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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멸종, 비슷한 생물종의 진화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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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멸종, 비슷한 생물종의 진화로 이어질까?
인간이 종말을 맞이한다면, 다른 고급 문명이 발전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 위안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 새로운 문명 발전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을 것이다.
By WILLIAM MACASKILL, WIRED US

강력한 신기술의 등장은 인류가 직접 멸종 위기에 맞서야 한다는 의미이다. 일례로, 핵무기 개발은 인류의 파괴적인 힘이 빠른 속도로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인류는 기존 폭탄보다 수천 배 더 큰 위력을 과시하는 원자 폭탄을 개발했다. 그리고 그보다 수천 배 더 강력한 수소 폭탄까지 개발했다. 미국과 소련은 10년도 되지 않는 기간에 걸쳐 핵폭탄 1만여 종을 개발했다. 바이러스로 인위적으로 생성한 생화학 무기와 같이 극도로 심각한 파괴력을 지닌 다음 세대의 무기가 또 한 차례 인간의 파괴력을 무시무시한 수준으로 키웠다. 이제는 전면전이 모든 인간의 목숨을 위협하는 수준이 되었다.

호모 사피엔스의 멸종 임박이 우주의 관점에서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 다른 종이 기술적 능력을 갖추어 과학적 발견과 예술 작품 창작, 문명사회 확립과 같은 성과를 거둘 정도로 진화할까? 결과적으로 필자는 모든 것을 확신할 수 없다고 본다. 호모 사피엔스의 멸종이 결과적으로 인간의 관점에서 단순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아닌 우주의 이야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최초의 포유류에서 진화하는 데 2억 년이 걸렸다. 인류와 침팬지의 같은 조상이 마지막으로 지구에 존재한 시기는 800만 년 전이며, 적어도 태양의 밝기가 증가함에 따라 지구가 인간과 같은 크기의 동물이 서식할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하기까지 최소 수억 년이 이어졌다. 이를 염두에 두었을 때, 호모 사피엔스가 멸종하고 침팬지가 살아남았다면, 영화 혹성 탈출과 같이 800만여 년 전, 기술적 역량을 갖춘 종이 침팬지에서 진화했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일부 포유류가 생존하는 한 모든 영장류가 멸종하더라도 기술적 능력이 뛰어난 종이 2억 년 이내로 진화하리라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2억 년이라는 시기 자체는 매우 길지만, 지구가 생명체 서식이 불가능한 환경으로 변하기 전까지 진화 과정이 이루어지기에는 짧은 시간이다.

새로운 종의 진화 가능성을 주장하기에는 너무 빠르다. 인류는 주요 진화 전환 방식을 알지 못하며, 기술적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이는 생물 종을 포함한 일부 종은 실제로 주요 진화 전환을 거치지 않았을 확률이 매우 높다.

그 이유는 불분명한 생명체 간의 충돌을 바탕으로 한다. 은하계의 생명체가 서식할 수 있는 지구형 행성의 수가 최소 수억 개에 달하며, 우리은하가 행성 간 문명 확산이 이루어질 충분한 시간인 135억 년간 존재했더라도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증거가 없다. 우리은하가 거대하고 오래되었다면, 우주는 외계 생명체로 가득하지 않을까?
 
[사진=Freepik]
[사진=Freepik]

그 한 가지 답변으로 인류의 진화 역사 중 발생 확률이 극도로 낮은 무언가를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은하계의 안전한 영역에서 판구조론과 커다란 달, 적합한 화학 구성요소의 조합과 함께 생명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갖춘 행성이 매우 드물거나 45억 년 전 지구 형성 과정 중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가 매우 이례적이었기 때문일 수 있다.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라는 불가능한 단계에는 무기물의 첫 번째 반복 생성과 단세포가 세포핵과 미토콘드리아를 포함한 다세포로 진화한 과정, 생식 기능 진화, 호모 사피엔스 등 이례적일 정도로 지능과 협력, 문화적 진화 수준, 대화 및 언어 사용 능력이 뛰어나다는 가치에서 다른 영장류와는 구분할 수 있는 종의 진화 등을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미래연구소(Future of Humanity Institute)의 최신 연구는 인류가 진화 전환 과정의 불확실성을 제대로 다룬다면, 우주가 매우 넓지만 아무것도 없이 비어 있는 공간이라고 해도 전혀 놀라울 것이 없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연구의 관점대로라면, 인류의 진화 역사에는 매우 이례적인 행운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류는 진화 과정 중 행운이 발생한 때를 알지 못한다. 첫 번째 진화 이후 기술적 능력을 갖춘 종의 진화가 궁극적으로 다소 불가피했을 수도 있다. 혹은 초기 진화 단계가 매우 쉬웠으며, 미토콘드리아 형성 자체가 행운이었을 수도 있다.

혹은 포유류나 다른 영장류가 이미 진화했더라도 기술적으로 첨단화된 문명사회를 형성할 능력을 갖춘 생물 종의 진화가 매우 큰 행운이었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인류의 진화 역사 40년 중 생물 종의 진화는 단 한 번만 발생했다. 진화 전환이 쉽게 이루어졌다면, 진화 과정이 최초의 생명체가 등장한 뒤 수억 년이 걸렸는지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현재 인류는 동물이 인간과 같은 종으로 진화하는 단계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다.

따라서 인간 문명이 종말을 맞이한다면, 기술 활용 능력을 갖춘 다른 종이 현재 인간의 자리를 차지하리라 확신할 수 없다. 인간이 지구에서 사라진 뒤 다른 생물 종이 인간과 같이 진화할 확률이 90%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남아있는 문명사회의 영구 종말 위험성은 심각한 도덕적 우선순위가 줄어들 정도로 높을 것이다.

게다가 진화 역사 중 일부 단계가 실현될 확률이 극도로 낮았다면, 서식 가능한 환경을 갖춘 우주의 다른 곳에 지능이 뛰어난 생명체가 존재할 확률이 매우 낮다. 물론, 그동안 지능이 높은 외계 생명체가 전혀 존재했던 적이 없을 수도 있다. 이 모든 가설이 사실이라면, 인류의 진화라는 활동은 우주에서 매우 놀라운 일이다.

극도로 드문 확률에는 큰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130억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류가 발견한 우주는 생명체가 없는 곳이었다. 자각도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약 5억 년 전 상황이 달라지면서 자각 능력을 지닌 최초의 종이 진화했다. 새로운 생명체 진화를 촉발한 일이었다. 하지만 최초의 생명체는 자각 능력을 깨달을 정도로 의식이 뛰어난 수준은 아니었다. 서식 중인 곳이 우주의 어느 공간인지 알지 못했으며, 우주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우주의 수명중 약 100만분의 1에 해당했던 불과 수천 년 전, 인류는 글자와 수학 발전이라는 성과를 거두고, 현실의 본질에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지금, 그리고 앞으로 수백 년 동안 인류는 인류의 종말을 위협할 위기를 직면하게 될 것이다. 만약, 종말 위협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면, 영원히 위기를 다룰 수 없을 것이다. 우주의 자각 능력이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수백 년 동안 짧고 얕은 의식이 짧은 순간 조금 변화하면서 영원한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우주는 생성 초기 9억 년간 우주 전체를 점유한 추위와 공허함, 죽음의 상태로 영원히 돌아가게 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If Humans Went Extinct, Would a Similar Species Evol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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