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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충동, ‘유튜브’로 채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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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충동, ‘유튜브’로 채워라
재빨리 여행을 떠날 필요가 있다면, 세계 최대 대도시를 디지털로 여유롭게 거닐어보는 것은 어떤가?
By MATT JANCER, WIRED US

쥐가 프레임 안에서 재빨리 이동한다. 소음이 폭발한 탓에 집중하지 못하여 쥐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지 못할 것이다. 갑자기 스포티파이 트랙이 바뀌는 것처럼 쇼핑을 즐기는 손님이 판매자와 가격 흥정을 하는 행위가 커다란 비명으로 바뀐다. 상인이 각자 물건을 진열한 가판대를 버리고 떠난다. 프레임 전체에는 많은 사람이 갑자기 순식간에 등장한다. 조용히 미소 짓는 이들도 있다. 프레임 안에 보이지 않으면서 조용한 상태로 있는 카메라맨은 침착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계속 이동한다.

어느 한 남성이 플라스틱 우유 상자를 잡고는 쥐를 때리려 하지만, 해당 영상을 보는 이들은 쥐가 죽음의 위기에서 탈출하고 안전한 곳으로 도망가기를 바랄 것이다. 영상 속 혼란이 발생한 상황이나 인물이 흐릿하게 사라지는 모습 긴장감이 역력한 웃음소리에도 멈추지 않고 에피소드가 시작하자마자 극시 끝나듯 카메라는 시장과 인도 위로 떠오른다. 스페인어 실력을 어느 정도 갖추었다면, 배경음으로 들리는 대화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이 걸어가는 모습이 등장한다. 카메라가 행인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지만, 영상을 보면서 행인이 직장의 소프트웨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쥐가 등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각본으로 설정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순간이다.

앞서 언급한 영상은 멕시코시티의 영상으로, 비교적 새로 등장한 유튜버 집단이 일상 속에서 평범하게 길을 걸어 다니며 전 세계 가장 멋진 도시의 경험을 도우려 제작한 영상이다. 장애인의 세계 탐험부터 필자와 같이 여행 계획을 세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까지 지루한 현지 배경 속에서 잠깐 휴식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영상이 아니다. 실제 세계 곳곳을 저렴한 비용에 여행하도록 돕고자 제작된 영상이다.

가상 관광
2018년, 필자가 이사라는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고려했으나 실제 이사할 곳이 매우 불만족스러웠을 때 멕시코 시티에 주목했다. 필자는 다수 미국인과 마찬가지로 멕시코를 모래로 뒤덮인 사막과 열대 관광 지역으로 생각했으며, 멕시코 수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멕시코 시티 곳곳을 탐험하면서 흥미롭다고 느꼈다. 멕시코 시티의 겨울은 추울까? 뉴욕보다 인구가 많을까? 멕시코 예술과 문화, 미식 모두 전 세계 다른 도시와 같다. 필자가 직접 읽어본 멕시코 시티를 대상으로 한 글은 흥미로웠으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표현은 거의 없었다.

전혀 재미있다고 느끼지 못한 곳으로 이동하면서도 확실한 판단을 내리기 전 해당 도시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자 했다. 평범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무엇인가? 많은 사람이 카이로, 이스탄불과 같이 주중 늦은 시각까지 터무니없는 외출을 하는가? 프라하, 산후안처럼 모든 시민이 야외 공원과 카페 야외 좌석에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가? 트빌리시처럼 도로에는 음악이 넘쳐나고, 베를린처럼 술집은 여유롭고, 하노이처럼 교통이 혼잡할까?
 
[사진=Freepik]
[사진=Freepik]

필자는 다양한 정보를 불필요하게 비공개 상태로 게재한 온라인 포럼과 블로그 스토리, 브이로그 여러 편을 보았다. 그러나 항상 누군가의 생각을 분류한 것을 다수 사용자에게 보여준다. 여러 도시의 정보를 작성한 이가 직접 떠난 뒤 작성한 글을 원했다. 필자는 현실 세계에서 이동하지 않고, 글로 다룬 곳을 실제로 가지 않더라도 경험하고자 했다. 막대한 돈을 지출해야 했다. 유튜브는 무료로 여행하도록 돕는다.

필자는 2018년 당시 비교적 새로 게재된 유튜브 시리즈인 워너 워크(Wanna Walk) 영상을 발견했다. 워너 워크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한 번에 도시 전체를 걸어 다니는 모습을 담은 영상 몇 편으로 구성되었다. 일부 영상은 30~45분 분량이다. 영상에는 해설과 서사 모두 없다. 바로 필자가 본 영상 내용이다.

