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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근로자의 반란, 더는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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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근로자의 반란, 더는 무시할 수 없다
영국 아마존 창고 근로자가 최초로 거리 시위에 나섰다. 그리고 전 세계 아마존 창고 근로자도 근로 조건 개선을 위한 시위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By MORGAN MEAKER, WIRED UK

아마존 직원 대런 웨스트우드(Darren Westwood)가 마지막 파업에 나섰을 때, 아마존 관계자는 없었다. 웨스트우드는 보조 근무자로 아마존에서 일했다. 때는 영국 역사상 인플레이션 비율이 9% 급등했던 유일한 순간이었던 1980년대였다.

2023년 1월 25일(현지 시각) 이른 시각, 웨스트우드가 코벤트리 지역에 있는 아마존 대형 물류 창고 건너편에서 파업 노동자가 모인 줄에 합류했다. 웨스트우드는 코벤트리 물류 창고에 배치된 로봇 여러 대와 함께 근무하면서 시급 10.46파운드를 받는다. 영국 노동조합인 GMB 유니언(GMB Union)에 가입한 웨스트우드는 임금 인상을 위해 파업 시위에 동참했다. 웨스트우드는 “파업 시위 시작 당시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6%였다. 현재 인플레이션 비율이 10.5% 상승해, 많은 근로자가 견딜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공정하지 않다고 느낀다. 아마존 물류 창고 근로자는 주당 40시간 근무하며, 매일 10시간 동안 서서 근무한다. 지금도 공과금을 납부하는 데 애먹고 있다”라고 말했다.

웨스트우드는 아마존의 주간 교대 근무 직원이자 노동조합 대표, TV 카메라 앞에서 야간 교대 근무 직원이 파업이라는 과감한 행동을 택할지 초조한 침묵 속에서 기다리는 이들 중 한 명이다. 자정이 되고 몇 분 뒤 아마존 직원 네 명이 자욱한 안갯속에서 걸어 나오자 파업에 동참하는 근로자 단체가 환호의 박수를 보냈다. 이후 다른 몇 명의 근로자가 뒤따라 나왔다. 영국 아마존 직원의 첫 번째 공식 파업 현장의 모습이다. 파업에 동참한 영국 아마존 직원 중에는 말(Mal)도 있었다. (말은 프라이버시 문제 때문에 이름 전체를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다.) 말은 “임금 인상을 위해 싸우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아마존에서 3년 동안 근무한 타데우스(Thaddeus)도 말의 주장에 동의했다.

웨스트우드는 “이번 파업이 도미노 효과를 낳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웨스트우드는 다른 지역 근로자도 코벤트리 창고 직원을 따라 파업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코벤트리 물류 창고 파업은 24시간 동안 이어졌으나 노동조합 측은 추가 파업을 예고했다.

코벤트리 물류 창고 근로자가 파업에 나서기까지 힘든 과정이 있었다. 영국 근로자는 파업에 나설 수 없었다. 먼저, 노동조합은 근로자 집으로 파업 투표 우편물을 발송했다. 이후 다수 직원에게 투표 우편물을 보내면서 파업을 지지하도록 설득했다.

그러나 코벤트리 창고의 관료주의를 극복한 노동조합의 성공은 전 세계 아마존 근로자의 관심을 자극했다. 세계 여러 지역의 아마존 근로자는 현재 전 세계 규모의 노동조합을 형성해 아마존에 맞서려 한다. 영국이 미국과 독일에 이어 아마존의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시장이라는 점에서 노동조합은 영국이 아마존 근로자의 국제적 파업 시위라는 임무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웨스트우드는 “전 세계 아마존 근로자가 영국의 파업 시위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며, 프랑스와 독일 근로자 단체의 지지 메시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과 같은 국가의 근로자는 여러 국가의 노동조합이 동시 파업에 돌입한다면, 아마존이 노사 협상에 응할 수밖에 없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독일 노동조합 베르디(Verdi) 사무총장인 안드레 쉬어(André Scheer)는 “아마존은 다국적 기업이므로 다른 국가의 물류 센터에 의존하면서 한 국가의 파업에 대응한다”라고 설명했다. 독일 아마존 직원이 파업에 돌입했을 당시 독일 고객의 물류 상품은 이웃 국가인 폴란드나 체코 물류 창고로 대신 분류됐다.

코벤트리 물류 창고 파업 당일, 독일과 폴란드, 캐나다, 미국, 프랑스, 스페인 아마존 직원이 제네바에서 추가 시위에 나섰다. 현재 노동조합은 2022년 11월, 블랙프라이데이 시위 성공을 기반으로 시위를 형성하려 한다. #아마존은직원임금을지급하라(#MakeAmazonPay) 운동에 참여한 국제 노동조합인 UNI 글로벌(UNI Global)은 블랙프라이데이 시위가 코스타리카부터 룩셈부르크까지 30개국이 넘는 여러 국가로 파급 효과를 낳았다고 발표했다.

영국 아마존 근로자는 코벤트리 파업 시위 이전에도 임금과 근로 조건을 두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2022년 8월, 영국 전역의 아마존 창고 근로자는 창고 구내식당에서 비공식 시위에 돌입했다. 그러나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영국의 노동조합 형성 노력 시작은 느린 편이었다. 독일 중부 지역의 아마존 근로자는 10여 년간 아마존 안팎에서 시위를 벌였다. 2022년 4월, 스태튼섬 창고는 미국 아마존 창고 현장 중 최초로 노동조합을 형성했다.

