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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코로나 위기, 세계에 의미하는 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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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코로나 위기, 세계에 의미하는 바는?
중국의 코로나19 감염 건수 급증 추세는 인간의 비극이다. 그러나 이미 코로나바이러스가 자유롭게 확산되는 서양의 코로나19 확산 추세 변화의 조짐은 아니다.
By DAVID COX, WIRED UK

3년 가까이 엄격한 제한 조치를 시행하면서 코로나19 감염 건수를 최소화하던 중국 정부가 2022년 12월 자로 제로 코로나 정책 종료를 선언했다. 그와 동시에 전 세계에 유례없는 수준의 심각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라는 영향을 미쳤다.

중국 전체 인구 중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데다가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았던 이들이 다수인 가운데, 중국 보건 당국은 12월, 제로 코로나 정책 해제 후 첫 20일 동안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2억 5,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인구 6,400만여 명인 중국 저장성 동부 지역에서는 일일 신규 감염 건수 약 100만 건을 기록했다.

2023년 1월 22일(현지 시각), 설날 연휴 이후 코로나19 감염 건수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연휴인 설날을 맞아 중국인은 세계 각국으로 여행을 떠나 친구와 가족을 만난다. 홍콩대학교 전염병학 교수 벤 카울링(Ben Cowling)은 “2023년 겨울 중국의 코로나19 감염 건수는 약 10억 건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023년 1월 말, 2주에 걸쳐 그동안 코로나19 감염 대응에 나섰던 중국 마을이 더는 코로나19 퇴치 조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 건수 급증 현상은 위기를 의미한다. 코로나19 환자 대응 업무 과중과 사망자 장례식의 긴 조문 행렬에 이어 2023년 초반 병원 시설이 환자 진료를 위한 전면 개방 준비를 마치지 않은 탓에 중국인 약 20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암울한 소식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2022년 11월 초 기준 80세 이상 중국 인구 60%가 백신을 전혀 접종하지 않았거나 부스터샷을 접종하지 않았다. 카울링 교수는 “중국 정부는 충분한 백신 공급량 확보와 병원 재개방 준비 부재, 항바이러스 의약품 재고 부재 등과 같은 상황에서 국경을 개방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이외의 세계 상황을 보면, 중국의 코로나19 감염 건수 급증 추세는 처음 드러난 것보다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다수 전염병학 전문가는 대다수 국가에는 이미 코로나19 전염이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추후 입국할 중국인 여행자가 특정 국가에서 우려할 정도로 심각한 코로나19 감염 건수 급증 현상을 유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런던대 유전자연구소(University College London Genetics Institute) 소장 프랑수아 발루(Francois Balloux)는 “중국의 코로나19 감염 건수가 많은 편이지만, 전 세계 감염 현황과 비교했을 때 소수에 불과하다. 코로나19 감염 건수 급증 현상은 중국 당국에는 심각한 문제이지만, 세계 다는 국가가 심각하게 우려할 정도로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호주와 프랑스, 인도, 이스라엘, 이탈리아, 모로코, 스페인, 영국, 미국 모두 중국인 입국자 대상 코로나19 검사 의무화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모로코는 중국인의 입국 전면 금지를 시행했다. 하지만 유럽연합은 유럽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코로나19 면역력 수준이 이미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엄격한 코로나19 조처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또, 중국인 사이에서 감염 확산세가 진행되는 바이러스는 서양 세계에 확산 중인 바이러스 종류와 같다고 덧붙였다.

2021년 11월, 오미크론 발견 이후 기본적으로 그동안 등장한 여러 바이러스 종류보다 기본적으로 더 강력한 전염성이 있는 전혀 다른 유형의 변이바이러스 집단 보유와 관련, 다수 바이러스 학자는 급격한 차이를 전혀 감지하지 않았다. 2022년 여름 내내 영국에서 널리 확산된 BA.5부터 현재 미국에서 급속도로 확산 중인 XBB.1.5까지 지난 14개월 사이에 발견된 모든 주요 변이바이러스는 오미크론의 하위바이러스에 해당한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상대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노출 수준이 적었던 새로운 인구 집단을 통해 갑자기 코로나19 확산세가 시작되면서 알파, 델타, 오미크론과 같은 바이러스 형태의 새로운 슈퍼 변이 바이러스가 급부상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추세이다. 그러나 슈퍼 변이 바이러스 출현과 같은 심각한 위험성의 조짐은 확실하지 않다.

