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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기반 임금 책정 논쟁, 드디어 결단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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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기반 임금 책정 논쟁, 드디어 결단 났다
불공평한 임금 격차 문제를 직면하자 테크 업계 직원이 임금 체계를 변경할 방법을 찾아 나선다.
By MEGAN CARNEGIE, WIRED UK

어느 한 스포츠 테크 스타트업의 소셜미디어 팀 총괄인 이삭(Isaac, 가명)은 자신이 이끄는 팀에 합류할 최고 소셜미디어 관리자를 채용하고자 한다. 문제는 이삭이 베를린에 거주하면서 연봉 6만 3,000달러를 받으면서 부하 직원이 직접 작성하는 보고서 10건을 관리한다. 그와 동시에 새로 채용하고자 하는 런던 거주 관리자도 관리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이삭과 똑같은 연봉을 받는다.

이삭은 “회사에 임금 책정 기준이 비합리적이라고 이야기했다”라고 밝혔다. (이삭을 포함해 이 기사에서 언급하는 일부 인물의 이름은 익명성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다.) 이삭은 “런던 직원을 채용하지 않을 것을 제안했으나 현재 그 어느 때보다 노동 시장의 인력이 탄탄하며, 지금 당장 런던 구직자 중 회사에 필요한 우수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삭은 직무에 따른 임금 책정 범위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삭의 회사가 선정한 임금 책정 기준은 단순히 사내 위치 보상 정책 때문에 결정되었다.

이삭이 인사관리팀에 연락해 직원의 거주지 위치가 중요한지 물어보면서 자신이 총괄 소셜미디어 관리자로 입사 지원해도 될 것이라고 농담하듯 말했다. 인사관리팀은 이삭에게 런던 총괄 소셜미디어 관리자 공고에 지원하라고 답변했다. 이삭은 “총괄 소셜미디어 관리자는 지금 내 직책보다 담당 업무가 적으면서 같은 연봉을 받는다. 그러나 영국으로 이주해야 지원할 수 있다. 지금은 영국으로 이주할 생각이 없다”라고 말했다.

런던 거주를 기준으로 한 직원 임금 책정은 오래전부터 테크 업계의 관행이 됐으며, 많은 기업이 간혹 예측할 수 있는 임금 책정 기준인 도시 생활비가 아닌 각각의 도시나 주, 지방에서 홍보하는 시장 경쟁력 비율을 기준으로 임금을 평가했다. 그러나 원격 근무 직원 채용이 널리 확산되면서 위치 기반 임금 책정의 공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유능한 인재 간 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일부 기업은 위치 기반 임금 책정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2020년,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은 미국 직원의 지리 기반 임금 책정 구역을 폐지하고 대신 직원의 거주지와 상관없이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생활비가 비싼 지역 거주 직원을 같은 임금 책정 기준으로 묶었다. 2021년 가을, 온라인 부동산 시장 질로우(Zillow)는 주요 운영 지역으로 이사하는 직원의 임금을 삭감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옥타(Okta)도 2022년 3월, 질로우와 비슷한 임금 책정 정책을 발표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2020년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담당 직무 기반 임금 책정 기준이 처음 논란이 되었다. 당시 테크 기업 직원 중 바이러스 감염 안전을 위해 대도시를 떠나면서 더 저렴한 부동산 가격과 작업 공간은 물론이고 가족과 더 가까운 거주 지역 등 여러 혜택을 누린 직원이 증가했다. 3월 중순, 구인구직 플랫폼 업워크(Upwork)가 진행한 설문 조사를 통해 2020년부터 미국인 2.4%가 원격 근무 제도 시행 후 다른 지역으로 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그보다 4배 더 많은 9.3%(약 1,900만 명)가 이사를 고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메타와 트위터 등 일부 기업은 주거비와 생활비가 더 저렴한 지역으로 이사한 직원의 임금을 줄였으며, 구글은 영구적으로 자택 근무를 하는 직원의 임금을 최대 25% 삭감했다.

