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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의 수업 현장 진출, 겁먹을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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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의 수업 현장 진출, 겁먹을 필요 없다
AI 챗봇 ‘챗GPT’가 교육계의 대재앙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일부 교사는 챗GPT가 새로운 교육 방식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By PIA CERES, WIRED US

2022년 12월, 고등학교 영어 교사인 켈리 깁슨(Kelly Gibson)이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ChatGPT)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순식간에 챗GPT의 존재를 우려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상에서는 챗GPT가 사용자의 명령을 이해하고 답변을 할 수 있는 능력에 환호했으나 다수 교육자는 챗GPT의 등장에 기뻐하지 않았다. 챗GPT에 '위대한 개츠비'의 녹색 신호가 상징하는 바를 300단어로 작성하도록 지시할 수 있다면, 무엇으로 학생이 챗GPT에 숙제를 대신 하도록 명령어를 입력하는 행위를 막을 수 있을까? 부정행위가 만연한 데다가 심지어 논문이나 교육 자체의 종말 가능성까지 제기된 새로운 시대의 급격한 변화를 둘러싼 각종 추측이 이어진다. 깁슨은 "챗GPT를 보고 말 그대로 현재 교사가 가르치는 바를 기계가 작성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계에서 챗GPT의 존재를 둘러싼 두려움이 제기된 가운데, 일부 진취적인 교사는 챗GPT를 학습 방식을 재구성할 기회이자 미래 교실 환경의 모습을 발명할 기회로 받아들였다. 깁슨은 처음 챗GPT를 보고 경각심을 느낀 뒤 겨울 방학 내내 챗GPT에 대한 생각을 바꿔 수업에 챗GPT를 통합할 방식을 찾기 시작했다. 깁슨은 학생에게 챗GPT로 글을 작성한 뒤 오류를 찾아 글을 교정하거나 글 작성 역량을 향상하는 방법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25년간 교직 생활을 한 깁슨은 챗GPT를 학습과 비판적 사고력을 대체하지 않고 강화할 비교적 기술 수단과 비슷하다고 본다.

챗GPT가 완벽한 부정행위 수단이 아닌 교육 수단이라고 보는 깁슨의 견해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논점을 제기한다. 바로 챗GPT는 인간처럼 글을 작성할 수는 있지만,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갖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챗GPT는 반복 작업을 하거나 거짓을 생성할 수 있는 수단이며, 종종 올바른 결과를 얻기 위한 지침과 추가 편집 작업이 필요한 대상이다.

챗GPT는 한계가 있지만, 깁슨은 챗GPT를 교실에 활용해야 한다는 책임이 있다. 깁슨은 저소득층 백인 인구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오리건주의 어느 한 시골 지역 학교에 재직한다. 학생이 집에서 인터넷 연결이 필요한 기기에 접속하여 챗GPT를 사용할 수만 있다면, 디지털 격차는 물론이고 집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학생의 불이익 문제가 더 커질 것이다. 이에, 깁슨은 교사의 목소리로 챗GPT를 모든 학생에게 교육할 기회로 전환할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교육의 종말이라는 주장에 반대한 다른 교육자도 챗GPT가 교육 자체의 종말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미 망가진 교육 체계 자체에 집중한다. 런던대학교 시티캠퍼스에서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연구, 강의를 담당하는 알렉스 테일러(Alex Taylor) 교수는 "새로운 과제 형태가 아닌 현시점에서 미래 교육을 위해 교육자가 우선순위로 두어야 할 사항을 생각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테일러 교수는 챗GPT가 등장한 뒤 동료 교수와 함께 미래 시험,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항상 시험 문제에 답변할 수 있는 챗봇이 존재한다면, 어찌 되었든 학습 내용을 평가할 가치가 있는지 사실을 기반으로 한 일련의 질문이 이어졌다. 테일러 교수는 챗봇이 답할 수 있는 질문이 학생의 사고 능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본다. 그는 "간혹 반대로 생각해야 할 때가 있다. 많은 이들이 일정 성과나 지표 달성을 위해 평가할 방식을 고민한다. 반면, 실제로 교육은 사고 범위를 훨씬 더 확장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올리아 쿠디나(Olya Kudina) 교수는 네덜란드 델프트공과대학교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AI 및 윤리 강의 현장에서 챗GPT를 강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2022년 12월, 쿠디나 교수는 학부생에게 챗GPT 사용을 주제로 한 토론 형태의 과제물을 주었다. 첫 번째 발표조 학생은 AI의 도움을 받지 않는 강의 현장에서 세 가지 주장과 두 가지 반박 논점을 제시하며, 학술 인용 목적 챗GPT을 지지했다. 두 번재 발표조도 챗GPT나 GPT-3 중 하나를 선택하여 첫 번째 발표조 학생과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어서 챗GPT의 답변 내용에 직접 체계적으로 작성한 글을 더해 발표를 이어갔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챗GPT가 자연스러운 글쓰기와 함께 정보를 생성하는 속도에 많은 학생이 놀랐다. 그러나 이는 챗GPT가 완성한 글을 직접 자세히 읽어보기 전까지의 일이다. 챗GPT는 사실을 분명하게 작성하지 않는다. 학생이 학술 논문을 인용한 주장을 다시 입력하자 인용 논문을 다른 저자가 작성한 것으로 잘못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챗GPT의 주장은 별다른 의미와 논리가 없다. 쿠디나 교수의 학생은 챗GPT가 부정행위 수단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챗GPT가 실제로 우수한 성적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쿠디나 교수는 교사가 아무런 질문 없이 챗GPT를 금지하거나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쿠디나 교수는 챗GPT가 자신의 직업 경력에 매우 적합하다는 점에 찬성하며, 강의 시 챗GPT를 함께 활용할 창의적인 방법을 추가로 찾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쿠디나 교수의 학생 중 한 명은 챗GPT를 초강력한 기술을 갖춘 구글 검색 엔진에 비유했다.) 쿠디나 교수는 챗GPT의 등장으로 교육자가 과제물에 창의성을 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학생의 개인 경험과 챗GPT가 훈련 데이터로는 얻을 수 없는 정보를 제시하는 과제물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

