chef)는 챕터 11 파산 보호 신청 소식을 발표했으며, 영국의 다른 비건 브랜드 여러 곳이 자사 제품 판매 범위를 줄이고 재정 위기로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대체육류 시장의 하락세는 시장이 비건주의 정점에 도달한 점에서 예측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많은 투자자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소비자의 비건 육류 대체 식품 열기가 식은 가운데, 공장 생산 대체 단백질 식품 시장이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많은 편이다. 대체육류의 현 세대는 벤처캐피털이 아낌없이 큰돈을 투자하고, 기술 기반 낙관론을 확신할 수 있었던 시기에 편승했다. 그러나 공장 가공 육류 생산 기업은 테크 스타트업이 아니며, 식품 산업은 인터넷이 아니다. 과장 광고 열풍이 이어지다가 열풍이 식는 식품 산업의 순환 주기를 넘어서 미국 외 다른 곳을 중심으로 전 세계 많은 소비자가 정부 기관의 지원만 조금 있다면, 공장 생산 식품을 더 받아들이고자 한다는 사실이 확실하다.

브라운은 실적 발표 현장에서 “대체육류 산업의 주된 문제점은 신규 소비자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이라고 본다. 가장 큰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순히 신규 고객이 부족한 것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2022년 3월, 캐나다 식품 기업 메이플 리프(Maple Leaf)는 미국 공장 생산 식품 카테고리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다수 소비자가 대체육류를 먹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 대체육류를 추가 구매하는 이는 소수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식품 기술 벤처 캐피털 펀드 스트래이 도그 캐피털(Stray Dog Capital) 파트너 조니 림(Johnny Ream)은 고객의 재구매가 기업 성장의 결정적인 요소라고 말한다. 또, 소비자가 대체육류를 다시 구매하지 않는다면, 시장에 출시된 제품이 고객을 저평가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림은 “그동안 소비자가 느끼는 식감이나 질감이 훌륭하지 않은 대체육류 식품 여러 종류가 시장에 출시됐다”라고 말했다.

브라운이 비욘드 미트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간접적으로 언급한 문제이기도 하다. 현재 비욘드 미트는 소고기 모방 식품 네 번째 버전 식품을 준비 중이다. 또한, 이미 새로운 조리법과 질감을 개선하여 비교적 더 얇은 대체육류 버거도 출시했다.

공장 가공 육류 산업은 항상 과도한 가공 및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에 애먹고는 했다. 식품 가공 관련 과학과 식품 가공 과정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이해 수준도 낮다. 그러나 일부 운동가는 초가공식품 라벨을 공장 가공 육류 산업을 맹비난할 수단으로 계속 이용했다. 육류 산업 대변 캠페인인 소비자 자유 센터(Center for Consumer Freedom)는 미국 지역 신문사에 공장 육류 기업의 식품 가공 과정을 공격하는 전면 광고를 게재했다. 어느 한 광고는 공장 가공 육류를 개 사료로 비유했다. 또, 공장 가공 육류를 산업 공장에서 조립하는 초가공 모방 식품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공장 가공 육류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은 소비자가 대체육류 구매를 꺼리게 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브라운은 실적 발표 도중 공장 가공식품이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는 고객의 비율이 감소했음을 시사하는 업계 연구를 언급했다. 그리고 연구 결과를 공장 가공 육류 산업을 의도적으로 겨냥한 ‘경쟁 마케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존 육류 산업의 공장 가공 육류를 겨냥한 광고는 소비자 인식을 크게 바꾸었다”라고 말했다.

공장 가공 육류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 공장에서 생산한 대체육류 대부분 가공식품이지만, 공장 가공 육류가 대체하고자 하는 다수 육류 기반 식품도 크게 다를 바 없다. 데이터 과학자 한나 리치(Hannah Ritchie)는 와이어드에 대체육류가 동물을 도살하여 생산한 육류보다 칼로리가 낮고, 지방 포화도와 섬유 비율이 더 높다고 설명한 기고 글을 게재했다. 물론, 공장에서 가공한 육류는 렌즈콩과 완두콩 등 식물성 단백질의 훌륭한 대체 식품은 아니지만, 버거나 소시지를 포함한 다른 가공 육류 식품의 합리적인 대체 식품이 될 수 있다. 대체육류가 건강할 수도 있으나 초가공식품이라는 주장은 쉽게 떨칠 수 없다.

임파서블 푸드는 초가공식품이라는 라벨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며, 공식 웹사이트 게시글을 통해 자사 대체육류 버거가 가공식품이라고 당당하게 공개했다. 비욘드 미트는 전원 농가와 농부가 미소 짓는 모습을 담은 광고가 등장하는 ‘좋은 점이 있다(There’s Goodness Here)’라는 광고와 함께 비욘드 스테이크(Beyond Steaks)가 미국 심장 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의 인증을 받은 사실을 강조하는 등 다른 홍보 전략을 택했다.

