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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출신 심리학자, 가짜 뉴스에 맞선 보호 능력 형성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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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출신 심리학자, 가짜 뉴스에 맞선 보호 능력 형성 원해
거짓 정보 노출 수준을 통제한다면, 미래에 인간이 거짓 정보에 굴복하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By GRACE BROWNE, WIRED UK

케임브리지대학교 사회심리학자인 샌더 반 더 린덴(Sander van der Linden)에게 거짓 정보는 개인적인 문제이다. 

네덜란드에서 유년기를 보낸 반 더 린덴은 어머니의 가족 대부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처형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후 아돌프 히틀러와 같은 사고를 지지하게 된 이들의 수와 아돌프 히틀러의 영향력을 저항하도록 학습한 과정 등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

2010년대 중반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공부할 당시 반 더 린덴은 우연히 미국 연구원 윌리엄 맥과이어(William McGuire)를 만났다. 1960년대, 한국전쟁에서 세뇌된 포로의 사례가 전형적인 사례로 널리 알려지자 맥과이어는 세뇌를 막을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맥과이어는 군인이 비교적 온건한 형태의 선공광고에 노출되면, 선동 광고 내용의 세뇌 공격에 효과적으로 맞서 싸울 방법이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다. 전투에 나설 훈련을 받은 군인에게 세뇌한 것처럼 신념을 공격한다면, 심리적 방어 준비를 하지 못할 것이다. 맥과이어는 세뇌를 막을 백신을 접종하는 것처럼 인지 능력이 선동 광고 세뇌 방어에 면역이 되었기 때문에 신념 공격 시 방어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기존 백신은 비교적 약한 병원체를 주입하면서 면역력을 기르고, 인체가 병원체 발생을 알아차리고 면역 방어 능력을 갖추도록 한다. 따라서 병원체를 접할 때는 보호 능력을 더 갖추게 된다. 심리적 백신도 같은 방식으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뇌에 비교적 약한 정보 형태의 바이러스를 주입한 뒤 완벽한 형태의 거짓 정보를 접한다면, 정신적 항체가 거짓 정보를 기억하고는 세뇌되지 않을 수 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반 더 린덴은 맥과이어가 제시한 이론을 형성하고 전 세계의 심리적 백신 접종이라는 아이디어를 실험하고자 했다. 가장 먼저 기후변화 관련 거짓 정보 퇴치를 실험했다. 당시 페이스북에는 인간이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라고 결론을 지을 과학적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주장을 퍼뜨리는 악성 청원이 등장했다. 또, 해당 청원은 미국 과학자 3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개리 할리웰(Geri Halliwell)과 미국 TV 프로그램 M*A*S*H 출연진을 포함한 유명인의 가짜 서명을 확인할 수 있다.)

반 더 린덴이 이끈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 집단을 모집하고, 정치적 동기에 따라 대중을 속이려는 이들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는 가짜 서명이 피실험자를 속였다.) 이후 피실험자에게 개리 할리웰의 가짜 서명 등 가짜 청원의 상세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이후 피실험자에게 청원을 보여주었을 때 청원 내용을 믿는 이는 없었다.

거짓 정보를 이용한 세뇌 방어는 거짓 정보에 노출되었을 때는 세뇌 무력화와 사실 검증이 의미 있는 효과를 가져오기는 너무 늦었으므로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사고에 의존한다. 반 더 린덴은 이를 ‘사전 무력화’라고 칭한다. 거짓 정보에 세뇌되는 일을 조금 막는 것이 약간의 세뇌 치료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2016년, 반 더 빌덴은 실험 결과를 논문으로 게재했을 당시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선거 당선, 거짓 정보, 사실 이후의 시대가 다가올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언론과 각국 정부 기관이 반 더 빌덴의 실험 결과에 주목했다. 모두 반 더 빌덴의 실험 결과를 포괄적인 영역에서 활용할 방안을 알고자 했다.

반 더 빌덴은 게임 개발자 여러 명과 손을 잡고 사용자가 직접 모험을 선택하는 게임인 ‘배드뉴스(Bad News)’를 개발했다. 배드뉴스는 사용자가 거짓 정보를 작성하고 유포하도록 한다. 널리 보급된 백신과 마찬가지로 가짜 뉴스 유포 시 사용한 전략을 알린다면, 무의식적으로 형성한 거짓 정보 감지 기능이 강화된다.

그러나 다수 SNS 기업은 반 더 빌덴이 제시한 방법을 채택하는 데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짓 정보를 수정하고, 진실을 결정하는 것이 SNS 기업의 핵심 사업 모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후 중국인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질병에 감염되었다는 소식이 확산됐다.

코로나바이러스 탓에 매우 혼란스러운 수준으로 거짓 정보 위협이 확산되었다. 반 더 린덴은 영국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연합기구(UN) 등 여러 기관과 협력하여 코로나19 관련 거짓 정보를 전문적으로 다룬 간소화된 게임인 ‘고바이럴(GoViral!)’을 제작했다. 이후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거짓 정보 버전 게임, 중동 내 극단주의 세력 모집 예방 버전 게임 등 다양한 버전의 유사한 게임을 추가로 출시했다. 실리콘밸리가 서서히 거짓 정보 퇴치 노력을 접하기 시작했다.

구글과 협력한 덕분에 영상 시작 전 광고 섹션에서 짧은 영상을 실행하는 유튜브 선동 광고 유포 작전이 사용자에게 책임 전가와 거짓 이분법 등 각종 거짓 정보를 경고하면서 ‘패밀리 가이(Family Guy), 스타워즈(Star Wars) 등을 예시로 언급했다. 피실험자 2만 명을 모집한 뒤 진행한 어느 한 연구는 선동 광고 영상을 본 이들이 정보 조작 수법을 더 자세히 이해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제 선동 광고 영상을 미리 보여주는 전략은 유럽 사용자 수억 명에게 배포되었다.

반 더 린덴은 그동안 거짓 정보 검열을 기피하던 SNS 기업과의 협력이 양날의 검과 같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SNS 기업은 사실상 온라인 정보 흐름 수호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SNS를 이용한 거짓 정보 유포 예방 규모를 확장하려면, SNS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거짓 정보 유포 예방 작업이 종종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단점이 있다. 일례로,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CEO로 부임한 뒤 트위터 내 거짓 정보 유포 방지 작업 담당 부서 인력을 모두 해고했다.)

2023년, 반 더 린덴은 선동 광고 세뇌 예방 실험 결과를 다룬 서적인 『풀푸르프: 인간이 거짓 정보에 빠진 이유와 면역력 형성 방법(Foolproof: Why We Fall for Misinformation and How to Build Immunity)』을 발행했다. 반 더 린덴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저서가 거짓 정보 확산 및 세뇌 방지 작업에 외부 기업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단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다음과 같이 거짓 정보 확산 및 세뇌를 예방할 수도 있다. 거짓 정보가 SNS에서 주목받는다면, 부모나 이웃에게 거짓 정보 확산 소식을 알리면서 거짓 정보 방어 능력을 갖추도록 할 수 있다. 반 더 린덴은 “거짓 정보 확산 및 세뇌 방지 노력은 인간을 위한, 그리고 인간에 의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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