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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의문사’ 백신 음모론 확산 공간으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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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의문사’ 백신 음모론 확산 공간으로 주목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는 과거에 금지한 트위터 계정을 다시 정상화하고, 파란색 인증 배지를 판매하면서 가장 위험한 코로나19 거짓 정보가 더 빠른 속도로 확산하도록 했다.
By LYDIA MORRISH, WIRED UK

2022년 10월, 영국 라디오 DJ 팀 고우(Tim Gough)가 갑자기 사망하자 고우의 친구이자 동료인 제임스 헤이젤(James Hazell)은 온라인에 악의적인 정보 유포가 시작되기 전까지 고우의 사망을 애도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헤이젤은 “악성 댓글 작성자는 갑자기 우려할 시간도 주지 않았다. 바로 불쾌한 메시지를 보냈다”라고 말했다.

백신 반대 음모 세력은 심장병이 사인이라고 밝혀진 고우의 사망 소식으로 거짓 정보 유포 기회를 장악했다. 그리고 고우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각종 거짓 정보와 고우의 사망을 악용할 게시글이 대거 게재됐다. 어느 한 트위터 게시글에는 “걱정마라. 안전하면서 매우 효과적이다. 안락사에도 완벽하다!!!”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또 다른 악성 네티즌은 “죽음의 백신”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리고 고우와 헤이젤이 근무하는 영국 서퍽 지역의 라디오 방송국인 젠X 라디오의 트위터 피드는 “고우의 사망을 백신 음모론 확산에 악용하는 세력 때문에 사면초가에 빠졌다”라며, “인간의 사망이라는 실제 상황에는 개의치 않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고우는 백신 반대 세력이 음모론을 유포하려 악용한 갑작스러운 사망과 의학적 긴급 상황을 겪은 이 수십 명 중 한 명이다. 백신 음모 세력은 아무 근거 없이 코로나19가 갑작스러운 사망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음모 세력이 이전에 이용한 수법 중 하나이지만, 거짓 정보 전문가의 분석 결과, 일론 머스크의 인수 후 코로나19 거짓 정보 감시를 중단하고 과거 금지된 계정 수천 개를 복구하면서 2022년 10월 자로 코로나19 거짓 정보와 음모론이 빠른 속도로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퀸즈랜드 공과대학교 거짓정보 전문가 티모시 그레이엄(Timothy Graham) 박사는 “트위터는 음모론과 거짓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질 경로를 열었다”라고 지적했다.

트위터는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 이제 트위터에는 미디어 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백신 음모 세력은 지난 몇 달간 영국 스카 밴드 더 스페셜(The Specials)의 가수 테리 홀(Terry Hall)을 포함한 유명인의 사망 소식 몇 건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아무 근거 없이 코로나 백신 탓이라는 음모론이 확산된 질병 사례 중에는 뮤지션 로드 스튜어트(Rod Stewart)의 11살짜리 아들이 겪은 심장병(사실, 더 정확히 말하면 공황발작)과 팝 그룹 맥플라이(McFly) 소속 가수 톰 플레처(Tom Fletcher)의 입원 사유가 된 안구 질환 등이 있다. 2023년 1월, 백신 반대 세력은 아무 근거 없이 심장병이 사인으로 추정되는 리사 마리에 프레슬리(Lisa-Marie Presley)가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탓에 사망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NFL 선수 다마 햄린(Damar Hamlin)이 경기 도중 심정지가 발생한 뒤 쓰러지자 햄린의 병이 코로나 백신 탓에 발생한 심근염이 원인이라는 각종 음모론이 쏟아졌다. 일부 백신이 심장 염증 원인이 된 사례가 발견됐으나 다수 전문가는 백신이 심장 염증 원인이 되는 사례는 드물고 보통 오래 존재하지 않으며, 코로나19 백신보다는 코로나19 자체가 심근염 원인이 될 확률이 더 높다고 지적한다. 여러 편의 연구로도 코로나 백신 배포 전부터 심정지가 운동선수의 갑작스러운 사망 원인 1위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현재 햄린의 심정지 원인을 확인할 검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반대 세력은 몽타주 영상을 공유하고는 코로나19 시기 내내 쓰러진 운동 선수의 모습을 강조하는 글을 게재했다. 그러나 문제는 머스크가 인수한 뒤 트위터 내 음모론 확산이 더 심각해졌다는 사실이다. 그레이엄 박사가 인용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12월 초부터 트위터 내 1시간당 ‘갑작스러운 사망’ 트윗 게재 건수가 최소 두 배 증가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그레이엄 교수는 “갑작스러운 사망은 현재 확산 중인 코로나19 거짓 정보와 관련성이 가장 큰 문제이자 공중 보건 관점에서 가장 위험한 형태의 문제이다”라고 지적하며, 백신 거부나 접종을 주저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사망률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레이엄 교수는 트위터가 잘못된 보건 정보 금지 정책을 해제하자 2022년 11월과 12월 초 들어 코로나19 거짓 정보가 급증했다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를 진행했다. 2023년 1월 1일부터 그레이엄 교수 연구팀은 새로운 연구를 통해 ‘갑작스러운 사망’이라는 표현이나 ‘#갑작스러운 사망’ 해시태그를 포함한 트윗과 리트윗 건수가 32만 6,000건을 넘어선 것을 확인했다.

