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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아마존, 중국 전자상거래 모델에 확신...결과는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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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아마존, 중국 전자상거래 모델에 확신...결과는 실패
중국에서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이용한 상품 판매가 400억 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미국 소비자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이용한 상품 판매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By TRACY WEN LIU, WIRED UK

리디아 마치다(Lydia Machida)는 조명과 카메라, 마이크 설정을 마친 뒤 LA의 어느 한 전문 스튜디오에 있는 가발 선반 앞에 앉아서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마치다의 고정된 게시글에는 “7번 가발을 착용해볼 수 있는가?”라는 메시지가 작성됐다. 이후 마치다는 메시지 요청대로 중국 고객이 제작한 7번 가발을 내려놓고 자신의 길고 두꺼운 머리카락 위에 착용했다.

마치다는 성공을 갈망하는 배우이지만, 코로나19 시기에 긱 경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2022년 중반, 마치다는 멀티 채널 네트워크(MCN)인 댄스 아트(Dance Art)의 연락을 받았다. 댄스 아트는 인플루언서를 채용해 틱톡, 아마존 등 SNS 플랫폼으로 상품을 판매하고자 했다. 이후 마치다는 화장품부터 충전 케이블까지 각종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2022년 7월, 아마존 프라임데이에는 8시간 동안 연속 진행된 상품 판매 방송에 참여하여 전자 가전제품을 여럿 판매했다.

마치다는 라이브스트리밍 성공을 위해 중요한 것은 시청자와의 관계 형성뿐이라고 말한다. 마치다는 시청자와 동시에 진실된 느낌으로 상호작용해야 한다. 마치다는 “시청자는 라이브스트리밍을 진행하는 동안 나를 보고 감탄하며, 가발을 착용하면서 고쳐 쓰는 모습을 보고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이 진짜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SNS는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이들로 가득하다. 틱톡 인플루언서는 개인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려 많은 사용자를 설득한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는 팔로워가 스폰서 링크로 연결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중국 유통 업계 대기업 여러 곳이 선도한 진정한 라이브 커머스는 미국에서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할 만큼 대규모 소비자 집단에 도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으로 인터넷으로 제품을 홍보하는 동시에 할인과 홍보 혜택을 제공하는 등 오래전 등장한 TV를 이용한 상품 판매 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 이제 중국 기업이 대규모 소비자 집단을 유혹한 가운데, 아마존, 유튜브, 스포티파이, 틱톡 등 여러 기업이 라이브 커머스 사업에 거액을 투자했다. 그러나 인기를 얻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이미 라이브 커머스 사업을 철수했다. 중국의 다수 전문가는 미국 시장이 라이브 커머스 사업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소셜 마케팅 기관 유노프 크리에이티브 컨설팅(The Unoeuf Creative Consulting) 창립자 겸 해외 전자상거래 전문가 마리나 장(Marina Jiang)은 “미국에서 라이브 커머스 사업이 성공한 사례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미국 시장에서 라이브 커머스 성공이라는 개념 증명 사례가 단 하나라도 존재한다면, 나도 직접 미국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상품 판매가 없는 라이브스트리밍은 지난 10년간 중국에서 크게 성장했다. 중국 정부 기관인 중국 인터넷 네트워크 정보 센터(China Internet Network Information Center)에 따르면, 2016년 6월 기준 중국 내 인터넷 사용 가능 인구 중 46%에 해당하는 3억 2,500만 명이 주기적으로 라이브스트리밍 영상을 시청했다. 그 해에 많은 기업이 판매 채널을 라이브스트리밍 서비스에 통합했으며, 반대로 라이브스트리밍 서비스를 판매 채널에 통합하기도 했다. 결국, 패션 유통 브랜드 모구지에(Mogujie)타오바오(Taobao)가 중국 최대 규모 전자상거래 유통 브랜드가 되었다. 모구지에와 타오바오는 각각 2016년 3월과 4월,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일부 초기 라이브 커머스 스트리머는 부를 창출할 수 있었다. 온라인에서는 비야(Viya)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황 웨이(Huang Wei)는 2016년, 5월, 타오바오에서 스트리밍을 시작했다. 황 웨이는 2012년, 남편과 함께 티몰(구 타오바오몰)에서 온라인 의류 스토어를 운영하기 시작했으나 매출을 기록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황 웨이의 첫 번째 라이브 커머스 방송 시청자는 단 200명이었다. 그러나 라이브 커머스 방송 시작 4개월 만에 매출 1억 위안(1,440만 달러)를 돌파했다.

