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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 지점 상실한 비트코인, 시장 붕괴 대비하는 암호화폐 채굴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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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 지점 상실한 비트코인, 시장 붕괴 대비하는 암호화폐 채굴 산업
전기세가 인상하면서 비트코인 가치가 하락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까?
By GIAN M. VOLPICELLI, WIRED UK

2021년, 비트코인 시세가 6만 8,00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자 암호화폐 채굴 기업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일부 추산 결과를 보았을 때, 암호화폐 채굴 산업의 매출은 약 90% 수준을 기록했으며, 많은 이들이 급속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2022년, 암호화폐 산업의 더 큰 축복이 다가올 것에 대비했다.

그러나 암호화폐 산업 호황의 파급 효과가 현실이 되지 않았다. 지난 몇 달간 암호화폐 시장이 급격히 약세장으로 전환하면서 비트코인 거래가가 3만 630달러 안팎으로 폭락했다. 그와 동시에 급격한 수요 반등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전 세계 전기료가 인상하기 시작했다. 전기료 상승세는 에너지 소모량이 막대한 컴퓨터인 ASIC를 사용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면서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채굴 기업에 악재가 되었다. 비트푸리(Bitfury) CEO 발레리 바빌로프(Valery Vailov)의 2016년도 로이터 인터뷰 기사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암호화폐 채굴 산업의 전기 소모량은 총 90~95%에 이른다.

블록체인 데이터 센터 운영사인 에너해시(Enerhash) CEO 대니얼 조그(Daniel Jogg)가 설명한 바와 같이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비트코인 1개를 채굴할 때 사용하는 전기료가 최대 2만 5,000달러에 이를 정도로 전기세가 급격히 치솟았다. 조그는 “일부 기업은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한 채로 사업을 운영한다”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채굴 산업 성지인 텍사스는 지난 1년간 1kWh당 에너지 비용이 10.6센트에서 18.4센트로 70% 가까이 급등하게 된 원인인 극심한 열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케임브리지대학교는 2021년, 기존 암호화폐 채굴 산업이 가장 밀집한 중국의 암호화폐 채굴 금지 후 전 세계 채굴 활동 중 37.84%가 미국에서 이루어진다고 추산했다. 암호화폐 채굴 인프라 기업 룩소 마이닝(Luxor Mining) 비즈니스 개발 부사장 알렉스 브래머(Alex Brammer)는 “현재 전체 에너지 비용에 에너지 가격 변동성까지 더해져 암호화폐 산업이 큰 문제를 겪고 있다. 에너지 가격의 변화 추세를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라고 말했다.

2021년 여름부터 암호화폐 채굴 네트워크에 합류하는 기업 증가 추세도 문제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개인 채굴자의 채굴 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즉, 채굴 기업의 부담 비용은 증가했으나 비트코인 채굴량이 감소한 데다가 비트코인 가치도 급격히 하락했다. 디지털 자산 투자 은행 비트우다(BitOoda)의 최고 전략 관리자 샘 닥터(Sam Doctor)가 언급한 바와 같이 여전히 많은 채굴 기업이 매출을 기록하지만, 이전보다는 줄어들었다. 닥터는 암호화폐 채굴 산업의 이윤이 60~73%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닥터는 “손쉽게 수익을 기록할 수 있는 최신 장비를 이용하는 암호화폐 채굴 기업도 이전보다 수익이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암호화폐 채굴 장비 1/3을 차지하는 S9세대 구형 ASIC는 대부분 수익을 확보하지 못한다. 닥터는 “에너지 비용 인상 추세 탓에 고정된 에너지 비용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암호화폐 채굴 기업은 에너지 비용 인상과 비트코인 가치 하락 두 가지 측면에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규모 채굴 기업을 포함한 대다수 암호화폐 채굴 업자가 고정된 에너지 비용 부담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여 전했다. 전기세 고정 계약 체결 시 다른 기업보다 더 강력한 신뢰를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여전히 비트코인 채굴 수익이 놀라울 정도로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대다수 채굴 기업이 힘겨운 시기를 직면했다. 암호화폐 채굴 업계 선두 기업인 라이엇(Riot), 마라톤(Marathon), 코어 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을 포함해 주식 상장을 한 대다수 기업의 시가총액이 50% 이상 감소했다. 라이엇과 코어 사이언티픽 모두 매출 강세 전망을 놓치면서 사업 확장 계획을 축소한 채로 변경했다.

암호화폐 채굴 업계의 부정적인 추세가 번복되지 않는다면, 업계 전반의 암울한 상황이 시작할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 암호화폐 시장 붕괴 2년 전, 다수 채굴 기업이 서둘러 ASIC를 대량 구매해 비트코인 채굴량을 늘렸다. ASIC 대량 구매 축복의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3대 채굴 기업 중 한 곳인 마라톤을 언급할 수 있다. 마라톤은 2021년 12월, 채굴 장비 제조사 비트메인(Bitmain)을 통해 ASIC 7만 8,000대를 총 8억 7,900만 달러에 구매했다. 2021년 8월, 마라톤이 비트메인의 ASIC 3만 대를 총 1억 2,000만 달러에 구매한 직후의 일이다. 마라톤은 2022년 상반기까지 채굴 장비 13만 3,000대를 가동할 예정이었으나 2022년 5월 기준 실제 가동한 장비는 단 3만 6,830대였다. 예상치 못한 설치 어려움과 몬태나 지역 시설 중 한 곳의 극심한 자연재해 여파, 텍사스 전력 그리드와의 에너지 계약 확보 지연과 같은 문제를 직면한 탓이다. 가동하지 않거나 아직 운송되지 않은 ASIC 기기 가치는 머지않아 마라톤과 다른 여러 채굴 기업이 비트코인 강세장 최고조에 이르렀을 당시 부담한 비용보다 낮은 수준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ASIC 가격이 일반적으로 비트코인 가격 변동 추세를 따르기 때문에다. 찰리 슈메이처(Charlie Schumacher) 마라톤 대변인은 2021년 12월에 주문한 최신 장비 7만 8,000대를 제외한 마라톤이 주문한 장비 비용 대부분 현재 시장 가치보다 훨씬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슈메이처 대변인은 마라톤이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신 호스팅 서비스 기업과 협력 관계를 체결하면서 형성한 재무제표의 고정 가치가 소액인 사업 모델이 암호화폐 채굴 산업이 겪는 여러 문제의 여파에서 보호할 방안이라고 말한다.

