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우크라이나 구글 검색, 공포와 희망의 한 해 드러낸다
상태바
우크라이나 구글 검색, 공포와 희망의 한 해 드러낸다
SNS 게시글과 탱크 중대수와 같은 검색 질문 내용을 포함한 각종 디지털 발자취로 전쟁 속에서 생존하려는 우크라이나 시민의 고통을 포착할 수 있다.
By PARESH DAVE, WIRED US

많은 이들이 구글 검색창에 개인적으로 가장 두려워하는 바와 즉각 필요한 바를 입력한다. 적어도 구글 검색 기록이 시사하는 바를 보았을 때 1년 넘게 전쟁의 폐허 속에 살고 있는 우크라이나인이 가장 우려하면서도 바라는 바는 전쟁 발발 이후 변한 것이 거의 없다는 현실이다.

구글 검색 트렌드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침략한 뒤 우크라이나인은 구글 검색에 의존하여 폭격 은신처 건설 방법 안내와 폭탄 투하 공격 예고 정보 등을 알아냈다. 최근 몇 주간 보호 구조와 장비를 최우선 순위로 염두에 둔 사실을 입증한 데이터는 폭발 공격의 위험성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현실을 반영한다.

전쟁과 관련된 기술을 이해하고자 하는 우크라이나인의 바람도 여전히 강력하다. 1년 전, 우크라이나인은 서양이 러시아의 접근을 차단한 은행 체계인 스위프트(Swift)에 대해 알고자 했다. 지금은 우크라이나 국민 다수가 각종 무기 정보를 알고자 하며, “탄도 궤적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올린다. 2022년 내내 트렌드 검색어에 오른 질문 중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언제 끝나는가?”라는 질문도 있다.

미디어의 검색 트렌드 분석을 돕기 위한 구글의 노력을 이끈 전직 언론인인 사이먼 로저스(Simon Rogers)는 우크라이나 구글 검색 트렌드 데이터가 독특하다고 본다. 현대 인터넷 자원 국가에서 전쟁 발발 이후 구글 검색 트렌드 데이터가 유지된 것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구글 데이터는 웹이 2022년 내내 우크라이나인이 안전한 곳에 계속 지내면서 분산한 뒤에는 공공재이자 피난을 도울 수단이 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인의 러시아 공격 대응 방식과 전쟁 발발 후 시간에 따른 시민의 감정 변화 등을 담은 포괄적인 추세는 영상, 텔레그램 대화 기록은 물론이고, 미국부터 우크라이나까지 세계 각국의 역사학자가 저장한 각종 온라인 데이터에서 드러날 수 있다. 초기 평가는 현대 전쟁의 치명적인 전환에 사로잡혀 공포에 질린 채로 행동에 나서는 시민의 상황을 보여주기도 한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역사학자와 군사 전문가 모두 유례없는 장기전이 펼쳐질 상황에서 인터넷의 역할을 촉구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SNS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의 상황에 공감하는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선동 광고를 유포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인의 SNS에서 수집한 사진으로 훈련한 안면 인식 기술은 전사자 신원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구글 맵과 위성 이미지 모두 민간인이 군대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크라우드소스와 SNS를 통한 위협 행위는 기업의 러시아 사업 철수 계기가 되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샌프란시스코 영업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People.ai의 우크라이나 출신 창립자 올레그 로긴스키(Oleg Rogynskyy)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모든 참호에서 와이파이 연결이 가능한 최초의 전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하늘에 스타링크 인터넷 위성 3,500대를 띄운 세계 1차대전과 같은 참호전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모든 군인이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기도 하며, 전쟁 도중 콘텐츠가 대거 생성되었다”라고 말했다.

많은 연구원이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반영한 데이터 연구를 시작했다. 2022년 3월, 하버드대학교 우크라이나 연구소는 전쟁 관련 소식을 담은 뉴스와 트위터, 텔레그램 게시글을 포함한 디지털 아카이브 압축 작업을 시작했다. 인권 및 인도주의 단체 콘소시엄에서는 전쟁 범죄 증거 제공이라는 부분적인 목적과 전 세계에 전쟁 속에서 생활하는 현실을 그대로 알려주기 위한 목적으로 우크라이나인의 오디오와 영상을 수집한다고 밝혔다. 데이터와 부대라는 단어를 결합하여 단체 내부에서 ‘다타리온(Dattalion)’이라는 이름으로 칭하는 여성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데이터 연구 단체는 적의 만행을 기억하도록 사진과 영상을 수집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담은 각각의 디지털 데이터베이스는 전쟁 속 민간인의 생활과 러시아의 만행 폭로 목적 이외에도 전쟁을 통해 갈등에 휘말린 우크라이나인이 중요하게 여긴 바를 추적할 정보를 수집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 르비우의 동부 및 중부 유럽 도시역사센터(Center for Urban History of East Central Europe) 디지털 역사 프로젝트 소장 타라스 나자루크(Taras Nazaruk)는 동유럽 인기 채팅 앱인 텔레그램 내 대화 다운로드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프로젝트로 다운로드한 대화는 정부 관료와 대규모 조직의 대화 내용을 포착했다.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크라이나인의 일상에 미친 영향을 더 기본적인 수준에서 볼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우크라이나인은 전쟁 도중 헤어진 친척의 위치 파악, 군인 확인, 러시아 군대 이동, 전쟁 범죄 파악에 도움이 될 정보를 찾고자 텔레그램에 의존하며, 보급품과 무기, 해킹 능력 공급 등을 위한 행동을 촉구하기도 한다. 많은 시민이 텔레그램으로 휘발유와 안식처를 공유하기도 한다. 러시아 점령 이후의 생활과 피난 방법 등을 텔레그램에 게재한다.

