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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긱 워커, 알고리즘 고용주 상대 난제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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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긱 워커, 알고리즘 고용주 상대 난제 직면
음식 배달 기사는 여러 플랫폼의 데이터를 마구 공급 받은 시스템과 대규모 위챗 그룹을 활용하며, 부당한 근로 조건에 맞서 싸우기 위한 비공식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By MASHA BORAK, WIRED UK

황 후이(Huang Hui)는 상하이에서 긱 경제 근로자 생활을 한 6개월을 ‘매우 지친다’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배달 기사의 삶을 연구하는 킹스칼리지런던의 박사학 후보생인 황은 대부분 하루 12시간 동안 전기 모터바이크를 타고 음식을 배송하는 동료와 같은 속도로 이동할 수 없었다.

배달 기사로 근무하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 황은 6개월간 배달 업무를 하면서 배달 기사가 개입된 교통사고 6건을 목격했다. 그중 한 건은 매우 치명적인 사고였다. 황은 “당시 배달 기사 사고는 매우 충격적이었다”라고 말했다. 황은 배달 기사의 위험한 근무 환경을 우려했다. 이어, 배달 업무 50~60건을 처리하는 일이 매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황은 알고리즘의 긱 경제 근로자 생활 제어 방식을 연구하는 연구원 집단 중 한 명이다. 지난 몇 년간 중국 플랫폼 경제는 중국 전체 노동 인력 중 약 1/4을 차지했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유연 조건으로 고용된 근로자 수는 2억 명으로 추산된다. 플랫폼 경제 산업은 노동자 권리는 물론이고, 현지 주요 음식 배송 플랫폼인 메이투안(Meituan)과 어러머(Ele.me) 등이 데이터 기반 압박을 가해 4억 6,900만 명이 온라인에서 기꺼이 음식을 주문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비판받았다.

많은 기업이 알고리즘을 최대한 활용해 배달 기사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동시에 더 촉박한 배송 시간으로 압박을 가한다. 이와 같은 변화가 적용되자 배달 기사 교통사고 보고 사례가 증가했으며, 배달 기사는 알고리즘 기반 변화에 반대하기 시작했다.

일부 배달 기사는 플랫폼을 조작해 임금을 인상하도록 한다. 함께 모여 데이터 기반 접근방식이 고용 플랫폼에 불리한 업무 성과 평가 방식으로 변경한다. 이 외에 더 많은 배달 기사가 위챗과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Douyin) 등 SNS 플랫폼의 도움을 받아 비공식 노동조합을 형성한다.

배달 기사는 최대 500명이 가입할 수 있는 위챗 집단을 형성해 엘리베이터가 많은 대규모 건물이나 외부인 출입 지역 등 배달 업무가 어려운 지역 정보를 공유한다. 중국 긱 경제 근로자의 근무 실태를 연구한 시에나대학교 연구원 티지아노 보니니(Tiziano Bonini)와 카디프대학교 연구원 지정 유(Zizheng Yu), 에밀리아노 트레레(Emiliano Treré)가 확인한 바와 같이 배달 업무가 까다로운 지역은 배달 기사가 배달 업무를 거부하는 이른바 ‘배달 불가 구역’으로 취급한다.

보니니는 “배달 기사는 실제 플랫폼이 기대하는 시간 내로 배송을 완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임금이 인상될 때까지 SNS 플랫폼을 기반으로 집단 거부를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상하이와 같이 복잡한 대도시에서 일부 배달 작업은 정거장을 중심으로 형성된다. 정거장은 여러 음식점에서 배달 업무를 하는 개인 계약자의 중심지이며, 배달 기사가 안정적인 업무를 유지하도록 보장한다. 그러나 그 대가로 근무 플랫폼에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최대 음식 배송 플랫폼 메이투안 소속 어느 한 배달 기사는 “배달 기사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한 부류는 정거장 배달 기사이며, 보통 배달 건수가 더 많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더 자유로운 조건에서 근무할 수 있지만, 배달 건수가 적은 개인 배달 기사도 있다”라고 말했다.

정거장은 긱 경제 근로자의 협상 권한을 부여한다. 만약, 배달 기사가 저임금 근무를 거부하여 특히 배달 건수가 가장 많은 시간대를 중심으로 배달 요청이 들어오지 않을 때, 정거장의 평점은 급격히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여러 배달 플랫폼에 얻는 사업이 줄어든다. 반면, 배달 기사는 독자적으로 배달 업무를 계속할 수 있다.

