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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의 새빨간 비밀, 픽사의 법칙 따르지 않아 더 흥미로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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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의 새빨간 비밀, 픽사의 법칙 따르지 않아 더 흥미로운 작품
픽사의 초기 작품은 세계관이라는 스토리텔링 덕분에 극찬을 받았다. 이제 픽사는 세계관이 아닌 개인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이 덕분에 한 층 더 광범위한 관객층을 확보했다.
By AMIT KATWALA, WIRED UK

2017년, 도미 시(Domee Shi) 감독은 바오 번에 생명을 넣고, 사랑스러운 만두가 분노에 가득 찬 10대로 변신하는 모습을 담은 픽사의 단편 애니메이션 바오(Bao) 제작을 마친 상태였다. 모성애를 상징한 작품이다. 오스카 최고의 단편 애니메이션상을 받는 등 극찬을 받은 뒤 픽사는 시 감독에게 다른 작품을 제작할 아이디어를 요청했다. 시 감독은 여름 내내 세 가지 개념을 두고 작업했다. 바로 토론토 중국계 캐나다인 가정에서 자라는 어느 한 10대 소녀의 경험에 크게 의존한 개념이다.

결과적으로 시 감독의 손에서 ‘메이의 새빨간 비밀(Turning Red)’의 주인공인 메이린 리(Meilin Lee)가 탄생했다. 메이는 어느 날 아침, 화가 나거나 분노할 때마다 거대한 너구리 판다로 변하게 된 2000년대 초반, 토론토에 거주하는 어느 한 중국계 캐나다인 13세 소녀이다. 사춘기를 상징하며,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개인의 이야기를 담은 픽사의 작품 중 최고 작품이다.

픽사의 영화 제작 과정은 현재 영화 애호가 집단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픽사의 22가지 스토리텔링 법칙은 텐 코맨드먼츠(Ten Commandments) 등 일부 극작가 블로그에서 진지하게 다룬다. 픽사는 작품 제작 초기, 이야기를 세련되도록 만들고 개선하면서 제작하고는 본질을 축소하여 사랑과 상실, 가족 등 광범위한 세계관을 말하고자 하는 것으로 악명높았다. 각각의 작품은 존 래서터(John Lasseter), 피트 닥터(Pete Docter), 브래드 버드(Brad Bird) 등 픽사 전문가 집단의 논의 대상이 되어왔다. 결과적으로 픽사는 영화계 거물급 제작사로 성공했으며, 영화제 수상 작품 수십 편을 제작했다.
 
[사진=Pixar]
[사진=Pixar]

그러나 기존 픽사의 스토리텔링 법칙은 상당수 영화를 픽사의 초기 생각과 매우 다른 방식으로 보았다는 사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업(Up)은 물 위를 떠다니는 도시에 거주하는 외계인 왕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시작했다. 벅스라이프(A Bug’s Life)는 개봉 9개월 직전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수정했다. 시 감독의 작업 방식과는 다르다. 시 감독은 “작품 제작 의견을 제시하는 데 확실하게 정해진 일정이나 이야기 구조는 없었다. 자신만의 속도에 따라 작업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작업 속도가 빠른 편이다. 지나친 생각과 행동, 지나치게 이야기를 다듬어 작품의 독창성을 잃는 것을 가장 우려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시 감독은 메이의 새빨간 비밀 제작 당시 픽사가 고수한 법칙을 깼다. 3월 11일(현지 시각), 디즈니+에 공개된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시 감독의 초기 아이디어를 크게 신뢰한다. 작품 속에는 시 감독의 초기 구상과 똑같은 스토리보드 장면이 여럿 등장한다. 메이의 어머니가 메이의 학교를 찾아 두 눈을 뜬 나무 뒤에서 메이의 당혹스러운 일을 매우 가까이서 지켜보는 장면을 언급할 수 있다. 제작자인 린제이 콜린스(Lindsey Collins)는 “시 감독의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작품 제작 아이디어를 들을 때마다 항상 좋은 작품을 제작하는 비결이 된다. 평범한 생각으로는 제시할 수 없는 아이디어이다”라고 말했다.

