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MELIA TAIT, WIRED UK

어느 한 인플루언서가 노숙자에게 다가가 1달러를 빌려달라고 한다. 인플루언서는 "번거롭게 해서 죄송하다"라고 말한 뒤 집에 갈 기차를 탈 돈이 없다고 사정을 설명한다. 턱수염을 길게 기른 노숙인은 소지품을 내놓더니 양말 속 깊숙한 곳에서 10달러를 꺼내서 건넨다. 이후 인플루언서는 실제로 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고 설명하고는 노숙인에게 500달러를 준다. 그 자리에서 바로 돈뭉치를 건넸다. 그리고 서로 포옹했다.

2022년 2월, 팔로워 930만 명을 보유한 @mdmotivator라는 계정 주인인 재처리 데레니워스키(Zachery Dereniowski)가 틱톡에 올린 영상이다. 데레니워스키는 낯선 이에게 다가가 도움이 필요한 척하고는 소액의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한다. 상대방이 도움에 응하면, 돈을 돌려준 뒤 그 자리에서 틱톡 팔로워들이 모은 수백만 달러 상당의 현금을 건넨다. 데레니워스키는 매우 감성적인 사운드트랙을 추가한 뒤 팔로워의 마음을 움직이며, 선행을 유도한 영상 수백만 편을 공유했다.

데레니워스키의 영상은 낯선 이에게 금전적 도움을 요청한 뒤 선행을 한 이들에게 거액을 보상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틱톡커의 사회 구성원 '평가'의 일부분이다. #정직함테스트(#honestytest)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게재된 영상 조회 수는 총 5,150만 회를 기록했다. 틱톡 크리에이터는 여러 평가 중 사회적 실험으로 돈다발을 건네며, 친절한 행동의 대가로 돈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촬영한다. (일부 크리에이터는 노숙인을 대상으로 정직함을 평가한다. 이와 같은 영상 대부분 철저한 계획에 따라 촬영한 영상이다.) 결과적으로 '정직하지 않은' 이들은 틱톡 영상 시청자 수백만 명에게 공개 망신을 당한다. 반대로 '정직한' 이들은 현금 보상을 받는다.

데레니워스키는 다른 틱톡커와는 달리 자신을 돕지 않은 이들에게 큰 망신을 주지는 않는다. 데레니워스키의 채널은 주로 데레니워스키를 돕는 이들에게 도움의 대가로 보상을 지급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결과적으로 데레니워스키의 영상은 틱톡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데레니워스키를 돕는 노숙인 영상 조회 수는 총 3,860만 회를 기록했다. 휠체어를 탑승한 이에게 월세를 요청한 뒤 흔쾌히 도움을 수락하자 데레니워스키가 보상으로 500만 달러를 지급한 모습을 담은 영상은 조회 수 6,990만 회를 돌파했다. (휠체어에 탑승한 남성은 자신도 사정이 급하지만, 자신이 가진 돈 1/4을 데레니워스키에게 빌려주었다.)

데레니워스키와 비교할 만큼 큰 성공을 거둔 정직함 평가 영상 크리에이터를 여러 명 찾아볼 수 있다. @steven_schapiro는 2022년 5월, '낯선 사람에게 가스 비용을 빌려달라고 한 뒤 100배로 갚았습니다!!(Asking Strangers for Gas Money, Then Giving Them 100x Back!!)라는 영상을 게재한 뒤 조회 수 2,620만 회를 기록했다. 유튜브 채널 중에는 2022년 3월, 노숙인인 척하면서 낯선 이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하고는 돈을 건넨 이에게 100배 더 큰돈을 건넨 영상을 게재하여 조회 수 150만 회를 기록한 빅다운스TV(BigDawsTV)를 언급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은 낯선 이에게 선행을 하면서 보상을 건넬 때 발생할 단점을 거의 발견하지 못한다. 생계 위기를 겪는 도중 누군가에게 큰돈을 선행의 대가로 건넨 소식을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러나 SNS에 확산되는 크리에이터의 정직함 테스트 영상은 오늘날 선행의 본질을 둘러싼 각종 의문을 제기한다.
 
만약, 턱수염을 기른 노숙인이 데로니워스크에게 금전적 보상을 건네지 않았다면, 500만 달러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의미일까? 아이들이 해당 영상을 본다면, 낯선 이에게 돈을 건넬 때 그 대가로 더 큰돈을 받는다고 믿게 될 일은 없을까? 현재 인간은 카메라를 켰다는 사실을 잊은 채로 화면을 통해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낯선 사람이 길거리에서 다가와 도움을 청한다면, 요청에 응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될까? 취약 계층이 스스로 상대가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판단하기 전, 시청자를 위한 보여주기식 행동을 해야 할까?