거주지 위치 기준 임금 책정은 이삭과 같은 관리자가 단순히 거주지 때문에 부하 직원보다 임금이 적거나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분노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불공평한 임금 책정 문제는 어디에나 똑같이 존재한다. 2021년, 인사관리 분석 플랫폼 차트홉(Charthop)의 심층 데이터 분석 결과, 신입 사원 기준 같은 직무를 담당하더라도 거주지에 따라 임금이 3% 차이가 나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90%는 거주지에 따라 임금이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글래스도어(Glassdoor) 데이터 수집 결과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인도에 거주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예상 연봉은 700만 루피(9,175달러)인 반면,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연봉은 적어도 인도 직원보다 한 달 치 임금을 더 받는 수준이다. 

같은 업무를 담당해도 임금 격차가 있어, 일각에서는 임금 체계 변경에 나섰다.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스베르방크(Sberbank) 비주얼 및 제품 디자이너인 스타스 도비덴코(Stas Dovidenko)는 코로나 시대에 생활비 절약을 위해 러시아 어느 지역으로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스타스를 포함한 일부 직원은 국경을 넘어 모스크바보다 생활비기 26% 더 저렴한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로 이주했다.

이제 코로나19가 거의 끝난 듯한 상황에서 스베르방크 직원의 생활비 절감 기회도 끝난 듯하다. 스타스는 “트빌리시로 이주해 근무한 기간은 단 2주이다. 그러나 일부 직원은 더 오래 머무르면서 모스크바에서 임금을 받는다. 만약, 정식으로 이주하고자 한다면, 임금이 삭감될 것이다. 만약, 거주지를 조작하면서 생활비가 저렴한 곳으로 이동한다면, 어떠한 변화도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나 칼리닌그라드, 예카테린부르크 등 러시아 일부 도시 거주자의 임금은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같은 직무 담당자 임금의 절반 수준이다. 스타스는 단순히 아침 일찍 원격근무팀과 통화 연결을 하기만 한다면, 한곳에 오래 거주하면서 이전과 같은 임금을 받기 상대적으로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스타스는 러시아를 떠나려 하며, 영국과 미국에 사무실을 둔 실리콘밸리 기업에 입사 지원한다. 스타스는 “채용 담당자가 구글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거주 지원자 채용을 금지하는 내부 정책을 두고 있다고 안내했다. 다른 기업의 내부 채용 정책과 모든 이민 문제를 알지 못하지만,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아내, 자식과 함께 앞으로 10년간 한곳에 정착해 삶을 꾸리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직원 거주지 기준 임금 책정 기준의 투명성 부재는 양쪽의 대립된 논쟁으로 이어진다. 2020년 5월, 100% 원격 근무 전환 시 쇼피파이 직원이었던 조(Joe)는 “100% 원격 근무하는 스타트업에서는 위치 기반 임금 불평등 문제에 주목하지 못하기 쉽다. 많은 직원이 동료의 근무 지역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료와는 같은 도시에 거주한다고 가정하면서 6개월간 근무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항상 여러 이유에서 임금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었으나 쇼피파이는 직원 비율이 훌륭하게 구성돼, 임금 불평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었다. 따라서 임금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조는 “직원이 알게 되는 임금 관련 모든 정보는 여러 곳에서 물어보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임금 논의를 극도로 자제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조는 몬트리올에서 거주하면서 받는 임금이 같은 직무를 담당하는 토론토, 미국 직원 임금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알지 못했다. 조는 18만 달러를 받으면서 시애틀에서 원격 근무를 하는 최고 제품 디자이너와 함께 근무했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최고 제품 디자이너의 연봉은 12만 캐나다 달러(9만 6,000달러)이다.

