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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네티즌, 정부 인터넷 통제 뒤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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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네티즌, 정부 인터넷 통제 뒤엎다
중국 정부가 길거리 시위 현장과 SNS 통제 권한을 다시 손에 넣었다. 그러나 제로 코로나 정책 반대 시위에 참석한 주민은 스마트폰이 대규모 행동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By JENNIFER CONRAD, WIRED US

2022년 11월 말, 중국 북서부 도시인 우루무치 지역에서 시위대가 중국 정부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 항의 시위를 벌였다. 그날 밤 중국 SNS에서는 우루무치 시위 현장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시위가 형성됐다. 주로 중국 최고 인기 앱인 위챗(WeChat)에서 시위가 펼쳐졌다. 사용자는 시위대 영상과 레미제라블의 <Do You Hear the People Sing>, 밥 말리의 <Get Up, Stand Up>, 패티 스미스의 <Power to the Peoeple> 등을 들었다.

다음 날 시위가 널리 확산됐다. 베이징 량마치오(Liangmaqiao) 지역에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모인 시위대는 빈 종이를 들고서는 엄격한 코로나19 통제 정책 종료를 촉구했다. 현지 일류대학교인 칭화대학교가 있는 베이징 전역에서는 시위대가 프리드만방정식으로 알려진 물리 공식을 작성한 인쇄물을 들고 서 있었다. 프리드만이라는 이름의 발음이 자유로운 인간을 의미하는 ‘프리 맨(free man)’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중국 전역의 여러 대도시와 대학가의 비슷한 시위 물결은 1989년, 천안문 광장에서 유혈사태로 이어진 진압으로 끝난 학생 운동과 비교되었다.

초기 시위와 달리 지난 일주일간 중국 전역에 혼란을 일으킨 시위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확산됐다. 중국 정부는 적극적인 기술 채택과 중국 주민의 기술을 사용한 시위 참석이나 시위를 형성할 힘 간의 균형에 타격을 주려 했다. 그리고 광범위한 검열 및 감시 권력을 형성했다. 그러나 일주일 전, 디지털에 능숙한 중국 주민이 중대한 순간을 맞이하면서 중국 주민의 좌절과 용기, 분노가 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듯한 모습이 펼쳐졌다. 중국 검열 기관과 공안이 인터넷과 시위 현장에서 반정부 인사의 규모를 축소하는 데 며칠이 걸렸다. 이 시기에 세계 각지로 중국 시위 영상과 사진이 확산됐으며, 중국 주민은 만리방화벽을 포함한 각종 통제를 영리하게 우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중국 당국의 단속을 피하고자 익명을 요청한 베이징에 10년 이상 거주한 어느 한 영국인은 “현재 위챗 분위기는 그동안 접한 분위기와 매우 다르다”라며, “많은 이들이 게시글마다 더 과감하게 의견을 밝히고, 정부의 경계와 개인의 경계를 시험하는 누리꾼이 매일 새로이 등장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과거, 신장 지구 관료의 사진에 ‘빌어먹을’이라는 표현으로 솔직한 생각을 드러낸 자막을 포함한 사진과 같이 정부기 인터넷을 엄격하게 통제했을 때는 볼 수 없었던 사진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누리꾼은 검열로 허용하는 부분과 허용하지 않는 부분의 기준을 정하며, 많은 이들이 인터넷 검열을 어느 정도 우회할 방법을 알고 있다. 암호화 앱을 이용해 와이어드와의 전화 인터뷰에 응한 광저우의 어느 한 테크 분야 종사자는 시위가 확산되면서 젊은 위챗 사용자가 자신의 게시글이 일으킬 결과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해당 직원도 다수 중국 국적자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자신의 정체에 주목할 위험성을 우려해 익명을 요청했다. 기술 사용이 더 능숙한 시위 집회 세력은 텔레그램과 같이 암호화 앱을 사용하거나 인스타그램, 플랫폼 등 서양 SNS 플랫폼을 공유해 시위대가 원하는 바를 알리고자 한다.

