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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칩 제재, 중국 테크 업계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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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칩 제재, 중국 테크 업계 정조준
미국 정부가 지금까지 발표한 정책 중 가장 강력한 이번 수출 규제는 중국의 상용화 및 군사 야망에 결정적인 수단인 AI 하드웨어와 칩 제조 툴 공급망을 막는다.
By WILL KNIGHT, WIRED US

2022년 9월,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 대기업 알리바바가 인공지능(AI) 프로젝트용으로 설계한 강력한 성능을 갖춘 최신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공개했다.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고객사가 챗봇 대화와 비디오 분석 등과 같은 작업을 담당할 알고리즘 훈련용으로 사용하도록 출시됐다.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은 미국 기업 인텔과 엔비디아의 칩 수백 개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2022년 10월 첫째 주, 미국 정부가 사실상 추후 제품 생산이 불가능한 수준의 새로운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제재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AI 알고리즘 훈련 혹은 운영에 필요한 첨단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한다.

중국과 세계 다수 칩 제조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 칩 수출 규제는 중국의 AI 산업 발전이 막힌 상태를 유지하면서 미국과 서양 세계의 발전을 도모할 의도로 고안되었다. 수출 규제 금지 범위에는 칩 제조 장비와 소프트웨어 설계 장비, TSMC와 삼성 등 세계 최고의 실리콘 칩 생산 공장에서의 중국 기업 수출용 첨단 칩 생산 등이 포함되었다.

워싱턴DC 국책연구소 전략 및 국제 연구소(CSIS) 소장 그레고리 앨런(Gregory Allen)은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발표한 수출 규제는 미국이 중국에 ‘AI 기술이 미래이므로 미국과 동맹국은 앞으로 더 나아갈 것이다. 중국은 AI 발전을 위해 나아갈 수 없다’라는 메시지를 남긴다”라고 말했다.

터프츠대학교 교수이자 『칩 전쟁: 세계의 가장 중대한 기술을 향한 다툼(Chip War: The Fight for the World's Most Critical Technology)』의 저자인 크리스 밀러(Chris Miller)는 바이든 행정부의 칩 수출 규제가 냉전 이후 시행된 제재 중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밀러 교수는 “수출 규제의 논리는 중국의 AI 기술 발전을 지연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응은 10년간 이어진 AI 호황을 이용한 것이다. AI의 새로운 획기적 발전은 컴퓨터 성능의 발전이 더해진 결과이다. AI 관련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도하려면, 종종 GPU 수백 개 혹은 수천 개를 장착한 슈퍼컴퓨터로 훈련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 GPU는 초기에 게임 실행 성능을 위해 설계되었으나 머신러닝 알고리즘 실행 시 필요한 연산 작업 처리 운영에도 이상적이다. 바로 중국의 AI 야망이 미국 실리콘 칩에 크게 의존하게 된 배경이다.

중국 최대 웹 검색 공급사이자 클라우드 AI 서비스 및 자율주행 차량 기술 핵심 기업인 바이두도 엔비디아 칩을 대거 사용하여 데이터 센터를 운영한다. 2021년 10월, 바이두는 엔비디아 장비로 개발한 세계 최대 언어 생성 AI 모델을 발표했다.

틱톡과 중국판 숏폼 영상 플랫폼 더우인(Douyin)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는 자사 소프트웨어 문서를 통해 엔비디아 장비에 의존해 추천 알고리즘을 훈련한다고 밝혔다.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일부 중국 기업은 엔비디아, AMD 등과 경쟁할 실리콘 칩을 개발 중이지만, 이제는 제한된 중국 이외 타국 시설에서의 생산 과정이 필요하다. 알리바바와 바이두 모두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발표한 수출 규제에 대한 공식 입장 공개를 거부했다. 바이트댄스를 포함한 중국의 일부 칩 생산 기업은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미국 기업과 마찬가지로 중국 테크 업계 대기업은 날이 갈수록 웹 검색, 상품 추천, 언어 번역 및 분석, 이미지 및 영상 생성, 자율주행 차량을 포함한 여러 애플리케이션의 중심이 된 대규모 AI 모델을 개발했다. AI 모델의 발전은 추후 수년간 이어질 군사 기술의 대대적인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대만의 독립 국가 인정 여부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의견 대립이 발생했다.

