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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투자금 조달, 앞으로 더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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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투자금 조달, 앞으로 더 어려워진다
지난 몇 년간 투자자가 아낌없는 투자금 지원과 우호적인 태도로 창업자를 환영했다. 그러나 이제 기업 경영진은 냉소적인 태도로 변한 투자자를 마주치며, 투자금을 조달할 방법을 모색한다.
By ARIELLE PARDES, WIRED US

2021년 로샨 파텔(Roshan Patel)이 창립한 스타트업 월넛(Walnut)의 첫 번째 펀딩 라운드 투자금을 조달할 당시 파텔의 이메일 수신함은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의 문의로 넘쳐났다. 여러 벤처 캐피털 기업이 파텔이 처음 제시한 1,000억 달러 규모 산업인 헬스케어 산업의 선구매 후결제(BNPL) 개념 적용에 관심을 보였다. 파텔은 2021년 봄에 투자금 360만 달러를 조달한 뒤 월넛의 성장세에 따른 추가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일부 투자자와 계속 메일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이듬해 2월, 파텔이 두 번째 펀딩 라운드로 추가 투자금 조달 방안을 모색했을 때, 시장 가치가 곤두박질을 친 상황에서 투자자의 태도는 처음과 달리 미온적이었다. 다수 벤처 캐피털 기업이 월넛의 경제와 매출 기록 효율성, 수익성 확보 경로 등을 재차 질문하였다. 파텔은 “모두 월넛이 더 성장한 뒤 추후 투자자가 질문하리라 예상한 부분이었다”라고 말했다. 파텔이 투자자를 찾아 월넛의 계획과 목표를 이야기하자 모두 “알겠다. 그렇다면, 현재 월넛의 재정 상태는 어떤가?”와 같은 반응이 되돌아왔다. 이후 파텔은 월넛을 ‘헬스케어 분야의 어펌(Affirm)’이라고 홍보하는 것을 중단했다. 선구매 후결제 부문 주요 기업인 어펌의 주가가 90% 폭락했기 때문이다. 2022년 5월, 파텔은 1,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라운드 종료 후 부채 1억 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주식 시장과 암호화폐 시장 모두 확실히 약세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2021년에 이어진 벤처 캐피털 투자 열풍이 끝났다. 반면, 다수 스타트업 창립자는 벤처 캐피털의 바뀐 태도의 여파를 견뎌내고 있다. 비즈니스 정보 제공 웹사이트 크런치베이스(Crunchbase)는 2022년 2분기 기준 전 세계 벤처 자금이 26% 폭락한 것으로 추산했다. 초기 펀딩 라운드의 투자금은 18% 감소했다. 주식 시장의 하락세가 경제적 여파의 보호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받았던 영세 스타트업으로도 이어졌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벤처 캐피털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로 일부 창업자가 타격을 받았으며, 더 빨리 투자금을 조달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되었다.

4월, 시리즈 A 펀딩 라운드로 투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한 에듀테크 스타트업 텔레티처스(TeleTeachers) 창립자 에밀리 스미스(Emily Smith)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만약, 몇 달 더 일찍 투자금 조달에 나서기 시작했다면, 펀딩 라운드를 종료하고 계획대로 운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2021년 가을과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 

스미스는 텔레티처스가 투자난을 오래 견디기 위해 은행에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으나 스타트업의 시가총액을 우려한다. 자본 시장 기업 피치북(Pitchbook)은 보고서를 통해 2022년 2분기 초기 투자 단계의 시가총액이 16% 하락하며, 코로나19 시대 이후 최초로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스타트업의 시가총액이 너무 낮다면, 창립자는 지나치게 큰 규모의 자산을 포기해 전체 자금 증가를 유도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진다. 결과적으로 미래의 투자금 조달 문제를 직면하게 된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시가총액이 실제 가치보다 지나치게 높아도 문제가 된다. 2021년, 340개 기업이 시가총액 1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유니콘 기업이 되었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유니콘 기업이라는 지위를 얻은 직후 지위가 박탈되었으며, 다수 기업이 지출액을 삭감하거나 인력 규모 감축에 나섰다. 또, 일부 기업은 이전 펀딩 라운드보다 적은 수준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BNPL 서비스 선두 기업인 클라나(Klarna)는 2022년 6월, 투자금 8억 달러를 유치했다. 그러나 시가총액이 460억 달러에서 67억 달러로 85% 폭락했다.

전기차 공유 기업 어스 라이드(Earth Rides) 창립자 레이븐 에르난데즈(Raven Hernandez)는 2022년 들어 시가총액이 줄어들면서 투자자의 투자 열정이 식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투자 열기가 식은 분위기는 창립자에게 어느 정도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의 투자 감소 추세는 시가총액을 높은 수준으로 기록하고자 할 때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다음에는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어스 라이드의 시가총액이 매우 충격적인 수준으로 하락하지 않을 때 투자금을 조달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벤처 자본가 사이에서 암울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창립 초기 단계인 스타트업은 몇 가지 근거로 낙관적인 미래를 그린다. 벤처 스튜디오 애토믹(Atomic) 파트너 체스터 응(Chester Ng)은 “2022년은 지난 10년 중 스타트업이 투자금을 조달할 최악의 조건이 펼쳐지는 시기이다. 반대로 창업하기 가장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라고 주장했다.

응은 많은 스타트업이 과거 하락세의 타격 속에서 급부상했다는 점을 지목했다. 에어비앤비와 인스타그램, 우버 모두 경기침체기에 창업했다. 1990년대 창업한 아마존과 구글은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인건비가 저렴해지면서 경쟁이 줄어들면서 이익을 보았다.

벤처 캐피털 기업인 세콰이어(Sequoia)가 2022년 초, 창업가에게 보낸 내부 문건으로 설명한 바와 같이 스타트업은 하락세 속에서 적응할 수 있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 보통 성장한 스타트업이 지출 비용 삭감 문제를 다루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높은 성장률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신생 스타트업이 상대적으로 시장 하락세를 견디기 쉽다. 창업 초기 단계인 금융 스타트업 포메로(Pomelo) 창립자 겸 CEO인 에릭 베라스퀘즈 프렌키엘(Eric Velasquez Frenkiel)은 “6,500만 년 전, 지구와 소행성이 충돌했을 당시 작은 포유류가 살아남기 좋은 시기였다. 그와 동시에 몸집이 크고 느린 공룡이 살아남기 어려웠다”라며, 현재 상황을 비유했다.

베라스퀘즈 프렌키엘은 2022년 8월, 시드 라운드를 통해 투자금 2,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베라스퀘즈 프렌키엘은 2022년의 투자금 유치 상황이 2012년, 첫 번째 스타트업이자 현재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데이터베이스 기업 싱글스토어(SingleStore)를 창업했을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베라스퀘즈 프렌키엘은 “2012년, 최대 장벽은 시가총액 변경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스타트업이 투자금을 조달한다”라고 말했다.

파텔도 많은 기업이 지금도 자본을 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다만, 지금은 최근의 벤처 캐피털 투자 열풍 당시보다 투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파텔은 2021년 투자금 조달 축복 시기의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순간에 집중한다. 그는 “2021년 가을에 투자금 조달에 나섰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확보했을 것이다. 그러나 투자 호황기의 투자금 조달은 불운을 숨긴 축복이라고 본다. 2021년에는 너무 많은 가치가 과대평가 되었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Raising Startup Funding Used to Be Easy—Not Any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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