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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세계가 알지 못한 중국의 실리콘밸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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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세계가 알지 못한 중국의 실리콘밸리 이야기
소설가 닝 켄 작가의 베이징 중관촌 지역의 역사는 대학교수와 테크 기업가 두 세대가 중국의 추가 개방을 도운 방식을 보여준다.
By JENNIFER CONRAD, WIRED US

소설가 닝 켄(Ning Ken) 작가가 베이징 중관촌(Zhongguancun) 지역을 처음 본 때는 14살이었던 1973년, 아편 전쟁 당시 유럽 군대가 약탈한 황실원림인 이화원으로 수학여행을 갔던 때이다. 닝 작가는 “당시 동물원을 지난 뒤 베이징 전역은 시골 마을과 농지 풍경만 펼쳐졌다”라며, 북서부 지역으로 수학여행을 갔을 당시 버스에 탑승하면서 본 풍경을 회상했다. 닝 작가는 창문 너머 드넓은 들판 사이로 중국의 핵 개발 및 수력 전기 댐을 건설했던 중국 일류 연구 기관을 보았다. 중국 일류 연구 기관 중에는 중국과학원과 북경대학교, 칭화대학교가 포함되었다.

당시 닝 작가가 보았던 도로의 풍경은 오늘날 지하철역과 중국 테크 기업, 서양 테크 기업이 입주한 유리 건물이 건설된 분주한 지역인 중국 테크 업계의 중심지이다. 해당 지역의 획기적인 변화는 지난 40년간 이어진 중국 경제와 문화의 극적인 변화를 반영한다. 중관춘 일대에서 성장한 테크 기업은 종종 규제 기관보다 한발 앞선 상태를 유지하면서 사업 운영 방식의 경계를 확장하고, 해외에서 중국이 지닌 힘을 형성하게 되었다.

서양 세계에서는 중국 테크 업계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영역은 종종 정부가 제한하거나 통제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춘다. 닝 작가는 중국이 개방한 듯한 흐름과 함께 중관춘의 혁신가가 기업가라는 길을 향할 기회를 생성하면서 국가가 전부 운영하던 엄격한 경제 구조에서 중국 인민의 해방을 도왔다고 주장한다.

중관준에 첫 번째 테크 기업이 설립되었던 1980년대 초반에는 국가가 모든 업계를 소유하고, 소속 근무 조직인 ‘단웨이(danwei)’를 통해 거주지부터 결혼 상대까지 개인의 삶을 모두 통제했다. 닝 작가는 “1982년, 왕홍더(Wang Hongde)라는 기업가가 중국 과학원 연구원 자리를 그만두고, IT 기업을 창업하면서 동료 몇 명이 기업에 합류하면서 구시대적인 체계 모두 타파했다”라고 설명했다.

두 세대가 지난 뒤 중관춘과 중국의 나머지 지역 대부분 과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수준으로 변했다. 중국 주민은 1980년대 당시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부를 쫓고, 이직 기회를 모색한다. 최근의 사건은 지금도 중국 테크 업계의 신속한 변화가 아래에서부터 압력이 이루어지면서 중관춘의 일부 SNS 기업을 통해 부분적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22년 11월 말, 중국 전역의 주민이 극단적인 제로 코로나 조치 반대 시위를 벌였다. 코로나19 확산이 3년간 지속된 후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았던 제로 코로나 조치가 이내 폐지되면서 중국이 국경을 다시 개방하기 시작했다.

홍등혁명
베이징 토박이인 닝 작가는 중국에서 찬사를 받은 소설 몇 편을 출간했다. 그러나 닝 작가의 소설 중 첫 번째로 영어로 번역된 작품인 『중관춘 마을: 중국 실리콘밸리 중심부의 이야기(Zhong Guan Village: Tales From the Heart of China’s Silicon Valley)』는 주목할 만한 중관춘의 역사를 다룬다. 1970년대 말, 덩샤오핑의 중국 개혁 및 개방 정책 초기 당시 중국 테크 업계를 형성한 중관춘 일대의 기업가, 학자부터 중국 검색 서비스 대기업 바이두와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 등이 중관춘 일대에서 성장한 비교적 최근 이어진 호황기까지 소개한다.

