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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위험성 예측 가능한 ‘혈액 검사’, 받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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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위험성 예측 가능한 ‘혈액 검사’, 받아야 할까?
소비자가 자체적으로 주문하여 받을 수 있는 신규 혈액 검사는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측정한다. 검사는 알츠하이머 진단을 하지 못하며, 검사 결과가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By EMILY MULLIN, WIRED US

미국인 중 가장 보편적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600만 명이 넘는다. 2060년이면 미국 전역의 알츠하이머 환자 수는 1,4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의사와 연구원 모두 심각하면서 기억 상실로 이어질 수준의 알츠하이머 환자가 될 이를 예측할 방법을 모색했다. 이제 미국 소비자는 새로운 혈액 검사로 직접 알츠하이머 환자가 될 가능성을 알 수 있다.

뉴저지 의학 연구 기업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Quest Diagnostics)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발병 가능성 예측 혈액 검사 비용은 399달러이며, 18세 이상 미국 성인 누구나 온라인으로 검사를 신청할 수 있다. 검사 신청자는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의 진료소를 방문해 혈액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혈액 검사는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라는 단백질의 혈액 수치를 측정한다. 나이가 들면서 아밀로이드 베타가 뇌에 축적돼, 알츠하이머 질환과 관련된 플라크(plaque)가 될 수도 있다. 보통 플라크는 다년간 쌓인 뒤 기억 상실과 혼란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액 검사는 알츠하이머를 정확히 진단하지 않고, 검사자의 알츠하이머 발병률을 추산하지도 않는다. 대신, 아밀로이드 베타 형태 대비 다른 단백질 형태의 비율을 측정한다. 아밀로이드 베타 대비 다른 단백질 비율이 낮을수록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더 많으며,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아밀로이드 베타보다 다른 단백질 비율이 높으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 신경 의학 소장 마이클 레이크(Michael Racke)는 와이어드에 보낸 메일을 통해 자사 혈액 검사의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가 높은 검사자 발견 정확도는 87%,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가 높지 않은 환자 발견 정확도는 71%라고 전했다. 정확도 분석 결과는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이 2022년 알츠하이머 협회 국제 컨퍼런스(Alzheimer’s Association International Conference)에 제출한 결과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이다. 레이크 소장은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이 검사 성과를 추가로 제출해, 연구 논문 게재를 위한 동료심사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일부 전문가는 혈액 검사의 유용함에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인지적으로 건강한 이들의 알츠하이머 질환 위험성을 예측한 결과가 의미가 있는지 비관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클리브랜드 알츠하이머 질환 연구소(Cleveland Alzheimer's Disease Research Center)를 이끄는 클리브랜드 진료소(Cleveland Clinic) 신경학자인 제임스 레베렌즈(James Leverenz) 박사는 “스스로 건강을 확인할 권리를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성 예측 정보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는가?”라며,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기 전 치료를 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알츠하이머 치료 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레이크 소장은 혈액 검사가 더 적극적인 건강 접근 방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레이크 소장은 메일을 통해 “알츠하이머 조기 감지 시 보건 기관과 알츠하이머 위험성 최소화 방안을 논의하도록 독려할 수 있다.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는 혈액 검사로 알츠하이머 위험성이 높지 않다는 검사 결과를 받은 이들이 전문의와 함께 다음 단계를 논의하고, 개인 건강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안으로 진료 및 건강 관리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미국 의학 치료 기관 C2N 다이어그노스틱스(C2N Diagnostics)와 바이오 테크 기업 콴테릭스(Quanterix)도 이미 전문의가 알츠하이머 증상이 나타난 환자의 혈액 검사를 신청하도록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와 비슷한 검사를 지원한다. 그러나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는 최초로 고객에게 알츠하이머 질병 위험성 예측 혈액 검사를 직접 제공한다.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는 혈액 검사 구매자에게 알츠하이머 질환 가족력이나 뇌 손상, 기억상실증 등 위험 요소 최소 한 가지 이상 해당하는 사항이 있다는 조건에 동의하도록 요청한다. 그러나 검사 결과가 혈액 검사를 받는 개인에게 적합한 의학적 접근 방식인지는 인증되지 않았다.

