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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성 소수자 혐오, ‘온라인’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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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성 소수자 혐오, ‘온라인’으로 확산
미국인의 권리를 기반으로 한 각종 음모론과 거짓 정보가 전 세계의 성 소수자 반대 정서 형성과 현실 세계의 폭력 행위를 견인한다.
By LYDIA MORRISH, WIRED UK

데이비드 에메스(David Ermes)는 2주 간격으로 언론인이나 사실 검증자의 메일을 받는다. 메일에는 “남학생이 퀴어 주간, 학교에서 여학생의 옷을 착용한다는 소문이 사실인가?”라는 내용이 함께 작성되었다.

독일 최북단 주인 슐레이츠비히홀슈타인(Schlewig-Holstein) 교육부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에메스는 “물론, 사실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교복이 없기 때문에 합법적인 행위가 아니라도 부인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에메스는 지난 1년여간 성 소수자 권리 대화를 부정확하게 설명하면서 독일 학교에 성적 그림을 그리려 하는 시도 등 SNS에 확산되는 거짓 정보가 계속 유입되는 상황을 다루어야 했다. 에메스는 독일 아동이 이성의 의상을 착용하는 수업 참여 강요를 받는다는 내용으로 헝가리에 확산된 소문을 잠재웠다. 또, 교육부가 드레스 착용 요구를 받은 남학생의 학교나 부모에게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담은 채로 세르비아와 보스니아에 확산된 영상 제거에도 나섰다. 에메스는 “교육부가 공개적으로 논의 대상이 된 사안을 교육하고자 해도 갈수록 어려워진다. 질적으로 우수한 정보와 타당성을 갖춘 토론 시간을 갖더라도 말도 안 되는 주장의 개념을 옹호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기 일쑤이다”라고 말했다.

아동이 이성 의상 착용을 강요받는다는 거짓 주장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주장이다. 성 소수자 단체와 공교육 현장의 포괄적인 성교육을 잘못 설명하는 거짓 정보의 광범위한 추세 중 일부분이기도 하다. 트랜스젠더의 권리 논의와 미국 내 광범위한 문화 갈등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 ‘여성처럼 분장하는 남성인 드랙퀸(drag queen) 이야기 시간’과 같은 언급이 유럽으로도 확산되었다. 6월 내내 진행된 성 소수자를 위한 프라이드의 달 행사는 성 소수자 관련 거짓 정보 확산 운동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극우 세력과 보수 평론가의 거짓 정보 확산도 이루어지며, 간혹 현실 세계에서의 공격을 촉발하기도 한다.

보수 성향의 거짓 정보 감시 단체인 ‘미디어 매터스 포 아메리카(Media Matters for America)’ 성 소수자 프로그램 국장 아리 드레넌(Ari Drennan)은 “프라이드의 달은 극우 언론이 성 소수자 집단과 관련하여 지나치게 집중하는 시기가 되었다. 성 소수자는 자기 정체를 축복한다. 극우 언론에서는 용납하지 않는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201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 행사 및 기관 네트워크가 된 아동 행사인 ‘드랙퀸 이야기 시간’은 드랙퀸 아티스트가 공공 도서관과 학교, 서점 등에서 동화책을 읽고, 성별 포괄성을 홍보하는 시간으로 마련되었다. ‘드랙퀸 이야기 시간’은 이내 보수 세력 사이에서 논란 대상이 되어 문화 전쟁 논리 무기화 대상이 되었다. 결국, 성 개방성과 트랜스젠더 포괄성을 대상으로 한 미국인의 공개 분노를 자극하는 화약고가 되었다. 과거, 동성애를 중심으로 확산되었던 윤리적 혼란과 비슷하다. 남성의 여성 의상 착용 반대 시위는 미국 문화생활의 기본적인 요소가 되었다. 극단주의 반대 비영리단체 스트래터직 다이어로그(Strategic Dialogue)가 2023년 6월 22일(현지 시각) 발표한 남성의 여성 복장 착용 반대 시위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에는 남성의 여성 복장 착용 반대 관련 시위 동원이 203회 이상 진행됐다.

