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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그리고 전쟁 이야기를 담은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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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그리고 전쟁 이야기를 담은 예술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포한 영상이 블라디미르 푸틴의 망상을 능숙하게 깨뜨린다. 모두가 열심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
By VIRGINIA HEFFERNAN, WIRED US

2003년, 당시 25세에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신임 변호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가 유머와 창의성으로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기관을 설립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당시 설립한 기관은 크바르탈 95 스튜디오(Kvartal 95 Studio)로, 여러 가지 대흥행 작품 중 인척의 엉뚱한 부담을 다룬 위험한 사돈(The In-Laws)이라는 시트콤을 제작했다. 그러나 위험한 사돈은 2017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방송 금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민의 일꾼(Servant of the People)이라는 작품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연출 기법은 국정 운영 능력이며, 현재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최전선에서 알림 영상을 생성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생성한 영상은 현장 보고와 무기 지원 요청, 우크라이나를 극찬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영상은 우크라이나의 윤리적, 군사적 지원 이상의 역할을 했다. 우크라이나는 여러 편의 영상으로 러시아 석유 재벌의 독재가 아닌 자유 민주주의 지지를 호소하는 연속 선언문을 제작했다. 그리고 혼란에 빠진 세계에 법률 지침서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따라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현대 세계에 존재하는 이유를 나날이 명확히 하면서 세상에 올바른 사고를 하도록 했다.

영상은 비판적 발언을 일삼는 보수 성향의 우크라이나 논객 드미트로 리트빈(Dmytro Lytvyn)과 협력하여 제작했다. 리트빈은 자세한 소개를 작성하지 않은 트위터 프로필에 “내가 작성한 것을 이미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라는 글을 남겼다. 국민의 일꾼 작가인 유리 코스티욱(Yuri Kostyuk)을 포함한 또 다른 크바르탈 95 스튜디오 관계자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영상 제작에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이제는 작은 자전거를 탄 정치계 거물급 인사가 세계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내용을 다루며 시각적인 웃음을 주지 않지만, 호전성, 분노와 함께 여전히 각종 언어유희와 역설적 표현을 사용한다. 

시리즈 전체를 보면, 선의의 힘이 악에 저항하는 루카스의 단일 신화가 처음 등장한다. 신화를 이용한 거창한 서사는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내 지지율 70%를 넘었다는 사실에 매우 효과적으로 가치를 부여한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율이 90%를 넘었다. 러시아 정부 선동 광고 세력은 눈에 띄게 절망적인 상태가 돼, 키이우에서 나치 반대 선동 광고 유포를 이미 포기했다. 대신 2022년 4월 말, 책상에 코카인을 놓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가짜 영상을 생성하며 비방을 시도했다. (매우 엉성한 가짜 영상이었다.) 그러나 가짜 영상을 이용한 부정적 여론 형성은 실패했다. 당시 영상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영상으로부터 시청자를 빼앗지 못했기 때문이며, 결국 새로운 영상 제작은 취소됐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젤렌스키 대통령의 첫 번째 전쟁 영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기 하루 전날인 2월 23일 게재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시민으로서 러시아 시민을 다룬다. 인간이 아닌 시민이라는 단어는 듣는 이가 현대 국가의 구성원이면서 신성한 전쟁에서 시민권이 제한된 국가를 위해 참전하는 군인이 아니라는 인상을 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분노를 유발한 러시아 정부의 논점에도 집중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문화를 증오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문화를 증오할 수 있는가? 어떠한 문화라도 증오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문화 증오 관련 발언을 이해하지 못한 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문화 전쟁’이라는 표현의 얼토당토않은 모든 세계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능숙한 모습을 보였다.
 
문화는 예산과 정부, 군대가 없다. 세금 징수도 하지 않는다. CEO나 성경, 본부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야기 속도를 조금 늦춰보자. 폭넓게 말하자면, 문화는 언어와 관습, 습관, 음악, 예술, 의상, 생활 방식 등이 결합하여 형성되었다. 러시아 문화는 숲의 문화부터 엄격한 산책, 레이브 밴드인 리틀 빅(Little Big)까지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다. 더 깊이 살펴보면, 샤갈과 투르게네프, 아나톨리 카르포프, 볼쇼이 극장, 류드밀라 울리츠카야(Lyudmila Ulitskaya)를 발견할 수 있다. 문화가 증오 대상이 될 수 있는가?

