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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와 함께 AI가 생성한 혼인 서약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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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와 함께 AI가 생성한 혼인 서약서 등장
‘이것’은 진부하기도 하고 새롭기도 하고, 무언가 차용한 것이다. 그리고 챗GPT가 내놓은 것이기도 하다.
By AMANDA HOOVER, WIRED US

결혼식이 가장 많은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일부 예비 신랑, 신부가 한 가지 사소한 문제를 해결하려 인공지능(AI)에 의존한다. 그렇다. 챗GPT가 특별할 것이 없는 혼인 서약서를 시적 표현으로 바꾸거나 결혼 축하를 위해 약간의 농담을 덧붙인다.

AI 챗봇에 의존해 가장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냉담하거나 게으르다고 느낄 수 있다. 더 나아가 탈이상주의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AI 챗봇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는 이들은 챗GPT와 같은 AI 툴이 특별한 날에 따라오는 높은 기대감 때문에 발생하는 혼인 서약서 작성자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간혹 챗GPT로 혼인 서약서와 같은 중요한 글을 작성하는 데 도움을 받는 것이 농담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기대치를 넘어선 문장을 작성할 수 있다. 시애틀에 거주하는 시민인 미셸 알버트(Michelle Albert)는 챗GPT로 혼인 서약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알버트는 챗GPT를 사용하면서 약간 재미있는 표현을 기대했다. 그러나 챗GPT가 작성한 혼인 서약서 내용은 약간 진부했지만, 달콤했다. 챗GPT는 전반적으로 알버트의 신랑에게 지적이면서 달콤하고 아름다운 맹세를 하고, “그 어떤 말로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한다”와 같은 전형적인 표현도 작성했다.

기대 이상으로 유창한 언어 구사 능력을 선보인 챗GPT는 지금도 알버트의 관심을 자극한다. 이에, 알버트는 개인적으로 서약서를 작성할 때도 챗GPT를 찾는다. 알버트는 “챗GPT의 가장 바람직한 사용 사례는 단순한 영감을 얻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알버트는 가족, 친구와 결혼식 규모를 축소해, 몇몇 지인을 결혼식에 초대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과 같은 어려운 대화를 이어가고자 할 때도 아이디어를 얻을 때 챗GPT를 이용했다. 알버트 부부는 5일간의 하와의 신혼여행 계획을 세울 때도 챗GPT를 사용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인기 웨딩 플래닝 웹사이트이자 앱인 조이(Joy)는 챗GPT를 바탕으로 개발한 AI 툴을 보유했다. 혼인 서약서 작성자의 어려움을 해소할 의도로 출시한 툴이다. 드롭다운 메뉴(drop-down menu)를 제공해, 사용자가 연설문과 축사 작성, 감사 인사 초안 작성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혹은 하와이 결혼식을 의미하는 “#MyOhMaui”나 해적 스타일 결혼식 테마를 의미하는 “#SailingToMarriageOnTheHighSeas” 등 독특한 웨딩 해시태그 제작 등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조이 공동 창립자 겸 CEO인 비샬 조시(Vishal Joshi)는 일부 사용자가 처음에는 개인적 감정 표현 목적으로 AI를 사용하는 것을 우려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조시는 “감정적이고 개인적인 감정 표현 요소도 자동화하고자 하는가? 이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사용자가 AI 사용과 관련된 초기 우려를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조시는 2023년 3월, AI 툴 출시 후 AI를 이용한 혼인 서약서와 축사 작성이 사용자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기능이 되었다고 전했다. 그는 AI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결혼식 당일의 감정을 담은 글을 작성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에서 AI 툴 서비스가 많은 사용자에게 적합하다고 본다. 조시는 “감정을 글로 작성하는 일은 인지한 바를 글로 작성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라고 언급했다.

조이는 혼인 서약서, 축사 등을 생성하려 사용자가 커플과 관련된 정보는 물론이고, 처음 만난 방법과 상대방의 부모님과의 만남 등 관계까지 기억할 만한 상세한 정보를 입력하도록 한다. 혼인 서약서 작성 시 조이는 사용자에게 가장 사랑하는 바와 결혼 상대와 관련된 정보를 입력하도록 한다. 그리고 혼인 서약서 전달 방식을 선택한 뒤 AI가 친구가 작성한 듯한 글이나 셰익스피어의 문체, 비관적인 전 연인이 작성한 듯한 글 등 다양한 문체로 글을 완성하도록 지시할 수 있다. 조이의 AI 툴이 작성한 연극 형태로 작성한 혼인 서약서 중 하나는 “우리 앞에 펼쳐진 해변을 거닐며, 당신의 휴식과 즐거움의 가치가 나와 일치하면서도 너무나도 드문 것을 세상에 나누고 싶다”라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챗GPT와 같은 형태의 AI 챗봇이 생성하는 모든 글과 마찬가지로 AI로 작성한 혼인 서약서나 축사에는 사실이 아닌 내용이 포함될 수도 있다. 와이어드가 직접 테스트했을 때 챗GPT가 하객과 가까운 지인 앞에서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개인적이면서도 진실한 내용을 담은 커플의 이야기나 기억을 자세히 작성할 때까지 몇 차례 명령어 작성을 시도하고는 편집해야 했다.

