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PARESH DAVE, WIRED US

뉴저지 프린스턴의 네트워크 감염 연구소(Network Contagion Research Institute, NCRI)는 2023년 5월 초, 놀라울 정도로 불쾌한 사실을 확인했다. 아침 6시 30분께 레딧이 NCRI의 푸쉬시프트(Pushshift) 서비스를 레딧의 모든 게시글에 업데이트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는 사실을 경고하는 전화가 여러 차례 걸려 왔다.

이는 NCRI 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레딧의 자발적 콘텐츠 관리자 5만여 명이 푸쉬시프트에 의존하여 문제를 일으킨 사용자를 재빨리 조사하며, 학계도 연구 목적으로 푸쉬시프트 서비스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예측할 수 있는 문제였다면, 레딧 관리자는 오랜 시간 문제 개선 작업을 하거나 불필요한 콘텐츠가 그대로 레딧에 누적되도록 둘 수 있었을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조사하는 연구원 대부분 프로젝트와 학술 논문 작성을 연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푸쉬시프트 차단과 그 여파는 레딧 경영진이 외부 소프트웨어에 무료로 제공하던 레딧 콘텐츠의 대규모 접근 권한 차단이라는 급진적인 전환으로 발생한 추가 피해의 일부분이다. 레딧 정책 변화는 레딧 사용자의 대규모 시위와 총 10만 개가 넘는 레딧 커뮤니티 중 2,400개가 차단되는 일이 발생한 관리자의 반란 등 2개월간 이어진 혼란을 촉발했다. 레딧 CEO 스티브 허프만(Steve Huffman)은 레딧 커뮤니티 내부 긴장 관계를 설명하면서 관리자를 민주적이지 않은 권력을 행사하는 지주로 비유했다.

레딧 사태는 레딧의 신규 데이터 접근 서비스 비용 정책이 시행된 7월 1일(현지 시각), 정점에 이르렀다. 레딧에 접근하던 일부 인기 개인 앱은 레딧 접근 서비스 폐지 계획을 발표했다. 레딧이 요구하는 서비스 비용과 새로운 약관 모두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딧 경영진은 일일 사용자 5,700만 명을 보유했으나 재정적 기반을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으며, 주식상장이 지연되는 상황 때문에 기업 안정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레딧 경영진은 푸쉬시프트와 같은 영세 서비스부터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같은 부유한 테크 기업까지 여러 기관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자 한다. 특히, 오픈AI는 온라인 대화를 이용해 자사 챗봇을 훈련한다.
 
레딧의 파장은 레딧이 스스로 성공을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와 동시에 독특한 방식으로 인터넷의 도움이 되는 부분과 창의성, 불쾌할 정도로 어리석은 부분을 엄선하던 장시간 레딧을 사용하는 열혈 사용자 세대의 접근을 막았다. 지난 몇 년간 사워도우 베이킹 커뮤니티의 관리자 네 명 중 한 명으로 활동하던 desGroles를 포함한 일부 레딧 관리자가 사임했다. 이번 주 desGroles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있는 자택 라우터의 레딧 접근을 차단했다. 그는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이를 위해 오랜 시간을 공들이고 싶은 이는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상처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desGroles는 온라인 괴롭힘을 우려해, 실명 공개를 거부했다. 그는 “레딧의 태도는 불쾌하면서 씁쓸한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관리자가 사라지면서 사용자 사이에서 레딧의 명예가 실추되자 레딧이 이미 다시 살아날 조짐이 포착됐다.
 
NCRI CEO 애덤 손(Adam Sohn)은 푸쉬시프트 차단이라는 충격이 소통 오류의 결과라고 말하며, 레딧이 비영리적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 예외 조건을 적용하여 푸쉬시프트 팀의 신규 게시물 무료 다운로드 권한을 복구했다고 밝혔다. 손은 “데이터를 사용하는 대상과 그 이유를 알지 못하는 것은 실제로 우려할 만한 일이다”라고 언급했다. NCRI와 레딧은 일주일 동안 푸쉬시프트 사용자를 검증하고, 관리자 수백 명의 접근 권한을 복구했다. 그다음에는 학술 연구를 위해 레딧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들의 권한을 복구했다. 손은 “모든 것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레딧은 자사 앱과 다른 시스템에 접근성 향상과 관리 기능을 통합하여 사용자가 데이터 사용료를 부담할 수 없는 별도의 앱 의존도를 낮추도록 도울 작업을 진행 중이다. 레딧 대변인 팀 래치슈미트(Tim Rathschmidt)는 레딧이 레딧과 협력하고, 레딧의 조건에 동의할 의사가 있는 앱과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참고: 와이어드의 출판사인 콘데나스트의 모기업인 어드밴스 퍼블리케이션스는 레딧의 지분 다수를 소유했다.)

