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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기온과 습도 모두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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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기온과 습도 모두 높인다
2023년 여름은 예년보다 기온이 훨씬 더 높다. 하지만 습도도 높아지면서 낮에는 견디기 어려운 수준의 무더위 원인이 되고, 저녁까지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
By MATT SIMON, WIRED US

인간은 부드러운 피부를 가진 포유류이므로 습한 폭염만큼 가혹하다고 느끼는 날씨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대기 중 수증기가 증가할수록 땀이 증발하여 피부에서 필요 이상으로 느끼는 열이 효율적으로 사라지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 바로 90℉(약 32.2℃)인 습한 마이애미주의 체감 온도가 110℉(약 43.3℃)를 기록한 건조한 피닉스주의 체감 온도 차이가 크지 않은 이유이다.

2023년 여름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세계 곳곳에서 극심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체적으로 폭염 기록 일수가 증가하면서 폭염 수준도 더 극심해지는 데다가 지속 기간도 더 길다. 그러나 일부 지역은 습도도 상승한 탓에 대낮의 고온이 밤까지 이어진다. 이처럼 극심하고 습한 무더위는 불편함을 넘어서 심혈관계 질환을 비롯한 건강 문제를 겪는 인구를 중심으로 간혹 치명적인 여파를 일으킬 수도 있다.

기후변화에 맞설 추가 노력 중 하나로 더운 대기가 차가운 대기보다 수증기를 더 많이 포함한다는 점이다. 더운 대기의 수증기 함량이 매우 많다. 1.8℉씩 상승할 때마다 대기의 수증기가 7% 증가한다. 전체적으로 대기의 수증기는 10년마다 1~2% 증가한다. 습도가 높아지면서 2023년 7월, 버몬트주에 이재민 피해가 발생한 홍수와 같은 극심한 폭우가 발생한다.

수증기는 실제로 이산화탄소나 메탄 등 지구온난화의 50%를 유발한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이다. (온실가스가 증가하는 반면, 인간의 탄소 배출량은 지나칠 정도로 많다.) 기온이 상승할수록 물 증발량이 증가하는 탓에 또다시 기온 상승 현상이 발생하는 기후 피드백 순환이 발생한다.

내륙 지역에서는 폭염 때문에 식물과 토양 속 수분이 증발한다. 하지만 해양에 가까워질수록 습도가 유독 높지만, 사용할 수 있는 물이 더 많다. 습도와 폭염을 연구하는 스크립스 해양 연구소(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 기상 연구원인 알렉산더 거슈노프(Alexander Gershunov) 연구원은 “해안 지역은 일반적으로 해양 온도가 상승하면서 습도도 더 높은 편이다. 물과 가까운 곳에서 흐르는 공기는 포화 상태에 도달하여 대기의 습기가 더 많다. 상대 습도는 100%에 이른다”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해수면 온도는 꾸준히 상승한다. 인간이 대기 중에 더하는 잉여 열 90%를 해양이 흡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3년 3월부터 전 세계 해수면 온도가 정상적인 수준을 넘어서 급속도로 상승했다. 특히, 북대서양은 극도로 해수면 온도가 높아 유럽 대기의 습도 상승으로 이어진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플로리다주 해양 지역 일대도 해수면 온도가 극심한 수준이다. 7월 24일(현지 시각), 플로리다주 해양 부표로 측정한 해수면 온도는 101℉(약 43.3℃)를 기록했다. 켄트주립대학교 생물기상학자인 스콧 셰리단(Scott Sheridan) 박사는 “극도로 높은 멕시코 연안 지역 해수면 온도는 대기 온도 상승을 유발하고는 습기를 추가로 흡수한다. 일종의 피드백 순환 과정과 같다”라며, “그동안 극심한 폭염에 시달린 지중해 일대 여러 국가와 플로리다주, 멕시코 연안 지역에서는 해수면 온도가 높은 습도의 주된 요소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마이애미주에서는 기온과 상대습도를 결합하여 측정한 날씨 현황인 열파지수(heat index)가 40일 연속 100을 넘어섰다. 32일 연속 열파지수 100 이상이라는 2020년 기록을 경신했다.

반면, 거슈노프 연구원은 연구를 통해 캘리포니아주의 열파의 습도도 갈수록 상승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거슈노프 연구원은 “전 세계 기온 상승 상황과 같이 폭염이 단순히 더 자주, 극심한 수준으로 발생하면서 오래 지속되는 것을 넘어선 상황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열파 때문에 풍경도 바뀌는 추세이다. 한밤중에도 극심한 무더위가 이어지는 추세이다. 결과적으로 습도가 원인이다. 해수면 온도 상승과 관련된 부분이다”라고 분석했다.