챗GPT가 교육에 전혀 해롭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챗GPT는 많은 교사가 코로나19 시기에 이어진 긴급 원격 수업 이후 번아웃을 경험한 시점에 등장했다. 이제 다른 기술적 열풍이 교사의 교육 접근 방식을 뒤바꾼다는 위협과 함께 더 많은 일을 생성한다. 특히, 챗GPT는 미성년 학생의 사용 사례를 중심으로 학생 프라이버시 문제를 일으킨다. 오픈AI는 사용자 데이터를 일부 수집하고는 챗GPT의 대화 내용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오픈AI의 서비스 약관에는 사용자 연령이 18세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명시됐으나 챗GPT는 사용자 나이를 검증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많은 교사가 교실에서의 챗GPT 사용 금지 충동을 느낄 수 있으나 금지 시 각종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매사추세츠앰허스트대학교 교수 토리 트러스트(Torrey Trust) 교수는 교사의 챗GPT를 활용한 학습 재구성 방법을 연구한다. 트러스트 교수는 구두시험을 포함한 아날로그 평가 방식의 번복은 일부 장애 학생의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AI 툴을 전면 금지한다면, 불신 문화가 더 확고해질 수도 있다. 트러스트 교수는 "앞으로 학생은 교사가 부정행위를 잡으려는 환경에서 학습하게 된다. 학습에서 단순히 우수한 성적을 받는 것으로 초점이 바뀔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2023년 1월, 뉴욕시 공립학교는 신학기 시작과 함께 학교 기기와 네트워크의 챗GPT 사용을 금지했다. 뉴욕시 공교육 대변인은 초크비트(Chalkbeat) 인터뷰에서 챗GPT 금지 이유로 학습에 미칠 부정적 영향과 안전, 콘텐츠 정확도 우려를 제시했다. 뉴욕 워싱턴하이트의 고등학교 영어 교사인 마릴린 라미레즈(Marilyn Ramirez)는 와이어드와 인터뷰하면서 뉴욕시 공교육 현장의 챗GPT 금지 소식을 처음 접했다. 라미레즈는 챗GPT 금지 관련 뉴욕시 교육부의 공지를 직접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라미레즈는  특수 교육 및 영어 학습자로 주로 구성된 담당 아동에게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연설을 다소 과장된 방식으로 극 읽기를 지도한다. 라미레즈는 챗GPT의 등장을 우려하지 않는다. 오히려 챗GPT를 영어 학습 중인 학생의 구글 번역 사용 행위와 비교하는 동시에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기술이 뒤처진 곳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미레즈는 챗GPT가 교사의 지도에 도움이 되지만, 궁극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깁슨은 오리건주 학교에서 신학기 수업을 시작하면서 수업 시간에 챗GPT를 사용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근무 중인 학교에서 학교 네트워크를 이용한 챗GPT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대신, 고학년 고급 문학 수업에 스크린샷을 이용해 챗GPT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번 학기, 깁슨의 학생은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man),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 토니 모리슨(Toni Morrison)의 솔로몬의 노래(Song of Solomon)를 배울 예정이다. 깁슨이 틱톡 수업 계획으로 설명한 바와 같이 학생에게 수업 시간에 읽은 작품을 주제로 한 에세이 작성을 과제로 줄 것이다. 그리고 챗GPT가 학생의 에세이를 바탕으로 또 다른 에세이를 작성하도록 명령어를 입력할 것이다. (깁슨은 학교의 챗GPT 금지 조치를 우회하려 개인 기기를 이용해 챗GPT가 생성한 글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후 학생은 조를 나누고 챗GPT가 작성한 에세이를 교정할 것이다. 비판적 분석 능력과 에세이 작성, 훌륭한  글쓰기를 가르치기 위한 방식이다.

깁슨은 챗GPT가 교육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도 여전히 챗GPT 기술 자체가 새로 등장한 기술이라는 점과 교육 현장에서의 역할 대부분 정의되지 않았다는 점을 인지했다. 깁슨은 "여러 요소와 마찬가지로 교사가 챗GPT의 한계를 찾기 위한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작성할 시점에 깁슨의 학생은 첫 번째 에세이를 제출했다. 그리고 집에서 별다른 문제 없이 AI로 에세이를 작성하도록 추가 과제를 주었다. 또, 깁슨은 현재 학교 측에 학생의 교내 챗GPT 접근 허가를 요청 중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ChatGPT Is Coming for Classrooms. Don't Pa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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