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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폭염 기승...’오염원’ 간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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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폭염 기승...’오염원’ 간과한다
기온 상승과 심각한 대기질로 영향을 받은 인도 대도시가 오존 오염 중심 지역이 되었다. 오존 오염은 이미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입증됐다.
By SUSHMITA PATHAK, WIRED UK

루티언스 델리(Lutyens’ Delhi)는 뉴델리의 가장 상징적인 지역이다. 인도 의회와 여러 국가 대사관, 식물로 우거진 무굴 시대 공원(Mughal-era park)이 밀집한 루티언스 델리는 나무로 선을 그은 듯한 길거리와 동그랗게 둘러싼 작은 정원으로 연결된 건축 천국이다. 그러나 뉴델리의 가장 세련된 지역이지만, 깨끗한 친환경 지역인 루티언스 델리 일대에도 위협이 존재한다. 위험하면서 많은 이들이 간과한 대기 오염원인 오존이 밀집했기 때문이다.

인도에 오염원이 많다는 사실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이미 인도의 여러 도시가 전 세계 최악에 가까운 수준의 대기질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뉴델리는 겨울에도 며칠간 스모그가 하늘을 뒤덮는 현상이 발생하는 곳이다. 그러나 대기 오염 관련 논의와 이를 완화하기 위한 대화 대부분 PM2.5와 PM10에만 집중한다. 모두 지름 단 몇 마이크로에 불과한 미립자나 물방울 형태의 오염원이다. 그러나 과학계는 갈수록 표면 오존에 대한 경각심을 제기한다. 표면 오존은 어떠한 자원에서도 방출되지 않는 제2의 오염원이며, 질소 산화물과 가솔린에서 발견할 수 있는 벤젠이나 메탄 등과 같은 유기화합물이 폭염과 햇빛 속에서 반응할 때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오존이 유독 추악한 현대 위협 요소가 된 이유이다. 이는 오염원과 기후변화가 동시에 발생하는 시점에 제기된 문제이기도 하다.

뉴델리 과학환경센터(Center for Science and Environment) 연구원 아비칼 솜반쉬(Avikal Somvanshi)는 “오존에 한 시간만 노출되더라도 건강이 매우 나빠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오존은 자외복사를 흡수하는 높은 대기권에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나 아래 부분인 지구 표면에서는 오존 농도가 높을 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존의 여파를 입증한 데이터는 골고루 기록되지 않았지만, 2022년 발표된 어느 한 연구 논문은 2019년 기준 오존 때문에 사망한 전 세계 인구는 2000년 이후 46% 증가한 40만 명 이상으로 추산했다. 2020년도 세계 대기 실태 보고서(State of Global Air Report 2020)는 지난 10년간 인도의 오존 관련 사망 건수 증가율이 가장 높다고 발표했다.

오존은 호흡기 부위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은 가스가 폭발하면서 기도에 피해를 주고, 소아천식과 같은 폐 질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 카라이칼 지역 임상의 겸 지역사회 의학 전문가인 카티크 바라지(Karthik Balajee)는 기도를 연결하는 머리카락과 같은 형태의 미세한 구조인 섬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바라지 박사는 호흡기가 오존에 노출되면서 호흡기 감염 위험성 노출 수준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또, 오존 흡입 시 폐활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존 장기 노출이 호흡 곤란을 유발하는 만성 기관지염 위험성은 물론이고, 기타 심혈관 질환이나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성을 높일 수도 있다는 연구 논문이 여러 편 발표되기도 했다. 심지어 오존에 단기간 노출되기만 해도 응급실에 실려 갈 수도 있다. 바라지 박사는 “오존 지수가 최고치를 기록하고 1~2일만 지나도 호흡기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가 증가한다”라고 전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델리를 포함한 인도 내 주요 대도사 여러 곳 1년 내내 오존 지수가 증가했다. 특히, 기후변화 때문에 날이 갈수록 보편적인 현상이 된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이면 오존 지수가 유독 상승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대기 중 오존 노출 농도가 10억 분의 50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인도의 대기질 기준은 1년 중 8일 이상, 그리고 이틀 연속으로 WHO의 오존 노출 농도 제한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솜반쉬 연구원 동료의 연구팀은 이미 델리의 오존 농도가 WHO의 제한 수준을 넘어섰으며, 2023년 3월부터 5월까지 87일 동안 델리 주변 지역의 오존 노출 수준이 WHO의 기준을 넘어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게다가 3년 연속 이어진 여름에 오존 노출 수준 측정 결과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2023년 오존 노출 농도가 기준치를 넘어선 날이 1년 전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오존 노출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솜반쉬 연구원은 “인도의 오존 노출 수준은 WHO의 표준에 가까워진 적도 없다”라고 말했다.

