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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구독료’와 함께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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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구독료’와 함께 등장한다
BMW를 비롯한 다수 차량 제조사가 온열 좌석 기능을 포함한 신차의 새로운 기능을 두고 매달 구독료를 청구하는 관행으로 비판받았다. 이제 차량 기능 구독료 청구 전략이 중고차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By AARIAN MARSHALL, WIRED US

다수 언론 보도 내용은 종종 시청자의 분노를 자극한다. 그러나 2022년 여름, BMW와 관련한 소식을 다룬 복수 언론 보도 내용을 접한 많은 소비자가 실제로 크게 분노하였다. 해당 보도 내용은 BMW가 자사 차량의 일부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판매할 방법을 설명한 보도 내용이다. BMW가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는 기능 중에는 한국 시장에 월 18달러를 청구하면서 제공할 기능이자 많은 운전자가 기본 기능으로 사용하는 것에 익숙했던 온열 좌석 기능이 포함되었다.

BMW의 구독 서비스 제공 계획이 보도된 후 각종 구독 서비스에 질린 소비자가 보인 반응은 분노였다. 스포티파이, 넷플릭스, 면도기, 커피까지 모든 것이 월 단위 구독료 청구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온열 좌석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계획은 세계 자본주의인 가성비의 핵심이 무너졌음을 제시한다. 자동차 제조사가 독일 외 다른 곳에서 버튼을 눌러 가동할 수 있는 온풍 기능을 제공하거나 제외한다면, 무언가를 소유한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결국, BMW 북미 지사가 조만간 차량과 함께 차량의 여러 기능 영구 소유를 위한 사전 구매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하였다. 또한, ‘유연성’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대시캠, 원격 시동 기능 등 차량의 여러 기능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옹호했다. 소비자의 분노가 들끓어 오르는 동시에 이전의 분노가 어느 정도 잠잠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BMW의 온열 좌석 구독 서비스가 촉발한 분쟁은 여러모로 보았을 때, 업계 전반의 대대적인 행보의 초기 언쟁이었다. 전 세계 대다수 자동차 제조사가 일종의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예시로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사전 구매 비용 1만 5,000달러, 월 구독료 99~199달러)와 GM의 충돌 반응 및 도로 보조 시스템인 온스타(OnStar, 월 구독료 25~50달러), 토요타의 다른 기능과 함께 원격 시동을 지원하는 원격 커넥트(Remote Connect, 월 구독료 8달러, 연간 구독료 80달러) 등을 언급할 수 있다.

전 세계 자동차 제조 업계가 마이크로소소프트, 애플 등 테크 업계 대기업이 소프트웨어 판매, 구글과 같은 기능 복귀, 혹은 기업 제품 발표 공식 행사 등으로 화려한 복귀를 하는 것에 질투한다는 사실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GM도 2030년경 구독 서비스로 250억 달러에 이르는 연 매출을 달성하고 싶다고 밝힌 적이 있다. 2022년, GM CEO 매리 바라(Mary Barra)는 차량 구매자는 월평균 85달러를 지출할 의사가 있다는 GM 자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자동차 제조 업계의 최근 구독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는 소비자층은 중고차 소유주이다. (혹은 소비자가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에 따라 구독 서비스 제공을 테스트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승용차의 평균 수명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현재 미국의 승용차 평균 수명은 12년이며, 차량 한 대가 폐차장으로 향하기 전까지 최소 2명, 최대 4명까지 차량 소유주가 바뀌기도 한다. 차량 제조사는 중고차 소유주도 구독 서비스에 가입자가 되도록 유도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회계, 자문 기업 KPMG 세계 자동차 부문 사장 개리 실버그(Gary Silberg)는 “중고차 시장은 대규모 시장이다”라고 말했다. 실버그 사장은 자동차 제조사가 갈수록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차량을 이용하여 어리석은 상황을 해결하려 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는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생산과 설계, 차량 생산 공장 건설 과정에 돈을 아낌없이 지출한다. 하지만 고객과는 대화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커넥티드 차량과 차량용 앱의 증가는 자동차 제조사가 고객과 대화할 수 있을 것임을 의미한다. 폭스바겐의 차량용 소프트웨어 계열사 캐리아드(Cariad) 모빌리티 및 커넥티드 서비스 부사장 마이클 벤셀(Michael Bensel)은 “커넥티드 차량이 자동차 제조 업계의 고객 상호작용 방식을 180도 바꾸었다”라고 전했다. 벤셀 부사장은 기업과 차량 구매자의 관계와 관련, “차량 구매나 유지, 정비 시 차량 대리점과의 접촉 순간만 고객과 소통하던 상황에서 차량 소유 기간 내내 고객과 직접 꾸준히 접촉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제조사는 중고차 소유주를 차량 기능 구독 서비스 가입자로 전환할 방법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오늘날 대다수 자동차 제조사가 공인 대리점(미국 전체 대리점 중 약 1/3)을 통해 중고차를 구매할 때나 중고차의 새로운 소유주가 차량용 앱을 찾을 때 중고차 소유주와 접촉한다.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리콜 사태가 발생할 때도 중고차 소유주에게 연락한다. 이때는 지역 자동차 부서의 엄격한 접촉 관리를 통해 연락한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안나 유(Anna Yu) GM 대변인은 구독 서비스에 가입한 중고차 소유주 수를 정확히 공개해달라는 요청을 거절했다. 다만, 유 대변인은 “중고차 소유주는 GM 충성도가 가장 높은 고객층 중 일부”라고 언급했다. GM 중고차 소유주는 종종 온스타나 GM의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인 슈퍼 크루즈(Super Cruise) 등 구독 기반 서비스 가입 문의를 위해 적극적으로 연락한다.