대체육류 식품 광고 확산 범위를 알아내기는 너무 이르지만, 한동안 테크와 가까운 산업이라는 입지를 스스로 다진 대체육류 산업이 흥미로운 어조 변화를 보인 사실은 분명하다. 과거, 대체육류 식품 기업은 대체육류 식품을 획기적인 기기로 홍보했다. “선홍색 빛이 도는 유전자 변형 버거”, “소고기보다 단백질이 풍부한 공장 가공 육류” 등으로 홍보했다. 게다가 대체육류 식품은 육류 생산 시 가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 감축이라는 현실적인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비욘드 미트가 상장할 당시 공장 가공 육류 산업이 저녁 식탁의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열풍에 편승했다.

그러나 림이 지적한 바와 같이 식품과 테크 산업은 다르다. 림은 멋진 기술적 이점을 지녔더라도 식품 기업은 소프트웨어 기업처럼 성장세를 기록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식품 기업은 매우 적은 이윤과 가격 변동성, 음식 취향 변덕이 심한 소비자를 다루면서 사업을 운영한다. 또한, 사업 확장 문제도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은 비용 부담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소비자에게 신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 단순히 이미 존재하는 코드 몇 줄을 복사하거나 중앙화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사용자의 관심을 끌기만 하면 된다. 식품은 다르다. 공장 가공 버거가 추가로 시장에 출시될 때마다 대두 및 완두콩 등 식물성 단백질 요구가 증가한다. 게다가 인건비와 가공 시간 부담도 있다. 식품 가공 공장 규모가 크고, 생산 효율성이 높을수록 버거 1개당 생산 단가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비싼 물리적 인프라 요구와 소비자가 조금 더 저렴한 공장 가공 버거 생산 시 재구매할 가능성을 보장하지 않으므로 사업 확장 속도가 느리다.

게다가 식품 유행이 변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소고기는 수십 년 동안 미국 내 가장 인기 있는 육류라는 자리를 확고히 유지했다.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반 들어서 닭고기가 간신히 소고기 인기 장악력을 대신하기 시작했다.

식품 시장 연구 기관인 식품연구소(The Food Institute) CEO 브라이언 최(Brian Choi)는 대체육류 산업 투자자가 전망치와 투자 시점을 조정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대체 단백질은 다수 애널리스트가 2019년 제시한 매우 긍정적인 실적 전망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대체육류 식품은 전체 육류 식품 시장에서 한 자릿수 비율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게 되었다. 최는 “대체육류 식품 시장은 하루아침에 급격히 성장하지 않고, 매우 느린 속도로 서서히 발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장 가공 육류 산업에는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있다. 대체 단백질은 소비자가 배출량이 많고, 동물에는 해로운 영향을 미칠 음식 섭취를 돕는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공장 가공 우유 시장의 성공은 우수한 제품과 올바른 서사가 있다면, 소비자가 식단을 바꿀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미국 내 전체 우유 판매량 중 대체 우유의 점유율은 15% 이상이다. 공장 가공 육류 산업은 공장 가공 우유보다 우수한 성과를 거두는 데 애 먹었으나 소비자는 식단을 바꿀 수 있으며, 또한 바꾸어야 한다.

특히, 미국 이외 시장에서 적용되는 부분이다. 2023년 4월, 독일 연방 농업 정보센터(German Federal Information Center for Agriculture)는 1989년 기록 시작 이후 독일인의 육류 섭취량이 줄어들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독일인의 2022년 평균 육류 섭취량은 전년도보다 4.2kg 줄어든 52kg으로 추산된다. 보고서는 공장 가공식품 지향 추세가 육류 감소 추세의 부분적인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독일 연방 영양 전략이 소비자의 대체 식품 섭취를 늘리도록 유도한 것을 특별히 고려한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미국 농업부도 독일인 55%는 일정 기간 혹은 상황에 따라 채식을 선택하며, 육류 섭취량을 줄이고자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네덜란드의 육류 섭취량도 감소하는 추세이다.

유럽이 미국보다 동물성 육류 섭취를 더 빨리 포기하는 부분적인 이유는 식품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유럽의 식품 인플레이션은 19%, 미국은 7.7%이다. 동물성 식품 인플레이션이 높은 탓에 기존 육류와 보통 슈퍼마켓 판매가가 상대적으로 더 비싼 공장 가공 대체 식품 간 격차가 줄어들었다. 

유럽인이 미국인보다 식단 변경 거부감이 더 적다는 점은 사실이다. 2022년, 맥도날드는 비건 버건 출시 결정에 앞서 비욘드 미트 패티로 조리한 공장 가공 버거를 시범 삼아 출시했다. 그러나 맥도날드의 채식 버거인 맥플랜트(McPlant)는 지금도 영국, 독일 등 유럽 여러 국가에서 판매 중이다. 만약, 대체육류를 먹고 싶다면, 미국 외 다른 국가를 보아야 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Fake Meat Is Bleeding, but It’s Not Dead Y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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