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대규모 정리해고서 살아남은 트위터 직원, ‘공식 소통 차단’ 직면
상태바
대규모 정리해고서 살아남은 트위터 직원, ‘공식 소통 차단’ 직면
트위터에 남아 오랫동안 고통 받는 직원이 서둘러 조직 개편과 함께 새로운 경영 방식에 적응하고 있다.
By CHRIS STOKEL-WALKER, WIRED UK

샌프란시스코에 근무하는 트위터 직원이 신임 CEO 일론 머스크의 대규모 정리해고 계획을 알게 되었을 때, 인근 술집으로 향했다. 11월 3일 오후 5시(현지 시각)가 조금 넘은 시간, 샌프란시스코 마켓 스트리트의 트위터 본사 근처 술집은 대규모 인력 감축 계획에서 살아남았는지 확인하고자 기다리는 직원으로 만석이 된 상태였다.

해고를 면했으며,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고자 익명을 요청한 어느 한 직원은 정리해고 대상자 발표 당시를 “혼란스러운 밤이었다”라고 말했다. 술과 트위터에서 보낸 시간과 관련된 대화 사이에서 트위터 직원은 스마트폰을 재실행한 뒤 업무 메일 수신함에 새로운 메일이 있는지 확인했다. 만약, 업무용 메일 계정에 새로운 메일이 들어왔다면, 해고를 면했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개인 계정으로 메일을 받았다면, 정리해고 대상이 되었다는 뜻이다.

해고를 면한 엔지니어는 “트위터 직원 모두 서서히 메일을 받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모두 스마트폰을 본 뒤 해고 여부를 확인한 동료가 술을 들이켜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보낸 메시지를 보고 추가로 동료의 해고 여부도 확인했다. 엔지니어는 자신이 해고 대상에 포함될 확률이 반반이라고 생각했다. 마침내 업무용 메일 수신함에 새로 들어온 메일 한 통을 확인했다. 해고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

사실, 엔지니어는 트위터에 남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안정적인 일자리였으나 생활 자체는 순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위터는 대규모 정리해고에 분노와 우려를 표출하며, 다음 직장 취업 시 발생할 일을 궁금해하는 트위터 전 직원으로 가득 찼다. 해고 통보를 받은 이들은 이어서 트위터가 2023년 1월 3일까지 임금을 전액 지급할 것이라는 통보 메일을 추가로 받았다. 임금 지급 안내 메일을 보낸 부분적인 이유는 직원이 사전 안내 없이 해고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제정된 캘리포니아주의 근로자 변경 및 재교육 통지법(WARN Act) 때문이다. 하지만 인력 규모가 축소된 트위터의 정리해고 바람에서 살아남은 뒤 정상화 시도를 하는 직원은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모두 감시와 변덕이 심한 신임 CEO의 통제에 따라 트위터를 처음부터 쇄신하려는 변화를 직면했다.

트위터 운영을 이어가는 일은 어렵다. 특히, 신임 CEO가 직원에게 계획을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면, 더 어렵다. 해고를 면한 엔지니어는 “정리해고부터 지난 일주일간의 상황은 ‘공식 소통 차단’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나 그의 측근 보좌관에게서 어떠한 공지도 전혀 전달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트위터 직원이 전달받지 못한 사항 중에는 정리해고 여파도 포함되었다. 트위터 수석 연구 애널리스트 맷 디미첼(Matt DeMichiel)은 “이미 전해 들었을 수도 있지만, 정리해고 상황부터 트위터 쇄신 계획까지 어떠한 사항도 전해 들은 이는 아무도 없다. 최근 트위터가 내린 여러 결정의 반대편에 인간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도록 최대한 침묵하는 일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작은 행보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11월 4일 아침, 트위터 직원 대부분 자신의 업무가 조직에 여전히 필요한지 알고 있었다. 해고를 면한 직원에게는 앞으로 해야 할 일과 함께 일할 팀을 파악하려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펼쳐졌다. 트위터 엔지니어는 “모든 직원이 내부 상황을 정상화하려 하면서 기존 소속 부서와 담당 업무와 관련해 각자 파악한 정보를 함께 최대한 맞추고, 업무 교대 인력을 확인하려 했다”라고 밝혔다. 실질적으로 슬랙이나 다른 수단으로 동료 직원에게 연락해 해고 여부를 물어보아야 했다는 뜻이다. 슬랙으로 보낸 메시지 답변을 받았다면, 트위터 IT 장비 접속 상태임을 의미하므로 인력 공백을 메꿀 수 있다. 일부 부서는 업무를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력 규모 축소 수준이 심한 탓에 업무가 중단됐다.