인도의 오존 농도가 심각한 부분적인 이유로 오존과 다른 대기 오염원의 복잡한 관계를 지목할 수 있다. 오존 형성 과정은 순환 반응에 해당한다. 즉, 여러 대기 오염원 사이 반응이 생성된 후 오존이 질소 산화물 등 대기 중 오염원과 다시 반응할 때 산소로 변화된다는 의미이다. 만약, 오존 형성 후 대기 중 오염원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오랫동안 존재할 수 있다. 인도에서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시행해, 교통이 전면 중단되면서 오존 수치가 급상승한 이유이다. 산소로 전환되어야 할 대기중 오염원이 생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루티언스 델리와 같은 친환경 지역에서 오존이 측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공기는 깨끗하지만, 오존을 제거하는 반응이 없었던 탓이다.

미립자로 구성된 오염원 통제는 비교적 쉽다. 교통수단과 이동식 화전 농업 등 오염원 출처를 규제하기만 하면 된다. 반면, 오존 수치를 낮추는 일은 더 어렵다. 리즈대학교 대기 구성요소 전문 교수인 스티브 아놀드(Steve Arnold) 교수는 “오존이 오염원에 보이는 반응이나 오존 방출 변화는 환경적 요소에 따라 다양하다”라고 말했다. 오존 수치를 낮추려 할 때 대기 중 다양한 오염원의 정확한 선구물질 기체 혼합 물질에 의존해야 한다.

