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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서 부유한 삶 누리던 ‘중국 벤처 자본가’, 좋은 시절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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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서 부유한 삶 누리던 ‘중국 벤처 자본가’, 좋은 시절은 갔다
미국이 중국 테크 부문을 규제하기 전 중국 투자자는 캘리포니아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하면서 마제라티를 몰고 미슐랭 스타를 받은 음식점을 찾는 등 호화스러운 생활을 즐겼다.
By TRACY WEN LIU, WIRED UK

마이클(Michael)은 전자 기기 분야에서 부를 축적하고, 대학 졸업 직후 가전제품 기업 운영을 시작했다. 마이클은 21세기 초반, 천문학적인 성장률을 기록한 중국 경제에 힘입어 자신이 운영하던 기업을 중국 테크 업계 대기업 중 한 곳에 매각했다. 2011년 말, 마이클은 미국 이민 길에 올랐다. 중국의 거대한 사막 모래 폭풍으로 자녀의 건강이 나빠진 것이 미국행의 부분적인 원인이 되었다. 마이클이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지역에 정착하자마자 부동산, 광산 채굴, IT 업계 등에서 부를 축적한 투자자와 중국의 부유한 기업가만 모인 클럽에 초대됐다.

그 후 몇 년간 예상치 못한 일이 갑작스레 발생했다. 중국에 살던 친구 여러 명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대부분 마이클에게 실리콘밸리 관계자와의 연결을 요청했다. 마이클은 거의 매달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 스타트업과 벤처 자본가를 소개시켜 주었다. 이후 중국으로 귀국해, 익명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취재에 응한 마이클은 “누구나 기업에 투자할 돈이 많은 듯했다. 대부분 투자 거래와 투자 각서 서명 경쟁을 펼쳤다. 서서히 움직인다면, 막대한 부를 손에 넣을 기회를 잃을까 두려워하는 듯했다”라고 말했다.

물론, 투자자와 부유층 기업가 사이에서는 각종 파티가 열렸다. 보트 파티부터 펜트하우스 파티, LA 포시즌스 호텔 스위트룸 파티와 미슐랭 선정 음식점에서 열리는 고급 일식 만찬 등 각종 파티가 열렸다. 팔로 알토에서 열린 호화 주택 파티에는 고급 와인과 담배, 미식 등이 풍부하게 제공되었다. 단독 컨트리 클럽에서는 골프 라운드가 열렸다. 마이클은 각종 투자자 유치 경쟁과 투자금 조달 이벤트, 로드쇼, 업계 컨퍼런스 등에 초청되었다. 마이클은 파티에 참석하는 다른 이들이 모두 롤스로이스, 벤틀리, 마이바흐 등 고가 차량을 몰기 때문에 마제라티를 구매했다. 마이클은 “당시 수천만 달러를 벌어들인 이들의 이야기와 여러 차례 투자금 조달 라운드를 진행한 이들의 이야기, 주식 상장에 성공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들렸다. 손쉽게 큰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에 젖었다”라고 밝혔다.

2010년 말은 미국 내 중국 투자자가 호황을 누리던 시기였다. 미중 관계는 비교적 우호적이었으며, 양국의 테크 부문은 꾸준히 상대국의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모색했다. 대부분 중국 정부와 관련된 중국 벤처 투자자는 미국 스타트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미국 기업은 중국의 여러 대도시를 순방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상황이 중단되었다. 미국 정부가 중국과 관련된 모든 기술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중국 기술 통제 강화는 물론이고, 중국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금지를 위협했다. 또한, 미국 기업은 중국 투자를 받는 것에 초조해하기 시작했다. 중국도 자본과 인재의 미국 유입을 통제했다. 다수 중국 벤처 자본가는 지금도 미국에서 일하고자 자본을 투자하고자 한다. 하지만 중국 투자자의 미국 투자 호황기는 끝났다.

2010년 말, 중국 자본과 미국 테크 부문 간의 호혜적 관계의 징조 중 하나는 미국 시장에서 사업을 운영하던 중국 주 단위 기업의 수를 언급할 수 있다. 그중 한 곳으로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본거지를 둔 ZGC 이노베이션 센터(ZGC Innovation Center)를 언급할 수 있다. 건물 면적 약 7,000 제곱미터에 스타트업을 위한 개방 업무 공간과 회의실, 행사 개최를 위한 멀티미디어 센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6년 5월, 인큐베이터이자 액셀러레이터로 문을 연 ZGC 이노베이션 센터는 창업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자본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미국 기술과 인재가 중국으로 향하도록 작업했다. ZGC 이노베이션 센터의 공식 웹사이트에는 센터의 미션이 “중국판 실리콘밸리인 ‘중관춘(Zhongguancun)’ 자본의 해외 진출, 해외의 첨단 기술 및 인재 유입 지원”이라고 명시되었다.