닝 작가가 소개한 인물 대부분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중국 테크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알려진 이들이 아니다. 그러나 닝 작가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야기는 중관춘 기업가가 중국 정부의 체계 범위 안과 체계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성장시킨 방식을 그려낸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중관춘 기업가의 중국 경제 개방 및 테크 업계 발전을 위해 노력한 역할을 극찬한다. 닝 작가는 와이어드에 중국어로 보낸 메일을 통해 “『중관춘 마을: 중국 실리콘밸리 중부의 이야기(Zhong Guan Village: Tales From the Heart of China’s Silicon Valley)』가 지난 40년간 이어진 개혁과 개방을 향한 길뿐만 아니라 기업가 개인의 정신적 부유함도 보여주기를 바란다”라며, “나는 소설가이다. 내가 항상 가장 큰 관심을 두는 부분은 인물과 고난, 성장, 감정, 심리, 그리고 사회와 역사가 개인의 고난, 성장, 감정, 심리를 관련짓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닝 작가가 소설을 통해 소개한 인물 중 한 명인 핵물리학 교수 천 춘시안(Chen Chunxian)은 오늘날 중관춘의 아버지로 널리 인정받는 인물이다. 천 교수는 1978년, 미국 여행 당시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와 보스턴 인근 테크 기업 밀집 지역이자 MIT와 하버드대학교의 탄생지인 128번 도로(Route 128)를 방문했다. 당시 천 교수는 닝 작가가 이화원으로 수학여행을 갔을 당시 이동한 경로를 따라 대학 근처에 테크 업계 구역을 형성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받은 채로 중국에 귀국했다. 이후 해당 지역은 중관춘 도로로 지명이 바뀌었다.

당시 민간 기업은 엄격한 법률에 따라 합법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1980년, 천 교수는 엄격한 법률을 우회할 한 가지 방법을 고안했다. 바로 베이징 플라즈마 물리학회 안에 서비스 부서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대학교수가 정규 근무 시간 이외에도 컨설팅 및 IT 서비스를 제공할 방법을 제공했다. 이후 전자 부품 제조 방식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닝 작가는 서비스 부서 총괄 관리자 자오 치퀴(Zhao Qiqui)가 천 교수에게 남긴 말을 인용, “홍등을 따라 이동하지 않고는 혁명을 추진할 수 없다. 혁명은 구시대의 규정을 모두 깨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비스 부서는 공공 학회 연구로 폭리를 취했다는 이유로 정부의 엄격한 조사를 받게 되었다. 일부 교수는 사임했으며, 천 교수는 기소를 우려했다. 그러나 결국, 과학기술 혁신 모델로 정부 관료의 칭찬을 받게 되었다.

법적 경계와 권한 간 경계를 넘어선 뒤 변화를 적극적으로 환영하고는 사업 운영의 새로운 방식을 규제하려는 행동 변화는 천 교수와 중관춘 일대 기업가, 학자의 노력 이후 중국에서 주기적으로 반복됐다. 레노버는 중관춘의 여러 테크 기업과 마찬가지로 중국 과학원의 옛 관리인 사무실이었던 공간에서 창업해, 법적 규제가 모호한 영역에서 사업을 운영했다. 레노버를 비롯한 중관춘 일대의 테크 기업 대부분 1990년대 개혁으로 민간 기업 설립 및 운영이 합법화되기 전까지 국영 기업 산하 기관으로 존재하면서 실질적으로 민간 기업처럼 사업을 운영했다. 비교적 최근의 사례로 2004년, 전자상거래 업계 대기업 알리바바의 창립자 마윈이 중국에서 불법임이 분명했던 디지털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Alipay)’를 출시하고는 알리바바 직원 중 감옥에 수감될 이가 있다면, 바로 자신일 것이라며 직원에게 알리페이의 성공을 재차 확신한 사례를 언급할 수 있다. 마윈은 수감되지 않았으며, 알리페이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의 호황을 도우면서 널리 사용되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 개발 측면에서 미국 테크 기업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지나친 환상
닝 작가의 직업 경력은 기술의 획기적인 변화의 힘으로 형성되었다. 닝 작가는 소설로 1995년 설립된 중국 최초의 인터넷 서비스 공급사 잉하이웨이(Yinghaiwei)를 소개했다. 닝 작가는 “잉하이웨이가 등장했던 때를 분명하게 기억한다. 윈도 95 인터페이스 디스플레이의 연결 아이콘을 통해 전화번호를 누르던 방식과 번호를 누른 직후 통화 안내음을 듣던 때를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닝 작가도 온라인 문학 채팅방에 접속해, 직접 작성한 작품을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다. 2000년, 문학 잡지사 여러 곳에서 닝 작가의 소설 『가려진 도시(City of Masks)』 게재를 거부한 뒤 잉하이웨이의 뒤를 이어 탄생한 시나(Sina)를 통해 연재 작품으로 글을 게재하고는 판매 부수 50만 건을 돌파하게 되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이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감독과 셜록 홈즈에 집착하여 중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자기 가족의 수수께끼를 풀려고 한 이야기를 담은 『가려진 도시(City of Masks)』는 결국, 양장본으로 출판됐다. 그리고 닝 작가는 실험적이면서도 야심 찬 산문으로 알려졌다. 닝 작가의 소설 『티베트 하늘(The Tibetan Sky)』의 영문판 소설을 번역한 미들버리대학교 교수 토마스 모란(Thomas Moran)은 “닝 작가는 자신을 위해 글을 쓴다. 중국판을 보나 영문 번역판을 보나 가상의 특정 독자층을 위한 글을 작성하는 데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비판론자의 사고나 검열로 생각하는 바는 개의치 않는 듯하다”라고 설명했다.

