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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도서 출판 업계 뒤바꾸지 못해...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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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도서 출판 업계 뒤바꾸지 못해...왜?
인터넷부터 가상현실까지 대다수 신흥 기술이 도서 문화를 뒤바꾸고자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실패하고, 앞으로도 실패할 만한 이유가 있다.
By ELIZABETH MINKEL, WIRED US

2023년 초, 챗GPT를 비롯한 다수 인공지능(AI) 툴이 놀라운 수준으로 발전한 대화 수준을 입증하면서 도서 트위터(Book Twitter) 여럿을 연결한 트윗이 게재되었다. 해당 트윗에는 “모든 책을 만화책으로 변환하여 참여도를 10배 높일 수 있다고 상상해 보아라. AI로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AI로 독자의 참여도를 높이면서 킨들(Kindle), 오디블(Audible) 등 전자 도서 플랫폼의 대대적인 변화가 실현될 기회가 왔다”라는 글이 작성되었다.

트윗 작성자는 “인도 최대 학습 플랫폼”을 자처하면서 기업인 우나카데미(Unacademy) 공동 창립자인 가우라브 문잘(Gaurav Munjal)이다. 문잘의 제안은 디지털 만화책이 효과적인 교육 수단이 될 수 있는 에듀테크 산업 맥락에서 책을 읽을 방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참여도 문제 해결책을 모색하는 더 포괄적인 독자층에는 AI가 모든 책의 참여도를 10배 더 높인다는 갑작스러운 주장은 얼토당토않은 주장처럼 들린다. 또, 영화 시청이나 게임 실행과 같은 방법 대신 서사의 산문체를 읽는 것을 선택한 이들은 다소 따분하거나 애니메이션이 없는 두꺼운 책을 읽을 때의 참여도가 낮다는 주장을 표현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트윗이 관측한 바를 공유한 이들은 도서 출판 산업의 파괴자 다수가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핀잘은 지난 몇 달간 도서 출판 세계를 주목하면서 집단 분노를 제기한 테크 업계 지도자 중 한 명이다. 테크 업계의 여러 기업가가 AI 해결책을 공개적으로 제시하면서 글 작성 행위의 대대적인 변화를 약속했다. 이에, 인공지능(AI) 기반 서사 작성 어시스턴트인 수도라이트(Sudowrite)의 스토리 엔진(Story Engine)이 가장 심각한 조롱 대상이 되었다. 더 버지의 아디 로버트슨(Adi Robertson) 기자는 호평과 혹평이 비교적 엇갈린 리뷰 기사로 수도라이트의 스토리 엔진을 “모두가 싫어하는 소설 작성 툴”이라고 칭했다. 스토리 엔진은 작가는 뒷전으로 둔 탓에 많은 이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또, 스토리 엔진은 존재 자체로 우회하고자 하는 문제가 글 작성 행동 자체를 중요한 작업으로 포함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2023년 6월,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파트너 저스틴 무어(Justine Moore)도 문잘이 제시한 AI 기반 만화책을 제안하며, 일종의 도서 출판 지원 방식을 제안했다. 무어는 스레드에 “최대 팬픽 웹사이트인 아카이브 오브 아워 오운(Archive of Our Own), 팬픽션닷넷(Fanfiction.net), 왓패드(Wattpad)의 미국 내 연간 접속자 수만 보더라도 30억 명이 넘는다. 캐릭터와 독서 대립이라는 변함없는 이야기로 대화한다면, 도서 출판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로 커질 수 있는가 상상해 보아라”라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스레드 게시글은 사용자가 소설 속 영웅, 악당과 소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캐릭터.ai(Character.ai)를 언급한 것처럼 보인다. 2023년 3월, 안드레센 호로위츠는 캐릭터.ai가 1억 5,000만 달러를 조달하도록 펀딩 라운드를 주도했다. 대규모 언어 모델이 대부분 무료로 글을 작성하고 공유하는 팬픽 작가의 작업을 없애, 다수 팬 커뮤니티의 분노를 자극할 수 있다는 문제가 드러난 뒤에도 캐릭터.ai를 활용한 캐릭터와 두꺼운 책 간의 대립으로 시장 규모가 성장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팬덤의 역할극이 수십 년 동안 인기를 얻은 관행이라는 부분을 제외하면, 무어의 주장은 AI 기술과 산문 서사 간의 심각한 문제가 존재하는 관계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줄인 것처럼 보인다. 현재 독자와 다른 등장인물이 이야기에 함께 등장하는 전체 하위 장르를 포함한 팬 소설은 다양하다. 그러나 모두 이야기이므로 문장은 독자 스스로 작가의 서사에 빠지도록 할 방식으로 작성하고 구성한다. 필자는 무어의 스레드에 “더 포괄적인 범위에 해당하는 소설은 물론이고, 팬픽을 읽는 것의 매력을 근본적으로 잘못 이해했다고 생각해 보아라”라고 반박하는 답글을 달았다. 인간이 긴 글로 작성된 서사를 읽을 때 느끼는 즐거움의 문제는 무엇일까?
 