트위터 엔지니어는 “다음 날인 11월 5일에는 상황이 정리됐다”라고 말했다. 하루 중 오랜 시간 동안 해고된 동료와 연락하고는 트위터 자체에 문제가 발생하기 전 최대한 빨리 내부 상황을 안정화하려 했다. 엔지니어는 “간혹 가까운 곳에서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 그동안 트위터 직원은 동료와 가까운 곳에서 접촉하면서 업무를 처리해왔다. 갑작스러운 해고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현재 업무는 계속 진행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거의 처리되지 않는 유일한 일이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 사이트에 여러 가지 신규 업데이트를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하면서 자신이 정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직원은 해고 대상이 될 것이라는 위협을 가했다. 지난 몇 주간 이어진 혼란의 가장 상징적인 모습은 머스크가 계획한 트위터 블루(Twitter Blue) 업데이트 배포 담당 부서의 직원인 에스더 크로포드(Esther Crawford)가 트위터 사무실 바닥에서 쪽잠을 자며, 11월 7일이라는 기한에 맞추어 업데이트를 배포하려 한 모습이다. 만약, 크로포드가 11월 7일까지 트위터 블루 업데이트를 배포하지 못했다면, 이미 해고되었을 것이다. 트위터 블루 업데이트는 머스크가 정한 기한보다 이른 시점인 11월 5일, 애플 앱스토어에 배포했다. 그러나 크로포드는 “변경된 트위터 블루는 아직 지원되지 않는다”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야 했다. 와이어드의 인터뷰에 응한 전, 현직 직원 여러 명은 머스크가 트위터 커뮤니케이션 담당 직원 두 명을 제외한 나머지 부서 직원을 모두 해고했다고 전했다. 즉, 직원 개인이 게재하는 공식 트윗이 사실상 트위터 사측의 공식 발표인 셈이다.

트위터의 부분적인 성공에는 위험 요소가 뒤따랐다. 해고를 면한 엔지니어는 “트위터 내부에서는 서둘러 새로운 기능이 배포되어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가 되었음을 확인하느라 분주한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각종 신기능을 서둘러 테스트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매번 새로이 서둘러 적용된 변경 사항은 트위터 성능과 트위터 플랫폼의 여러 요소 간 상호작용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엔지니어는 “아무것도 없었던 일주일이 조금 넘는 시간이 지난 뒤 수많은 코드 적용을 추진하기 시작한다면, 모든 상황이 매우 복잡해진다”라고 언급하며, 트위터의 안정성 문제를 인정했다. 문제에는 많은 직원이 야근과 과도한 스트레스, 과로에 시달리면서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는 상황이 더해졌다. 트위터에 남아있는 직원은 번아웃에 시달릴 것이다. 숙면했다면 저지르지 않았을 법한 실수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남아있는 트위터 직원은 끈기 있게 업무를 처리하려 한다. 트위터가 이미 해고한 직원이 복직한다는 위협이 서서히 다가오는 상황이다. 이는 현재 트위터에 재직 중인 직원 다수가 신임 CEO 일론 머스크와 그의 권력에 따라 근무해야 하는 생활에 침묵을 유지해야 할 수 있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투표 보안 및 무결성 전문 초당적 단체 OSET 연구소(OSET Institute) 이사회 구성원이자 전직 트위터 제품 관리 총괄이었던 에디 페레즈(Eddie Perez)는 “불과 일주일 전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이어지는 혼란과 복잡한 상황이 안타까우면서도 화가 난다”라고 밝혔다. 페레즈는 며칠 전, 와이어드에 일론 머스크의 정리해고 때문에 미국 중간선거의 무결성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페레즈는 “직업 안정성과 가족 부양 등 생계 문제가 위기를 직면한 상황에서 전, 현 직원은 불안감과 공포, 우려에 직면했다. 그리고 각자 처한 상황을 말하려 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디미첼은 기존 소속 부서가 5명이 기술적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팀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부서 직원 중 나를 제외한 동료 4명 모두 해고됐다. 앞으로 인력 공백 때문에 발생한 모든 일을 다루어 프로젝트 추진을 도우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 프로젝트 업무를 모두 집으로 가져가서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업무량보다는 기업 문화가 무너진 것을 더 우려한다. 디미첼은 “알고 지내면서 협업하던 동료가 더는 없다는 사실을 알고 매일 분열되는 상황을 알게 되는 일이 20시간 이상 추가 근무해야 한다는 예측보다 더 끔찍하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트위터 직원은 지금도 매일 사무실에 출근한다. 그 부분적인 이유는 트위터에서 각자 맡은 업무가 가치가 있으며, 서비스 지원을 돕는 트위터라는 플랫폼이 중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모두 일론 머스크의 정리해고가 테크 부문 전반에 타격을 주었던 순간에도 업무에 몰두했기 때문에 지금도 계속 업무를 처리한다.

현재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일부 직원은 복직 요청을 받았다. 트위터의 새로운 경영진이 추진하는 프로젝트 배포 기한을 충족하기 위해 해고된 직원의 역량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해고를 면한 엔지니어는 복직 요청을 받은 직원에게 복직 기회를 거부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누군가가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그 사람을 믿어야 한다”라며, 복직 요청을 받은 직원이 실제로 복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트위터가 나에게 사무실을 떠날 기회를 주면서 갑자기 복귀를 요청한다면, 어떠한 논리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돈을 챙기고 트위터에서 벗어나는 편이 나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fter Twitter Staff Cuts, Survivors Face ‘Radio Silence’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