보통 전문의는 환자의 의료 기록, 인지 및 기능 평가, 뇌 이미지 스캔, 요추전자(spinal tap)나 혈액 검사 등 다양한 요소를 보고 알츠하이머를 진단한다. 따라서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의 혈액 검사를 받는다면, 위험 요소가 높은 부분을 시사하는 결과를 받았을 때 알츠하이머 발병 여부를 확인할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예일대학교 의과대학원 1차 치료 전문의이자 보건 정책 연구원인 조셉 로스(Joseph Ross) 박사는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의 혈액 검사를 신청하면, 다음 단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개인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성을 낮출 여러 방법을 찾아 볼 수 있다. 건강한 체중 유지, 주기적인 운동, 금연, 과음 금지, 혈당 및 혈압 수치 유지 등을 언급할 수 있다. 의사가 알츠하이머 위험성을 떠나 모든 환자에게 건네는 의학적 조언이다. 일부 환자는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더 건강한 습관을 형성하려 한다. 반대로 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정신적 압박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간혹 인지 건강이 정상인 이들이 혈액 검사를 받고, 불필요한 검사를 받으려 진료소를 찾을 수도 있다. 최악의 상황으로 건강한 이가 절대로 앓을 위험성이 없는 질병 때문에 수십 년간 절망스러워할 가능성을 언급할 수 있다. 로스 박사는 “치료 방법이 없는 질병 검사를 받지 않는 것이 훌륭한 원칙이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지금도 기억력 문제가 심각한 이들에게는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의 혈액 검사가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 수단이 될 수 있다. 또, 알츠하이머 질환 진행 속도를 늦출 새로운 약물 접근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최근까지 모든 알츠하이머 약물 실험은 알츠하이머 질병 악화 속도를 늦추지 못했다. 아밀로이드를 묶은 새로운 항체 약물 실험 결과가 비교적 긍정적이지만, 효과는 좋은 편이 아닌 데다가 심각한 부작용 발생 위험성이 있다. 그중 하나인 레카네맙(lecanemab)은 2023년 1월 자로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신속 승인을 받았다. 또 다른 약물인 도나네맙(donanemab)은 승인 신청을 한 상태이며,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 중이다. 두 약물은 아밀로이드 플라크 수치가 높은 것으로 확인된 알츠하이머 초기 환자 치료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펜 기억력 연구소(Penn Memory Center) 공동 소장 제이슨 칼라위시(Jason Karlawish)는 알츠하이머를 인생을 획기적으로 바꿀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가 환자의 사고, 감정, 행동, 성격 등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칼라위시 공동 소장은 소비자가 혈액 검사 결과가 미칠 영향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혈액 검사를 받을 때 실제로 검사 결과로 얻는 바가 있는가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칼라위시 소장은 아밀로이드 수치를 알고 있는 노인의 알츠하이머 극복 방식을 연구했다. 2017년, 칼라위시 소장은 동료와 함께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가 높은 것을 보여주는 뇌 스캔 이미지를 바탕으로 대규모 알츠하이머 예방을 채택한 이들 중 인지 건강이 정상인 노인 5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를 설명한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인터뷰에 응한 노인 절반은 알츠하이머 가족력이나 최근 기억 문제를 바탕으로 아밀로이드 수치 결과를 예측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20명은 뇌의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가 높다는 메시지의 모호함에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칼라위시 소장은 불확실한 검사 결과는 일부 검사자가 알츠하이머 질환을 다루기 어려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단순히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만 알고 있다고 해서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성을 확신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지적으로 정상인 노인도 뇌의 아밀로이드 수치가 높다는 결과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아밀로이드 수치가 정상이더라도 알츠하이머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아밀로이드 수치가 알츠하이머 위험성의 유일한 예측 지표가 아니다. 타우(tau)라는 또 다른 단백질도 알츠하이머와 관련이 있다. 뉴런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단백질인 타우는 비정상적인 형태로 접힌 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쌓일 수 있다. 과학계는 타우와 아밀로이드 베타가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성을 높이는 과정을 완벽히 파악하지 못했다.

기억과 주의력, 집중력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도 여러 가지 제시할 수 있다. 머리 외상, 뇌종양, 뇌 감염, 우울증, 다른 치매 질환 등 원인은 다양하다.

뉴욕 개리슨 소재 독립 생명윤리 연구소 수석 연구원인 낸시 베링어(Nancy Berlinger) 박사는 주로 노인일 것으로 보이는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의 혈액 검사 잠재적 고객의 인지 능력이 손상된 상태에서 온라인으로 검사를 신청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베링어 박사는 고정 수입이 있는 노인 중 400달러 수준의 검사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일리노이즈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베크만 응용과학기술 연구소(Beckman Institute for Advanced Science and Technology) 신경과학자인 다니엘 라노(Daniel Llano) 박사는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가 제공하는 혈액 검사의 유용성을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밝혔다. 다만, 알츠하이머 추가 검사가 필요한 이를 확인할 목적으로만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뇌 스캔 이미지가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를 더 정확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혈류의 아밀로이드 베타는 극소수이므로 혈액 검사는 간접적인 측정 방식일 뿐이다.

혈액 검사는 건강한 이들의 알츠하이머 위험성 예측 이익이 제한적이지만, 일부 검사자에게는 새로운 치료 접근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라노 박사는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의 혈액 검사는 항아밀로이드 베타 치료 대상이 되는 환자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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