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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유럽에서 몰락 조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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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유럽에서 몰락 조짐 보인다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브뤼셀 지사 직원 두 명만 남았다. 현재 유럽은 전면적인 신규 테크 법률 집행을 준비 중이다.
By MORGAN MEAKER, WIRED US

외관을 보면, 트위터 유럽 본사의 개조된 1970년대 사무실의 모습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듯하다. 그러나 내부 분위기는 실패의 기운이 감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럽 전역의 트위터 본시 직원도 대규모 정리해고를 겪었다. 500명이 근무한 아일랜드 더블린의 1 컴버랜드 플레이스(1 Cumberland Place) 사무실 직원은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를 이야기할 때, 전쟁 용어를 사용한다. 익명을 요청한 어느 한 소식통은 정리해고를 면한 직원은 ‘생존자’라고 칭하며, 정리해고된 동료는 낙오자라고 말한다. 아일랜드 직원이 신임 CEO 일론 머스크에게서 정리해고 소식을 처음 들은 때는 머스크의 인수 후 약 2주가 지난 11월 10일이다. 모든 직원이 이메일을 통해 사무실에서 주당 40시간 근무해야 한다는 메일을 받았다.

해고 직원의 집중 명단은 없다. 대신, 많은 직원이 직장용 메시지 앱 슬랙을 이용해 동료의 근무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유럽 사무실 중 더블린만 트위터 대규모 정리해고로 타격을 받은 것이 아니다. 브뤼셀과 런던 직원도 해고되었다는 SNS 게시글이 쏟아졌다. 다만, 함부르크와 마드리드, 위트레흐트, 베를린, 맨체스터 등 다른 유럽 지사 직원도 대규모 정리해고로 영향을 받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트위터 유럽 사무실의 주요 우려 사항은 브뤼셀 지사의 6~8명으로 구성된 팀이다. 해당 팀은 유럽 정책 관련 업무를 담당했으며, 트위터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시행 직전의 법안을 담당하는 규제 당국과의 주요 연락망 역할을 했다. 브뤼셀 지사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은 현재 유럽 정책팀 직원 중 두 명만이 남았다고 전했다.

브뤼셀에 본거지를 둔 컨설팅 기업 AWO 국장인 마티아스 버뮤렌(Mathias Vermeulen)의 설명에 따르면, 유럽연합이 기념비적인 신규 테크 법률을 도입한 시점에 트위터가 인력을 축소했다는 의미이다. 버뮤렌 국장은 “각종 법률 의무 사항이 시행될 시점이자 규제 당국이 트위터 브뤼셀 지사 직원과의 의미 있는 관계를 바라는 시점에 정리해고한 것은 확실히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메타와 구글은 유럽 도시마다 유럽연합 정책 담당 직원 20~30명을 채용했다. 트위터는 와이어드의 유럽 직원 해고 관련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머스크의 인수 전부터 트위터는 유럽연합에서 각종 감시 조치를 직면했다. 프랑스와 독일, 네덜란드에서 혐오 발언과 명예훼손, 프라이버시를 쟁점으로 한 트위터 소송이 보류됐다. 아일랜드에서는 트위터가 대규모 정리해고를 시행하면서 현지의 엄격한 고용법을 준수하지 않을 상황을 우려한다. 아일랜드 기업, 무역 및 고용부 대변인은 와이어드에 레오 바라드카(Leo Varadkar) 아일랜드 부총리가 현지 법률 규정에 따른 트위터의 정리해고 가능성과 관련한 집단 정리해고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럽 의회에서는 유럽연합의 신규 디지털서비스법(Digital Services Act)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s)에 대한 머스크의 발언을 갈수록 탐탁지 않게 여긴다. 이제 트위터 브뤼셀 지사의 유럽연합 정책팀 인력 규모가 최소한의 수준으로 감원됐다.

유럽은 오래전부터 유럽연합의 자체 법률이 트위터를 포함한 전 세계 테크 플랫폼 대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간절히 원했다. 2022년 5월, 티에리 브르통(Thierry Breton)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트위터에 일론 머스크와 디지털서비스법을 논의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에서 존경심을 표현한 머스크는 “디지털서비스법은 바로 나의 생각과 일치한다”라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머스크의 표현의 자유 관련 발언과 트위터 관리팀을 포함한 정리해고는 유럽에 긴장감을 촉발했다. 요엘 로스(Yoel Roth) 트위터 안전 및 무결성 사장은 콘텐츠 관리 담당 팀인 신뢰 및 안전(Trust and Safety)팀에 근무하던 전 세계 지사 직원 중 15%가 해고됐다고 밝혔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독일 변호사이자 독일 제2 정당인 사회민주당 당원인 티에모 뵐켄(Tiemo Wölken)은 “(유럽 의회에는) 머스크가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채로 위험한 행동을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라고 말했다.

