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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테크 기업, 네타냐후 총리와 다툼 혹은 외국행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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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테크 기업, 네타냐후 총리와 다툼 혹은 외국행 선택
이스라엘에서 논란이 된 사법권 개혁 법안을 두고 대법원을 향한 시위대의 분노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에, 다수 테크 스타트업이 자본과 본사를 다른 국가로 옮긴다.
By MORGAN MEAKER, WIRED UK

윅스(Wix)위즈(Wiz)는 이스라엘 테크 기업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를 기록한 기업이다. 2010년 창립된 웹 개발 기업 윅스는 가장 유명한 이스라엘 테크 기업 중 한 곳이자 나스닥 증권시장에서 가치가 가장 높은 기업 중 한 곳이다. 2013년 출범하여 널리 홍보된 이스라엘 사이버 보안 기업인 위즈는 창업 2년 만에 시가총액 100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창립 후 역사 중 절반은 우버, 스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가치 평가를 받았다.

이제 두 기업이 향하는 길이 갈리기 시작했다. 윅스는 이스라엘에 남는 결정을 강화한 반면, 위즈는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단절한다.

이스라엘은 약 7개월간 정치적 위기에서 꼼짝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2023년 1월, 6번째 총리 임기를 보내면서 극우 정당을 포함한 동맹의 지지를 등에 업은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현지 대법원 권력을 약화할 의도로 마련한 법안을 도입했다. 법안 지지 세력은 사법부의 정치 개입을 막는 데 필요한 법안이라고 주장한다. 비판 세력은 사법부 권력을 약화할 목적으로 진행하는 개혁이 민주주의 저하와 견제되지 않는 정부 권력 부여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상황에서 이스라엘 국회는 2023년 7월, 사법권 개혁 첫 번째 법안을 지지했다.

사법부 권력 축소를 중심으로 제기된 갈등은 테크 부문 영향력 덕분에 ‘스타트업 국가’라는 수식어를 얻은 이스라엘 테크 업계에서도 깊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다수 테크 분야 인력이 사법권 개혁 법안 반대 시위에 참여했으며, 테크 기업 경영진 단체는 법안이 경제, 사회적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영향을 두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법안 가결 투표를 앞두고 현지 테크 기업 200여 곳이 시위에 동참하기로 다짐했다. 투표 다음 날인 7월 25일(현지 시각), 하이테크 프로테스트(Hi-Tech Protest) 운동 집단이 광고 비용을 부담해, 언론사 네 곳의 전면 광고 페이지를 차단하고는 “민주주의의 암흑기”라는 문구를 넣었다.

사이버 보안 기업 다즈(Dazz) CEO 메라브 바핫(Merav Bahat)은 “이스라엘 첨단 기술 산업의 사법권 무력화 반대 시위 활동을 매우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현재 이스라엘 상황에 깊이 참여한다”라고 말했다. 바핫은 다즈 직원의 파업이나 사법권 개혁 반대 시위 참석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이스라엘 테크 기업을 해외에 홍보하는 비영리단체 스타트업 네이션 센트럴(Start-Up Nation Central)이 주말 사이에 공개한 데이터를 통해 이스라엘 스타트업 약 70%가 고국과 거리를 두면서 현금을 인출하거나 법적 본사 사업장을 타국으로 옮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윅스는 이스라엘에 남는다고 발표했다. 윅스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 운영 책임자 니르 조하르(Nir Zohar)는 2023년 5월, 와이어드와 인터뷰할 당시 “윅스는 이스라엘에 남아 정의를 위해 싸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두 달이 지난 현재도 윅스는 이스라엘에 남아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조하르는 사법 개혁 법안 때문에 투자자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에서 자유로운 삶을 원하는 시민까지 불확실한 상황을 직면했다고 말한다. 조하르는 윅스 측도 현재 상황이 무섭다고 밝히며, 테크 업계에 끝까지 남을 인재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약 일주일 전, 윅스 직원은 사법권 개혁 법안 가결 시위 차원에서 총 파업에 동참했다.

윅스와 같이 이스라엘에 남기로 결정하는 사례는 갈수록 드문 사례가 되는 추세이다. 이스라엘 혁신청(Israel Innovation Authority)의 2023년 5월 발행 보고서에 따르면, 사법권 개혁 법안이 의회 논의 대상이 되었던 2023년 5월 설립된 신생 기업 절반 이상은 이스라엘 기업이 아닌 해외 기업으로 통합됐다.

테크 분야는 이스라엘의 전체 수출 품목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스라엘이 매년 테크 분야를 통해 벌어들이는 금액은 500억 셰겔(135억 달러)이다.