기온이 110℉를 넘는 사막 지대에 있을 때는 적어도 밤이면 기온이 낮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내륙지역의 열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습도가 높은 곳에서는 대기는 다루기 어려운 수준으로 지나치게 많은 열이 갇혀 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 환경 역학 전문가인 타릭 벤마니아(Tarik Benmarhnia) 박사는 “습도가 높아질수록 밤에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하지만 전 세계가 습도의 영향으로 한밤중에도 극심한 무더위에 시달리는 상황을 대비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조금도 쉴 틈 없이 통제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열 때문에 인간이 고통을 느끼게 된다”라고 말했다.

습도가 높을수록 신체 수분 증발과 땀 배출이 더 어려워진다. 벤마니아 박사는 “신체 수분 증발과 땀 배출을 효과적으로 할 수 없다면, 혈액과 피부 간 수분 교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인체는 더 빠른 속도로 혈액을 보내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열이 가해질 때 피부가 붉어지는 이유이다. 신체가 혈액 속 수분으로 열을 없애려 하기 때문이다. 즉, 혈액이 주요 장기에서 피부로 전달되어 심혈관계 질환 환자에게는 유독 위험한 신체적 혼란이 발생한다는 의미이다. 벤마니아 박사는 “혈액 속 수분도 효과가 없다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여 순환계 문제가 발생하면서 결과적으로 매우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폭염일 때 병원 입원율과 응급실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이다”라고 전했다. 고온은 심장마비, 뇌졸중과 상관관계가 있다. 실제로 매년 다른 자연재해보다 폭염 때문에 사망하는 미국인이 더 많다.

폭염은 자궁 속 태아 성장 문제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캘리포니아주 환경보호청 산하 환경건강위험성 평가국의 수석 대기, 기온 역학 박사인 루파 바수(Rupa Basu)는 “주요 신체 온도가 상승한다면, 임신부의 태반에서 혈액 흐름이 분산될 수 있다. 태아 영양분 공급량 감소 원인이 되기도 하며, 간혹 매우 심각한 때에는 조산 원인이 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는 인구 증가는 열 관련 사망 사례를 성공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에어컨으로 실내 온도와 습도 모두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냉각 센터가 핵심 수단이다. 에어컨이 없거나 거주지가 없는 이들은 무더위 대피처에서 폭염 위험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높은 습도가 야간 무더위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무더위 대피처가 문을 닫기 때문에 별도의 휴식처가 필요하다.

도시 계획 담당자는 갈수록 친환경 공간 조성에 의존하여 먼저 기온을 낮추고자 한다. 초목에서 물기가 스며 나오면서 야외 온도를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 지역은 녹지 부재에다가 콘크리트와 벽돌 건물이 가득한 탓에 시골 지역보다 기온이 더 높다.)

UCLA 환경 연구원 에디스 드 구즈만(Edith de Guzman)은 식물을 추가로 심는 것이 기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만, 식물을 심는 방법에 따라 그 차이가 클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드 구즈만 연구원은 냉방 전략을 위해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여러 연구원의 협력 기관인 로스앤젤레스 도시 냉방 공동 연구(Los Angeles Urban Cooling Collaborative) 기관 공동 창립자 겸 소장이기도 하다. 드 구즈만 연구원은 “습도가 높거나 습한 열파가 발생할수록 냉방 효과가 좋지 않다. 오히려 식물의 물기가 폭염 여파를 줄이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식물의 물기는 이미 습한 공기의 습도를 더한다. 도심에 심는 식물 종류에 따라 상쇄 효과도 다르다. 거대한 나무는 그늘을 추가로 생성하는 이점이 있으므로 습도가 더해지는 수준을 떠나 기온이 훨씬 더 낮다고 느낄 수 있다. 반면, 넓은 영역에 잔디를 심어 냉방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잔디는 물을 소모하며, 생물 다양성도 끔찍하다. 게다가 습도를 높이지만, 그늘을 생성하지는 못한다.

전 세계 기온이 급속도로 상승하는 가운데 습도도 더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기반 시설과 사회 정책을 갖춘다면, 폭염에 시달리지 않을 수도 있다. 벤마니아 박사는 “폭염 관련 사망은 모두 예방할 수 있다. 예외는 없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Heat Waves Aren’t Just Getting Hotter—They’re Sticker 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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