슈메이처 대변인은 “다수 채굴 기업이 장비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재정난에 시달린다. 추후 암호화폐 채굴 인프라를 채울 장비 구매 비용을 조달하기를 바라면서 먼저 암호화폐 채굴 인프라에 거액을 투자하기 때문이다. 마라톤은 채굴 업자에게 비용을 건네기 전 인프라 비용 부담을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수 관측통은 암호화폐 채굴 기업의 ASIC 구매 추세 대부분 기업 부채로 구매 비용을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닥터는 특정 기업 이름을 밝히는 것을 거부했으나 “특정 채굴 기업은 장비 구매 비용 자금을 조달하지 않는다. 모두 장비를 대량 주문하고는 보증금을 부담한다. 그러나 이미 확보한 자금 조달이 필수는 아니다. 그렇지 않다면, 채굴 장비를 받기 위한 제2의 자산을 부담할 자금 일부를 잃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채굴 장비 대여 기업 파운드리(Foundry)의 채굴 총괄인 주리카 부로빅(Jurica Bulovic)은 비트코인 급락과 에너지 비용 인상과 함께 발생한 부담은 채굴 기업의 전체 재정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부로빅 총괄은 “대다수 채굴 기업이 보인 행보와 같이 비트코인 시세가 6만 5,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최고치를 기록한 시점에 장비를 구매하고 구매 비용 대출을 받았다면, 현재 자금 흐름 상황이 밝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 붕괴를 계기로 다수 채굴 기업이 재빨리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짐이 등장했다. 또한, 현재 암호화폐 시장 투기 심리를 고려하면, 투자사에 의존해 도움을 청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22년 5월, 미국 주요 암호화폐 채굴 기업인 라이엇은 사업 확장을 위해 비트코인 전체 보유량 6,320개 중 250개를 매도해 1,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2일 뒤 마라톤도 비트코인 보유량 일부를 매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조만간 비트코인을 매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 매도는 암호화폐 채굴 기업 사이에서 자체 암호화폐를 보유하려는 확고한 경향과는 반대이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암호화폐 보유 행위를 ‘암호화폐를 확고히 보유한다’라는 의미로 추후 재해석한 용어인 ‘호들(HODL)’이라고 칭한다) 채굴 기업의 암호화폐 매도 추세는 비트코인 거래 흐름에만 한정적으로 드러나는 추세가 아니다. 브래머 부사장은 룩소 마이닝이 주식 상장된 기업 중 ASIC를 구매 예약 당시보다 저렴한 가격에 서둘러 매도하려는 연락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채굴 기업의 ASIC 매각 행위는 ASIC 가격 추가 하락세를 견인할 것이다. 그러나 채굴 장비 시장 카붐랙스(Kaboomracks)의 관리 총괄인 로버트 반 커크(Robert Van Kirk)는 채굴 장비를 판매하려는 기업 대부분 장비 가치를 더 낮추려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암호화폐 채굴 기업의 채굴 장비 매각 형태를 둘러싼 의문 사항은 대출 기업의 우려를 낳았다. 지난 2년간 상승세를 기록한 뒤 일부 채굴 기업은 비트코인 준비 자산 대비 자금을 대출했다. 심지어 대출 담보를 채굴 장비에 고정하는 이른바 장비 반환 부채에 합의하기도 했다. 비트코인과 ASIC의 가치 모두 하락세를 기록하는 현재 담보 가치도 상실했다. 부로빅 총괄은 “채굴 기업의 영향력이 크면, 채굴 기업이 겪는 문제는 암호화폐 채굴 산업의 다른 부분으로도 파급 효과를 낳는다. 예를 들어, 대출 기업의 담보 가치가 급격히 하락한다. 모든 대출 기업이 같은 조건으로 대출 상품을 제공하지 않으며, 대출 상품이 모두 똑같지 않지만 담보 가치가 크게 하락한다”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채굴 산업 통합과 인수합병 대유행이 갈수록 커졌다. 브래머 부사장은 “앞으로 12~18개월 동안 실제로 훌륭하게 사업 운영을 하면서 운영 효율성이 높고 재정적으로 건전한 수준의 부채를 기록한 기업을 확인할 증거가 드러날 것이다. 훌륭한 운영 성과와 효율성, 탄탄한 재정을 갖춘 기업은 채굴 기업이 100% 이윤을 기록한 뒤 이윤이 대폭 감소한 시점에도 회복력을 기록할 것이다. 기업에 압박을 가할 것이다”라고 내다보았다.

이어, “암호화폐 채굴 업계 내부에서는 사업 운영 압박 조짐을 발견할 수 있다”라고 덧붙여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s Bitcoin Falters, Crypto Miners Brace for a Cr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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