코벤트리 창고 근로자의 현재 시급은 약 10.5파운드(13달러)이다. 그러나 영국 코벤트리 창고 근로자를 대변하는 노동조합인 GMB는 영국 근로자의 시급을 미국 창고 근로자의 시급 18달러와 비슷한 수준인 15파운드로 인상할 것을 요구한다. 아마존 영국 지역 책임자인 닐 트래비스(Neil Travis)는 아마존의 임금이 현지 동종 업계와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직원이 아마존의 분기별 매출이 3배 상승한 코로나19 대유행병 시기에 근로한 것에 따라 임금 상승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코로나19 시기에 근무한 것 이외에도 장시간 근무도 파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웨스트우드는 아마존에서 3년 동안 코벤트리 창고 내 화물 운반대에 물류를 옮기면서 밤마다 어깨 통증에 시달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57세인 웨스트우드는 아마존 내부 경영진의 문화도 우려한다. 그는 “아마존 경영진의 근로자 대우 방식은 충격적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벽에 기대서 숨을 고르자 질책을 받았다. 이에, 웨스트우드가 “아마존 물류 창고는 군대가 아니다!”라고 답하자 관리자는 대화 내용과 비윤리적 근무 내용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다른 이들은 직원에게 적용한 감시 기술이 아마존의 직원 성과 추적 방식을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라고 말한다. 또 다른 GMB 유니언 구성원인 가필드 힐톤(Garfield Hylton)은 아마존에서 근무하는 날 수치를 우려한다고 말한다. 힐톤은 아마존이 직원의 성과를 평가하는 수치를 ‘등급’이라고 표현한다. 매일 아침, 관리자가 와서는 아마존 알고리즘이 평가한 생산성 수치를 알려준다. 그리고 오후에 또다시 생산성 점수를 알려준다.

힐톤이 기록하는 생산성 등급은 보통 60~70%이다. 간혹 생산성 등급이 평소보다 낮은 날도 있다. 힐톤은 아마존의 생산성 평가 알고리즘의 평가 방식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알고리즘이 아플 때나 근무 중 사용하던 슈퍼마켓에서 볼 법한 소형 스캐너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와 같은 변수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힐톤은 자신의 생산성을 동료의 생산성과 비교하여 평가하게 된다고 말한다. 만약, 동료와 비교했을 때 생산성 등급이 하위 25%에 해당한다면, 경영진의 구두 경고가 이어진다. 6주간 생산성 경고를 받은 직원은 관리자와 공식 1대1 면담을 하게 된다. 힐톤이 별도의 상세한 안내 없이 교대 근무를 절대 하지 않는 이유이다. 힐톤은 빨간색과 흰색이 섞인 스프링 제본 공책에 생산성 평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IT 결함이나 다른 문제를 기록해, 생산성 경고를 받거나 면담을 할 때 타당한 이유를 설명한다.

트래비스는 “아마존은 대다수 기업과 마찬가지로 훌륭한 업무 성과를 인식하고, 성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직원을 돕기 위한 지도 격려 시스템을 갖추었다. 성과 지표는 주기적으로 평가하며,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직원 성과 기록을 기준으로 벤치마크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루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는 이유로 관리자의 지도를 받지 않으며, 직원은 성과 관리 툴을 중단할 수 있도록 시스템에서 언제든지 로그아웃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테크 업계 근로자 옹호 단체인 폭스글러브(Foxglove)는 영국 의회에 아마존의 직원 성과 기록 시스템 투명성 부재를 지적하며, 불만을 제기했다. 폭스글러브는 영국에서도 독일 나더작센주 빈센 지역 창고 근로자와 같은 성공 사례를 보고하기를 바란다. 빈센 창고 근로자의 생산성 추적 소프트웨어 반대 시위 이후 현지 데이터 보호 위원회가 아마존의 끊임없는 직원 작업 상황 수집과 생산성 수치, 성과 품질의 1분 단위 사용 행위를 금지했다.

노동조합은 아마존이 유럽 전역의 노동조합과의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GMB 미드랜드 지역 최고 관리자인 스튜어트 리차드(Stuart Richards)는 이를 매우 비정상적인 행위라고 설명했다. 쉬어도 아마존의 협상 불응을 비정상적인 행위라고 비판하며, 아마존 근로자가 2013년부터 파업 시위에 나섰으나 계속 협상을 거부했다고 지적한다. 이와 비슷한 여러 사례는 아마존이 근로자의 파업 시도를 저하하려 한 점을 입증한다. 쉬어는 독일 임시 계약직 근로자에게 퇴사라는 선택권이 주어졌다고 말한다. 웨스트우드는 코벤트리 물류 창고 파업 발표 직후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한 노동조합 구성원 네 명이 승진 제안을 받았다고 전했다. 트래비스는 “직원의 노동조합 가입은 자유이다. 항상 노동조합 가입 자유를 인정했다”라고 말했다.

파업 시위 성공을 축하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아마존 화물 차량 기사는 여전히 코벤트리 창고와 영국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그러나 아마존 근로자는 이번 코벤트리 물류 창고 파업이 시작일 뿐이며, 영국 전역과 해외 아마존 근무 현장까지 더 많은 직원의 파업 시위 동참을 바란다. 더 나아가 전 세계 단위의 시위로 아마존이 근로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리차드는 코벤트리 물류 창고 시위는 근로자가 원하는 것을 요구할 중요한 행보라고 확신한다. 그는 “아마존은 규모가 큰 다국적 기업이다. 따라서 근로자의 시위가 성공할 유일한 방법은 아마존의 모든 물류 센터 근로자와 연대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Rebellion Amazon Can No Longer Ign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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