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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준비...전문가 “이상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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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준비...전문가 “이상 無”
일본이 후쿠시마 원자로에 냉각용으로 사용하던 오염수 처리와 희석, 폐기 계획의 지지도가 매우 낮다. 그러나 복수 전문가는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고 말한다.
By CHRIS BARANIUK, WIRED UK

위성 사진으로 보면, 옅은 푸른빛과 회색빛을 띠는 큰 나비 알이 어두운 잎사귀의 촘촘한 패턴 위에 놓인 것처럼 보인다. 철강으로 제작된 알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오염수인 방사성 유동 물질이 가득 담긴 탱크이다. 일본 정부는 조만간 오염수를 희석하고는 해양에 방류할 예정이다. 누이라 카사쿠베르타 아로라(Núria Casacuberta Arola) 스위스 취리히공대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소식을 주시하는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카사쿠베르타 아로라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소식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카사쿠베르타 아로라 교수는 “매년 후쿠시마 해안 인근으로 향하는 선박에 접근했다. 연중 1회 후쿠시마로 향할 때도 있었으며, 간혹 연중 2회 후쿠시마 해역에 접근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카사쿠베르타 아로라 교수는 동료와 함께 주기적으로 가동되지 않는 원자력 발전소 수심에 단지 여러 개를 놓고, 다양한 수심에서 해양수 표본을 수집한다. 단지 뚜껑은 하나씩 자동으로 닫히면서 서서히 표면 위로 떠 오른다.

해양수 표본 수집과 함께 해저 앙금 표본을 얻고는 수개월 혹은 수년 뒤 후쿠시마 오염수가 일본 인근 태평양 일대의 방사능 수치가 심각하게 상승하는 원인이 될 것인지 확인하고자 한다. 오염수는 이르면 8월부터 방류된다. 인근 해역의 방사능 수치가 급격히 증가한다면, 매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의미이다.

2011년, 거대한 쓰나미가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자력 발전소 일대를 강타했다. 발전소의 자연재해 피해를 막으려 몇 미터에 걸쳐 설치했던 방파제는 쓰나미를 막기에는 턱없이 낮았다. 바닷물이 발전소로 흘러 들어오면서 방사성 물질이 일부 누출되고, 일부 원자로에서는 대대적인 폭발 현상이 발생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 중 하나이다.

이후 몇 년간 발전소 근로자는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로에 계속 물을 투입해야 했다. 원자로에는 뜨거운 핵연료가 포함되어 있다. 다행히도 핵연료 냉각용 물은 원자로를 냉각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나 냉각 과정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었다. 즉, 원자로 냉각에 사용한 물을 방류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발전소 근로자는 현장에서 냉각수를 재사용하고, 오염수를 보관할 탱크를 계속 건설했다. 발전소 측은 사용한 냉각수 처리 방안을 계속 고심한 끝에 현재 논란이 되는 오염수 방류를 생각하게 되었다. 2023년 7월 18일 기준 발전소가 보관 중인 오염수 양은 130만 톤에 육박한다. 게다가 탱크를 추가로 설치할 공간이 없다. 이제 대책에 나서야 할 때이다.

다년간의 연구와 모델 형성, 표본 수집 작업 등이 이어졌다. 2023년 6월, 유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오염수 방류 계획을 승인했다. 동시에 일본 원자력 규제 위원회는 방류 계획에 서명했다. 즉, 발전소와 오염수 처리를 담당한 도쿄전력이 1km 반경에 설치된 해저 파이프를 통해 해양에 오염수를 서서히 방류하는 과정을 시작할 전면 관리권을 갖는다는 의미이다.