그레이엄 교수는 정지된 계정 복구를 통해 머스크가 트위터는 코로나19 음모론을 유포해도 문제가 없는 공간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언급했다.

백신 비판 세력으로 알려졌으며, 심장병 전문의인 피터 맥컬로우(Peter McCullough)는 과거 트위터에서 퇴출 당했으나 계정 복구 후 트위터에서 코로나19 백신이 갑작스러운 사망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거짓 정보 관측 기관인 디지털 혐오 대응 센터(Center for Countering Digital Hate, CCDH)에 따르면, 트위터의 새로운 계정 인증 방식도 트위터를 ‘거짓 정보 유포’ 확산지가 되는 데 일조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기 전 사용자는 트위터의 꼼꼼한 평가 과정을 거친 뒤 계정 인증을 상징하는 파란색 배지를 받았다. 2022년 11월, 트위터는 월 구독료 8달러를 부담하는 사용자 누구나 계정 인증 배지를 받을 자격과 함께 트위터의 추가 기능과 대화 우선 순위를 제공했다.

트위터 인수 전 트위터는 잘못된 정보를 확인하는 뉴스 기관과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정보를 주목할 수 있도록 강조하는 플랫폼과 협력 관계를 체결했다. 이후 커뮤니티 노트(Community Notes)를 추가해, 사용자가 트위터 게시글에 맥락을 추가하도록 했다.

CCDH가 트위터 블루 출시일인 2022년 11월 9일부터 12월 12일 사이에 게재된 트윗 6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트위터 블루 사용자의 게시글 중 30%는 ‘백신’이라는 표현을 포함하고, 거짓 정보를 담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증 배지를 유료로 구매한다면, ‘갑작스러운 사망(Died Suddenly)’라는 널리 확산된 영화를 게재한 계정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11월 21일(현지 시각) 확산된 해당 영화 제작자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갑작스러운 사망은 음모론 유포 세력으로도 알려진 우익 성향의 라디오 진행자 스튜 피터스(Stew Peters)이다. 잘못된 사실이 널리 알려진 해당 영화는 쓰러진 뒤 갑자기 사망한 이들의 소식을 전한 뉴스를 다루면서 코로나19 백신이 인간을 대거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한다. 고우의 사망 소식을 포함한 일부 사망 소식은 백신과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사용자는 프로필을 통해 유료 인증 배지를 받게 된 방법을 볼 수 있으나 콘텐츠를 스크롤하는 즉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CCDH 최고 경영자인 임란 아메드(Imran Ahmed)는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파란색 인증 배지가 표시되면 사람들은 적어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죽은 갑자기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피터스는 와이어드의 의견 공유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DiedSuddly 해시태그는 영화 개봉 후 트위터에서 유행했고 이제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수만 개의 트윗과 함께 등장한다.

퀸즈랜드대학교 공과대학교의 분석 결과, ‘갑작스러운 사망’ 영상은 다른 음모론과 거짓 정보 홍보 세력의 중대한 논점을 생성하면서 코로나19 거짓 정보 확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레이엄은 영화가 트위터에서 확인되지 않고 유포되도록 하는 것은 "커뮤니티와 거짓 서술이 연결된 네트워크가 가시성을 얻고, 동원되고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여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효과"를 만든다고 말한다.

백신 접종을 포기할 가능성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음모론은 갑작스러운 여러 비극을 중심으로 억제되지 않고 자라나는 음모론들은 유족들이 느끼는 슬픔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미국 언론인 빅토리아 브라운워스(Victoria Brownworth)는 2022년 11월 12일, 아내 매디(Maddy)가 암 투병 끝에 돌연 사망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뒤 욕설 공세에 직면했다. 브라운워스는 "일을 하러 나갔다가 돌아와 보니 수백 명이 나의 저택에 있었다"라며, “나는 매우 취약한 상태였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에 잠긴 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음모론을 유포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트위터에 백신 지지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고, 다른 사용자에게 주기적으로 거짓 정보를 퍼뜨리는 음모 세력을 비판하는 브라운워스는 ‘갑작스러운 사망’ 영상 확산이 공개적인 악의적 정보 유포를 악화했다고 전했다. 브라운워스는 “코로나19 백신이 갑작스러운 사망과 관련이 있다는 음모론에 압도됐다. 한동안 백신 접종 사실을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백신 접종 사실을 말하면, 갑자기 사망할 만했다는 반응이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헤이젤은 SNS의 악의적인 게시글 유포 세력이 고우의 친척과 함께 고우의 사망 소식을 극복하기 전까지 고우의 사망과 코로나19 음모론을 무기화하면서 활개쳤다고 말한다. 그는 “아버지를 잃은 완벽하게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가족에게 일어난 일은 최악의 일이었다. 악의적인 거짓 정보 유포 세력은 나쁜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라고 덧붙여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witter Is a Megaphone for ‘Sudden Death’ Vaccine Conspirac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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