[사진=Freepik]

테크 업계는 오랫동안 독자보다 독자층의 바람을 이해한다고 설득하려 했다. 지난 몇 년간 복수 벤처 캐피털이 도서와 도서 출판 구조, 소비 방식 등을 뒤바꿀 것이라는 약속을 했다. 간혹 출판 업계 내부에서 변화를 약속하기도 했으나 영화나 TV 등 대대적인 변화를 보인 출판 업계와 비교할 만한 업계와 마찬가지로 도서 자체와 출판 구조, 소비 방식을 뒤바꾸지 못했다. 종종 부정적으로 나타나기는 하지만, 다른 업계에서는 기술의 가장 급격한 변화와 달리 도서 및 독서 관련 스타트업 대부분 도서와 출판 구조, 소비 방식 등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 지금도 책을 구매하는 독자가 많다. 사실, 최근 들어 종이책을 구매하는 독자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다. 코로나19 봉쇄 조치 영향으로 종이책 매출 호황이라는 예측할 수 있는 추세로 이어졌을 수도 있다. 코로나19 제한 조치 완화와 함께 종이책 매출이 감소했으나 2022년도 종이책 매출은 2019년보다 약 12% 더 높다. 오디오북 매출도 매년 급증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서의 변화가 유독 적은 이유 중 하나는 아마존의 전면 통제와 같이 테크 업계가 실제로 직면한 기술의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 상황이든 도서가 유독 즐길만한 매체가 아니라는 견해 고수가 되었든 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이들 대부분 실제로 문제를 다루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오랫동안 도서 업계 관측통으로도 활동한 마리스 크라이즈만(Maris Kreizman) 작가는 “전혀 아는 바가 없는 영역에 MBA 과정을 마친 고학력자인 것처럼 뛰어들고는 무엇이든 혁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거만한 생각이다. 실제로 대다수는 접할 수 없지만, 테크 업계 관계자가 생성한 가짜 문제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예시로 넷플릭스가 독자는 공공 도서관이 있을 때 도서 대여비를 부담할 것이라는 추측을 바탕으로 다양한 매체를 위해 DVD 우편 발송이라는 초기 사업 모델을 새로 장착한 아이디어인 ‘도서를 위한 넷플릭스’라는 장문의 홍보를 살펴보자. 미국 도서 업계 주간지 퍼블리셔 위클리(Publisher’s Weekly)는 현재 1,300곳이 넘는 도서 스타트업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했다. 그중 다수는 정상적인 접속이 불가능한 URL과 함께 ‘폐업’한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다. 특정 인구 집단이나 장르를 목표로 하거나 메타데이터, 프로덕션 워크플로우(production workflow) 등 기술적 측면과의 고정 등 실질적인 의견이 여럿 존재했다. 그러나 도서 자체를 대체할 더 많은 방법이 제시되기도 했다. 대부분 실제 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전혀 말이 되지 않는 방법이었다.