일각에서는 방류 계획을 반기지 않는다. 현지 어민은 방류 계획에 강력히 반대한다. 또, 한국에서는 오염수 방류 반대 시위가 연달아 열렸다. 그러나 다수 과학자는 오염수 방류 위험성이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

연료 트럭 세미 트레일러 3만 대 이상 가득 채울 수 있는 정도로 보관된 오염수에는 방사능을 방출할 수 있어,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화학 원소인 방사성 핵종이 섞여 있다. 도쿄전력은 방사성 물질을 최소화하고자 탱크 보관 전, 이미 사용한 원자로 냉각수를 처리하는 특수 오염수 정화 기술을 설치했다. 본질적으로 오염수가 보관 탱크에 담길 때까지 방사성 핵종을 흡수할 수 있는 여러 공간을 거치면서 통과하는 과정이 포함된다는 의미이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보관하고, 사용한 냉각수가 이전보다 방사성 물질이 조금 더 줄어든 상태에서 흘러가도록 한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하지만 100%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다. 세슘-137, 스트론튬-90 등 방사성 동위원소 대부분 보관된 오염수에서 검출될 수 있다. 게다가 탄소-14, 삼중수소 등 원자핵에 중성자 2개와 양성자 1개를 포함한 수소 형태의 물질은 도쿄전력이 설치한 시스템으로 전혀 제거할 수 없다.

그런데도 짐 스미스(Jim Smith) 포츠머스대학교 환경과학 교수는 후쿠시마 발전소에 보관된 오염수는 매우 안전하다고 주장하며, 방사성 핵종 함량이 매우 낮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스미스 교수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언급하며, “우려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방사성 동위원소 다수는 2011년 쓰나미 당시 해양에 방출되었으며, 그중 일부는 다른 곳까지 도달했다. 일례로, 2011년 쓰나미 발생 6년 후 재해 현장에서 약 3,000km 떨어진 북극양에서 방사성 동위원소가 검출되었다는 사실을 밝힌 연구 논문이 게재되었다. 스미스 교수는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기 시작한다면, 방사성 동위원소가 태평양 전체로 확산될 것은 확실하지만, 눈에 띄는 환경 변화가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다고 주장한다.

스미스 교수는 한 가지 근거로 1986년, 사고가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일대에서 누출된 방사능이 생명체에 미친 영향을 연구한 다년간의 경험을 제시했다. 후쿠시마보다 방사능 누출 수준이 더 심각했던 체르노빌에서도 방사능이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스미스 교수는 “방사능이 DNA 손상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며, 체르노빌 사고 당시와 같은 수준으로 방사능이 누출될 때 매우 미세한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생태계 전반의 심각한 영향은 없었다”라며, 방사능이 체르노빌 발전소 일대 생명체에 미친 영향을 설명한 연구 논문을 언급했다.

게다가 보관된 오염수에서 제거할 수 없는 방사성 동위원소 중 하나인 삼중수소는 이미 인류가 생활하는 곳에 매우 낮은 수준으로 존재하지만, 삼중수소 수치 증가는 원자력 관련 활동과의 관계가 있다. 2018년 발표된 어느 한 연구 논문의 저자는 프랑스 론강 삼각주의 삼중수소 수치가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높은 것이 그동안 시계 제조 업계 때문에 발생했던 오염 탓이라고 추측했다. 시계 제조 업계는 삼중수소를 사용하여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시계 다이얼을 제작한다.

미국, 유럽, 동아시아 등 전 세계 원자력 발전소에서 물에 포함된 삼중수소가 매일 바다에 방출된다는 사실은 대다수가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간혹 세계 곳곳에서 방출되는 삼중수소는 후쿠시마에서 방출하려는 오염수보다 훨씬 더 많다. 프랑스 캡 드 라 헤이그(Cap de la Hague) 원자력 처리 시설의 연간 삼중수소 방출량은 후쿠시마 발전소에 설치된 모든 저장 탱크에 보관된 삼중수소의 전체 방사능 수치보다 13배 더 높은 1만 1,400Tbq이다.

도쿄전력은 방류에 앞서 주기적으로 보관 중인 오염수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필요에 따라 여러 차례 재정화 과정을 거치고, 100회 이상 희석하여 삼중수소 방사능 수치를 일본의 국가 안전 표준의 1/40에 해당하는 1리터당 0.0000000015TBq 이하로 낮출 계획이라고도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저장된 오염수 70% 이상은 삼중수소 이외에 다른 방사성 핵종 수치도 규제 한계치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또, 삼중수소를 제외한 다른 방사성 핵종 수치도 일본 규제 기준 수치 아래로 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염수는 방류 전 재차 검사된다.

