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中 정부 검열, 코로나 봉쇄 당시 사망자 이야기 감출 수 없다
상태바
中 정부 검열, 코로나 봉쇄 당시 사망자 이야기 감출 수 없다
많은 이들이 잔혹한 봉쇄 조치 도중 의료 지원에 접근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은 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은 코로나 봉쇄 당시 의료 서비스 접근성 문제 관련 사망자 수도 확실히 공식 집계하기를 원한다.
By SONYA YUAN, WIRED UK

조 셩니(Zhou Shengni)는 의사의 진료가 시급한 상태였다. 주기적인 호흡 곤란 증상을 겪고 있는 49세인 조는 가족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간호사로 근무하는 상하이 동부 병원(Shanghai East Hospital)에 응급 진료를 받으러 갔다. 상하이가 강력한 수준의 코로나 봉쇄 정책을 펼친 3월 23일이었다.

그러나 응급실에 도착한 뒤 조의 가족은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확산 억제 정책에 따라 방역을 하느라 병원을 폐쇄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응급 의료 진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9km 거리에 있는 다른 병원으로 이동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후 조는 사망했다.

조의 사망 소식은 중국 현지 SNS 플랫폼에서 집단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조의 사례가 유일한 사건이 아니다. 상하이는 2개월간 도시 전체를 봉쇄한 뒤 6월 1일 자로 대다수 제한 조치를 해제했다. 봉쇄 조치가 시행된 2개월 동안 시내 이동이 거의 없었다. 갑작스레 폐쇄되었으며, 응급 환자 진료만 지원하도록 제한된 상하이 시내 병원으로 이동하는 이들도 드물었다. 의료 지원이 시급했던 대다수 환자는 PCR 검사로 음성 판정을 받은 뒤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2022년 2월부터 5월까지 상하이 보건당국이 공식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사망 건수는 총 588건이며, 사망자 대부분 노인이다. 그러나 당국은 조와 같이 봉쇄 조치의 여파로 사망한 이들은 사망자로 공식 집계하지 않았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담보 손실 관련 논란은 중국 전역에서 엄격하게 제한되었다. 검열 당국은 테르도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발언을 포함한 정부의 코로나19 전략 반대 관련 댓글을 모두 차단했다. 하지만 여느 때와 같이 정부의 엄격한 검열도 정부 비판 의사를 표현하기 위한 기술적 우회 수단을 찾으려는 현지 누리꾼의 시도를 막지는 못했다.

4월 14일, 시유(Shi You)라는 위챗 계정은 ‘상하이의 의문스러운 사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했다. 해당 기사는 엄격한 봉쇄 조치의 여파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하이 주민의 이야기를 담았다. 기사 댓글 창에는 즉시 코로나19 봉쇄 조치 시행 기간에 사망한 이를 알거나 누군가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주장하는 누리꾼의 반응으로 넘쳐났다.

상하이에서 태어나 현재 싱가포르에 취직한 캐스퍼 유(Capser Yu)는 시유가 공유한 기사와 기사 댓글 반응 모두 중요하다고 깨달았다. 유는 봉쇄 조치 당시 사랑하는 이가 사망한 뒤 쓸쓸하게 귀가한 이들의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다. 봉쇄 조치 때문에 사망한 이들 중에는 3월 말, 극심한 고열로 몸살 증상을 보일 당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3살된 여아인 첸 샨그루(Chen Xiangru)도 있다. 첸은 의사가 진료 전 요구한 PCR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중 병원에서 사망했다.

검열 때문에 첸 샨그루의 사례를 포함해 봉쇄 조치가 시행되었을 당시 의료 시설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한 이들의 사례를 입증할 중요한 증거가 사라질 것을 우려해, 유는 시유의 위챗에 게재된 기사 스크린샷을 모으기 시작했다. 단 몇 시간 뒤 시유가 공유한 기사가 위챗에서 사라졌다. 중국 본토에 거주 중인 주민이 시유의 기사 링크에 접속하려 할 때, 모두 ‘규제 위반’이라는 메시지 이외에 어떠한 내용도 볼 수 없었다.

유는 상하이에 거주 중인 부모님께 중국 소식에 대한 해외의 견해를 계속 알리려 개설한 ‘리얼 차이나(Real China)’라는 블로그에 상하이 봉쇄 조치 여파로 사망한 이들의 이야기를 폭로하는 콘텐츠를 공유했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중국 검열 당국이 유의 블로그 게시글을 차단했다. 유는 블로그에 올린 상하이 사망자 이야기를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지금도 볼 수 있으며, 검열 전까지 조회수 2만 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그 후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상하이 사망자 관련 게시글 링크 접속이 다시 이루어졌으며, 6월까지 유의 블로그에서 조회 수가 가장 높은 게시글이 되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2개월 동안 상하이의 코로나 봉쇄 조치와 관련된 사망 사례를 공식 집필하고자 하는 몇 가지 프로젝트가 온라인에 등장했다. 그중 협력 서비스 에어테이블(Airtable)에 등장한 규모가 가장 큰 프로젝트는 4월부터 진행됐다. 에어테이블 페이지에는 기본 설명과 시신 사진, 위치 정보, 문서 사본, 고인이 된 이들이 웃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함께 게재되었다. 해당 데이터베이스가 널리 확산되자마자 위챗과 웨이보에서는 ‘규정 위반 콘텐츠’를 포함했다는 이유로 즉시 차단되었다. 지금도 중국 사용자가 에어테이블의 프로젝트 페이지에 접속할 수는 있으나 SNS에서의 데이터베이스 논의는 철저하게 통제된다.

