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애플, 생성형 AI 혁신 지웠다
상태바
애플, 생성형 AI 혁신 지웠다
애플은 MR 헤드셋 ‘비전 프로’와 AI 기반 기능을 여럿 공개했다. 그러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적극적으로 환영한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대거 무시했다.
By KHARI JOHNSON, WIRED US

전 세계 수천만 명의 예측과 보도 내용이 수년간 쏟아진 끝에 애플 비전 프로(Vision Pro)가 2023년도 WWDC 현장에서 베일을 벗었다. 애플은 비전 프로 공개와 함께 앱과 게임, 영화, 업무 공간의 몰입감을 약속했다. 20대가 넘는 카메라와 센서, 마이크, 프로세싱 칩 2종, 주머니에 휴대할 수 있는 외부 배터리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로 가득하다. 그러나 지금 당장 모두가 주목하는 기술인 생성형 인공지능(AI)이라는 요소는 간과한 듯하다.

2022년 11월,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간단한 명령어로 텍스트와 이미지를 생성하는 생성형 AI 기술 규제 촉구와 인류의 존립 위협 우려를 촉발한 데다가 할리우드 작가 노동조합의 파업 진행 상황에 영향을 미쳤다. 또, 다수 테크 업계 대기업이 AI 채택 속도를 높인 것과 달리 애플은 AI 채택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애플은 WWDC 현장에서 뉴럴 엔진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가동하는 새로운 기능을 여럿 공개했다. 음성 메일의 처음 몇 단어를 실시간 자막으로 작성해 통화 수신 여부를 판단하도록 돕는 통화 화면 기능이 그 대표적인 기능이다. 그러나 2시간 동안 이어진 WWDC 기조연설 현장에서 생성형 AI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생성형 AI와 가까운 유일한 기능은 iOS 17 업데이트와 함께 추가된 아이폰 키보드 작성 시 입력한 내용의 다음으로 작성할 단어를 제시하는 기능이다.

WWDC 이전 애플의 생성형 모델 지원 미래를 둘러싼 추측이 계속 제기되었다. 특히, 애플이 생성형 AI 관련 일자리 공고를 여러 건 게재한 사실과 애플 최대 경쟁사의 주요 발표 소식 이후 애플의 생성형 모델 관련 추측이 활발하게 제기되었다.
 
[사진=Apple]
[사진=Apple]

WWDC에서는 생성형 AI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WWDC 개최 한 달 전, 구글이 대화형 AI 챗봇 바드를 검색 기능과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어도비 파이어플라이(Adobe Firefly) 통합을 포함한 워크스페이스 제품군에 생성형 AI 툴을 추가했다. 또, WWDC 2주 전,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챗GPT와 GPT-4를 각각 빙과 클라우드에 추가했다.

생성형 AI를 기업 제품에 활용하는 여러 스타트업에 투자한 투자 기업 퍼스트마크 캐피털(FirstMark Capital) 투자자 매트 터크(Matt Turck)는 생성형 AI 논의 부재가 애플의 능숙한 마케팅 선택 사항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AI 기반 기능이 발표되었으나 생성형 AI를 언급하지 않은 덕분에 비전 프로에 더 주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터크는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다른 기업보다 생성형 AI 부문에서 더 뒤처진다는 현실 때문에 경쟁사를 따라잡으려는 대다수 기업과 달리 자체 AI 경쟁을 펼치는 기업이라는 위치를 선택한 현명한 모습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음성 비서 시리의 대화 참여도가 상승한 듯한 느낌을 주거나 애플 페이지가 구글 문서,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의 자동 제안 기능과 경쟁하도록 돕는 등 의미 있는 방식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다. 이미지 생성 AI 툴은 메타버스 제작 속도를 높일 수도 있다.

2022년, 오픈AI의 텍스트 기반 이미지 생성 모델 DALL-E 2의 목표 기반 잠재적 악용 탐색 작업을 위한 게임과 AI 윤리 경험을 지원한 AI 전문가 미카엘라 만테그나(Micaela Mantegna)는 애플이 매우 복잡하면서도 특수한 생성형 AI 경쟁에 뛰어드는 대신 고사양 하드웨어 전달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분석했다. 만테그나는 와이어드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애플이 비전 프로 헤드셋을 공간 컴퓨팅 기기로 지칭한 것과 애플은 메타의 실망스러운 성과 때문에 오명을 얻은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지양한다는 팀 쿡의 발언 모두 하드웨어에 초점을 맞춘 이유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또한, 메타버스와 같이 몰입감이 넘치는 환경의 생성형 모델은 애플이 소비자가 선호하는 바를 학습하도록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디지털 트윈이 가상 환경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다면, 언젠가 생성형 AI는 사용자가 옆에서 보는 것을 바꾸고 수익화를 위해 경험을 개인 맞춤으로 제공하게 될 것이다. 2023년 5월, 메타는 광고용 생성형 AI 테스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만테그나는 애플이 사용자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우선시한다는 명성을 쌓았다고 언급한다. 2023년 WWDC 현장에서 마이클 락웰(Mike Rockwell) 애플 부사장은 비전 프로에서 실행되는 앱과 웹사이트 모두 기기를 VR 앱의 메커니즘 지목 수단으로 사용할 때, 사용자의 눈동자 움직임 추적 데이터에는 접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프라이버시 옹호 세력은 AR, VR 헤드셋으로 수집하는 개인 데이터가 넘쳐나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른 무엇보다도 더 크게 의존하는 단 한 가지 요소는 AR 헤드셋 주요 판매사의 형편없는 명성일 것이다. 2021년 12월,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소비자의 페이스북 신뢰도가 대다수 테크 기업보다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린덴우드대학교 부교수 제레미아 라티칸(Jeremiah Ratican)은 애플이 WWDC에서 생성형 AI를 일절 언급하지 않은 사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제품에 챗GPT를 재빨리 채택한 사실을 고려했을 때 놀라운 일이라고 본다. 라티칸 부교수는 언리얼 같은 비현실적인 게임 엔진을 이미지 생성 AI와 결합해 메타버스 환경을 생성하는 것을 주제로 한 논문의 제1 저자이기도 하다. 라티칸 부교수는 시리가 처음 AI 어시스턴트에 널리 적용된 사실을 생각하면, 애플이 생성형 AI를 강조하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고 본다.

라티칸 부교수는 와이어드에 보낸 메일을 통해 “애플이 챗GPT의 신속한 채택에 준비되지 않아 AR 기술 투자를 대신 택했을 수도 있다. 최신 헤드셋이 애플의 기존 기기와 같은 특성이 있다는 사실이 발견된다면, 현명한 전략임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pple Ghosts the Generative AI Revolution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