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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가족 캐릭터로 수년간 '심즈'를 함께하면서 얻은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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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가족 캐릭터로 수년간 '심즈'를 함께하면서 얻은 기쁨
대다수 게임 사용자는 오랫동안 한 캐릭터로 오랫동안 함께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플레이어는 5년간 같은 캐릭터로 꾸준히 게임을 즐겼다.
By AMELIA TAIT, WIRED UK

2014년 어느 날, 32세 음악가 AJ 루카(AJ Luca)가 친구에게 문자로 슬프고도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루카가 보낸 메시지는 “지나 마리에(Gina Marie)의 어머니께서 주방 바닥에 쓰러진 채로 돌아가셨다”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루카의 친구 모두 즉시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지나 마리에의 어머니인 마리에 라로사(Marie LaRosa)는 남편과 함께 대형 리조트를 세운 성공한 사업가이다. 라로사는 요리를 하던 중 갑자기 노환으로 사망했다. 지나 마리에는 부모님 모두 돌아가신 뒤 갑자기 가족이 운영하던 사업을 물려받았다. 만약, 지나 마리에와 마리에 라로사 모두 심즈(Sims) 캐릭터라는 사실을 제외하고 본다면, 모두 사실이라고 믿을 법한 일이다.

뉴저지에 거주하는 루카가 항상 심즈 캐릭터를 제작했다고 말할 수 있다. 루카의 현실 세계 친구는 마리에 라로사의 사망 소식을 문자로 알렸을 당시 심즈 캐릭터 이야기라는 점을 즉시 알아차렸다. 그리고 마리에가 역대 최고 판매 실적을 기록한 비디오 게임 시리즈 중 하나인 심즈에 등장하는 화면 속 캐릭터이지만, 애도의 메시지를 보냈다. 루카는 “남편과 가족 모두 내가 제작한 심즈 캐릭터의 이름을 부른다. 실제로 심즈 캐릭터를 실제 사람인 것처럼 말한다”라고 말했다. 루카는 가족이 모두 모인 저녁, “캐쉬 코빙턴(Cash Covington)이 오늘 알리샤(Alysha)와 결혼했다!”라며, 또 다른 심즈 캐릭터 이야기를 했다.

지나 마리에와 마리에 라로사 모두 루카가 심즈 3에서 제작한 캐릭터이다. 그러나 루카는 2017년, 심즈 4를 실행할 게이밍 노트북을 구매하면서 홀트 가족 캐릭터를 새로 제작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에이미 오그레이디(Amy O’Grady)는 탐정 존 홀트(Jon Holt)와 결혼했으며, 실력이 뛰어난 화가 새디(Sadie)와 프로그래머 존 데이비드(Jon David), 유명 운동 선수 바비(Bobby), 프로 게이머 폴(Paul), 수의사 안드레아(Andrea)까지 자녀 5명을 두고 있다. 현재 에이미와 존 부부는 손주 8명이 있다. 모두 루카가 5년 동안 완성한 캐릭터이다.

루카는 5년 동안 같은 심즈 가족 캐릭터로 게임을 실행했다. 코빙스톤 가족과 맥더모츠(McDermotts) 가족 등 캐릭터의 결혼을 중심으로 가족 구성원을 늘려갔다. 일주일 넘게 같은 심즈 캐릭터로 계속 게임을 실행한 적이 없는 필자는 루카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다. (필자는 심즈 캐릭터 하나 이상이 수영 도중 익사하도록 만들 수밖에 없는 상황을 접한 적도 있다.) 필자는 뉴저지에 거주하는 또 다른 심즈 사용자인 21세 교사 지망생 섀넌(Shannon)의 사례도 흥미로웠다.