뵐켄 변호사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기본 온라인 인프라가 인수자의 변덕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강조한 사레라고 주장했다. 뵐켄 변호사는 “온라인 소통 부문에서 수익 기반 기업과 마스토돈 창립자 오이겐 로흐코(Eugen Rochko)와 같은 개인의 발언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도 안 된다”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대신, 유럽연합이 독일의 신규 주권 테크 펀드(Sovereign Tech Fund)와 같은 유럽판 펀드를 마련해, 오픈소스 SNS 대안 플랫폼이 기존 SNS 플랫폼을 대체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로흐코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머스크가 유럽에서 일으킨 문제는 트위터에 대한 개인적인 비전을 넘어선 영역으로 확대된다. 모리스 퀸리반(Maurice Quinlivan) 아일랜드 의회 기업 위원회 위원장은 지금까지 정리해고를 다룬 방식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정치인은 아일랜드 의회가 정리해고를 논의하기 전 트위터 대표단의 출석 여부를 물어보았다.

머스크는 다른 국가에서 기존 경영진으로부터 중대한 문제를 이어받았다. 11월 24일(현지 시각), 트위터는 프랑크푸르트 법원에서 명예훼손 게시글 삭제 거부 혐의를 두고 변론할 예정이다. 해당 사건은 미국보다 더 엄격한 독일 법률로 다룬다. 머스크가 콘텐츠 관리 인력 비용을 삭감하려 할 때, 전찬조(Chan-Jo Jun) 변호사는 트위터에 명예훼손에 대한 인간의 검증 작업을 늘리도록 촉구했다. 전 변호사는 “트위터 변호사는 위법 여부를 찾으려 콘텐츠를 수동 확인하는 비용을 트위터가 부담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2022년, 트위터에 앞서 페이스북이 전 변호사의 소송 제기에 맞서 프랑크푸르트에서 비슷한 사건 변론을 했을 당시 페이스북이 패소했다. 이후 페이스북은 항소했다.

그와 동시에 트위터는 프랑스어 콘텐츠 관리 방식을 상세히 공개하도록 명령한 프랑스 법원 판결에 항소했다. 해당 사건은 SOS 인종차별주의(SOS Racism), SOS 동성애 혐오(SOS Homophobia), 유대인 학생 연합(Union of Jewish), 국제 인종차별 및 반유대주의 반대 동맹(International League Against Racism and Anti-Semitism)을 포함한 여러 비정부 단체가 제소했다. 모두 트위터가 혐오 발언을 충분히 퇴치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네덜란드에서는 트위터 소유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모펍(MoPub)이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앱 수만 개를 이용해 개인 데이터를 불법 수집한 혐의로 피소됐다. 트위터가 2022년 1월 자로 모펍을 매각했으나 트위터는 네덜란드 데이터 보호 재단(Netherlands Data Protection Foundation)이 대표하는 성인 1,000만 명과 아동 100만 명의 피해보상금 청구를 받은 상태이다. 네덜란드 국회의원 폴 탕(Paul Tang)에 따르면, 모펍 사건은 법안을 이용한 방식 이외에도 유럽 법원에서 테크 기업에 더 넓은 범위에서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려는 사례의 일부분이다.

탕 의원은 유럽 의회 소속 다른 국회의원과 마찬가지로 머스크의 시행착오 접근 방식을 우려한다. 이 때문에 유럽의 공개 논의에 큰 영향을 미친 트위터가 한순간에 예측할 수 없는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유럽의회 제3의 정당인 리뉴 유럽(Renew Europe) 당원인 소피 인트 벨드(Sophie in’t Veld) 의원은 머스크가 중간 선거에서 미국 유권자에게 공화당을 지지하라는 트윗을 게재한 것을 언급하며, “머스크가 공화당 지지 의사를 표현하려 트위터를 이용한 것은 긍정적인 조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벨드 의원은 머스크에게 유럽 의회에 출석하여 트위터 운영 의도를 밝힐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의원 2명 중 한 명이다. 벨드 의원은 “머스크는 법률을 완벽하게 준수할 것이라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유럽 의회도 머스크에게 트위터를 면밀히 감독한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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