밀레니엄 시대가 시작하면서 닝 작가의 작가라는 경력이 시작되었다. 또, 그 당시 중국 테크 기업의 운영 방식은 서양 기업의 운영 방식과 더 비슷해졌다. 당시 관리인 사무소에서 운영하던 것보다 기업 규모가 커진 레노버가 2005년, IBM의 개인 컴퓨터 사업부를 인수한 것을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IBM 사업부 중 비중이 매우 낮은 소규모 사업부를 인수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닝 작가는 레노버의 IBM 개인 컴퓨터 사업부 인수는 뱀이 코끼리를 삼킨 것과 같다고 말했다. 레노버가 IBM 사업부 인수에 성공했을 당시 레노버 창립자 리우 촨지(Liu Chaunzi)는 국가 영웅으로 평가받았다.

그 직후 30년간의 개방과 성장으로 이익을 얻은 새로운 창립자 세대가 중국 테크 업계의 중요한 인물로 급부상했다. 2012년, 야망이 넘치는 알리바바의 어느 한 직원은 비가 오던 어느 날, 택시를 잡을 수 없었던 탓에 비에 잔뜩 젖은 채로 항저우에서 진행된 기업 회의 현장에 도착한 뒤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디디(Didi) 창업 동기를 얻게 되었다. 디디는 베이징 교통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기 전 차량 공유 서비스를 시작하고,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할 이들을 모집해, 디디 가입 시 그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하였다.

『중관춘 마을: 중국 실리콘밸리 중부의 이야기(Zhong Guan Village: Tales From the Heart of China’s Silicon Valley)』은 중국에서 2017년, 중국 테크 기업의 성장세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을 당시 출판됐다. 그리고 2년 후 닝 작가는 중국어로 ‘차오환(超幻, chaohuan)’이라고 통하는 ‘초비현실’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기 된 연설을 했다. ‘차오환’은 말 그대로 환상을 넘어서거나 초과한다는 의미이다. 닝 작가는 당시 연설로 초현실주의적 소설인 『트리오(Three Trios)』로 오늘날 중국을 설명했다. 『트리오(Three Trios)』에서는 어느 한 감옥 사서가 사형수 두 명의 이야기를 말한다. 사서가 소개하는 사형수는 부패한 CEO와 범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의심을 받은 시장의 개인 비서이다. 닝의 신조어 ‘차오환’은 오늘날 중국의 빠른 성장과 극단적인 부패라는 실제 소식이 초현실의 경계에서 신빙성이 없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차고지 스타트업
제임스 트랩(James Trapp)이 번역한 『중관춘 마을: 중국 실리콘밸리 중부의 이야기(Zhong Guan Village: Tales From the Heart of China’s Silicon Valley)』 영문 번역판은 중국 공산당이 테크 업계 대기업의 권력 제한을 시작한 직후 출판됐다. 중국 정부가 새로 시행한 규제는 부주의한 데이터 수집이나 대기업의 자체 테크 생태계 성벽으로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막는 독점 등 일부 최악의 관행을 다룬다. 디디는 우버의 중국 사업부를 인수하고, 해외 시장에서도 급속도로 성장했으나 정부가 경쟁법을 교묘하게 피하면서 소비자 데이터를 형편없는 방식으로 운영했다는 이유로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자 기업 운행 시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를 하는 역할을 했다. 디디는 2021년,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후 1년도 되지 않아 상장 폐지가 될 수밖에 없었다.