각종 거짓 정보도 널리 확산되었다. 그중에는 러시아 공격 전 우크라이나 시민이 거주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하고자 기차가 운행하지 않는다는 거짓 주장을 펼친 러시아 선동 광고 유포 세력의 거짓 정보도 포함되었다. 러시아가 운영하는 다른 채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인의 생활을 향상한 방법을 담은 선동 광고 공유 방법을 찾는 데 혈안인 모습을 보였다.

현재 우크라이나 데이터 연구 프로젝트는 주로 데이터 수집과 보존 작업에 집중한다. 그 누구도 우크라이나 시민의 오늘날 대화가 1년 전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와의 대화 내용의 차이를 분석하지 않았다. 다만, 2023년 말이면 텔레그램 아카이브의 대화 흐름 중 일부 내용이 보고될 것으로 보인다. 나자루크 소장은 “텔레그램 대화 아카이브가 우크라이나의 전쟁 도중 현실을 다양한 측면에서 볼 수 있는 귀중한 정보 출처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언급했다.

로저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1년이 지난 시점에 우크라이나인의 검색 이력을 분석하는 일이 자연스럽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인의 텔레그램 대화 아카이브가 데이터가 전쟁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우선 순위를 직접 볼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한다. SNS 게시글과는 달리 많은 이들이 검색 질문 내용을 엄선하여 특정 이미지를 나타내지 않기 때문이다.

로저스는 우크라이나 검색 트렌드 연구 결과가 코로나19 확산 전조나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등 다른 절망적인 상황 연구로 드러난 패턴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로저스는 “우크라이나인의 검색 트렌드에서도 보편적인 양상을 발견했다. 검색 트렌드 분석 결과의 이면에는 별도의 과학적 요소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다른 재앙과도 같은 상황의 검색 트렌드의 공통점에는 상황 이해와 계획, 희망 등이 포함되었다. 많은 이들이 자세한 상황을 알아내고, 그에 따라 행동하고자 한다. 공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구글 검색 트렌드 데이터는 가장 인기 있는 질문을 공개하지 않는다. 대신 지속 가능한 시기에 트래픽이 급증한 순간을 지칭하는 ‘브레이크아웃(breakouts)’ 검색 내용을 보여준다. 로저스 연구팀은 가장 빠른 속도로 브레이크아웃 상황이 발생한 검색어를 모니터링했다.

2023년 1월, 우크라이나 내 구글 트렌드 질문은 탄도 궤적의 의미 검색 이외에도 “탱크 부대 수는 얼마나 되는가?”, “브로바리 사건 전사자 정보” 등이 포함되었다. (브로바리 사건 헬리콥터 충돌로 장관을 포함한 14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헬리콥터 충돌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다.) 로긴스키는 “우크라이나 전역이 군대와 초기 원조 관련 정보를 재빨리 알게 되었다.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 전역이 군 부대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2023년, 우크라이나인은 대규모 정전과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연결 방법, 우크라이나 내 지진 발생 위험성이 있는 지역 등을 궁금해한다. 우크라이나 내 지진 발생 예상 지역 관련 질문은 진도 7.8 지진이 튀르키예를 강타하여 4만 5,000명 이상이 사망하자 급격히 증가했다.

엔터테인먼트와 희망 관련 검색어도 구글 트렌드로 등장했다. 2023년 2월, 논란이 된 해리포터 비디오 게임인 호그와트 레거시(Hogwarts Legacy)는 출시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전쟁보다 인기 검색어 순위에서 더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로저스는 2023년, 우크라이나에서 ‘행복’이라는 검색어의 트래픽이 일시적으로 급증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발발 1년을 의미하는 자리에서 사기를 복 돋을 만한 연설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러나 매일, 내일을 위해 싸울 가치가 있다!”라고 말했다.

로저스는 우크라이나인의 전쟁 관련 소식 관심도가 얼마나 유지될지 궁금해한다. 안전과 보안은 여전히 중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전쟁이 펼쳐지는 상황은 일부 주민이 일상생활 정상화를 더 많이 준비하도록 한다. 구글 데이터에 따르면, 다른 국가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관심이 급증한 초기 상황은 전쟁 발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줄어든 뒤 다시 증가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인이 검색하는 내용이 무엇이든 우크라이나인이 남기는 메시지나 게시글은 수년 후 보관 및 분석 대상이 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Ukrainians’ Google Searches Reveal a Year of Fear—and Hope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