2016년 말, 라이브 커머스 업계의 진정한 스타가 등장했다. 중국 ‘립스틱 왕’이라는 별명으로 토하는 오스틴 리(Austin Li)는 전국 온라인 판매 경쟁에서 우승하면서 타오바오에서 라이브 커머스 판매자라는 경력을 시작했다. 로레알 영업사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오스틴 리는 재빨리 립스틱 판매를 시작했으며, 간혹 한 차례 방송을 진행하면서 100가지가 넘는 톤의 립스틱을 바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2018년에는 5분 만에 립스틱 1만 5,000개를 판매하여 당시 알리바바 CEO였던 마윈과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코로나19 확산세 여파로 라이브 커머스 사업이 더 큰 성장세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물리적 유통 매장이 큰 타격을 입었다. 대다수 주민이 두문불출하게 되면서 영업 보조 및 기업 소유주 모두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면서 유명 연예인과 운동선수, 심지어 정부 관료까지 라이브 커머스 상품 판매에 합류했다. 자산 관리 기업 신다 증권(CINDA Securities)은 2022년 말 기준 라이브 커머스 시장 가치가 2조 8,400억 위안(423억 달러)라고 추산했다.

라이브스트리밍은 전자상거래 기업의 영역이 아니었다. 다수 SNS 기업은 라이브스트리밍을 플랫폼 수익화 수단으로 보았다. 그중에는 중국판 틱톡으로 알려진 더우인(Douyin)도 있었다. 더우인은 2018년 3월, 타오바오와 협력하여 팔로워 100만 명 이상 보유한 계정을 대상으로 쇼핑 카드 기능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그해 12월, 쇼핑 카트 기능 지원 범위는 팔로워 8,000명 이상이며, 정식 인증된 모든 계정으로 확대됐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틱톡은 서양 여러 국가로 확산되면서 라이브스트리밍 판매 모델도 수출하려 했다. 틱톡은 2021년 8월, 영국에서 틱톡 샵(TikTok Shop)을 출시하여 상품 판매자와 브랜드, 크리에이터 누구나 틱톡에 직접 상품을 게재하고, 판매하도록 지원했다.

장은 틱톡의 틱톡 샵 기능 테스트를 위해 최초로 초대받은 사용자 중 한 명이다. 장은 영국 시장에 관심이 잇는 여러 브랜드를 찾을 수 있었다. 친구를 초대하여 인플루언서가 되도록 하면서도 관리 기능을 다룰 수도 있었다. 틱톡 샵 사용자는 한 달 내내 라이브스트리밍을 진행하면서 하루 평균 3시간 동안 방송을 진행했다.

그러나 틱톡 샵 테스트 결과는 그리 고무적이지 않았다. 장이 라이브스트리밍 방송으로 판매한 상품 중에는 2030 여성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고자 하는 중국 브랜드 대신 판매한 스포츠 의류도 있었다. 장은 “실제 라이브스트리밍 주요 시청자층은 인플루언서가 스포츠 의류를 착용한 모습을 보고자 한 5060 남성이었다. 틱톡 샵이 스트리밍 방송의 올바른 목표 사용자 인구 집단에 도달하도록 알고리즘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틱톡은 와이어드의 논평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2022년 7월, 파이낸셜타임스는 틱톡이 유럽, 미국으로 틱톡 샵 운영 범위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4개월 뒤 미국에서 쇼핑 기능을 테스트하면서 브랜드에는 사전 탑재 결제 시스템을 제공했다. 고객이 틱톡 플랫폼 안에서 상품 구매 비용을 결제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2022년 7월, 유튜브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Shopify)와의 라이브 쇼핑 협력 관계 확장 소식을 발표했다.

투자 기업 TCG 운영 파트너 미셸 고드(Michelle Goad)는 “지난 몇 년간 많은 이들이 중국의 라이브 커머스 사업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관측했다. SNS 플랫폼이 라이브 커머스 기능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일부 스타트업이 드디어 성공한 것을 관측하면서 위험성이 적은 사업 전략이라고 판단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메타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라이브 쇼핑 기능을 시범 도입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라이브 커머스 기능 정식 배포를 보류했다.

아마존은 2019년, 아마존 라이브 플랫폼을 출시했다. 2021년과 2022년, 프라임데이 판매 이벤트에 라이브스트리밍 행사를 진행했다. 라이브스트리밍 도중 코미디언 케빈 하트와 호주 모델 미란다 커를 포함한 여러 유명인이 카메오로 등장하기도 했다. 아마존은 라이브스트리밍이 아마존 라이브 플랫폼의 성장세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웨인 퍼부(Wayne Purboo) 아마존 쇼퍼블 비디오(Amazon Shoppable Video) 부사장은 이메일 공식 성명을 통해 “영상 쇼핑이 유통업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영상 기반 쇼핑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지만, 크리에이터와 브랜드, 고객의 관심으로 영감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퍼부 부사장은 2022년 프라임데이 라이브스트리밍 영상 조회 수가 1억 건을 돌파했으며, 동시 접속자 수는 최대 5만 7,000명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주기적으로 시청자를 끌어모으는 중국 스트리머의 방송 조회 수와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다. 프라임데이 이외에 아마존 라이브스트리밍은 대규모 시청자 층을 주기적으로 확보하지 못한다. 아마존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브랜드 대부분 중국 인플루언서를 이용해 판매 실적을 높이려는 중국 브랜드이다.