코로나 봉쇄 조치 반대 시위는 중국 북서부 신장지구 주도인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화재 피해자의 비공식적 자발적 활동으로 시작했다. 우루무치는 100일 넘게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이어졌다. 일부 관측통은 봉쇄 조치로 어려움을 겪은 피해자가 탈출 시도를 했으며, 긴급 의료 지원 속도는 느렸다고 전했다. 게다가 대다수 피해자는 중국 정부가 100~200만 명가량 재교육 수용소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강제 교화 작전 대상이 된 소수 민족인 위구르족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비극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분노가 이미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에 발생했다. 아이폰 생산을 담당하는 정저우성의 폭스콘 공장에서는 근로자와 보안 인력 간 폭력적인 대치 상태가 이어졌다. 워싱턴DC 국책연구소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의 스콧 케네디(Scott Kenedy)는 2022년 9월과 10월, 베이징에 방문했을 당시 현지 주민 사이에서는 이동할 때마다 정기적인 PCR 검사와 QR 헬스 코드 스캔, 신규 봉쇄 조치 시행이라는 끊임없는 우려에 지친 상태임이 분명했다고 밝혔다. 케네디는 “중국 주민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분노한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22년 11월 초, 중국 정부는 일부 제한 조치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우루무치 화재와 코로나19 감염 건수가 다시 증가하는 사례 모두 주민의 분노를 자극했다.

중국 주민도 전 세계 인구와 마찬가지로 봉쇄 조치 시행 기간에 스마트폰에 의존하여 분노를 표출했다. 이미 검열과 검열 우회 방식에 익숙해지면서 시위 추진과 시위대가 꾸준히 사용할 상징의 동기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시위대는 백지를 높이 들어 올리고, 온라인에 흰색 정사각형을 게재했다. 절어도 검열 언급 부분에서 많은 이들이 본 모티프이다. 흰색은 중국에서 애도를 상징하는 색깔이기도 하며, 시위는 ‘A4 혁명’, ‘백지 혁명’, ‘白纸革命’ 등으로 칭한다.

시위대는 이제 텍스트 필터를 우회할 스크린샷 이미지 게재나 자동 감지 시스템을 피하고자 게시글 공유 전 영상에 필터를 추가하는 등 익숙한 검열 우회 기법을 사용한다. 시위대는 ‘산책한다’와 같이 코드가 적용된 언어를 언급한다.

중국 주민에게는 말장난과 밈 등 각종 속임수로 검열을 피하는 것이 구시대적인 일이지만, 종종 대규모 경멸감을 자극하는 대신 정부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거나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때 사용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2022년 11월 말, 중국 누리꾼은 폐지 자막이 달린 뮤직비디오 스크린샷을 게재했다. 혹은 역설적이게도 ‘좋다’, ‘올바르다’ 등과 같은 댓글이 추가된 공식 게시글도 넘쳐나고 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홍콩에 거주하는 익명의 어느 한 중국인은 지난 3년간 중국 인터넷 규제 수준이 더 엄격해지자 많은 중국 누리꾼이 VPN 사용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서양 SNS 플랫폼을 사용한 정보 접근 및 유포에 더 능숙해졌다고 전했다. 텔레그램과 애플의 에어드롭 로컬 파일 공유 기능은 시위와 관련된 정보를 확산하는 기본적인 방법이 되었다. 그러나 애플은 최근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의 에어드롭 기능을 변경해, 가까운 공간에 동시에 있는 이들이 단 10분만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한다. 검열을 우회하는 각종 디지털 툴은 중국 전역에 널리 확산된 인식을 서서히 키우면서 시위 협력에 도움이 되었다. 이례적이게도 이번 시위는 계층과 민족을 뛰어넘고 연대하면서 이주 노동자와 소수민족, 페미니스트 단체, 학생 모두 시위에 참석한다.