선구물질 기체를 줄이는 것은 오존 형성을 줄일 방법 중 하나이다. 그러나 선구물질 기체를 과도하게 줄이면, 이미 존재하는 오존을 상쇄할 방법이 없다. 아놀드 교수는 중국이 지난 수십 년 동안 PM2.5 수치를 줄였으나 오존 문제가 악화되는 등 오존을 상쇄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솜반쉬 연구원은 “오존 수치를 줄이기 위한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현재 인도는 미립자를 줄이는 데 집중한다. 이는 더 큰 문제이기도 하다. 아놀드 교수는 매년 인도 내 사망자 90만 명의 사인이 PM2.5와 관련이 있으며, 37만 4,000명의 사인은 오존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놀드 교수는 앞으로 오존을 더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놀드 교수는 앞으로 수년간 인도의 오존 오염 상황을 예측한 모델을 생성했다. 그는 “2050년이면, 미립자가 원인이 된 건강 문제와 오존 오염이 문제가 된 건강 문제가 훨씬 더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아놀드 교수 연구팀은 그 이유 중 하나로 미래 오염원 통제 정책이 오존보다 미립자 완화 측면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둘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놀드 교수의 연구는 오존 방출량 변화가 없다면, 2050년 기준 인도의 오존 노출이 원인이 돼 예상 수명보다 일찍 죽음을 맞이하는 인구가 연간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엄격한 오염 통제 정책을 시행하더라도 오존 노출이 원인이 된 조기 사망자 수는 2015년보다 두 배 더 많은 79만 1,000명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오존은 다른 국가에서도 문제가 되지만, 인도는 심각한 대기질 상황과 갈수록 폭염이 보편적인 상황이 되는 탓에 오존 위협이 유독 치명적이다. 아놀드 교수는 인도 진화 상황도 우려스럽다고 지적한다. 인도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인구 고령화 현상을 겪게 될 것이다. 즉, 오존 노출 인구는 물론이고, 오존 노출에 유독 취약한 인구도 증가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오존이 인간의 건강만 해치는 것이 아니다. 바나라스힌두대학교 식물학부 교수 마드후리카 아그라왈(Madhoolika Agrawal)은 오존은 식물 수확량이 급격히 감소하는 탓에 식량 안보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오존은 식물 잎사귀에 작은 구멍을 남긴 뒤 산화 과정으로 세포를 죽인다. 이후 잎은 노랗게 시들고, 식물은 광합성을 하지 못한다. 인도의 밀 작물 재배 상황도 오존 위협에 유독 취약하다. 인도는 밀 주요 생산국이자 수출량 1위 국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러 연구를 통해 인도는 매년 오존 때문에 수백만 톤 상당의 밀과 쌀 생산량 손실을 기록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로 2021년 발표된 어느 한 연구 논문은 오존이 인도의 모든 주요 작물 수확량과 씨앗 품질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했다. 해당 논문을 작성한 연구팀은 “현행 정책으로는 오존이 원인이 된 작물 손실량을 줄이기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솜반쉬 연구원은 “현재 인도가 오존 문제를 해결하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도 중앙 오염통제위원회(Central Pollution Control Board)의 유해 가스 모니터링 방식에는 결함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중앙 오염통제위원회가 정한 오존 오염 측정 수치 상한 기준은 1입방미터당 200마이크로그램으로, 이를 초과할 때 오존 수치 측정 소프트웨어가 데이터 시트의 빈 셀에 기록을 남기기만 한다. 솜바쉬 연구원은 최대 100℉(약 37.7 ℃)까지 측정할 수 있는 체온계로 누군가의 체온을 측정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하며, 이를 재앙이라고 언급했다. 오존은 국지적 오염 물질이기 때문이다. 솜반쉬 연구원은 “같은 도시 안이라도 오존 수치 편차가 크며, 평균치를 추산하면 항상 기준치 이하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중앙 오염통제위원회는 와이어드의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오존 수치 관측소 60여 곳이 있는 델리와 위성도시 곳의 오존 모니터링 기반 시설은 강력한 편이다. 그러나 200곳이 넘는 인도 대도시는 오존 모니터링을 전혀 시행하지 않는다. 나머지 지역에는 오존 관측소 1~2곳만 있다. 그러나 솜반쉬 연구원의 지적에 따르면, 오존의 국지적인 특성 때문에 기본적으로 무용지물이다.

솜반쉬 연구원은 오존 모니터링의 지역 편차를 빠르게 완화할 방법으로 지역 오존 경보 발령을 언급했다. 미국에서는 오존 오염 수준이 높을 때 주민들에게 휘발유나 디젤이 증발하여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형성하여 오존 형성 수준이 증가할 수 있어, 날씨가 맑을 때 자동차에 연료를 주유하러 가지 말라고 경고하는 건강 주의보를 발령한다. 인도도 비슷한 조처를 할 수 있다. 솜반쉬 연구원은 공장을 저녁이나 야간에 가동하도록 지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밤에는 햇빛이 없기 때문에 방출되는 질소 산화물이 오존으로 전환되지 않을 것이다. 아놀드 교수는 선구물질 기체를 줄일 방법을 정부 차원의 대도시 내 모터 차량 방출량 제한 정책 독려를 언급했다.

아그라왈 교수는 식량 안보 위협과 관련, 농부가 오존 위험성에 덜 취약한 작물 품종 재배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일부 식물은 회복력이 있으며, 교배를 통해 오존 영향이 적은 작물을 얻을 수도 있다. 또 다른 해결책으로 몬순과 같이 오존 농도가 낮은 시기에 작물을 심는 것을 제시할 수 있다. 다만, 이는 모든 식물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결과적으로 아놀드 교수는 인도 정부가 배출량 감축의 잠재적 결과를 이해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고, 중국의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놀드 교수는 “모델 형성 방식을 통해 배출량 통제 정책의 반응 예측을 시도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오존 오염을 더는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Heat Waves Are Unleashing a Deadly but Overlooked Pollut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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