크라이즈만 작가는 “테크 업계가 픽션을 매우 좋아하거나 많은 이들이 픽션을 읽는 이유를 이해하여 도서 출판 업계에 발을 들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픽션을 좋아하거나 독자층이 많은 이유를 이해했다면, 아무도 원하지 않는 바를 제안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참여도를 10배 더 높인다는 주장은 지난 20년 넘게 이어졌으며, SNS와 태블릿, 가상 현실(VR), 대체 불가능 토큰(NFT), AI 등 포괄적인 기술 추세를 통해 등장한 주장이다. 테크 열광론자는 광범위하면서도 아직 사용되지 않은 시장이 말 그대로 독서 방식의 변화를 가져오도록 한다고 약속한다. 시장은 단순히 도서의 재미를 더하고 일종의 가짜 에너지와 함께 공식 발표 사항을 전달하여 독자가 최신 트렌드와 동시에 화제를 장악하도록 촉구한다. 하지만 누구나 기존의 과장광고 대상이 된 벤처 기업이 사실은 화제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수도 있다. 상호작용이 가능한 도서로 음향 효과나 특정 서사 부분에 비트를 재생하는 음악을 언급할 수 있다. NFT는 독자가 캐릭터를 소유하도록 한다. AI는 독자가 직접 자신만의 책을 무제한으로 생성하도록 한다. 혹은 정적인 서사 자체를 피하고, 특정 프레이밍을 차용하여 독자 스스로 가상 세계의 이야기에 등장하도록 한다.
 
“대중은 AI로 새로운 매체를 생성한다. 소설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사실, 소설처럼 보이지만 소설과 다른 것을 개발 중이며, 기존의 형태를 이어가는 것이다.”
제레미 더글라스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 캠퍼스 부교수의 AI 관련 견해

AI는 도서 출판 업계에 새로이 진출한 기술이 아니다. 일렉트로닉 문학 아티스트와 학자는 수십 년간 다양한 형태의 VR, AI 등으로 작업했다. 누구나 한 달이면 소설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비영리 단체 ‘NaNoWriMo’를 참고로 하여 출범한 협력 챌린지인 ‘NaNoGenMo(National Novel Generation Month)’는 2013년부터 존재했다. 지금도 도서 출판 업계 대부분은 AI 기반 작성 툴을 강력히 반대한다. 간혹 AI 툴 사용 실험을 하는 작가도 있지만, 그 결과는 차이가 크다. 그러나 주로 일회성 프로젝트인 맞춤형 AI 툴 사용 프로젝트는 테크 업계의 대규모 도서 혁신 제안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 특히, 다수 프로젝트가 기존 도서를 대체할 의도를 지닌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도서 혁신을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제레미 더글라스(Jeremy Douglass)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 캠퍼스 부교수는 “상호작용 스토리텔링 다수는 매우 오랫동안 존재했다”라며, 하이퍼텍스트 픽션 초기 연구부터 팝업북부터 주석, 용어 색인과 같은 수백 년 전 작성된 여백에 작성된 글까지 다룰 2024년 개설 예정 강의를 언급했다. 더글라스 부교수는 “도서 출판은 매우 긴 역사를 지녔다. 대부분 최신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새로운 양식을 개발한 순간은 많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AI가 도서를 완벽히 대체할 것이라는 벤처 캐피털의 주장과 관련, 더글라스 부교수는 먼저 동의하면서 벤처 캐피털의 주장에 반대하는 부분을 설명했다. 그는 “대중은 AI로 새로운 매체를 생성한다. 소설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사실, 소설처럼 보이지만 소설과 다른 것을 개발 중이며, 기존의 형태를 이어가는 것이다. 영화 산업과 게임 산업이 혁신 노력을 펼치지만, 지금도 라디오를 청취하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테크 업계 기업가가 동의 후 문제를 인정하는 아이디어를 홍보하는 사례는 드물다. 테크 기업가의 관점에서 신흥 기술은 지금 존재하는 것에서 더 발전하고, 결과적으로 기존의 것을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글라스 부교수는 여러 형태의 상호작용 픽션과 관련하여 대다수 책이 AI를 다루면서 이익을 누릴 가능성을 향한 의심에 관심을 보인다.