프라이버시 때문에 이름 전체 공개를 거부한 섀넌은 7년간 같은 심즈 캐릭터로 꾸준히 게임을 즐겼다. 루카는 주기적으로 게임의 노화 기능을 비활성화하여 홀트 부부가 사망하지 않도록 하지만, 섀넌은 노화 기능을 비활성화하지 않는다. 섀넌이 심즈를 시작하면서 제작한 첫 번째 심즈 가족 캐릭터인 존 존스(John Jones)와 로라 존스(Laura Jones) 모두 7년간 죽음을 맞이한 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섀넌은 “로라 존스는 식기세척기를 고치던 중 사고로 사망했다. 매우 슬펐다”라고 말했다.
 
[사진=EA]
[사진=EA]

섀넌은 지금까지 존스 가족 11대 캐릭터까지 완성했다. 섀넌은 심즈와 관련이 없는 가계도 앱인 퀵 패밀리 트리(Quick Family Tree)를 이용해 심즈 캐릭터의 족보를 추적하고, SNS 계정 @simmingshannon에 심즈 캐릭터 가족 구성을 공유한다. 섀넌의 심즈 가족 가계도를 본 다른 누리꾼은 “가상인데 감정적으로 몰입하게 된다”와 같은 댓글을 남긴다. 물론, 섀넌도 심즈 캐릭터에 감정적으로 몰입했다.

섀넌은 “항상 심즈 캐릭터로 제작한 가족사진을 촬영한다. 심즈 캐릭터 가족사진을 집안 대형 액자로 두어, 모든 세대에 걸친 전체 가족사진을 본다. 감정적이면서도 약간의 유대 관계를 느낀다”라고 말했다. 섀넌은 심즈 게임 실행을 ‘탈출’, ‘현실 세계에서 발생하기 전 안전한 공간에서 다른 삶의 영역을 탐색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섀넌은 앞으로, 그리고 현실 세계에서 자신의 대가족을 형성하고자 한다.

루카는 외동딸로 자라면서 항상 대가족을 꾸리고 싶다는 계획을 꿈꾸었다. 루카는 “’패어런트 후드(Parenthood)’와 같은 TV 프로그램이나 ‘패밀리 스톤(The Family Stone)’과 같은 영화를 볼 때마다 대가족 구성원으로 살면 어떨지 궁금했다. 대가족이라는 꿈 때문에 심즈를 즐기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루카는 그동안 심즈로 구성한 다른 두 가족이 소울메이트가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심즈의 홀트 가족과 맥더모트 가족은 안드레아 홀트와 앨리 맥더모트가 대학 동기로 만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된 후 처음 만난다.

루카는 오랫동안 같은 심즈 캐릭터로 게임을 즐길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루카는 새로운 캐릭터로 대가족 형성이라는 마법을 재생성하고자 했으나 항상 생각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루카는 “기존 게임을 저장하고 새로운 가족을 생성하려 했을 때, 홀트 가족과 코빙턴 가족, 맥더모츠 가족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세 가족 모두 특별한 존재이다”라고 말했다.

2021년 8월, 심즈 캐릭터를 다룬 섀넌의 틱톡 영상 중 하나가 조회수 310만 건을 기록했다. 섀넌의 영상이 폭발적인 인기를 기록한 것은 다른 플레이어가 같은 심즈 캐릭터에 더 오랜 시간을 투자하도록 영감을 주었다. 그러나 심즈 초기 버전 출시 후 22년이 지난 지금도 섀넌과 루카처럼 한 캐릭터로 오래 게임을 즐기는 일은 이례적인 일이다.

섀넌은 “심즈를 즐길 때는 항상 기분이 좋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도 심즈 캐릭터와 함께 게임을 즐긴다”라고 말했다. 루카는 같은 심즈 캐릭터로 단기간 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캐릭터와의 감정적 몰입 관계를 놓친다고 말한다. 그는 “심즈 캐릭터의 모든 것에 감정적으로 투자했다. 같은 심즈 캐릭터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TV 쇼를 주 1회 주기적으로 수년간 시청하는 것에 비유하며, “심즈 캐릭터는 일상의 한 부분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Joy of Playing the Same Sims Family for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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