챗GPT 이전에는 신랑과 신부가 혼인 서약서 아이디어와 템플릿 준비 시 구글에 의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AI 챗봇 사용 시 다른 축사나 진부한 메시지가 담긴 축하 카드 구매 동기와 비슷한 최종 결과를 포함하여 대신 사용하기 좋은 간략한 표현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AI 툴의 장점을 활용한다면, 이미 압박이 심한 프로젝트에 새로운 긴장감이 더해질 수도 있다.

평생의 서약을 할 준비가 된 커플도 AI 챗봇 사용의 윤리적 문제에는 반대할 것이다. 커플 중 한쪽은 챗GPT를 이용해 단 몇 분 만에 혼인 서약서를 작성하고, 다른 한쪽은 장시간 공들여 처음부터 직접 작성하여 직접 마음을 울릴 만한 감동적인 글을 완성했다면, 커플의 노력이 불공평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 커플은 챗GPT로 혼인 서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의미 있고, 기억할 만한 서약서 작성이라는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혁신적인 방식이라고 판단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챗GPT는 무수히 많은 표준 연설과 맹세 형태의 글을 포함, 웹에서 수집한 광범위한 텍스트 데이터 훈련을 기반으로 언어 능력을 키운다. 일각에서는 챗GPT가 추천한 글이 너무 자연스럽지 못하거나 형식적일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혼인의 정신적 특성은 AI로 생성한 텍스트를 사용해 다른 이의 축하를 받고, 혼인 서약을 하는 일이 그리 충격적인 일이 아니라는 점을 의미한다. 결혼식 주인공 두 명이 친구, 가족 앞에 서서 무수히 많은 부부가 결혼식장에서 말한 것과 같은 내용을 반복한다면, 그동안 접한 수많은 결혼식 중 하나로만 남게 될 것이다. 사랑과 관계 윤리학을 연구하는 하버드대학교 철학과 교수 퀸 화이트(Quinn White)는 “내가 직접 작성하지 않더라도 내가 직접 말하는 것이 나의 표현으로 만드는 요소이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AI 챗봇이 작성한 혼인 서약서와 연설 내용이 유사하더라도 중요하지 않다. 화이트 교수는 “정신적 맥락에서 똑같은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라고 본다”라는 견해를 전했다.

몇 가지 상투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폭탄 발언과 같은 축사보다 낫다. 바로 기업가 벤 하트(Ben Hart)가 토스트위즈(ToastWiz) 운영을 시장하면서 합리화한 부분이다. 토스트위즈는 사용자가 명령어로 입력한 개인 상세 정보를 기억하고는 GPT-4로 깔끔하고 분명하면서도 개인적인 감정을 반영한 축사를 작성하는 AI 툴이다. 몇 년 전, 하트는 어머니의 결혼식 축사 연설 부탁을 받았다. 하트는 축사 작성을 미루었다. 결국, 결혼식 당일 축사를 위해 마이크를 잡자 머릿속이 하얗게 빈 듯한 느낌이었다. 토스트위즈 1회 사용료 29.99달러를 결제하면, 기억에 남는 독특한 축사 세 가지를 AI 툴로 생성한다.

AI는 결혼식 계획의 사소하지만 상세한 부분에도 도움을 준다. 2023년 여름, 일리노이즈주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브랜든 카지머(Brandon Kazimer)와 젠 메리티(Jen Merlitti)는 시그니처 웨딩 칵테일 제조를 위해 챗GPT의 도움을 받았다. 카지머와 메리티가 리셉션을 위해 구매한 바 패키지는 세트 메뉴로 구성되었다. 메뉴 하나만 추가해도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부부는 핀터레스트(Pinterest)와 칵테일 전문 웹사이트를 검색해 칵테일 제조법을 찾고, 케이터링 업체와 대화했다. 그러나 선택 시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때, 챗GPT가 구세주 역할을 했다. 카지머와 메리티는 확보한 재료와 원하는 칵테일 스타일을 명령어로 입력했다. 챗GPT가 명령어에 따라 칵테일 제조법을 완벽하게 알려주었다. 챗GPT는 메리티에게 딸기와 바질 보드카 스프리처를, 카지머에게는 진, 드라이 버몬트, 올리브 소금물, 신선한 레몬주스, 셀러리, 비터, 박제 그린 올리브 1개, 레몬 껍질로 구성된 'GPT 마티니'라는 음료를 제안했다. 카지머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을 때, 챗GPT가 추천한 것 중 그 어떤 것도 직접 떠올리지 못했다. 결국, AI를 사용했을 때는 5분 만에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카지머와 메리티는 챗GPT로 혼인 서약서를 작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압박이 심한 상황에는 챗GPT에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긴 웨딩 플랜 목록과 직접 제작한 음료 몇 개를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카지머와 메리티 모두 챗GPT를 이용하는 것 자체가 낭만이 없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Here Comes the Bride, With AI-Generated Wedding V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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