ZGC 이노베이션 센터는 베이징 정부 소유 운영 및 관리 기업(Operation and Management Company)과 복수 정부 관련 기관의 자금 투자를 받은 ZGC 그룹(ZGC Group)의 지원을 받는다. 로이터는 2018년, 실리콘밸리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벤처 캐피털 기업 20곳 이상이 중국 정부 자금이나 중국 주정부 소유 기관과 관계를 형성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와의 관계는 많은 기업이 매력적이라고 느낀 요소의 일부분이다. 인큐베이터인 실리콘밸리-중국 혁신개발센터(Silicon Valley–China Innovation Development Center) 소장 프랭크 리우(Frank Liu)는 2015년부터 매년 북미 스타트업 대회를 주관해, 우승 기업에 소규모 앤젤 투자 라운드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후 산둥성 정부에 우승 기업의 상세 정보를 보냈다. 산둥성 정부는 상세 정보를 전달받은 기업 중 소수 기업을 선정해, 기업 창립자가 현지 관료를 대상으로 투자 유치 홍보를 할 수 있는 중국 로드쇼에 초청했다. 산둥성 정부는 미국 기업가에게 현대식 호텔과 화려한 저녁 만찬, 관광 투어 등을 제공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중국 시장 진출을 도울 권력을 지닌 정부 관계자와의 만남이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국제 운송 기업 쿠아이지 익스프레스(Kuaizi Express) 창립자 에이미 친(Aimee Chin)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시장에서 잠재력을 설명할 수 있는 미국 스타트업은 투자금 조달이 쉬웠다고 전했다. 친은 “국제 운송 업계는 보통 6개월 만에 투자 거래를 마쳤다. 당시 중국인이 해외로 자본을 유출하는 것에 대한 규제와 제약이 심하지 않았고, 조사 과정도 많지 않았던 덕분이다”라고 회상했다.

미국 기업가는 빠른 움직임을 중국 투자자의 가장 매력적인 특징 중 하나로 언급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이자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인큐베이터 프로그램 책임자인 폴 올랜도(Paul Orlando)는 2017년과 2018년에는 중국 투자자와 주기적으로 접촉했다고 전했다. 올랜도 교수는 “중국 투자자는 미국 투자자와 달랐다. 미국 투자자는 주기적으로 연락해,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와의 관계 형성 기회를 문의했다. 중국 기업가는 메일을 보내거나 관련 부서를 찾았다. 혹은 내 사무실을 직접 찾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리우 소장은 중국 투자자의 주된 동기가 돈을 버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이익도 있었다. 일부 투자자는 투자를 통해 미국에 머무르기 위한 비자 확보 도움을 원했다. 돈을 해외로 이체하는 것을 원하는 투자자도 있었다. 자금의 해외 이체는 중국 정부의 자본 통제 때문에 어려운 일이었다.

경제 연구 기업 로디엄 그룹(Rhodium Group) 데이터 기준, 미국 스타트업에 투자한 중국인이 관리하는 벤처 펀드는 총 가치 45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한 2018년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듬해 급격히 투자가 어려운 상황으로 변했다. 미중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자 많은 이들이 놀랐다. 리우 소장은 “미중 관계 악화는 서서히 발생하지 않았다”라며, “다수 투자자와 기업가가 양국의 관계 변화에 대비하지 못했다”라고 언급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수입품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의 첨단 기술 분야 투자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2018년 11월, 외국인 투자 위험 심사현대화법(Foreign Investment Risk Review Modernization Act, FIRRMA) 시행과 함께 미국 기업 대상 해외 자본 투자 제약이 더해졌다. 2019년 5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 테크 기업 화웨이를 사이버 안보 위협 기관 목록에 추가하면서 미국 기업이 화웨이와 사업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2020년 2월, 규제가 추가돼, 민감 개인 데이터와 일부 부동산 자산, 중대한 기술 및 중대한 기반 시설 투자 검토가 더 엄격해졌다. 코로나19 때문에 중국 로드쇼가 중단됐다. 로디엄 그룹 데이터 분석 결과, 2019년 미국 스타트업에 투자한 중국 벤처 캐피털 투자금은 전년 대비 50% 이상 하락한 22억 7,000만 달러로 추산됐다.