앨런 소장은 “바이든 행정부는 군사 애플리케이션 부문의 AI 발전 가능성을 둘러싼 과장 발언이 현실이라고 믿는다. 또, 미국은 중국 군사 AI 시스템에 탑재될 컴퓨터 칩 종류를 꽤 자세히 파악했다. 중국이 사용하는 칩은 미국 기업이 생산한 칩이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받아들였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중국 칩 수출 규제는 수년간 계속된 미중 관계 악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중국 제조 업계가 미국 테크 업계의 기반이 되었던 당시 수십 년 동안 지속된 기술적 상호의존성을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미국 정부는 중국과의 경쟁 심화라는 측면에서 자국 AI 업계와 칩 생산 기술 강화에 더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 수출 규제 시행 범위로 투자자 심리가 위축돼, 일부 중국 테크 기업과 엔비디아, AMD의 주가가 폭락했다. 미국 상무부는 수출 규제 발표 한 달 전, 엔비디아와 AMD에 AI 칩의 중국 수출이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규제는 훨씬 더 광범위한 영역에 시행된다. 수출 규제는 중국 정부가 자국 테크 업계를 대상으로 여러 해에 걸쳐 제한 없이 성장세를 기록하도록 한 뒤 규제를 시행하려 광범위한 단속 조치에 나서면서 18개월 동안 타격을 입은 중국 테크 기업에 압박을 더한다.

미국 칩을 장착하지 않는다면, 중국의 AI 프로젝트 추진 속도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중국 제1의 칩 제조사 SMIC는 TSMC와 삼성, 인텔 칩보다 몇 세대 더 뒤처진 칩을 생산한다.

SMIC는 칩 부품의 밀도를 나타내는 기준으로 14nm 방식으로 생산한 칩을 출시한다. TMSC와 삼성은 그보다 더 발전한 5nm 칩과 3nm 프로세서를 두고 경쟁한다. SMIC는 최근, 7nm 공정으로 칩을 생산한다고 주장했으나 수율이 낮다.

중국 기업의 첨단 칩 생산 공급사는 7nm 공정으로 생산한 칩보다 더 작은 칩 생산에 필요한 첨단 자외선 반도체 인쇄 기술을 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세계에서 유일한 첨단 자외선 반도체 인쇄 장비 공급사인 네덜란드 기업 ASML은 이미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중국 수출을 중단했다.

AI 칩 성능 평가 비영리 단체 ML커몬스(MLCommons) 국장 데이비드 칸터(David Kanter)는 5nm 반도체 기술이 14nm 기술보다 3배가량 효율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트랜지스터의 밀도와 여러 설계 요소 향상의 영향이다.

그러나 ASML의 수출 규제는 하루아침에 중국 AI 업계에 타격을 주지 못했다. 사안의 심각성 때문에 익명을 요청한 중국 AI 전문 벤처 캐피털 펀드의 어느 한 관계자는 일부 중국 기업이 2022년 9월, 수출 규제 일부가 공개된 후부터 GPU 부품 재고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중국 기업이 중국 외 다른 국가에서 설치한 장비를 이용해 AI 모델을 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익명성 보장을 요구하며 인터뷰에 응한 어느 한 중국 AI 스타트업 CEO는 미국이 새로 발표한 수출 규제가 중국 기업의 장기적인 AI 발전 속도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형 장비를 더 오래 가동하면서 AI 모델이 기존 컴퓨터 전력으로 더 많은 훈련을 소화하거나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 단기적으로는 미국 수출 규제의 여파를 견딜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전했다. 그는 “AI 모델의 정확성을 특정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면, 컴퓨터 전력보다는 데이터양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다수 AI 작업에서 AI 모델 훈련 시 항상 전력이 많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테크 업계를 연구 중인 더글라스 풀러(Douglas Fuller) 코펜하겐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지금 당장 제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수출 규제 시행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풀러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수출 규제가 미국의 의도대로 중국의 고성능 컴퓨팅 기술 노력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중국이 첨단 칩 제조 기술을 갖춘 또 다른 국가를 찾아 수출 규제를 우회해 부품을 구하려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US Chip Sanctions ‘Kneecap’ China’s Tech Indu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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