더글라스 부교수는 “의도적으로 제작하지 않았으나 매우 즐거운 미적 체계가 있다. 하지만 『맬컴 X의 자서전(The Autobiography of Malcolm X)』이나 『요리의 즐거움(The Joy of Cooking)』 등을 읽으면서 서사 전개를 강화할 챗봇을 원하는 때가 얼마나 되겠는가? 일부 소통이 매우 의도적이라는 사실의 일부분이자 즐거움의 일부분이다. 인간이 직접 제작한 것이며, 특유의 특성이 있다. 그리고 비전이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더글라스 부교수가 문학 분야에서 AI 활용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더글라스 부교수는 “문학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을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도서를 100% AI로 대체하는 것은 언제 이야기할 수 없을까? 아마도 이야기할 수 있을 때가 거의 없을 것이다. 같은 이유로 100% 팝업 북을 읽거나 유튜브로 책 전체를 보거나 혹은 상상할 수 있는 다른 매체 무엇이든 도서를 대체할 만한 수단만으로 책의 서사 전체를 보는 이가 없다. 다른 매체로도 도서를 접하지만, 다른 매체는 도서의 추가 수단이다”라고 말했다.

AI가 도서에서 차지하게 될 비중은 대중의 즉석 소설, 소설 속 등장인물과의 대화, 디지털 라이브러리에서 어떤 책이든 즉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할 버튼 등의 수요와 마찬가지로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AI를 활용한 도서 참여를 향한 바람은 테크 기업가의 바람이 독자에게 전달되는 방식이 아닌 독자 자체가 요구하는 바에서 나와야 할 확률이 크다. 더글라스 부교수는 “벤처 캐피털의 바람과 달리 누구나 AI 툴을 사용할 기회를 부여한다면, AI로 원하는 바를 찾을 것이다. 대중이 직접 사용하면서 발견한 바람은 투자자가 원하는 바와 생각하는 바와는 다르다. 게다가 테크 기업가나 투자자가 추측한 10가지 예측 사항에도 포함되지 않은 것을 대중이 원할 때도 많다. 독자와 장르의 고유성이 매우 크다”라고 설명했다.

출판 산업의 최근 역사는 디지털 툴이 독자에게 과거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바를 생성하는 예시를 여럿 보여주었다. 바로 광범위한 영역에서 틈새를 공략한 개인 스스로 출판한 낭만 소설이나 구조 변화, 온라인 팬픽 세계 내 공식적인 혁신 등을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하지만 테크 업계가 독자에게 문제가 없는 부분을 고치는 방식으로 접근방식을 택한다면, 테크 업계의 제안이 진실된 주장처럼 들리지 않을 것이다. 지금 당장 매우 오래된 책을 읽는 것도 책을 직접 고르는 많은 이들이 원하는 바이다. 종이책을 집어 드는 이들은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며, 소설 속 주인공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크라이즈만 작가는 “지금도 종이책을 찾는 독자가 많다는 사실은 긍정적인 소식이다”라고 언급했다. AI 신봉 세력은 AI가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는 약속을 서둘러 내세운 가운데, 그동안 기존의 요소를 뒤바꾼다고 주장한 기술 대부분 등장한 뒤 신속하게 사라진 사실을 기억할 수 있다. 크라이즈만 작가는 “반면, 테크 업계는 지금도 호화스러운 행사에서 만찬과 와인을 즐기고, 강세를 확신하는 부분에 더 큰돈을 지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대중은 어떤 행동을 할까? 이전처럼 계속 책을 읽을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y Generative AI Won’t Disrupt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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