코넬대학교 국제 비교 노동 부교수인 엘리 프리드만(Eli Friedman)은 “소규모 집단행동 형태의 매우 사소한 부분에 심각한 변화가 발생해도 정거장 단위 배달 업무 관리자와 근무 조건을 협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독립 노동조합과 노동 투쟁을 금지하지만, 여전히 현지 긱 경제 근무자는 비공식 노동조합을 형성한다. 많은 음식 배송 배달 기사는 다른 여러 알고리즘 덕분에 함께 연대할 기회를 찾는다. 배달 기사가 활용하는 알고리즘은 긱 경제 근로자가 근무 경험과 요령을 공유할 수 있는 SNS 플랫폼 더우인에서 비슷한 생각을 지닌 이들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제2의 배달 플랫폼 소속 또 다른 긱 경제 근로자는 “배달 기사는 서로를 돕지 않는다. 확실히 일부 배달 기사에게는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많은 이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가장 유명한 비공식 노동조합인 기사 동맹(Knights League)은 2018년, 배달 기사가 서로 업무 요령을 공유하기 위해 설립됐다. 멍주(Mengzhu)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진 가장 유명한 긱 경제 운동가인 천 광지앙(Chen Guojiang)은 위챗 그룹 16개와 배달 기사 1만 4,000여 명을 관리한다. 천은 2021년 3월, 베이징 내 다른 동료 배달 기사와 함께 파업 동참 인력을 모집한 뒤 문제를 일으킨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 천이 체포된 후 위챗 그룹을 관리하는 이와 이후의 석방 상황 등은 확실히 알려진 바 없다.

유는 긱 경제 근무자에게 “똑같이 불리한 위치에 있으므로 서로 지지해야 한다. 그러나 긱 경제 근무자 간 관계를 형성하여 일종의 유대 관계가 생긴다면, 플랫폼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배달 기사의 보편적인 불만 사항 중 하나는 배달 시간제한이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중국 온라인 음식 배달 산업 규모는 34억 달러에서 1,050억 달러로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음식 배송 업계 규모가 확장하면서 배달 기사 수도 자연스레 증가하고 가격이 인하되었으나 플랫폼은 여전히 배달 시간제한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한다.

그와 동시에 더 빠른 배달 경쟁 때문에 발생한 배달 기사의 교통사고 건수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2017년 상반기 발행된 상하이 교통 경찰국 보고서는 배달 기사의 치명적인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1일 평균 2.5건이라고 추산했다.

알고리즘 변경은 배달 기사가 게임에 접속한 것처럼 배달 기사 간 경쟁까지 개입했다. 메이투안과 어러머 배달 기사는 중국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모바일 게임인 아너 오브 킹즈(Honor of Kings)처럼 성과별로 순위 평가를 받는다. 배달 기사는 ‘브론즈’, ‘실버’, ‘골드’, ‘킹’ 등과 같은 타이틀을 받으며, 이는 각자의 지위와 소득에 영향을 미친다. 기업은 종종 배달 기사의 배달 건수를 늘리도록 격려한다는 취지로 경쟁 구도를 형성한다. 그러나 일부 배달 기사가 가짜 주문 건수를 포함해 타이틀을 높이는 등 알고리즘을 조작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그러나 플랫폼이 악용할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인 속임수는 배달 기사를 플랫폼에서 영구 삭제하는 것이다. 2022년 1월, 베이징 지청 이주노동자 법률 보조 및 연구 센터(Beijing Zhicheng Migrant Workers Legal Aid and Research Center)가 진행한 조사를 통해 배달 기사 관련 사고 이후 해당 기사의 데이터가 사라지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긱 경제 근로자는 앱 데이터를 사용해 산업 재해를 입증할 수 있다. 그러나 앱에 접속하지 못한다면, 산업 재해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찾을 수 없다.

긱 경제 근로 조건 공개 검토 결과는 치명적인 사건 일부를 포함한 배달 기사 사고 이후 강화되었다. 2019년, 음식을 배송하던 메이투안의 어느 한 배달 기사가 말다툼 도중 직원이 휘두른 칼에 찔려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자 배달 기사의 배달 시간제한 논쟁이 점화됐다.

이후에도 임금 총 770달러가 감소하자 분신자살한 알리바바 소유 플랫폼인 어러머 배달 기사의 극단적인 시위 등 일부 사건이 널리 알려졌다.

메이투안 대변인 샹 시(Xiang Xi)는 와이어드에 자사의 배달 기사 파견 시스템 개방성과 투명성을 꾸준히 향상하면서 배달 시간제한을 완화했다고 주장했다. 어러머 측은 배달 기사의 근무 조건 관련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수년 전 메이투안과 어러머를 중심으로 대중의 반발이 빗발치자 메이투안과 비슷한 시스템 개방성 및 투명성 강화, 배달 시간제한 완화 조치를 도입했다.

배달 기사는 종종 여러 사법 관할지의 비정규직 계약자로 채용된다. 이 때문에 문제 발생 시 피해부담금 책임 사업장을 찾기 어렵다.