위즈는 이스라엘을 떠난 테크 기업 중 한 곳이다. 다수 이스라엘 기업이 이스라엘 내 매우 가까운 곳이나 자본과 고객 접근성이 더 우수한 미국 등 해외 대규모 시장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운영했다. 2023년 6월, 위즈 공동 창립자 겸 제품 부사장 이논 코스티카(Yinon Costica)는 2023년 6월,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위즈의 사이버 보안 사업은 사실상 오랫동안 미국에 기반을 두면서 이스라엘 출신이라는 뿌리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코스티카는 뉴욕과 위즈 직원 200명이 상주하는 텔아비브를 오갔다.

그러나 로이터는 2023년 2월, 위즈가 이스라엘에 예치한 법인 자산 수천만 달러를 인출한 사실을 보도했다고 밝혔다. 위즈는 같은 달 이스라엘에서 투자금 3억 달러를 조달했으며, 위즈 CEO는 이스라엘에 투자한 금액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위즈 공동 창립자 아사프 라파포트(Assaf Rappaport)는 현지 매체인 타임즈 오브 이스라엘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사무실의 독립성이 불확실한 상황과 위험 평가 결과가 심각한 점을 고려하여 미국 은행에 자산을 예치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일부 창립자는 네타냐후 정부의 사법부 개혁 법안 가결을 강력히 비판했다. 급여 관리 기업 파파야 글로벌(Papaya Global) CEO 이나트 구에즈(Eynat Guez)는 2016년 창업 당시 이스라엘 기업의 공동 창립자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다. 지금도 마찬가지일까? 구에즈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라며, “지금이라고 이스라엘 기업 창업이라는 당시 결정을 바꿀 수 있다면, 당장 바꿀 것이다”라고 밝혔다.

구에즈는 7월 24일(현지 시각) 자로 투자자에게 보낸 공개서한에 “광신도 집단이 이스라엘을 가로챘다”라는 표현과 함께 “네타냐후 총리가 정치적 생존 기회를 확보하려 이스라엘의 민주주의도 기꺼이 희생한다”라고 비판했다. 또, 서한에는 “정치 개혁 이후 이스라엘 기업은 외국 지사를 설립할 것이다. 투자자를 어떠한 보호책과 법적 해결책도 없이 실질적인 감독 부재와 함께 엉망인 사법 체계에 노출하도록 두기에는 위험성이 너무 크다”라고 덧붙였다.

파파야 글로벌은 2023년, 이스라엘에 예치한 자산 전액을 인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구에즈는 와이어드에 파파야 글로벌이 이스라엘에 자산 운용 관리를 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구에즈는 기업이 이스라엘에 통합되도록 둔다면, 이제 사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정부에 자신의 지식 재산권이 노출된다는 문제를 직면했다. 구에즈는 “일주일 단위로 다수 투자자와 다국적 벤처 캐피털이 이스라엘에 진출하여 성공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가 개혁안을 발표한 2023년 1월을 기점으로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구에즈는 “이제는 2023년, 이스라엘에 발을 들이는 투자자 수를 열 손가락 안으로 꼽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7월 25일, 모건스탠리는 이스라엘 신용 등급을 낮추었으며, 위험 평가 기관 무디스(Moody’s)는 이스라엘의 정치 긴장 위험성과 관련하여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전날 밤 이스라엘 시민 수천 명이 시위에 참석한 상황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쏘았다. 이스라엘 예비군은 복무 거부 위협을 가했다. 이스라엘 법률은 권한 억제를 골자로 제정된 대법원을 포함한 여러 문제를 직면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법권 개혁 법안은 그동안 사법부를 무력화한 적이 없는 법안 유형에 해당하는 기본법으로 통과되었다.

이스라엘에서는 다음 상황을 기다리는 가운데, 테크 업계 종사자와 시위대는 끝까지 싸울 것을 다짐했다. 구에즈는 “이스라엘 테크 업계는 단 한 번도 사법부를 무력화할 법안 통과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경제와 사실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일부는 정부 대상 로비 활동을 택하지만, 반대로 미래 대비 계획에 나서는 기업도 적지 않다.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한 가운데, 이스라엘 테크 기업 존립과 테크 분야 인재와 투자자 지원을 위한 싸움을 펼치는 것이다. 

사이버 보안 벤처 캐피털 기업 팀8(Team8) 공동 창립자 겸 CEO 나다브 자피리르(Nadav Zafrir)는 “이스라엘이 다양한 선택권을 지닌 청년층과 유능한 인재에게 가장 매력적인 곳 중 한 곳이라는 지위를 유지하려면, 자유 민주주의를 유지해야만 한다. 또한, 주로 유럽, 미국에 있는 이스라엘 테크 기업의 투자자이기도 한 자유 민주주의 국가 여러 곳과의 동맹 일부분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Israel’s Tech Companies Are Fighting Netanyahu—or Leaving the Startup 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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