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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 트위터 붕괴 시 잃게 될 부분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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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 트위터 붕괴 시 잃게 될 부분 드러내
이란 당국이 더 심각한 폭력을 동원하면서 시민을 억압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위터가 폭력 보고사항을 문서화할 핵심 요소를 제공한다. 만약 트위터 붕괴 시 인권 보호라는 구원 요소가 사라질 수도 있다.
By MATT BURGESS, WIRED UK

영상은 끔찍한 만큼 강력한 영향력이 있다. 시위 도중 총에 맞아 사망한 어머니의 무덤 앞에 무릎을 꿇고는 작별 인사를 고하는 딸의 모습을 담은 영상도 있다. 다른 영상에서는 경찰이 총을 발사하자 시위대가 기차역 승강장을 따라 도망친다. 또 다른 영상에는 쇼핑센터 바깥 바닥에서 경찰이 어느 한 여성을 구타하는 모습을 담았다. 어느 한 아버지는 경찰에 종종 체포된 후 구금된 사회 운동가인 아들의 모습을 몽타주로 담은 영상을 제작했다.

모두 이란의 반정부 시위와 관련된 영상이며, 트위터에 게재됐다. 이란 시위 영상은 수천 번 공유되었으며, 수십만 명이 시청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유포된 영상은 시위대가 겪은 잔혹함을 공식 문서로 기록하는 데 트위터가 중요한 역할을 하자 이란에서 게재한 트위터 게시글의 짧은 스냅샷에 불과하다.

지난 2개월간 이란 대도시 150여 곳에서 무수히 많은 시민이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윤리 경찰에 구금된 후 사망한 22세 여성 마샤 아미니(Mahsa Amini)의 죽음을 규탄하는 시위에 매일 같이 참여했다. 시위대는 여성 권리 존중과 이란 정권 교체를 촉구했다. 인권운동가 뉴스 에이전시(Human Rights Activists’ News Agency, 이하 HRANA)는 아동 64명을 포함한 시위대 45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체포된 시민은 1만 8,000명 이상이다.

트위터를 비롯한 전반적인 여러 SNS 플랫폼에는 경찰의 공격을 받는 이란 시위대의 모습과 경찰에 살해된 시위대의 시신, 부상자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넘쳐났다. 현재 일론 머스크의 소유로 넘어간 트위터는 세계 각국에서 시위대와 인권 억압 사례를 공식 문서화할 수단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각종 혼란이 발생한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상황이 복잡해지고, 핵심 안전팀 인력이 대거 해고되면서 이란 시위대는 정보 공유와 전 세계 사건 기록 수단이라는 트위터의 중요성에 갑자기 주목하기 시작했다.

트위터는 전 세계가 이란 시위대를 향한 공격을 지켜보고 시위대 살인이라는 끔찍한 실상을 폭로하도록 만들었다. 정부가 언론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이란에서 트위터는 이란 시민의 공정한 정보 접근을 위한 구세주가 되었다.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Oxford Internet Institute) 학자이자 디지털 권리 단체 제19조(Article 19) 수석 연구원으로, 이란의 인터넷 통제를 연구한 적이 있는 마샤 알리마다니(Mahsa Alimardani)는 "이란인이 스스로 온라인에 접속해 전 세계에 직접 메시지를 전달할 때의 효과 측면에서 트위터의 강점을 확인할 수 있다. 매번 트위터를 통해 온라인에 접속하고는 자녀의 권리를 직접 옹호하기 시작하는 정치범의 가족을 본다"라고 말했다.

다수 인터넷 전문가와 시위 현장 관측통도 머스크의 인수 때문에 인터넷 자유가 억압된 시점에 시위와 사회 운동의 핵심 SNS 플랫폼이라는 트위터의 명성에 손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이란 시위대 구원 수단이자 소신 발언을 할 창구
지난 10년간 이란은 인터넷 폐쇄와 SNS 플랫폼 차단 수단을 생성했다. 2009년부터 트위터를 차단하면서 이란의 검열 수단이 날이 갈수록 첨단 기술을 동원하여 교묘해졌다. 2019년, 연료 가격 인상 당시 시위가 발생하자 인터넷 전체를 차단했다. 또, 아미니의 사망 규탄 시위 이후 이란 정부는 인터넷 통제를 목표로 삼았다. 디지털 통금을 시행하고, 왓츠앱과 인스타그램, 스카이프, 바이버(Viber), 링크드인 모두 차단했다.

인터넷 자유 수준 연간 보고서를 발행하는 비영리 단체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 중동 및 북미 지사 애널리스트 캐서린 그로스(Cathryn Grothe)는 "이란은 전 세계 국가 중 인터넷 자유 억압 수준이 가장 심각하다. 이란의 인터넷 자유 순위는 중국, 러시아보다 더 낮다. 디지털 통금과 인터넷 차단 때문에 온라인 접속을 위한 이란 시민의 VPN 사용 빈도와 검열 우회 툴 확산 빈도가 급격히 증가했다.

트위터는 이란 내 최대 소셜 네트워크가 아니다. 이란에서는 왓츠앱과 인스타그램, 텔레그램이 더 인기가 많지만, 다른 여러 국가와 마찬가지로 이란에서도 속보와 중요한 사건 실시간 업데이트를 위해 트위터를 사용한다. 트위터 덕분에 이란에서도 정보를 어느 정도 접할 수 있다. 그로스는 "트위터는 개인의 자기 의견 표현과 친구, 가족과의 관계 형성, 시위 조직, 정부의 책임 요구 등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실제로 이와 같은 방으로 많은 사용자가 트위터를 사용한다"라고 말했다.