학계의 관계는 더 탄탄해졌다. 하버드대학교, MIT, 카네기멜론대학교 등 미국 최고 명문대가 중국 투자자를 위한 포럼을 개최했다. 그러나 이제 양국의 학계 관계도 새로운 감시 대상이 되었다. 2021년 1월,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연방 사기 혐의로 첸강(Gang Chen) MIT 교수를 체포했다. 이후 기소 사건은 기각되었다.

이 시기에 마이클이 미국을 떠나 중국에 돌아가서는 친구 몇 명이 창업한 스타트업에 합류했다. 마이클은 “당시 중국에 더 많은 기회가 많은 것처럼 보였다. 반면, 미국에서는 사업 운영 시 정치적 문제가 너무 많이 엮였다”라고 전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 기술 부문에 압력을 가하고, 새로운 수출 통제와 투자 제한, 관세 부과 정책을 시행했다. 2022년 10월, 미국 상무부는 미국 기업의 첨단 칩 혹은 슈퍼컴퓨터 기술 수출 금지법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미국인의 중국 테크 기업 투자 제한 합의를 종료함과 동시에 마이크로칩 등 일부 중요 부문의 거래를 금지했다. 미중 갈등에 따른 압박 때문에 차량 공유 서비스 업계 대기업 디디(Didi) 등 일부 중국 테크 기업은 미국 시장 상장이 폐지됐다. 팟캐스트 플랫폼 히말라야(Himalaya)를 포함한 일부 기업은 미국 상장 계획을 자체적으로 철회했다. 미국 국회의원은 중국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SNS 플랫폼 틱톡 금지를 공개적으로 논의 중이다.

미국의 중국 기업 단속은 일부 중국 기업가와 투자자, 연구원 등의 분노를 자극했다. 중국 국책연구소인 중국과 세계화센터(Center for China and Globalization) 연구 펠로 앤디 목(Andy Mok)은 중국 타자자가 지금도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원하지만, 미국 측의 적대적인 태도가 장벽을 형성했다고 말한다.

목 연구원은 “다수 미국인이 서양 언론의 중국을 겨냥한 악의적 보도로 영향을 받은 사실이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말했다.

다수 중국 투자자가 이미 미국을 떠났다. 여전히 미국에 남은 중국 투자자는 관심을 끌지 않으려 한다. 미중 관계가 복잡해지기 시작하자 학계가 미중 양국 관계의 격차를 좁히고, 주기적으로 프로그램과 인큐베이터 정보 교환을 위한 참석자와의 만남을 이어간다. 리우 소장은 “이후 첸강 교수와 같은 학계의 많은 관계자가 FBI의 수사를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 투자자, 중국 정부와의 관계 형성을 우려한다”라고 전했다.

리우 소장의 기업은 유럽과 이스라엘, 일본, 한국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시장으로 바꾸는 추세이다.

올랜도 교수는 이제 중국 투자자의 연락이 거의 끊긴 상태이며, 다수 기업가가 중국 자본을 받는 것에 경계한다고 전했다. 올랜도 교수는 “중국 투자자, 기업과의 관계 형성 시 따를 수 있는 위험성을 고려한다. 틱톡에서 팔로워를 확보하는 데 따른 위험을 고려하는 스타트업이 있듯 많은 창립자가 중국 투자 의존성의 잠재적 위험을 인식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중 관계에 따른 각종 장벽에도 여전히 중국 자본이 미국으로 유입된다. 미국 시장은 미국 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경제의 비승인 부문에서도 기회가 있다. 부유한 중국인 대부분 미국 내 위험성보다 중국 내 위험성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친은 실리콘밸리의 중국 투자자 사이에서 초점이 전환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중국 투자자의 투자 동기는 이전처럼 주식상장이나 미국 기술의 중국 유입이 아니다. 바로 중국 이외 국가로 돈을 송금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친은 “중국 투자자는 언젠가 갑자기 정부 단속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한다”라고 말했다.

자산 정보 기업 뉴월드웰스(New World Wealth) 데이터 기준, 2022년 중국을 떠난 중국 부유층의 수는 2019년 이후 최고치인 약 1만 1,000명을 기록했다.

마이클은 또다시 미국행을 고려하고 있다. 마이클이 합류한 스타트업은 초기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코로나19 시기에 하락세를 기록했다.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과 도시 전체 봉쇄 조치 때문에 개인 생활의 어려움으로 이어졌다. 또, 정부의 테크, 교육, 게임, 암호화폐 산업 제한 때문에 사업 운영을 계속 이어갈 능력을 우려한다. 마이클은 “중국에는 불확실한 상황이 너무 많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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