영상 촬영자가 누구든 영상과 외부 마이크에 의존해 도시 거주자 사이에서 떠도는 소문과 조롱, 구애, 농담, 불평의 단편과 스크랩을 포착했다. 필자는 영상으로 볼 수 있는 도시를 더 깊이 탐험하면서 비슷한 영상을 게재한 채널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23년, 워너 워크 영상과 비슷한 한 번에 촬영한 도시 영상과 해설이 없는 도보 여행 전문 유튜브 채널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채널로 노마딕 앰비언스(Nomadic Ambience), 프로워크 투어스(ProWalk Tours), 워치드 워커(Watched Walker) 등을 언급할 수 있다.

살아있는 듯한 사진
필자가 도시 도보 여행 영상 제작 사실과 제작자에 대해 알게 되었을 당시 영상에는 대본이나 서사 전개 단계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영상 제작자는 도시의 특정 분위기를 담고자 하며, 영상 속에 인물이 너무 많을 때와 같이 의도한 분위기를 제대로 담지 못했다고 판단할 때는 영상을 다시 촬영한다. 

필자는 워너 워크 영상을 발견한 뒤 워너 워크 영상 제작자인 아르헨티나 출신 크리에이터 파블로 케르츠(Pablo Kersz)에게 메일을 보냈다. 케르츠는 “스스로도 완벽함에 집착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유튜브에 올린 영상 중 15차례 이상 촬영한 장면도 있다”라는 답변을 보냈다.

케르츠는 “영상 속 장면을 대체하지 않고 일상 속 현실을 동시에 담기 위해 조심스럽게 이동하면서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 않으려 한다”라고 밝혔다. 케르츠는 거대한 도시 영상을 촬영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여러 도시가 한 곳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며, 타지역 출신 방문자 수가 비교적 적은 지역의 모습을 담고자 관광 지역은 피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서사가 없어 갈등도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카메라와 카메라를 따라 간접적으로 탐험하는 곳을 바꾸는 영상 시청자 모두 분명한 계획 없이 천천히 이동하므로 우려할 만한 요소와 놀라운 요소가 항상 존재한다. 지금 당장 향하는 곳은 어디인가? 어느 한순간에는 도시 가장자리의 공원에서 길거리 예술을 파는 어느 한 남성의 모습을 볼 수도 있고, 고층 건물에서 저녁이 되자 사무실에 있던 직원이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한산해진 해질녘의 금융가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워너 워크 채널은 35개 언어로 자막을 제공한다. 일부 영상은 자막 지원 언어가 더 많으므로 영상 속 행인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자막을 이용해 대화 내용을 엿들을 수 있다. 케르츠는 처음 멕시코 시티 영상을 시작으로 부에노스 아이레스, 뉴욕, 아바나, 산티아고, 런던, 마드리드 등 세계 여러 도시의 기록을 남겼다.

영상의 접근 방식 중에는 새로움도 있지만, 과거로 깊이 들어가면, 과거의 도시를 조용히 길게 촬영한 짧은 영상을 볼 수도 있다. 대부분 소음이 없기 때문에 별도의 해설이 없다. 영상 릴스에 음향을 추가할 방식을 찾자마자 다수 사용자가 끊임없이 대화하는 소리를 듣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기억
지난 몇 년간 온라인에 1897년, 뤼미에르 형제가 촬영한 19세기 말 프랑스 어느 한 곳에서 눈싸움하는 시민의 모습을 담은 매력적인 영상이 확산되었다. 이후 1911년 뉴욕 영상도 화제가 되었다. 뉴욕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오늘날 유튜브의 도보 여행 영상과 같은 미적인 요소를 한 번에 완벽하게 담지는 않았다. 그러나 영상과 비슷하게 화면을 통해 어디론가 이동한 것과 같은 분위기를 선사한다.

공공장소에서의 개인적인 순간과 일상 속에서 매일 보는 것, 선입견에서 벗어나 자주 알아차린다면 목격할 수 있는 순간에는 매우 개인적이면서도 친밀한 요소가 있다. 도보 여행 영상이 독려하는 바이다.

그동안 지나친 화면의 공격 탓에 하루 중 충분히 쉴 수 있는 능력과 동기를 잃어 화면을 통해 제품 개봉 영상과 먹방 영상을 보는 것에 만족하기로 타협한 것이니 궁금하다. 영상은 2차원적인 요소이지만, 부드럽게 이동한다. 전체적으로 현실적인 것 혹은 SNS의 달콤함과 무의미한 사용자의 클릭 유도 사이에 무언가가 있다.

결과적으로 필자는 멕시코 시티에 도착하지 못했다. 수단 혁명과 아칸소주의 자동차 폭발 사고 때문에 이사 계획이 틀어진 탓이다. 하지만 필자는 2018년, 멕시코 시티 영상을 수백 번 이상 보았다. 여행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혼란스럽지만, 2018년 여름에 유튜브로 멕시코 여행을 떠난 순간은 생생한 기억과 같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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