시위대가 공유하는 영상과 이미지 모두 이란 경찰과 정부 관료의 만행을 밝혀내는 경로가 되었다. BBC 조사 결과, 시위대는 전국 시위에서 사망한 청년과 아동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트위터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시위 사망자 수 공식 집계 결과는 없지만, HRANA는 경찰이 구금한 시위대 중 단 3,400명만의 신원을 확인했다. 체포된 이는 1만 8,000명이 넘는다.

이란 시위 현장 참석자와 이란 출신 이민자, 연구원 등이 소유한 이란 안팎에서 유명한 주요 트위터 계정이 이란 상황을 보여주는 영상 수백 개를 공유한다. 일례로, 야당 운동가 집단 1500tasvir는 파르시(Farsi) 트위터 계정 팔로워 수가 9월 기준 5만 5,000명이었으나 11월, 약 40만 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시기 1500tasvir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수는 45만 명에서 170만 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레딩대학교 국제법 강사 사이드 바게리(Saeed Bagheri)는 "이란에는 독립 플랫폼이 없어, 이란 TV로는 정상적인 뉴스나 정확한 뉴스를 찾아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란에서는 트위터가 인권 탄압과 평화 시위대를 겨냥한 잔혹 행위를 가장 먼저 공유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11월 24일(현지 시각), 국제연합기구(UN)는 시위대를 향한 치명적인 폭력 행위 수사를 공식적으로 진행하며, 폭력 행위를 당한 시민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인용했다. 이란 정부는 당국이 필요한 조처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란 시위대와 사회 운동가만 트위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이란 국가 주도 선동광고 부대도 이전부터 트위터를 이용해 정치적 상황을 조작하려 한 적이 있다. 2019년 6월, 트위터는 이란 정부와 관련이 있거나 직접 지원받은 계정 5,000여 개를 제거했다. 트위터가 퇴출한 계정 모두 약 200만 건을 게재하며, 이란 정부의 견해를 강조하고 가짜 프로필을 동원해 이란과 세계의 정치와 사회 문제를 논의했다.

보안 문제 때문에 익명을 요청한 이란의 어느 한 디지털 선동 광고 연구원은 수개월 동안 가장 인기가 많은 파르시 트위터 게시글을 모니터링했다고 밝혔다. 시위 시작 전에는 이란 정부가 자국 정치를 합리화할 메시지 추진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위가 시작된 후 시위와 관련해 의도적으로 유포된 거짓 정보와 의도치 않게 확산된 거짓 정보 모두 공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익명을 요청한 연구원은 "이란의 트위터 세계에 거짓 정보를 대거 유입하려는 중대한 대규모 노력을 관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란 정권은 이와 같은 시도에 성공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조직적 실패
트위터는 오랫동안 시위가 주도된 SNS 플랫폼이었다. 그러나 머스크가 인수한 뒤 트위터 인권 지원팀 직원 대규모 해고를 포함한 각종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자 시위가 발생하는 곳에서 현실적으로 심각한 파장이 이어질 수 있다. 그중에는 시민 안전 유지 문제도 포함됐다.

알리마다니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지금까지 주로 미국 문제에만 집중했으나 실제로 트위터 사용자 대부분 미국 외 다른 국가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알리미다니는 "이란 시민은 일론 머스크가 미국 사회 인종 차별과 같은 사회 부조리 문제에 맞선 전쟁을 일으킨다는 점에는 관심이 없다. 이란 시민은 전 세계에 최대한 빨리, 그리고 효율적으로 시위대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알리마다니와 이란 전문 인권 단체 미안 그룹(Miaan Group) 디지털 권리 및 보안 국장 아미르 라시디(Amir Rashidi) 모두 긴급 문제 처리와 이란 시민의 안전 유지 작업을 이어가는 트위터 내 제한된 인력을 극찬한다. 하지만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더 심각한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알리마다니는 "제19조는 트위터에서 발견한 인권 탄압 문제의 분명한 사례를 강조한다. 인권 탄압 논의는 지금 당장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한 문제이다"라고 밝혔다. BBC 샤얀 사르다리자데(Shayan Sardarizadeh) 기자가 강조한 바와 같이 트위터가 이란의 혁명수비대(Revolutionary Guard)과 관련된 계정을 정지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팔로워 9만 1,000명을 확보한 혁명수비대 계정은 공격받은 시위대 사진을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진으로 담은 상황은 빙산의 일각일 확률이 높다.

알리마다니는 "지금도 트위터 계정 수백 개가 강요된 자백을 게재하는 이란 정부나 이란 안보국 인력과 확실히 관계됐다"라고 주장했다.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커뮤니케이션 부서가 사라진 트위터는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라시디 국장은 이미 정지된 트위터 계정을 용서하고 계정 복구를 지원한다는 일론 머스크의 공식 발표를 특히 걱정한다. 라시디 국장은 과거, 친이란 성향의 트위터 계정이 트위터 규정을 위반한 뒤 차단된 사실을 강조했다. 이어, "이란 정부가 사회 운동가를 추적할 것이다. 그리고 시민 개인을 괴롭힐 것이다. 그리고 각자 개인 계정에 정부의 강요에 따라 자백 영상을 게재하라는 지시를 받을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라시디 국장은 이란 정부와 관련된 계정이 복구된다면, 트위터는 이란 시민에게 더 위험한 SNS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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