현재 다른 성별의 의상 관련 계획은 SNS에서 마구 부정확한 정보가 확산되며, 유독 프라이드의 달에 거짓 정보 확산이 더 심각했다. 거짓과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주장 중에는 부모가 자녀의 의사와 반대로 드랙퀸 행사를 보여주고, 드랙퀸이 아동에게 성적인 춤을 추고 스스로 성기를 드러내는 충격적인 행위를 했다는 주장도 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일부 미국 브랜드는 성 소수자 관련 거짓 정보 확산 시도로 피해를 보았다. 버드라이트(Bud Light)는 트랜스젠더 틱톡커 다이런 멀배니(Dylan Mulvaney)와 맥주 광고 협력 관계를 맺었다는 이유로 우익 세력의 공격 대상이 되었다. 더 나아가 모기업 앤하이저 부시(Anheuser-Busch) CEO는 멀배니와의 협력 사실로 공식 사과를 하면서 거짓 주장이 더 널리 확산되도록 했다. 동시에 멀배니는 탐폰 브랜드 탐팍스(Tampax) 광고 모델로 등장했다. 유통 브랜드 타겟(Target)은 프라이드 상품 판매로 유독 갑작스러운 반발을 직면하면서 트랜스젠더 여성의 성기 노출을 가릴 성인용 수영복을 아동용 수영복으로 판매했다는 주장 등 각종 거짓 정보를 두고 씨름해야 했다. 타겟은 10년 동안 6월이면 프라이드의 달 상품을 판매했으나 타겟은 2023년 5월, 일부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타겟 직원을 대상으로 한 협박과 매장 내 공격 발생 직후의 일이다.

드레넌 국장은 “보수 성향의 팟캐스트 진행자와 라디오 진행자가 타겟의 프라이드의 달 상품 팬매 사실이 청취자의 분노 대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후 타겟이 갑작스럽게 공격 대상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논객 벤 샤피로(Ben Shapiro)가 타겟의 성 소수자 선동 광고를 비판하는 영상은 유튜브 영상 조회수 150만 회를 돌파했다. 트랜스젠더 반대 단체인 ‘게이 어게인스트 그루머스(Gays Against Groomers)’는 타겟의 수영복 관련 거짓 정보를 마구 반복하면서 타겟 보이콧을 유도하는 트윗을 게재했다. 해당 트윗은 조회수 53만 6,200건을 기록했다.

미국 문화 전쟁 서사는 여러 국가에도 피해를 주면서 전 세계적 운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략적 대화 연구소(Institute for Strategic Dialogue)는 남성의 여성 복장 착용 금지 추구가 호주 이외에도 아일랜드, 프랑스 등 유럽 여러 국가에서도 발생했으며, 영국에서는 2022년 한 해 동안 남성의 여성 복장 착용 반대 사건이 57회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아동이 학교에서 이성의 복장 착용을 강요받는다는 거짓 주장과 함께 프라이드의 달 내내 성 소수자와 여성 복장을 착용하는 남성과 관련한 거짓 정보가 쌓였다. 독일 성 과학자가 만든 용어라는 증거가 없는 주장과 함께 출생 시 선천적으로 부여되는 성 관련 용어가 대중의 분노 대상이 되었다. 또, 6월 21일과 22일(현지 시각), SNS에도 그와 관련된 분노가 쏟아졌다. 일론 머스크가 출생 시 선천적으로 갖는 성별 관련 단어를 트위터의 비방 용어라고 규정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남성의 여성 복장 착용 반대 및 트랜스젠더 반대 거짓 발언이 SNS에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에서 큰 영향력을 지닌 일론 머스크가 국경을 초월한 분노를 자극하고, 먼 곳에서도 지역마다 미국과 같은 성 소수자 혐오가 확산되도록 조장했다.

온라인 문화 전쟁은 전 세계의 성 소수자 반대 법안 마련 흐름과 트랜스젠더 권리에 반대하는 대대적인 반발과 함께 발생했다. 2023년 3월, 테네시주 정부에서는 미국 주 정부 중 최초로 남성의 여성 복장 착용 금지 법안이 통과되었다. 이후 텍사스부터 플로리다까지 여러 지역에서 비슷한 법안 마련 흐름이 이어졌다. 6월 2일(현지 시각), 연방 판사는 테네시주의 남성의 여성 복장 착용 금지 법안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헌법에 위배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소 14개 주에서도 테네시주와 비슷하게 다른 성별의 복장 착용 금지 정책을 도입했다. 2022년, 19개 주가 특정 성별에만 확정된 진료 제한법을 언급했다. 반면, 플로리다주는 2023년 4월, 전체 학년을 대상으로 성 정체성 교육 금지 법안인 이른바 ‘게이 표현 금지 법안(Don't Say Gay bill)’ 적용을 확대했다. 동성 성관계가 금지된 우간다와 케냐 정치인도 최근 동성애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동성애 혐오를 일깨우면서 거짓 정보와 동성애 혐오를 일으키고 있다.

드레넌 국장은 “윤리적 혼란 정도가 미국과 전 세계 인구에게 영향을 미치는 법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매우 위험하면서도 우려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인권 단체와 혐오 발언 반대 기관은 성 소수자 반대 법률 확산의 원인이 SNS에서 증가한 성 소수자 관련 거짓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가장 만연하면서도 큰 피해를 일으킨 거짓 정보는 성 소수자와 성 소수자 지지 세력이 생물학적 성과 문화적 성별 관련 문제를 논의하면서 아동에게 피해를 주면서 착취한다고 주장하는 아동 그루밍 범죄자 관련 음모론이다. 지역 사회와 소아성애자, 아가마 숭배와 성 소수자의 비교를 촉발한 극우 음모론 단체인 큐아넌(QAnon)이 2020년 당시 펼친 ‘아동 구원(Save the Children)’ 운동과도 접점이 있다.

