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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연구, ‘폐경기’ 통해 얻을 수 있는 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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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연구, ‘폐경기’ 통해 얻을 수 있는 바는?
여성의 폐경기 연령은 수명과 관련되었다. 그 이유를 이해해야 노화의 비밀을 밝힐 수 있다.
By JOÃO MEDEIROS, WIRED UK

동물의 왕국에서 난소의 활동이 중단되는 폐경기를 겪는 동물은 단 5개 종이다. 폐경기를 겪는 생물 중 4개 종인 범고래와 들쇠고래, 벨루가, 일각고래는 물속에서 생활한다. 폐경기를 겪는 다섯 번째 동물은 바로 인간이다. 샌프란시스코 벅 연구소(Buck Institute) 생식기 노화 연구원인 제니퍼 개리슨(Jennifer Garrison) 연구원은 “폐경기를 겪는 동물 종을 살펴본 뒤 과학자의 관점에서 폐경기가 생물학적으로 필수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과정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폐경기는 여전히 과학적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그 예시로 남성 생식기 노화 단계는 다른 신체 부위 노화와 같은 속도로 진행되지만, 여성의 생식기 노화는 신체 다른 부위와 진화 속도가 다르다. 보통 여성의 난소 노화는 다른 신체 부위보다 평균 2.5배 더 빠르다. 이와 관련, 개리슨 연구원은 “여성의 대다수 신체 체계가 최고 수준에 이른 30대 초반이 되면, 난소는 이미 노화 조짐을 보인다는 뜻이다. 실제로 의학계에서는 30대 초반이면 난소의 노화 조짐이 보이는 이들을 노인이라고 본다. 30대 초반인 이를 지칭하기 적합한 표현이다”라고 전했다.

물론, 남성과 여성의 생식 체계는 매우 다르다. 남성은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매일 정자 수백만 개를 생성하지만, 여성은 난소에서 난자 600~700만 개를 가진 채로 태어난다. 여성이 가지고 태어난 난자 수는 평생 가질 수 있는 모든 난자이기도 하다. 개리슨 연구원은 “남성과 여성의 생식 체계 차이가 의미하는 바는 1970년대 말에 태어나더라도 가지고 태어난 난자는 1956년, 어머니의 자궁에서 형성된 것이라는 의미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폐경기는 생식 능력 이외에도 여성의 전반적인 건강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개리슨 연구원은 “폐경 후 여성의 심혈관계 질환 발병 위험성이 4배 더 높아진다. 골다공증과 인지 능력 저하, 관절염, 자가 면역 질환 발병 위험성 모두 높아진다”라고 덧붙였다.

여성의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5년 더 길지만, 생식기 노화 속도가 빨라진다면 악화된 건강 상태로 살아가는 시간이 더 길어지기도 한다. 개리슨 연구원은 “여성의 폐경기 연령은 전체 수명과 관련이 있다. 폐경기와 수명 간 상관관계 원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폐경기와 전체 수명이 관련성이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밝혀낸다면, 단순히 여성 건강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인간의 노화 과정의 난제를 풀어내는 데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개리슨 연구원은 “난소는 노화의 조기 위험 지표와 같은 존재이다. 난소 노화를 견인하는 요소를 이해한다면, 나머지 신체 부위의 노화를 이해할 단서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개리슨 연구원을 포함한 생식기 노화 연구원에게는 생물학계에 내재한 복잡함과는 관련성이 없는 장벽이 남아있다. 그 예시로 2018년, 미국 최대 규모 생물학 연구 자금 지원 기관인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의 전체 예산 270억 달러 중 여성 건강 연구에 할당된 금액은 단 15%이다. 게다가 여성 건강 연구에 할당된 예산 중 여성 생식기 노화 연구에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비용은 0.1%도 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개리슨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예산 수치 계산 오류가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생식기 노화 연구 비용 부재에 더해진 조직화된 편견은 생물학 및 의학 연구계에 여전히 악영향을 미친다. 개리슨 연구원은 2016년,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이 수컷과 함께 암컷도 포함한 동물 실험 임상 연구 진행을 의무화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남성의 신체가 생물학적 기본 요소가 되었다. 즉, 기본적으로 100년 이상 쌓인 임상 전 단계 데이터가 남성만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면서 남성 신체 연구 관련 데이터만 수집했다는 의미이다”라고 지적했다.

남성 신체 연구 데이터만 수집해 온 것이 이미 심각한 결과로 이어졌다. 미국 식품의약청(FDA) 여성 건강 사무소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사라진 의약품 80%는 여성에게 역효과가 발견된 탓에 판매 중단이 되었다. 이에, 개리슨 연구원은 여성이 복용할 때 역효과가 발생할 위험성을 시정하려 수년 전 ‘생식기 장수 및 평등 글로벌 컨소시엄(Global Consortium for Reproductive Longevity and Equality)’을 공동 설립하여 생식기 노화와 과학 연구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개리슨 연구원은 “컨소시엄의 목표는 연구실에서 생식기 노화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여성의 신체 건강을 위해 전달하는 과정이 수월하면서도 더 빨리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at Aging Research Can Learn From Menopa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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