필자는 문화를 증오라는 사고로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당연하다. 문화는 예산과 정부, 군대가 없다. 세금 징수도 하지 않는다. CEO나 성경, 본부도 존재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면, 무수히 많은 인공물과 관습으로 구성된 한 국가의 전체 문화를 증오할 수 있는가? 러시아 극우 세력, 그리고 프랑스, 미국의 극우 세력이 계속 경고하는 바는 특정 인물이나 지역이 문화를 증오하므로 사라져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제외한 그 누구도 문화 혐오라는 의도를 지닌 공허한 경고를 끝낸 적이 없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월 4일 게재한 영상을 통해 “유럽은 지금 당장 깨어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일주일 전 장례식장에 참석하려 검은색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했으나 이제는 상징과도 같은 칙칙한 올리브 색상의 의상을 착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원자력 발전소에 폭격을 가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중을 향해 초자연적인 미신의 농노가 아닌 권리를 지닌 시민이라는 정체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말을 한다. 구체적으로 ‘체르노빌’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는 모든 이를 청중으로 염두에 둔 채로 한 말이다.

필자는 1986년 보도 소식이든 2019년 HBO의 다큐멘터리든 체르노빌 관련 소식을 읽고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 사고 이해 방식을 떠나서 체르노빌 이야기를 마음속으로 떠올리도록 하지 않을 것이다. 매우 심각한 타격이 있다. 체르노빌이라는 주목할 만한 단어 이해는 실제로 핵 기술의 위험성을 알고 있으며 익숙한 이들을 나타낸다. 또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의 치명적인 재앙이 단순히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인간의 역사 이해는 비현실적인 수준으로 기쁘면서도 전쟁에 포함되었다.

파트 II(Part II) 역할을 하는 다른 영상은 러시아 시민을 향한 메시지를 보낸 영상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한 차례 엄격한 행동 규정에 따라 문제를 해결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청자가 체르노빌 언급 시 신중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따라서 엄격하게 질책하듯이 말하면서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생생하게 떠올리도록 한다. 또, 소련이 심각한 붕괴 요인을 지녔을 당시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이 함께 싸운 방법을 말하기도 한다. 그는 “방사선 유출 조사를 기억해야 한다”라며, 역사적 교육을 거부당한 이들에게 영상이 알려지기를 바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길거리로 나가 살고 싶다고 말하여라. 방사선 오염 문제가 없는 지구에서 살고 싶다고 말해보아라. 방사선은 러시아가 어디인지 알지 못하며, 국경의 위치도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인에게 보낸 메시지를 담은 영상은 러시아 문화에 대한 중요한 의견을 설명한다. 첫 번째는 증오할 대상이 없다는 사실이다. 문화는 감각적, 감정적 경험을 기본으로 한다. 단일함 때문에 증오 대상이 되기에는 매우 광범위하면서 다채롭고, 형태가 바뀐다. 두 번째는 러시아는 독재주의 약탈 정치 국가로, 인류가 공유하는 원천인 지구 문제에 무관심하다. 우크라이나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문제는 러시아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 그러니 살고 싶다면, 지구에서 살고 싶다고 말하라.

마지막으로 4월 15일(현지 시각),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도중 발전시켜 나간 ‘현실’이라는 개념을 장악했다. 현실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인이 사는 곳이다. 반면, 푸틴은 현실을 잃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점령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최대 5일이라는 기한을 주었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미 전쟁 후 50일 동안 견뎌냈다. 이는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를 알아내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심각한 과소평가를 조롱한다. “러시아의 과소평가는 러시아가 현실과 가까워지는 방식”이라는 발언을 했다. 이처럼 겁을 주는 인용 표현은 우정과는 거리가 먼 끔찍한 폐쇄성을 시사한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태도로 예상한 비굴한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약점과 실패라는 현실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은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을 말할 유일한 방식이다. 전 세계 어느 지도자든 대중적 관심을 받는 일은 예측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마주한 상황이기도 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영상이 미디어에서 주요 관심을 독차지한 사실은 매우 큰 업적이기도 하다. 전 세계의 도움을 끌어모은 대대적인 이야기를 하나하나 쌓아 올린 것은 또 다른 일이다. 그러나 인간으로 만드는 문화적 상호 작용과 지구, 현실의 기반을 세계에 상기시키는 일 모두 전쟁터의 어떤 영웅주의와도 필적할 만한 수사적인 대패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Volodymyr Zelensky and the Art of the War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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