2000년, 케임브리지대학교 임상 미생물학 교수 라비 굽타(Ravi Gupta)는 네이처에 바이러스가 오랫동안 존재하면서 면역력이 저하된 인체 내에서 몇 배로 증가할 수 있는 만성 SARS-CoV-2 감염이 진화 확률이 더 높은 바이러스를 전달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굽타 교수는 “코로나19 신규 감염 건수가 수십억 건을 기록한다는 사실은 만성 바이러스에 감염될 기회가 더 많다는 의미이다. 감염 건수를 늘려, 문제가 될 수 있는 신규 변이바이러스를 생성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카울링 교수는 세계 대다수 국가보다 중국 인구의 면역력 수준이 훨씬 더 낮은 탓에 바이러스가 별도로 진화하지 않더라도 광범위한 인구 집단 사이에서 널리 확산되기 더 쉽다고 주장한다. 또, 슈퍼 변이 바이러스가 새로 등장한다면, 이미 백신 접종과 감염을 통해 면역력을 형성한 인구가 더 많은 북미나 유럽에서 등장할 확률이 더 높다고 보았다.

굽타는 “바이러스 확산 전망과 관련하여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바가 있다. 바로 서양 여러 국가보다는 주요 신규 바이러스 발생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바이러스가 새로운 경로를 찾고, 기존 오미크론 및 하위 바이러스의 대확산 추세로 형성한 면역력을 우회하게 될 것이다. 반면, 중국에서는 어떠한 형태의 바이러스든 널리 확산될 확률이 높다.

슈퍼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한다면, 과학계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더 강한지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2022년, 굽타 교수는 동료와 함께 오미크론이 기존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염 위험성이 낮은 편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기존 변이 바이러스만큼 폐 세포를 널리 확산하지 않기 때문이다. 굽타 교수는 “오미크론은 비강 세포를 감염시키지 않고, 공기 중 상류 부분에서 이동 경로를 지정한다. 따라서 심각한 질환 발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전염성은 매우 강하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굽타 교수는 오미크론이 기존 변이 바이러스보다 위험성이 낮다는 사실이 오미크론의 전체 경로가 덜 심각한 방향으로 전환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여전히 생물학적으로 면역력을 돌파하고 더 널리 확산될 수 있는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할 가능성이 생물학적으로 합당한 설명이라고 덧붙였다. 굽타 교수는 “진화학적 측면에서 보면, 바이러스가 병원성으로 퇴화될 이유는 없다”라고 언급했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발생하든 중국의 코로나19 급증 추세의 전체 여파가 분명해지기 전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GISAID를 포함한 일부 글로벌 콘소시엄에서 여전히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추적하는 데 전념한다. 하지만 전 세계는 바이러스 샘플의 유전체 배열 노력 규모를 축소해, 신규 변이 바이러스와 다른 국가로 유입되는 경로 추적이 더 어려워졌다. 굽타 교수는 “인류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대가를 깨달았다. 영국과 미국뿐만이 아닌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따라서 현재 인류는 코로나19 확산 상황 중 상대적으로 가장 취약한 순간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등장할 변이 바이러스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발루 소장은 유럽과 북미 여러 지역의 현재 코로나19 상황은 여러 가지 일반 호흡기 질환과 비교적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다만, 발루 소장은 위험성이 큰 신규 슈퍼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한다면, 코로나19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잉글랜드 전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총 4만 1,620명에 이르렀다. 사망자 대부분 이미 면역력이 약하거나 코로나19 감염 전부터 여러 질병을 앓아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이들로 추정된다. 혹은 질병이나 복용 중인 약물 때문에 면역 체계가 저하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유독 감염 상황이 심각했던 계절성 독감 유행 시기에는 사망자 수 3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발루 소장은 “영국과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중 건강한 청년층은 극소수이다. 현재 코로나19는 기본적으로 다른 문제의 스트레스를 더한다. 이미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이들과 영국의 상황 때문에 병원 체계로는 코로나19 환자를 모두 제대로 진료하기 어려웠다. 적어도 현재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 건수 급증 추세는 바이러스가 제기하는 기존의 위협을 거의 바꾸지 않을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at China’s Covid Crisis Means for the Rest of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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