내부 임금 책정 기준표 공유와 블라인드(Blind) 등 전 세계 테크 업계 종사자의 익명 임금 비교 플랫폼이 위치 기반 임금 책정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 그러나 투명성이 부재한 탓에 위치 기반 임금 불평등 문제가 매우 어려운 문제가 됐다. 원격 근무팀과 모호한 임금 책정 지표 탓에 많은 직원이 다른 직원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는지 알지 못한다. 또,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때 임금이 얼마나 삭감되는지 가늠하지 못한다.

이제 위치 기반 임금 불평등은 이전부터 업무 계약을 두고 협상할 때마다 거주지 위치의 가치 인식을 항상 다루어온 원격 근무 프리랜서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픽 디자이너 니나 제오메트리에바(Nina Geometrieva)는 2012년, 프리랜서로 활동을 시작할 당시 많은 클라이언트가 “마케도니아 거주자에게 지급하기에는 임금이 매우 많다”라는 말을 하며, 종종 임금을 줄인 것을 기억한다. 제오메트리에바는 “위치 기반 임금 책정은 심각한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2022년 1월, 제오메트리에바는 구글 맵스 도쿄 지사 소속 최고 제품 디자이너 직무를 그만두고 인스타그램 뉴욕 지사에 입사했다. 이직 후 사실상 원격 근무를 하는데도 제오메트리에바의 임금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제오메트리에바는 “디자이너라는 역량이 두 배 더 우수해졌다고 믿고 싶지만, 임금이 인상된 이유는 단순히 거주 지역 때문이다. 뉴욕은 제품 디자이너 연봉이 업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 중 한 곳이다. 전 세계가 원격 근무로 변화를 선보이면서 위치 기반 임금 책정은 무의미한 일이 될 것이다. 많은 기업이 위치 기반 임금 책정 제도를 고수할지 확신할 수는 없으나 많은 직원이 기꺼이 원격 근무를 선택한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비즈니스 혁신 컨설팅 기업 데어 월드와이드(Dare Worldwide) 창립자 겸 CEO인 리타 트레한(Rita Trehan)은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인건비가 저렴한 동유럽과 중국을 외주로 채용하고 인도에 소프트웨어 개발과 고객 센터를 두었을 당시 거주 지역에 따른 임금 차이 발생이 합리적인 일이라는 내용의 공지를 고정했다.

트레한은 “특정 시장의 보상이 더 저렴하다는 믿음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익숙해져야 하는 부분이다. 기업은 직원의 거주지에 따라 임금 책정을 하지 않아야 하지만, 사회경제적 지위 및 다른 여러 요인과 관련이 있다”라고 말했다.

2022년 2월 중순, 브랜드 소셜 미디어 관리 플랫폼인 버퍼(Buffer)는 기존 생활비 기준 세 가지 임금 책정 기준을 전 세계 표준과 생활비가 비싼 지역이라는 두 가지 기준으로 변경했다. 대다수 직원 임금을 전 세계 평균 지역 기준으로 책정하며, 샌프란시스코와 런던, 취리히 등 생활비가 비싼 곳에 거주하는 일부 직원은 생활비가 비싼 지역 기준을 적용해 임금을 책정한다. 버퍼 비즈니스 운영 총괄인 제니 테리(Jenny Terry)는 “직원 85명 중 55명은 평균 1만 달러 수준으로 연봉이 인상된다”라고 말했다. 또, 테리 총괄은 임금 삭감 타격이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기대한 임금 책정 기준이 매우 분명했기 때문이다. 버퍼는 2010년 창립 당시부터 원격 근무 제도를 시행했으며, 2013년에 모든 직원의 임금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테리 총괄은 “궁극적인 목표는 위치 기반 임금 책정 기준을 아예 없애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직원의 임금을 생활비가 비싼 지역을 기준으로 책정한다면, 버퍼가 부담해야 하는 인건비가 100만 달러 가까이 증가한다. 따라서 비용 부담을 최소화한 방향으로 변경하고자 한다. 따라서 모든 직원의 임금을 생활비가 비싼 지역을 기준으로 책정하기까지 단계적 변화를 채택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Argument for Location-Based Salaries Is Falling A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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