중국 정부의 테크 업계 대기업을 향한 태도가 적대적으로 돌변한 상황은 중국의 일부 대중 인식 변화로도 반복됐다. 리우 촨지와 마윈 모두 중국의 영웅이라는 지위를 잃기 시작했다. 닝 작가는 “리우 촨지와 마윈을 범죄자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라고 언급했다. 레노버는 경영진의 임금이 지나치게 많고, 국가 자산을 손실을 기록한 채로 매각했다는 이유로 민족주의 논객의 비판 대상이 되었다.

반면, 미국을 중심으로 서양에서는 중국 테크 기업이 지식 재산권 탈취에 집중하거나 공산당 산하 기관 역할을 할 것을 우려한다. 실제로 서양 여러 국가에서는 중국 기업에 이익이 되도록 정부와 관련된 해커 세력이 업계 기밀을 탈취한 사건과 관련된 사건을 소장으로 기술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중관춘 일대의 테크 업계 대기업은 종종 서양 경쟁사 제품과 기술을 따라한 열등한 기업으로 저평가 받는다. 중관춘 일대의 기업이 중국 경제와 문화 추가 개방을 이끈 방식이나 훌륭한 제품을 생산한 사실과 관련된 논의도 적다. 미국 정치인이 틱톡의 종종 모호한 국가 안보 우려를 제기했으나 바이트댄스 공동 창립자 장이밍(Zhang Yiming)은 종종 테크 제품의 선구안 측면에서 가장 앞선 인물로 등장한다. 장이밍은 수십억 명의 관심을 차지할 정도로 효과적인 앱을 개발했으며, 메타와 실리콘밸리 일대 테크 기업 경영진은 틱톡의 발전이 자사 제품과 무관하다는 사실에 놀란다.

닝 작가는 소설 후반부에서 제2의 장이밍이 될 수도 있는 이들이 스타트업 신화를 쫓으려 찾는 공간인 배관 틀이 노출된 중관춘 기관인 ‘창고 카페(Garage Cafe)’로 향한다. 닝 작가는 “축구장 절반 면적에 해당하는 800m2 이내의 근무 공간에서 눈을 돌리는 곳마다 컴퓨터를 발견할 수 있다. 기업가와 투자자는 협력 방법을 논의하면서 휴대전화를 귀에 붙이고 있다”라고 묘사했다. 창고 카페에서는 커피 한 잔과 워크샵, 프로그래밍 서적 도서관, 스마트폰 및 각종 기기 시간당 대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를 보유한 기업에도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닝 작가는 “창고 카페는 생기가 넘치면서 인상적인 공간으로 다가왔다. 기성세대는 새로운 이를 만나고, 먼 길을 떠나려 기존의 제약이 된 사슬을 끊었다. 창고 카페의 젊은 세대는 항공기에 탑승하여 이동한다”라고 말했다.

닝 작가는 자신의 소설이 제로 코로나 조치 때문에 생활과 야망이 제한된 중국의 젊은 혁신가가 고난을 겪는 시기에 출판된 사실을 인정한다. 그러나 지난 몇 주간 베이징을 포함한 여러 대도시 거리는 다시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 내부에서는 추천 알고리즘과 인공지능(AI) 생성 콘텐츠, 게임 업계, 온라인 팬클럽 등을 겨냥한 새로운 규제를 시행했다. 그러나 중관춘의 역사를 돌아보면, 정부 규제와 같은 제한은 테크 업계 기업가가 창의력을 더 발휘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at the West Doesn’t Know About China’s Silicon V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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