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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유니콘 기업 ‘레볼루트’, 플랜 B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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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유니콘 기업 ‘레볼루트’, 플랜 B 필요
레볼루트는 결제 서비스와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넘어선 영역에서도 영국 은행 라이선스를 받고자 한다. 그러나 규제 당국이 협조하지 않는다.
By JOEL KHALILI, WIRED UK

2023년은 영국 최대 핀테크 기업 레볼루트(Revolut)가 대대적인 승리를 선언할 것으로 예측된 해였다. 레볼루트는 2023년 3월, 최초로 1년간 수익을 창출한 사실을 자축했다. 레볼루트는 핀테크 부문의 다른 기업이 전체적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한 가운데 전년도 대비 매출이 3배 상승했으며, 빠른 속도로 직원을 계속 채용했다.

2023년은 레볼루트가 영국 뱅킹 라이선스 획득을 기대한 해이기도 하다. 레볼루트는 2015년도에 선불카드 사업을 시작한 뒤 고객 2,500만 명을 모으고, 암호화폐 거래부터 해외 송금 서비스까지 다양한 사업 영역에 진출했다. 현재 레볼루트의 시가총액은 330억 달러이다. 영국 뱅킹 라이선스를 얻게 된다면, 보장성 예금과 담보, 신용카드 등 수익성이 뛰어난 대출 상품으로 서비스 제공 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진짜 은행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 레볼루트가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못할 조짐이 보였다. 5월 18일(현지 시각), 텔레그래프는 잉글랜드은행이 레볼루트의 라이선스 신청 거절을 준비하면서 2년 이상 이어온 과정의 달갑지 않은 결말이 이어질 가능성을 보도했다.

와이어드의 의견 공개 요청을 거부한 잉글랜드 은행은 레볼루트의 라이선스와 관련하여 어떠한 공식 결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복수 은행 기관의 경험이 많은 이사이자 여러 감사 위원회 의장으로 활동하는 스티픈 킹슬리(Stephen Kingsley)는 뱅킹 라이선스 거부는 레볼루트의 영국 및 해외 성장 전망에 피해를 줄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킹슬리가 말한 바와 같이 결과적으로 라이선스 거부 결정이 발표된다면, 이는 레볼루트가 기록한 매력적이지 않은 자체 목표의 결과가 될 확률이 높다. 코로나19와 현재 드러난 은행 부문의 병폐라는 배경에 맞서 레볼루트의 뱅킹 라이선스 신청은 사무적인 지연과 추가 검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킹슬리는 뱅킹 라이선스 거부 후 레볼루트가 받는 타격은 자초한 일이라고 말한다.
 
[사진=Revolut]
[사진=Revolut]

레볼루트는 감사 기관 BDO가 평가한 최신 재무 상태 때문에 비판받았다. 감사일 기준 5개월이 지난 2023년 3월 1일(현지 시각), 감사 보고서가 전달되자 BDO는 레볼루트의 IT 관행의 단점을 설명했다. 보고서가 설명한 내용은 레볼루트가 세 차례 이어진 분기 동안 기록한 매출 4,769만 파운드(5,916만 달러)를 전체 만족도로 검증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킹슬리는 감사 결과가 이상적인 결과와는 거리가 멀지만, 감사 품질이나 보고 지연 자체가 뱅킹 라이선스 신청 거부 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레볼루트 측이 보고서에 보인 반응은 규제 당국의 의구심을 불러일으켰을 수도 있다. 킹슬리는 레볼루트가 자사 법무법인 측에 감사 보고서에 맞설 수 있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보고서 결과와는 다른 설명을 하도록 지시한 것이 실수라고 지적한다. 이는 잉글랜드은행이 감독 부재라고 해석했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킹슬리는 “유례없는 문제이다. 문제는 레볼루트가 감사 보고서 내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레볼루트는 감사 보고서 내용에 분노했다. 또, 보고서 내용을 전문적인 관찰보다는 모욕이라고 받아들였다”라고 설명했다.

핀테크 전문 벤처 캐피털 기업 아웃워드 VC(Outward VC) 공동 대표 데빈 콜리(Devin Kohli)는 감사 보고서와 관련하여 레볼루트의 기관 및 자본 구조와 관련하여 추가로 의구심을 제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콜리 대표는 2023년 초반부터 최고 재무 책임자와 최고 운영 책임자, 연국 뱅킹 대표를 포함한 레볼루트 임원 여러 명이 떠난 사실이 레볼루트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잉글랜드은행이 임원의 연속 사임을 우수한 매출 기록 원인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콜리 대표는 “연장된 시기에 임원직을 유지할 수 없는 이유와 관련하여 제기된 의문 사항도 있다”라고 언급했다.

