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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우크라이나 숙박 시설 등록 단속…일부 기부자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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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우크라이나 숙박 시설 등록 단속…일부 기부자 반대
에어비앤비는 자체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사기 행위를 제한한다는 이유로 특별한 설명 없이 우크라이나 숙소 예약을 취소했다.
By ARIELLE PARDES, WIRED US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지 2주가 지났을 때, 그레고리 오프너(Gregory Offner)는 필라델피아에서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줄 방법을 찾았다. 오프너는 트위터 피드를 보다가 에어비앤비로 우크라이나의 숙박 시설에 예약하고는 우크라이나 은행 계좌로 즉시 숙박 비용을 이체한 영수증을 인증한 게시글을 보았다. 오프너도 우크라이나 에어비앤비 예약으로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후 러시아군의 침략으로 일부 지역이 피해를 본 북동부 도시 하르키우의 어느 한 아파트를 선택해 214달러에 4일간 숙박 예약을 했다. 그리고 호스트에게는 자신이 직접 방문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인의 피난을 돕고자 한다는 메모를 남겼다.

다음날 호스트는 “우크라이나인을 지원해준 것에 감사하다는 말을 남긴다. 숙박 예약은 우크라이나 주민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된다”라는 답변과 함께 숙박 비용은 우크라이나 군대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프너는 그 후로 청구서를 받지 못했다. 에어비앤비가 예약 취소 후 금액을 환불했기 때문이다. 오프너는 “우크라이나 호스트나 에어비앤비 계정 사용자 모두 더는 에어비앤비로 비용을 받을 수 없다는 메일을 받았다.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라는 말을 했다.

에어비앤비 측에서 오프너와 관련 사항을 직접 소통한 것은 아니지만, 에어비앤비가 우크라이나 호스트를 정식 인증된 호스트가 아니라고 의심한다는 의미이다. 에어비앤비 글로벌 신뢰 소통 총괄 벤 브레이트(Ben Breit)는 “에어비앤비는 일부 호스트가 인도주의적 정신이라는 의도에 따라 숙박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에어비앤비에서 우크라이나 기부 예약이 시작되자 일부 호스트는 존재하지 않는 우크라이나 아파트를 허위 등록했다. 간혹 우크라이나에 거주하지 않는 이가 호스트로 허위 등록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자금 지원 목적으로 등록했더라도 에어비앤비의 거짓 등록 정책 위반 사항에 해당한다. 오프너가 우크라이나 숙박 시설을 예약한 뒤 에어비앤비 호스트는 오프너를 포함한 다른 기부자를 위해 키이우의 숙박 등록 시설 몇 곳을 안내했다. 모두 2022년 3월에 등록된 시설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 사용자가 키이우와 오데사, 리비우 숙박 시설을 총 43만 4,000일 이상 예약하며 우크라이나와 연대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에어비앤비는 전체 숙박 예약 비용으로 우크라이나 기부금 총 1,500만 달러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에어비앤비는 보통 숙박 1건당 수수료 20%를 청구하지만,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 숙박 결제 비용에는 수수료 면제 정책을 적용했다.) 그러나 세계 각지에서 우크라이나를 향한 기부금이 쏟아지자 일부 예약자는 별다른 설명 없이 예약을 취소했다. 이 때문에 기부 목적으로 에어비앤비를 활용하는 것에 혼란과 불편함이 남았다.

3월 중순, 에어비앤비는 우크라이나 신규 호스트의 숙박 시설 등록을 아예 중단했다. 실제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 비용을 받는 우크라이나인의 사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다. 에어비앤비는 우크라이나의 모든 숙박 시설 등록 활동을 면밀히 평가하며, 사기 감지 방안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브레이트는 우크라이나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 직접 기부하지 않더라도 에어비앤비 홈페이지를 통해 기부할 수 있다고 밝히며, 우크라이나 피난민에게 단기 무료 숙박 시설을 제공한다고 약속했다.
 
“진짜로 우크라이나인에게 전달되기만 한다면, 허위 등록 숙박 시설 예약도 어찌 되었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레고리 오프너, 에어비앤비 손님