스미스 교수는 마지막 비교 대상으로 태평양 대기를 접하는 우주선(cosmic rays) 수치를 매년 계산한 결과, 자연 침전물의 삼중수소 수치가 후쿠시마에서 점차 방류할 오염수보다 2,000배 더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스즈키 타츠지로(Tatsujiro Suzuki) 나가사키대학교 교수는 2011년 당시 원자력 발전소에 발생한 끔찍한 사고 현장을 본 때를 기억한다. 타츠지로 교수는 “당시 일본에서 비슷한 비극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타츠지로 교수는 정부와 협력했다. 그는 쓰나미 이후 원자로에서 발생한 혼란스러운 상황을 떠올렸다. 모두가 매일 두려움을 떨칠 수 없었다.

타츠지로 교수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일대의 쓰나미와 같은 비극을 겪는다면, 비슷한 일이 또다시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오염수 방류 계획과 관련, 쓰나미 때문에 발생한 심각한 여파는 적어도 공공의 이익 측면에서 위험성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타츠지로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을 전 세계 원자력 발전소의 방류 조처와 비교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후쿠시마 발전소에서는 각종 방사성 핵종을 정화해야 한다는 난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는 전례 없는 일이다. 과거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방사능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다”라며, 오염수 방류 절차는 안전할 수도 있으나 제2의 쓰나미와 같이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는 인간의 실수나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전력과 IAEA는 인간과 해양 생물종에 미칠 영향이 매우 낮다고만 판단한다. 과거, IAEA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세계 원자력 협회(World Nuclear Association) 관계자 사메 멜험(Sameh Melhem)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평가를 위한 일부 연구에 참여한 적이 있다. 멜험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은 발전소 운영 기업과 대중 모두에게 매우 안전하다고 본다”라며, “후쿠시마에서 방류할 오염수의 방사성 핵종 수치는 매우 적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2022년 11월, 카사쿠베르타 아로라 교수 연구팀은 후쿠시마 해안에서 해양수 표본을 수집하고, 분석 작업을 시작했다. 연구팀은 현재 존재할 수도 있는 각종 방사성 핵종 수치를 측정했다. 삼중수소 수치는 해양수 표본에 포함된 헬륨을 모두 없앨 수 있는 수준이다. 또, 방사능의 산물로 검출되는 헬륨 수치를 확인하고자 한다. 카사쿠베르타 아로라 교수는 분석 결과로 확인한 삼중수소 수치가 지금도 같은 수준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몇 년 전에도 후쿠시마 해안에서 수집한 해양수 표본의 삼중수소 수치가 2022년 11월 측정한 결과와 같았기 때문이다.

카사쿠베르타 아로라 교수는 “현재 후쿠시마 인근에서 수집한 해양수의 삼중수소 측정값은 기본값과 매우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삼중수소 수치가 바뀐다면, 그 결과를 빠른 속도로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연구팀은 IAEA와 다수 관측통과 마찬가지로 별도로 앞으로 몇 년간 후쿠시마 일대 하수와 야생동물 표본을 수집해, 방사성 핵종 수치 변화를 확인할 계획이다.

스미스 교수는 오염수 방류 안전성을 입증할 근거가 많은 데다가 안전성을 과도할 정도로 신중하게 검증하지만, 일각에서 오염수 방류 계획을 회의적으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이어,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일대에서 쓰나미 피해로 각종 우려와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누구나 오염수 방류 계획을 비관적으로 볼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방류된 오염수가 제기하는 위협은 방류 상황이 잘못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태평양 기후 위기 영향 등 후쿠시마 일대의 다른 환경 위험성과 비교하면, 매우 사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카사쿠베르타 아로라 교수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방류 계획을 부정적인 어조로 보도한 기사는 대중을 세뇌하고 원자력 에너지 산업을 향한 우려를 서서히 주입시키는 데 이용된다고 주장했다. 카사쿠베르타 아로라 교수는 “오염수 방류를 비판하는 주장이 과장되었다고 생각한다”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Fukushima’s Radioactive Water Is Going to Be Pumped Into the Ocean—and That’s F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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