영국 경제 전문 언론사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와 별도로 규제 당국이 레볼루트의 수직적 주식 보유 구조를 문제 삼았다. 보도에 따르면, 레볼루트는 수직적 주식 보유 구조를 완만하게 변경하는 것을 라이선스 승인 조건으로 요구받았다. 최대 주주인 일본 대기업 소프트뱅크(SoftBank)의 비전 펀드 2(Vision Fund 2)는 배당금이 발생할 때나 유동성이 발생할 때나 언제든지 주주 명단에서 최우선 순위를 차지하는 이른바 우선주를 보유했다. 잉글랜드은행은 모든 주주를 똑같이 대우하는 것을 원한다. 그러나 콜리 대표는 소프트뱅크가 우선순위 몰수 상황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일은 간단하지도 않고, 비용 부담도 클 것이라고 말한다. 콜리 대표는 “어느 한 기업의 최대 주주라면, 우선순위가 사라지는 상황을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는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레볼루트는 BDO의 감사 반응과 현재 주주와 진행 중인 협상 관련 의견 공개 요청을 거부했다. 다만, 이전에 BDO의 감사 보고서로 드러난 문제가 보고서 공개 후 해결되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한 바와 같이 레볼루트는 자사 회계 관행과 IT 시스템 관련 우려를 떨치고자 2022년 재무 정보 조기 공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콜리 대표는 뱅킹 라이선스 신청은 단순히 준수해야 하는 규정이 아니라 이미지와 기업에 대한 인상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BDO가 레볼루트의 상태를 양호하게 평가한 보고서를 발행하는 것만으로는 라이선스를 획득하기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콜리 대표는 “양과 질 모두 중요하다. 질적인 측면은 규제 당국이 갈수록 집중적으로 다루는 기업 문화와 투명성이다. 단순히 기업 실적 수치만 적용하여 라이선스 승인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레볼루트의 자사 사업 모델 쇄신 시도에는 위험성이 있다. 레볼루트는 수수료만으로 매출을 기록하는 송금 서비스 제공 기업에서 예금주가 부담하는 이자와 대출 서비스로 받는 이자 사이에 걸쳐 매출을 기록하는 완벽한 성숙도를 갖춘 은행 기관으로 전환하려 한다. 이자가 서서히 2008년 이후 유례없는 수준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담보 및 기타 대출 상환은 민간 은행 기관의 중대한 매출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 레볼루트는 뱅킹 라이선스와 함께 대출 서비스르를 제공할 수 있는 광범위한 고객 기반을 보유했다.

중국에서 대대적인 사용자층을 확보한 위챗의 성공을 반복하고자 하는 레볼루트의 앱 하나로 금전 관련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비전도 의문 대상이 되었다. 레볼루트의 목표는 통화 및 저축 계좌부터 담보, 신용, 거래 및 결제 서비스까지 모든 금융 서비스를 단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공급하고자 한다. 하지만 대출 능력이 없다면, 레볼루트의 비전은 약해진다.

레볼루트의 뱅킹 라이선스 거부 여파는 레볼루트 기업 바깥에서 다른 영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 영국 뱅킹 라이선스 승인은 미국과 호주 등 다른 주요 시장에 재빨리 진입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과거, HSBC를 포함한 여러 은행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경제학자 프란시스 코포라(Frances Coppola)는 영국 내 라이선스 공식 거부 시 다른 규제 당국의 요구도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코포라는 이와 관련, “레볼루트의 자유로운 사업 서비스 제공을 막을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여러 정부 부처 장관 사이에서 핀테크 중심지라는 영국의 지위 보존 압박에 따라 잉글랜드은행의 라이선스 발급 거부 시 레볼루트가 본사 이전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과도한 우려가 제기되었다는 소문도 존재했다. 그러나 코포라와 콜리 대표 모두 영국 고객 기반 규모와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장벽을 직면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본사 이전이라는 급진적인 단계가 발생할 확률이 낮다고 본다. 코포라는 레볼루트가 영국 규제 당국보다 다른 규제 당국의 요구에 따르기 쉽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언급했다.

레볼루트는 리투아니아은행이 발급한 라이선스에 따라 유럽연합에서 은행을 운영할 수 있다. 현재 레볼루트는 유럽연합 회원국 28개국에서 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레볼루트는 자사 최대 시장인 영국에서 라이선스 신청 승인을 받지 못한다면, 일종의 정체성 위기를 직면하게 될 것이다. 레볼루트는 자사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 새로운 사업 조건을 모색해야 한다.

코포라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결과 중 하나로 레볼루트가 새로운 뱅킹과 유사한 서비스를 추진하여 라이선스 거부로 놓치게 된 매출 달성 기회를 상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는 단순한 거래 및 결제를 넘어서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나 라이선스를 요구하려 하기만 하는 법적으로 모호한 영역을 점유한 다른 서비스로 더 깊이 발을 들이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다.

콜리 대표도 코포라의 전망에 동의한다. 콜리 대표는 레볼루트가 달성하고자 하는 바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규제 관점에서 제한 사항이 있다면, 기존 전자화폐 라이선스와 관련된 영역 안에서 다른 방법을 찾아 모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 하나의 앱을 제공할 방법을 자체적으로 다룰 것이다. 레볼루트는 와이어드의 의견 공개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규제 당국의 입맛을 맞추는 것이 레볼루트의 당면 과제가 될 것이다. 콜리 대표는 “순식간에 이루어질 것이다. 누군가가 레볼루트에 합류하기 전 규제 당국은 레볼루트의 목표 달성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Fintech Unicorn Revolut Needs a Plan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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