벤셀 부사장은 캐리아드가 고도로 목표 고객층을 지정한 디지털 광고를 추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운전자의 차량 제어 패널이나 앱에 직접 광고를 게재한다는 뜻이다. 캐리아드는 일부 신차 소유주와 중고차 신규 소유주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차량의 연결성 덕분에 고객 데이터를 수집해, 폭스바겐이 차량 소유 기간 내내 고객의 수요는 물론이고, 차량 사용 현황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시 말해, 자동차 제조사는 고객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하여 신차와 중고차 소유주 모두의 관심을 끌어모을 더 멋진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디지털 광고 맞춤 제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자동차 제조사가 메일이나 앱 등으로 직접 연락할 수 있는 중고차 소유주는 종종 고객의 차량 소유 구독 모델 가입을 유도하려 하는 무료 시험판 서비스를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중고차 소유주 대부분 구독 서비스 가입 목표로 지정하기 쉽지 않다. 특히, 자동차 대리점이 관리하는 네트워크가 아닌 다른 경로로 중고차를 구매했다면, 구독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기 어렵다.

2022년, 데이터 분석 기업 렉시스넥시스 리스크 솔루션스(LexisNexis Risk Solutions)가 2,000명이 넘는 차량 소유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차량 연결성이 기본으로 적용된 중고차 소유주 83%는 차량 소프트웨어 기능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자동차 제조사가 구독 서비스를 매출 증가라는 이익을 위해 이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렉시스넥시스 리스크 솔루션스는 2021년, 자동차 제조사가 중고차 소유주 정보를 자세히 찾도록 돕고자 마련한 서비스인 ‘오우너 체크(Owner Check)’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렉시스넥시스 리스크 솔루션스 자동차 제품부사장 데이브 넴투다(Dave Nemtuda)의 설명에 따르면, 오우너 체크는 고객이 차량 소유권을 새로 취득하거나 차량 소유권이 사라졌을 때를 판단하기 위한 데이터세트 격차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렉시스넥시스 리스크 솔루션스는 오우너 체크 서비스를 사용하는 자동차 제조사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오우너 체크를 사용하는 여러 기업의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 총합이 65%이며, 현재 오우너 체크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거나 정식 사용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차량의 각종 신규 구독 서비스 제공은 자동차 제조사의 경쟁력과 다른 기업과의 관계에서 브랜드 입지를 확보할 새로운 방법을 형성한다. 볼보 비에른 앤월(Björn Annwall) 최고 영업 책임자 겸 부사장은 온열 좌석과 같이 단순히 차량에 이미 존재하는 하드웨어를 활성화하는 것만으로 추가 비용을 청구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볼보의 견해를 전했다. 다만, 그는 차량에 더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면서 구독료를 청구하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그 예시로 카메라 여러 대로 촬영한 이미지를 합쳐서 제공하는 주차 보조 기능을 언급했다. 앤월 부사장은 “차량 소프트웨어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시장 조사의 일부분이지만, 보편적 상식의 일부분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론적으로는 타당하지만, 모든 자동차 제조사의 구독 서비스 전략과 마찬가지로 차량 구독 서비스 제공은 대거 검증되지 않았다. 차량 소프트웨어 부문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 수석 파트너 온드레즈 버카키(Ondrej Burkacky)는 일부 업계의 구독자 수 및 매출 계산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으로 입증됐다고 전했다.

버카키는 실제 차량 구독 서비스 가입자가 실질적으로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대상이 아직 답변이 제시되지 않은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캐리아드는 2022년, 소프트웨어 제품 출시 지연 여파로 연간 2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 게다가 캐리아드뿐만 아니라 자동차 제조 업계의 다른 기업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여러 기업의 소프트웨어와 구독자 범위가 중고차 소유주로 확대되는 가운데, 자동차 제조 업계의 구독 서비스를 내세운 매출 증가라는 잠재적인 바람이 무너질 수도 있다. 혹은 그동안 기본 기능으로 제공하던 여러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에 많은 소비자가 분노할 수도 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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