중국 전문가는 미국의 라이브 커머스 성장이 더딘 이유가 미국과 중국 시장 간 소비자 행동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중국에서는 라이브 커머스가 유통 기업의 판매 경로인만큼 엔터테인먼트 상품으로 자리 잡았으며, 시청자는 한 번에 몇 시간 동안 라이브 커머스 영상을 보면서 호스트와 상호작용하는 동시에 할인 및 구매 혜택에 접근한다.

유통 업계를 위한 라이브스트리밍 방송 진행자를 채용하는 수플 리(Souffle Li)는 “미국 소비자는 시간을 절약하려 온라인 쇼핑을 선택한다. 매장을 직접 찾아 쇼핑하고자 한다면, 백화점을 간다. 중국 소비자와는 다른 부분에서 시간을 가치 있게 생각한다. 미국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하려 몇 시간 동안 라이브스트리밍 방송을 보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아마존 자체 통계 분석 결과 아마존 플랫폼 판매 상품 28%는 단 3분 이내로 결제가 완료된다. 또, 50%는 15분 이내로 결제가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마존은 더 짧은 출하 시간부터 고객이 구매한 상품 사전 주문 처리까지 더 많은 시간 절약 혜택을 제공하는 데 주력했다.

또한, 미국 소비자는 중국 고객보다 상품을 환불할 확률이 더 높다. 인플루언서는 종종 판매 수익금의 일정 비율을 받는다. 그러므로 환불은 라이브커머스 판매 수익 정산의 복잡함을 더한다. 리는 “미국에서는 라이브스트리밍 판매 시장에서 매출을 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장은 아마존과 쇼피파이에서 판매 실적을 높이기 위해 중국 브랜드 여러 곳과 협력해왔다. 장은 미국 인플루언서는 이미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충분히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인플루언서와 달리 마케팅 기관과 계약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고드도 소비자 행동 변화를 이끌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고드는 “미국의 광범위한 상업 문화는 세계 다른 국가와 매우 다르다. 미국인 대부분 단순히 상품 판매 대상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가치를 더하면서 정보를 얻을 만한 콘텐츠를 선호한다. 혹은 인플루언서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콘텐츠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과 중국 시장의 구조적 차이도 있다. 하워드 유(Howard Yu) IMD 경영대학원 경영혁신 교수는 “중국에서는 미국보다 쇼핑몰 수가 현저히 적은 시기에 라이브스트리밍이 등장했다. 미국 내 유통 공간 인구 1인당 24제곱피트의 면적을 차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중국 내 유통 공간은 인구 1인당 차지할 수 있는 공간이 평균 2.8제곱피트이다. 라이브스트리밍은 중국 시골 지역을 중심으로 일종의 개인 관계를 형성하는 역할을 했다. 미국에서는 소비자와 판매자가 만나지 않는 관계가 존재할 수 없다”라고 비교했다.

미국의 상황은 중국 내 라이브스트리밍 호황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는 의미이다.

틱톡 샵을 사용하는 인플루언서는 지금까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말한다. 중국 선전의 MCN에 채용된 영국 출신 인플루언서 유 루(Yu Lu)는 “트래픽 자체가 많지 않다”라며, 틱톡으로 미국 시장에 상품을 판매하려면 VPN을 사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유 루의 라이브스트리밍 시청자 수는 280명이다. MCN은 시청자 수 280명을 확보한 것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3월 1일(현지 시각), 2시간 동안 라이브스트리밍 방송을 진행했으나 시청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유 루는 “5명이라도 시청했다면 좋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 루는 다수 중국의 신입 인플루언서처럼 비교적 이윤이 높은 동시에 틱톡 라이브스트리밍 주요 시청자 층이기도 한 젊은 여성 고객의 관심을 끌어모으기 좋은 란제리를 판매한다. 유 루는 1시간당 고정 시급 15파운드(18달러)를 받는다. 방송 스크립트 작성과 방송 환경 설정, 판매 상품 수집 작업은 시급에 포함되지 않는다. 유 루가 판매하는 상품은 중국 고객에게 직접 배송한다.

유 루는 MCN인 중국 스트리밍 플랫폼과도 협력하지만, 중국 시장은 경쟁이 너무 치열한 탓에 신규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한다고 전했다.

미국 기업이 중국 라이브 커머스 사업의 성공을 반복하는 데 각종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중국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포화 상태가 된 탓에 다수 중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 뛰어들게 되었다. 언론 인터뷰 자격이 없어 익명을 요청한 실리콘밸리의 어느 한 벤처 투자자는 인플루언서 채용 기관이나 브랜드 선택, 스크립트 작성, 물류 운송 등 운영 서비스 제공 기업을 창업하고자 하는 중국 기업가 수십 명의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벤처 투자자는 “라이브 커머스 사업이 미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한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에서 투자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다. 반대로 라이브 커머스가 미국 소비자 행동을 바꿀 것을 확신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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