2022년 11월 마지막 주말, 중국 정부의 시위 단속 시도가 대도시 시위 현장과 인터넷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났다. 광저우 테크 분야 종사자는 2022년 11월 말 일요일 밤, 시위대가 백지를 들고 모인 곳에 가까이 갔을 때 공안 200여 명이 배치된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공안은 대규모 조직 형성을 막으려 시위대 사이에 흩어져 있었다. 이후 광저우 테크 분야 종사자는 현장을 떠났으나 밤새 이어진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와 공안의 몸싸움이 벌어졌다는 소문을 접했다. 그리고 다음 날 현장에 있던 시위대 일부가 공안의 연락을 받았다. 스마트폰으로 위치 데이터를 수집해, 시위 참석자 신원을 파악했을 확률이 높다. 또, 최근 일부 뉴스 보도는 일부 대도시에서 시위 발생 현장에 공안이 접근하고는 VPN이나 텔레그램 등 앱 사용 여부를 확인한다고 보도했다.

위챗에서는 첫 번째 시위 발생 후 단 몇 시간 만에 시위 영상이 사라졌다. 그러나 인공지능(AI)과 수동 검열 등 중국 플랫폼 전체의 디지털 검열이 급격히 증가했다. 복수 소식통이 월스트리트저널에 전한 바에 따르면, 중국 국가정보판공실(Cyberspace Administration of China)은 여러 SNS 플랫폼과 검색 엔진에 시위 관련 콘텐츠 모니터링과 VPN 사용법과 같은 정보 삭제 명령을 내렸다. 와이어드는 중국 검열 모니터링 기관인 그레이트파이어(Great Fire)가 생성한 차단된 키워 검색어를 이용해 '백지혁명'이라는 단어를 중국어로 검색해보았다. 그리고 2022년 11월 마지막 주에 여전히 트위터와 비슷한 중국 SNS 플랫폼인 웨이보에서 찾아볼 수 있었으나 12월 1일(현지 시각) 차단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 중반에는 불안정한 소식 확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장쩌민 전 주석의 사망 소식이 보도되자 시위 현장과 SNS 피드 모두 조용해지면서 검열 기구도 빠르게 적용됐다. 장쩌민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개방적이었던 시대에 중국을 이끈 인물이다. 중국 누리꾼은 위챗을 장쩌민 전 주석의 영향력을 입증하는 게시글로 가득 채웠다. 더 교묘한 형태로 이어진 시위에서 시진핑 주석을 완곡하게 비판하려는 의도였다.

엄격한 공안의 존재가 직접 시위를 추가로 이어가는 상황을 지연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와이어드의 인터뷰에 응한 복수 사회 운동가는 다시 시위를 조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방 정부는 코로나 규제를 완화하기 시작했고, 중앙 정부는 더 많은 노인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SNS의 강력한 힘이 중국 국경을 넘어선 개혁 촉구와 분리된 사회운동가 단체를 하나로 모으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이번 주 얻게 된 지속적인 교훈 중 하나이다. 며칠 만에 소외된 사회 소수 집단을 기념하는 시위가 중국 전역으로 퍼지고, 사회의 폭넓은 구성원으로부터 반항심을 불러일으켰다. 중국 시위대의 구호와 노래, 몸짓은 도쿄에서 런던에 이르는 세계 각지의 대학 캠퍼스와 도시 거리에 울려 퍼졌다.

와이어드는 이번 주 뉴욕에서 열린 우루무치 화재 희생자들을 위한 밤샘 애도 현장에서 전 연령대의 애도 현장 참석자가 주로 만다린어와 영어로 말하는 것을 보았다. 일부는 백지를 들고 있었다. 대만 독립, 위구르족 권리, 홍콩 민주화 운동 지지자도 있었다. 현장에서는 어느 한 사람이 중국 영사관 건너편에 프로젝터와 노트북을 설치해 칙칙한 회색 건물 옆면에 영어와 중국어로 된 '우루무치'를 흰색 빛으로 투사했다. 광저우의 테크 부문 근로자는 뉴욕 사진을 본 뒤 "중국인은 적극적으로 정부 규탄 시위를 벌이는 해외 이주민에게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직접 시위는 잠잠해질 수 있지만, 새로운 운동의 씨앗을 이미 심은 상태이다. 중국인은 이미 검열로 사용이 어려워진 디지털 툴도 놀라운 힘을 실어준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라고 덧붙였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How Chinese Netizens Swamped China’s Internet Contro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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