일부 경험이 많은 레딧 관측통은 익숙한 순환 형태가 형성되는 것을 관측했다. 매사추세츠대학교 애머스트 캠퍼스 디지털 공공 인프라 연구소(Institute for Digital Public Infrastructure)를 이끄는 에단 저커만(Ethan Zuckerman) 교수가 설명한 바와 같이 수년 단위로 레딧의 신규 정책이 반발을 초래하여 결과적으로 사용자 활동이 잠잠해지고 간혹 레딧 경영진의 양보가 이어지는 양상이 반복된다. 저커만 소장은 “레딧은 놀라울 정도로 회복력이 뛰어나다”라고 말했다.

2015년, 레딧 사용자는 레딧 임시 CEO 엘런 파오(Ellen Pao)가 괴롭힘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인기 직원을 해고하고, ‘FatPeopleHate’ 등 소수 커뮤니티를 차단하자 반란을 일으켰다. (파오는 사용자의 반발이 빗발치던 도중 사임했으나 파오가 차단한 커뮤니티는 계속 차단된 상태였다.) 비교적 최근인 코로나19 시기에는 일부 사용자가 건강 관련 거짓 정보 단속에 반발했다.
 
이탈리아 정보통신연구소(Institute of Informatics and Telematics)의 아마우리 트루지요(Amaury Trujillo) 연구원은 다수 사용자가 정책 변경 이후 레딧 탈퇴를 다짐하지만, 레딧이 사용자를 끌어모으는 능력이 너무 강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스스로 레딧을 떠난 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레딧에 다시 접속한다. 트루지요 연구원은 레딧 경영진이 최근의 데이터 접근 비용 인상 및 일부 커뮤니티 차단 사태도 이전과 똑같이 시간이 지나면 사용자가 다시 돌아오는 양상을 보일 것을 확신한다고 전했다. 트루지요 연구원은 “이미 지난 며칠간 초기 레딧 시위에 동참하던 커뮤니티의 정상적인 활동 흐름이 감지되었다”라고 말했다.

다수 사용자가 레딧에 꾸준히 접속하는 이유는 레딧을 대체할 서비스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대다수 소셜 네트워크는 유명인의 계정을 팔로우하고, 현실 세계 친구와 연결하도록 설계되었다. 레딧은 낯선 이와 함께 뜨개질이나 요리 등 취미 이야기, 지역 소식과 정보 교환을 하는 활동을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돼 초기의 상업적 목적이 적은 온라인 시대와 비슷하다.

관리자를 잃는다면, 일부 레딧 커뮤니티의 논의 과정이 달라질 것이다. 만약, 많은 사용자가 레딧 활동을 그만둔다면, 새로운 자발적 관리자 집단이 커뮤니티 통제 권한을 장악할 것이다. 저커만 교수는 트위터가 새로운 최고 관리자 일론 머스크의 통제 이후 8개월간 트위터의 권력이 급격히 바뀐 사실을 지목했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뒤 기존 직원과 콘텐츠 정책을 제거했다 저커만 교수는 “트위터는 스팸 메시지와 정책 위반 콘텐츠를 게재하는 플랫폼처럼 보이며, 중요한 인물 대부분 트위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레딧 관리자가 레딧의 신규 정책이 직접 관리하는 커뮤니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할 때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의 상황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한때 사용자 41만 1,000명이 활동하던 커뮤니티의 관리자였던 desGroles는 레딧 복귀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desGroles는 한때 직접 관리하던 커뮤니티가 단순히 보기 예쁜 빵을 자랑하는 사진을 대거 게재하는 공간이 아닌 조리법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공간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 동료 관리자 덕분이라고 말한다. desGroles는 본업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한 뒤 매일 30분간 시간을 들여 조리법 설명 없이 성기와 같은 모습의 사진만 게재한 글을 삭제한다. 다른 관리자 3명은 공을 들여 관리하며 문화 형성에 나선 커뮤니티를 떠날 준비가 되지 않았다. 따라서 사워도우 베이킹 커뮤니티 팬은 지난 몇 주간 이어진 레딧 사태 이후 달라진 점이 많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레딧 사태 이후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인디애나주 노터데임대학교 컴퓨터 과학자 팀 웨닝어(Tim Weninger)는 레딧의 데이터 접근 비용 정책 변경 사항이 적용되는 7월 1일(현지 시각), 전까지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다. 웨닝어가 단순히 습관처럼 레딧 게시글을 검색하고자 사용하는 독립 앱인 ‘리프 이즈 펀(Rif Is Fun)’은 레딧의 신규 데이터 요금 정책 때문에 앱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웨닝어는 레딧 공식 앱을 내려받을까? 이에, 웨닝어는 “마땅한 대안이 없으므로 레딧 공식 앱을 내려받아야 할 듯하다. 불쾌하지만, 레딧 앱을 내려받고 불쾌한 부분을 참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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