미국 언론 옹호 단체인 GLAAD가 새로 발표한 사용자 안전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성 소수자 반대 거짓 발언은 여전히 SNS 플랫폼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는 사안이다. 보고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모두 온라인 혐오에서 성 소수자를 보호하지 못했으며, 트위터를 제외한 다른 SNS 플랫폼 모두 약간 개선된 모습을 보였으나 성 소수자 혐오 반대 규정을 충분히 시행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어도 2023년 4월부터 트위터는 2018년 도입한 트랜스젠더와 성 정체성을 확립하지 않은 사용자의 잘못된 성별 구분 및 출생 당시의 특정 성별을 확정하는 이름 사용을 방시하는 법률을 시행하지 않았다.

GLAAD SNS 안전 국장 제니 올슨(Jenni Olson)은 “SNS 플랫폼은 성 소수자 보호를 하지 못하면서 사용자에게 실패한 정책을 펼치고, 성 소수자 혐오에 연루되었다”라고 비판했다.

2022년 말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는 개인적으로 트랜스젠더와 성 소수자 단체를 조롱하는 콘텐츠를 게재한 적이 있으며, 극우 세력 및 성 소수자 혐오 계정인 립스 오브 틱톡(Libs of TikTok)과 교류한 적이 있다. 영국 온라인 극단주의 추적 단체인 ‘디지털 혐오 대응 센터(CCDH)’는 트위터는 아동 그루밍 범죄자 관련 거짓 주장으로 직접 매출을 기록하면서 매년 광고 매출 640만 달러를 창출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메타도 트위터와 비슷한 방식으로 아동 그루밍 범죄 표현을 포함하여 성 소수자 혐오 비속어를 담고 있는 광고로 매출을 기록했다. 미디어 매터스 포 아메리카는 메타가 데일리 와이어(The Daily Wire)의 트랜스젠더 반대 광고 550여 건으로 매출 최소 57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올슨 국장은 “SNS 플랫폼은 성 소수자 반대 혐오 발언을 이용하여 매출을 올리기 때문에 성 소수자를 겨냥한 혐오 발언 완화 노력을 펼치지 않는다. SNS 플랫폼 기업에 분노해야 하는 이유이다”라고 지적했다.

메타는 성 소수자 혐오 광고 매출 관련 문의에 대한 의견 공개 요청을 거부했다. 틱톡은 상황에 적합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트위터는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유튜브 모기업인 구글의 영국 및 아일랜드 공공 문제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젠 재미(Jen Jamie)는 공식 성명을 통해 “구글의 정책은 성 소수자 집단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나 혐오를 조장하는 콘텐츠를 금지한다. 구글은 자사 플랫폼에서 지난 몇 년간 성 소수자를 겨냥한 폭력 및 혐오 콘텐츠를 신속하게 제거하기 위한 노력으로 큰 진전을 거두었으며, 검색 결과와 추천 정보 제공의 권위 있는 정보 출처라는 명성을 얻었다. 구글은 여전히 성 소수자를 겨냥한 폭력 및 혐오 콘텐츠 퇴치라는 중요한 작업에 헌신하며, GLAAD의 사려 깊은 피드백에 감사함을 표한다”라고 발표했다.

올슨 국장이 지적한 바와 같이 온라인에 유포된 거짓 정보는 현실 세계의 폭력으로도 전이된다. 현실 세계에서 발생한 공격 때문에 면적 7.7에이커의 성 소수자 권리 및 역사의 상징적인 장소인 스톤월 국립 기념물(Stonewall National Monument)에서 발생한 공공 기물 파손 범죄가 발생하는 등 프라이드의 달 행사를 진행하는 데 문제가 발생했다. 온라인 극단주의 세력은 팔로워에게 최소 미국 5개 주에서 기물 파손과 절도, 프라이드의 달 상징 깃발 공격을 선동하는 해시태그를 이용했다. 유럽에서는 2023년 5월, 성 소수자 반대 공격 논쟁 때문에 폴란드 평등 행진(Equality March) 현장에서 어느 한 여성이 머리에 비비탄을 맞았다. 또, 6월 13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성 소수자 센터는 공공 기물 파손 때문에 시설이 붕괴되었다.

올슨 국장은 성 소수자의 아동 그루밍 범죄 주장과 같이 설득력을 갖춘 채로 확립된 성 소수자 반대 비유 다수가 본질적으로 거짓 정보를 형성한다고 경고했다. 올슨 국장은 “거짓 정보는 정치적 권력 강화와 성 소수자 혐오 조장을 통한 인간의 기본권을 철회하려는 정치적 동기가 정점에 달한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거짓 정보를 믿고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등 재앙과 같은 상황을 초래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US Is Exporting Anti-LGBTQ Hate 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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