대다수 음식 배달 기사는 빈곤한 시골 지역 출신 이주 노동자이며, 근로 소득을 저축해 고향으로 보내거나 자기 계발 비용으로 사용한다. 타지 출신인 배달 기사는 종종 건강과 실업 수당, 근로 보험 등 중국 호구에 해당하는 지역 주민에게 제공하는 사회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한다.

배달 기사 상당수는 장기간 반복 근무가 일상인 중국 내 하락세를 기록하는 산업 부문에 고용된 적이 있는 이들이다. 과거 공장 근로자였던 이들에게 긱 경제 근무 시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으면서도 융통성과 자율성을 얻을 수 있다. 황은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 속 알고리즘을 제외한다면, 업무를 감시할 사장이 없다는 점에서 배달 기사로 근무할 때, 기업가 정신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메이투안 소속 배달 기사는 “누군가의 감시를 받지 않는다. 여건에 따라 원할 때는 추가 근무를 하거나 반대로 근무 시간을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알고리즘이 근로자를 감시하는 관행이 조만간 바뀔 것으로 보인다. 2022년 3월 1일, 중국 정부는 알고리즘 법률을 시행해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상품 추천 및 SNS의 콘텐츠 제공 방식은 물론이고, 플랫폼의 배달 기사 주문량 할당, 임금 지급, 일부 보상과 처벌 적용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 당국은 앞으로 3년간 플랫폼 근로자의 조건 관리 알고리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평가팀을 둘 것이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세 들어 중국 현지 누리꾼이 종종 언급하는 바와 같이 ‘배달 기사 형제’의 처우 개선 보장 압력이 커졌다. 배달 기사가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정책 분석 컨설팅 기업 트리비엄 차이나(Trivium China)의 파트너 켄드라 섀퍼(Kendra Schaefer)는 “배달 기사가 갑자기 영웅이 되었으며, 배달 플랫폼을 쓰레기처럼 다루었다”라며, “배달 기사의 근무 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대중적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진다”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온라인에 유포된 2분짜리 영상을 통해 긱 경제 근로자에 대한 견해를 암시했다. 해당 영상에는 어느 한 베이징 지방 관료가 배달 기사로 근무하면서 간단한 식사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수준인 41위안(6달러)를 소득으로 버는 모습이 등장한다.

노동 문제는 규제 당국이 개선하고자 하는 문제 중 한 가지 측면에 불과하다. 베이징 관료 영상이 공개된 주에 정부는 메이투안이 수년간 규제가 없는 상태에서 성장세를 기록한 뒤 정부 감시 대상인 테크 기업에 포함된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2021년 4월, 과징금 28억 달러를 부과한 알리바바와 마찬가지로 메이투안은 같은 해 10월, 시장 입지를 악용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5억 3,000만 달러를 부과받았다. 정부 규제 탓에 지금까지 시가총액 수조 달러가 증발했으며, 테크 분야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강력한 반독점 처벌 제도를 시행한다.

2021년, 시장 규제 관련 지침을 받은 기업은 유연 근무 인력을 대상으로 더 나은 보상과 수당을 촉구한다.

또한, 중국 정부는 긱 경제 근로자에게 중국의 유일한 법률 조합인 중화전국총공회(ACFTU) 가입을 요청한다. ACFTU는 대다수 노동조합과 달리 상향식으로 구성되지 않았으며, 중국 공산당을 위한 답변만 내놓는다. ACFTU는 근로자의 집단 협상이나 파업을 돕지 않지만, 플랫폼 알고리즘의 피드백 메커니즘 역할을 한다. ACFTU 지사를 포함한 중국 전역에서 알고리즘 구성 시 근로자의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을 요청하는 문의 전화가 쇄도한다.

메이투안 배달 기사는 알고리즘이 배달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알고리즘의 변화는 음식 배달 플랫폼의 비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 기관 서드 브리지(Third Bridge)의 애널리스트 제이미 첸(Jamie Chen)은 “음식 배송 플랫폼의 운영 수익이 단 3.3%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알고리즘 변경이 메이투안의 큰 어려움으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인상 비용은 소비자와 공급 기업에 전가될 수 있지만, 플랫폼이 나머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섀퍼는 기업이 변화를 최소화하고자 한다고 덧붙여 전했다. 이는 긱 경제 근로자의 고용 불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기업이 알고리즘을 통제한다는 의미이다.

황은 주된 문제는 알고리즘의 근로자 통제 방식이라고 강조한다. 알고리즘 규정과 프로토콜, 정책 작성자와 관련된 문제이다. 황은 “알고리즘은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China’s Gig Workers Are Challenging Their Algorithmic Bos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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