에어비앤비 숙박 시설 신규 등록 중단 강행과 뒤따른 투명성 부재는 혼란을 유발했다. 케빈 코인(Kevin Coyne)은 3월 초, 에어비앤비 기부 소식을 듣자마자 우크라이나 에어비앤비 숙소 7곳을 예약했다. 각각의 예약 시설에 개인 메모를 남겼다. 대다수 호스트는 답장으로 감사 인사를 남겼다. 그러나 주말이 되자 에어비앤비 측에서 코인의 예약 중 세 건을 취소했다. 에어비앤비는 호스트가 더는 예약금을 받을 수 없다는 통보 메일만 보냈다. 코너 마틴(Connor Martin)은 키이우 숙박 시설 한 곳에 5박 숙박 예약을 했다. 그러나 에어비앤비는 예약 마지막 날 예약금을 환불 처리했다. 마틴은 좋은 의도로 한 숙박 시설 예약을 취소한 뒤 보낸 성의 없는 메시지에 분노했다. 그는 “에어비앤비의 매우 불쾌한 조치이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시빌 녹스(Sybil Knox)는 키이우 중심지의 주택과 기포를 생성하는 욕조가 포함된 최신 원룸을 예약했으나 에어비앤비가 모두 취소했다. 녹스는 예약 취소 사유 안내를 받지 못했다. 녹스가 예약한 시설의 호스트 모두 악성 호스트로 신고된 적이 없다. 모두 에어비앤비가 검증한 호스트이며, 각각 2013년과 2019년에 에어비앤비 호스트로 가입했다. 녹스가 예약한 아파트 한 곳은 투숙객 리뷰 125건이 등록됐으며, 평점은 4.92점이다. 다른 숙박 시설의 리뷰는 33건이며, 평점은 4.67점이다. 와이어드가 우크라이나 전쟁 도중 신규 숙박 시설을 등록한 일부 호스트의 에어비앤비 정책 위반 사항을 이야기하자 녹스는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는 한편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기부한다는 좋은 의도를 악용하는 이들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기부 금액이 실제 우크라이나인에게 전달되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녹스는 “절망적인 상황을 직면한 이들은 위기 극복이라는 명분을 위해 자금을 한 푼이라도 더 모을 기발한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에어비앤비를 통한 기부는 기존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만 지원된다는 한계가 있다. 에어비앤비 호스트로 등록되지 않은 이들은 기부금을 얻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에어비앤비의 기부 정책 때문에 예약 취소를 겪은 손님과 호스트 모두 에어비앤비 측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다. 에어비앤비가 오프너의 예약 금액을 환불한 뒤 호스트는 오프너에게 왓츠앱 메시지를 통해 에어비앤비가 아무 설명 없이 자신의 계정을 차단한 것을 대신 항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오프너는 “에어비앤비 지원팀에 연락하려 했으나 에어비앤비 측은 어떠한 구체적인 답변도 하지 않았다”라고 답장했다. 오프너는 “에어비앤비가 호스트 계정을 차단한 탓에 모든 예약이 중단됐으며 더는 에어비앤비 시스템으로 기부금을 받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오프너의 예약 금액이 호스트에게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호스트는 오프너에게 우크라이나 버전 페이팔인 웨이포페이(WayForPay)로 예약 금액을 직접 이체해줄 것을 요청했다.

오프너는 자신이 실제로 보았더라도 호스트가 허위 등록과 같은 방법으로 기부금을 조금이라도 더 모으려고 하는 것이 불쾌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어찌 됐든 우크라이나 에어비앤비 숙박 시설 예약으로 기부금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너는 “진짜로 우크라이나인에게 전달되기만 한다면, 허위 등록 숙박 시설 예약도 어찌 되었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윤리적인 부분과는 약간 다른 문제이지만, 전시 상황에서 허위 등록으로 기부금을 모으려는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는 견해를 전했다.

반면, 일부 기부자는 우크라이나 에어비앤비 숙박시설을 보유한 부동산 관리 기업과 연락하거나 현재 우크라이나에 거주하지 않는 호스트와의 연락이라는 두 가지 방법만으로 에어비앤비를 통해 기부금을 전달했다. 알렉산드라 바크라노바(Aleksandra Baklanova)는 키이우 중심가인 콘트라크토바 광장 인근 아파트에 18명이 숙박 예약을 했다고 밝혔다. 멋진 가구와 돌출된 벽돌로 꾸민 벽이 있는 아파트의 1박당 숙박 비용은 142달러이며, 바크라노바는 우크라이나를 돕고자 하는 이들에게서 수천 달러를 전달받았다. 일부 손님은 바크라노바의 안전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함께 보냈다. 바크라노바는 “대부분 나에게 안전한 곳에 있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라고 말했다.

다행히도 바크라노바는 안전한 곳에 있다.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바크라노바는 멕시코로 휴가를 떠났다. 그리고 주로 잉글랜드에 거주한다. 바크라노바는 자신의 안전을 위한 기부금이 필요하지 않아 에어비앤비 예약금을 키이우 에어비앤비 숙소를 청소하는 여성 근로자를 지원하는 데 사용했다. 바크라노바의 숙박 시설에 근무하는 이들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며, 외국의 자선 기부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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