불평등 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마이클 크라우스(Michael Kraus) 예일대학교 사회심리학 교수는 "정직함 평가 영상이 대중의 빈곤층을 돕는 방식을 주제로 한 서사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사실, 누구나 도움을 받을 가치가 있으며, 개인의 선행은 빈곤의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는 빈곤층'이라는 개념은 매우 구시대적인 개념이다. 또한, 스스로 빈곤에 허덕이는 결과를 자처하는 이와 빈곤을 자처하지 않아 도움을 받을 가치가 있는 이를 구분할 의도를 지닌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 구빈법을 체계화한다. 자신을 도운 노숙인에게 보상을 지급한 틱톡 크리에이터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특정 인물이 다른 이들보다 도움을 받을 가치가 더 높다는 개념을 확립한다.
 
크라우스 교수는 정직함 평가 틱톡 영상을 문제 삼는다. 그는 "정직함 평가 영상을 올리는 이들은 심각할 정도로 인간성을 상실했다는 충격을 준다. 영상에 등장하는 이들에게 동의를 구한 뒤 영상을 올린 것인가?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보상 금액을 합의한 것인가? 만약, 영상 속 인물이 크리에이터의 도움을 거부했다면, 도움을 받을 자격이 줄어든다는 의미인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문제가 된다고 본다"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나 학계의 많은 관계자가 틱톡의 정직함 테스트 영상이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팻 바클레이(Pat Barclay) 박사는 캐나다 겔프대학교 진화 심리학자이며, 경쟁적 이타심과 정직함 테스트 영상을 선행 홍보에 최대한 활용할 방법을 연구한다. 바클레이 박사는 데레니워스키를 포함한 틱톡 크리에이터가 아이들에게 '타인을 도우면 보상을 받는다'라는 사실과 타인을 도와도 괜찮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이어, 정직함 평가 영상이 영상 시청자에게 도움이 필요한 낯선 이를 돕도록 독려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바클레이 박사는 "누군가를 돕는 이를 본 뒤 낯선 이에게 도움을 준 사실을 확인한다면, 그 대가로 타인을 도울 확률이 더 높다. 많은 이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표준을 제기한다. 타인이 큰 도움을 준다면, 단순히 도움이 필요한 이를 한발 물러서서 지켜보고 이기심이라는 나쁜 행동을 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인색해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직함 테스트 영상은 타인을 돕는 경쟁이 필요한 상황을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정직함 평가 영상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이들은 영상을 올린 인플루언서이다. 선행 영상을 올린 뒤 유명세와 부를 얻기 때문이다. 데보라 스몰(Deborah Small) 와튼 경영대학원 심리학 교수는 자발적 선행과 도덕성, 바람직한 사회적 행동을 연구한다. 스몰 교수는 타인의 자발적 기부 판단 방식을 연구했다. 결과적으로 인간은 이기적인 듯한 행동을 하는 이들에게 냉소적인 태도를 보인다. 다만, 스몰 교수는 온라인으로 기부금을 건네고 타인에게 기부 사실을 밝히는 것이 선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타인의 기부 동참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스몰 교수는 "많은 이들이 타인에게 선행 사실을 알리도록 격려한다. 하지만 진실되지 않은 과시 행동처럼 보이기 때문에 대부분 선행 사실을 알리는 것을 꺼린다. 선행 사실을 공유하는 데 옳고 그름이 있는가? 선행 동기 측면에서 생각한다면, 선행 사실을 공유하는 것이 잘못된 행위인 듯하다. 만약, 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 생각한다면, 선행 사실을 공유하는 것이 맞다"라고 설명했다.

이견을 제시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데레니워스키가 올린 영상과 비슷한 정직함 평가 영상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순수하게 결과론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인플루언서의 의도를 떠나 정직함 평가 영상에서 보상을 받은 이들의 삶이 크게 달라졌다. (물론, 큰돈을 건넨 인플루언서가 청한 도움의 종류와는 상관없는 결과이다.) 정직함 평가 영상은 날이 갈수록 더 큰 인기를 얻는 추세이다. 2022년 5월 말, 데레니워스키는 토크쇼인 피어스 모건 언센서드(Piers Morgan Uncensored)에 출연하여 인터뷰를 통해 정직함 평가 영상이 낳을 수 있는 여파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직함 평가 영상 확산 후 이어질 수 있는 최악의 여파는 영상 시청자가 아무 대가 없이 노숙인을 평가하고는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는 빈곤층이라는 구시대적 발상을 확립하는 것이다. 정직함 평가 영상은 기껏해야 거대한 구조적, 정치적 변화를 일으키기보다는 개인의 선행을 지지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Charity TikTok Videos Put an Uncomfortable Spin on Mora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