6월 초까지 에어테이블 데이터베이스에는 봉쇄 조치 당시 사망했다고 보고한 이들의 사례를 각각 담은 정보 총 210건이 게재되었다. 상하이 봉쇄 조치와 직접 연관된 사망자 수는 정확하지 않다. 그러나 싱가포르 언론 기관 이니티움 미디어(Initium Media)가 5월 초 분석한 통계 결과 기준, 상하이 봉쇄 조치 여파로 사망한 이들의 수는 최소 170명이다. 이니티움 미디어는 사망자 대부분 긴급 진료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이 사망 원인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보안 문제로 익명을 요구한 상하이의 어느 한 채용 담당자는 동종 업계에 종사하는 동료의 어머니께서 봉쇄 조치 시행 도중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동료의 어머니께서는 생전 피부암으로 투병하셨으나 코로나19 확진자라는 이유로 피부암 진료를 받지 못했다. 와이어드의 인터뷰에 응한 이는 동료의 어머니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료의 어머니께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했다. 그는 레딧에서 봉쇄 조치 당시 의문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사망한 이들을 기록하는 에어테이블 데이터베이스와 같은 형태의 구글 시트 공유 문서를 발견했다.

그는 사실 검증을 위해 동료의 어머니 사망 소식과 관련, 알고 있는 정보를 자세히 작성했다. 자발적으로 구글 시트 관리를 담당하는 이가 출처 기재를 요청했으며, 각각의 링크는 사라질 것을 대비해 디지털 아카이브인 웨이백 머신(Wayback Machine)에 보관한다. 웨이백 머신에도 보관된 공유 문서는 더 엄격한 출처 관리 규칙을 따르며, 기록된 사망 사례는 단 60건으로 에어테이블 데이터베이스보다 훨씬 더 적다. 가장 최근 업데이트된 시기는 5월 초이다.

와이어드와 인터뷰한 채용 담당자는 문서를 제작한 이의 정체나 문서 제작에 협력하는 이의 정보를 전혀 모르지만, 동료 어머니의 사망 사실을 기록한 뒤 안도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 대화한다면 두려웠을 것이다”라며, 지금도 트위터에서 영향력이 큰 정부 관료에 반대하는 내용의 트윗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뒤 학교에서 질책을 받은 경험으로 고통받는다는 사실을 전했다.

상하이의 최근 봉쇄 조치 때문에 심각한 고통을 겪은 이들의 규모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봉쇄 조치 도중 식량과 치료, 의약품 접근이 필요한 이들을 돕고자 설립한 자발적 상호 원조 네트워크 다오호어(Daohouer)는 매우 절망적이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생필품이나 의료 진료가 시급한 이들을 독려하는 주민이 작업한 현장에는 메시지가 남겨져 있다. 이후 자원봉사자가 메시지 작성자에게 연락해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네트워크에 제출된 도움 요청 사례를 시각화한 데이터는 봉쇄 조치 기간 도움을 청한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의료 시설 접근을 요청한 사실을 시사한다.

다오호어는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4월 11일 이후 중증 질환자와 관련된 도움 요청 건수가 총 1,297건이라는 기록을 공개했다. 특히, 의료 지원 접근 방안을 시급히 모색하는 이들의 현장 메시지가 급증한 4월 중순에 도움을 청한 사례가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오호어가 확인한 사례는 테크 단체 O3O를 형성한 캐나다에 거주하는 중국인 두 명이 시각화하여 데이터를 제공했다. O3O 공동 창립자 두 명 모두 검열 당국이 제거할 가능성을 고려해, 다오호어에 제출된 긴급 도움 요청 사례 시각화 데이터를 보관할 계획을 세웠다. 익명을 요청한 O3O 공동 창립자 한 명은 “기성세대는 몰래 정보를 저장한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민감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내용을 스크린샷으로 저장한다”라고 말했다. 공동 창립자 두 명 모두 상하이 주민 누구나 봉쇄 조치 도중 생활을 기록하고자 개설한 웹사이트인 ‘아워 팬데믹 메모리(Our Pandemic Memory)’를 유지한다. 중국 정부가 검열로 선제 대응할 확률이 높은 해당 웹사이트는 웨이백 머신으로 기록된 이야기를 자동 제출한다.

상하이 관료가 코로나19 사망 건수를 기록하려 하지만, 와이어드의 인터뷰에 응한 상하이 거주 채용 담당자는 정부가 봉쇄 조치 여파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의 수를 확인할 공식 조사를 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태도를 보였다. 상하이와 마찬가지로 도시 전체가 봉쇄 조치를 시행하는 동안 의료 시설을 찾기 어려워 사망한 이들의 사례 보고가 이루어지는 시안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 이어 상하이 정부 관료는 봉쇄 조치 여파로 사망한 이들의 수를 공식 집계할 노력을 단 하나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상하이 채용 담당자는 지금도 봉쇄 조치 여파로 사망한 이들을 기억하고 사망자 수를 기록하기 위한 여러 프로젝트가 엄격한 봉쇄 조치 시기 상하이 생활과 사망 관련 진실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그는 “먼 훗날 코로나19 확산세와 코로나19 관련 시기의 교훈을 공개적으로 논의하게 되는 날이 온다면, 봉쇄 조치 도중 의료 시설 접근 문제 등으로 사망한 이들의 기록을 담은 데이터를 참고 자료로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Shanghai’s Censors Can’t Hide Stories of the Dead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