개인 경험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는 픽사의 최신 작품에 반영된 유행이 되었다. 2021년 개봉작인 루카(Luca)는 엔리코 카사로사(Enrico Casarosa) 감독의 유년기 경험의 영향을 크게 받은 작품이다. 루카는 현실에 존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이탈리아 해안가의 푸른 여름과 자유, 탐험의 기쁨을 담았다. 도시 판타지 세계 설정이 포함되었으나 온워드(Onward)는 댄 스캔론(Dan Scanlon) 감독이 어린 시절 돌아가신 아버지의 녹취록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픽사가 제작하는 세계는 개인 경험도 반영한다. 픽사의 초기 작품 설정 배경은 어느 곳이든 선택할 수 있었다. 토이스토리(Toy Story) 시리즈는 가상으로 제작된 피자 아케이드인 흐릿한 트리 카운티스 지역(Tri-Counties Area)을 배경으로 그렸다. 인사이드아웃(Inside Out)은 피트 닥터 감독의 고향이기도 한 미네소타주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한 소녀 라일리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러나 라일리의 하키에 대한 애정을 다른 곳으로 전환한다면, 작품 속 배경의 뿌리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의도치 않게 사후세계로 간 무명 재즈 음악가의 이야기를 담은 2020년 개봉 작품 소울(Soul)의 배경은 뉴욕을 지나친다. 이와 마찬가지로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어느 곳이나 배경으로 설정할 수 있으나 시 감독의 고향을 배경으로 선택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 시 감독의 인생 경험을 연결한 작품이다. 시 감독은 “항상 토론토와 밴쿠버가 영화 속에서 다른 미국 대도시 여러 곳처럼 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대도시가 작품 배경으로 인기가 높은 이유는 할리우드 대흥행 작품 촬영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영화 배경을 현실 세계의 장소로 선택해, 시 감독의 애니메이션과 만화에서 영향을 받은 애니메이션 형식과 균형을 잡는다. 이는 메이의 새빨간 비밀의 시대적 배경인 2002년에 특히 적용할 수 있는 요소이다. 메이와 친구 모두 다마고치를 손에서 놓지 않으며,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발표한 가상의 남성 아이돌 그룹 4*Town에 열광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노래는 빌리 아일리시가 오빠인 피니어스와 함께 제작했다.)

콜린스는 “아무 걱정 없이 현실 세계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제작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것을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기술이 발전한 덕분에 픽사 소속 애니메이션 제작자의 작품 제작 방식 선택 범위가 넓어졌다고 밝혔다. 시 감독은 모든 캐릭터의 모공까지 미세한 표현이 가능한 수준에서부터 캐릭터의 모습을 획일적으로 그리는 것까지 전반적인 현실주의 수준에 따라 캐릭터의 피부색을 선택한 일을 기억한다. 토이스토리 제작자는 1990년대에 획일적인 캐릭터 제작만 선택할 수 있었다. 짧지만 귀여운 메이의 새빨간 비밀과 같은 애니메이션 스타일부터 파스텔과 밝은색, 선명한 색까지 색상 사용까지 애니메이션 제작자는 13세 소녀의 민감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표현을 수 있었다. 콜린스는 “제작 목표는 단순히 스타일화를 위한 캐릭터 스타일 생성이 아니었다. 주인공이 13세 아시아계 소녀이기 때문에 세계를 설계할 때, 아시아계 소녀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했다”라고 말했다.

픽사는 여러 편의 대흥행 작품을 개봉한 뒤, 어느 한 트위터 사용자가 말한 바와 같이 ‘아버지가 제작한, 아버지를 위한’ 영화 제작을 중단하고 자유로운 제작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또, 캐릭터 다양성과 제작자의 제작 방식 지휘 권한까지 추가로 부여할 수 있었다. 픽사의 최신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는 여전히 광범위하다. 단순히 상대적으로 새로운 장소를 배경으로 선택했다. 시 감독은 “처음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도 문화적 특유의 고통을 이야기할 광범위한 소재를 이해하기 위해 고심했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어느 날 아침 눈을 뜨니 갑자기 발이 커진 것과 몸 전체가 털로 뒤덮인 것, 항상 배고픔을 느끼면서 성장하는 경험을 담는 것이 중요한 작품이다. 많은 이들이 매우 어색하다고 느낀 신체의 변화를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평론가는 시 감독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로봇과 말하는 차, 광대 물고기를 그린 작품을 여러 편 제작한 뒤 갑자기 13세 중국계 소녀 이야기를 그리는 것이 관련성이 없으며, 좁고 한정적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메이의 새빨간 비밀의 전체 요점은 관객이 일면식이 없는 이의 시선에서 생각하면서 스스로 성장 과정과 경험과 관련된 교훈을 주는 것이다.

특정 인물에 더 초점을 맞춘 픽사의 변화는 영화제 수상을 위한 법칙을 깼다고 할 수 있으나 결국 개인과 광범위한 특성을 포착한다. 시 감독은 첫 번째 아이디어 제시 당시 그린 이미지를 반영해, 메이가 조상에게 가슴이 커지도록 기도하는 모습을 그렸다. 13세 소녀에게서 특히 찾아볼 수 있는 일이다. 물론, 많은 이들이 일상에서 소속된 생활과 현실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중적인 생활을 둘러싼 광범위한 문제를 그리기도 한다. 시 감독은 “메이와 작품이 모두 반영한 바이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사춘기를 지내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매우 힘들어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메이가 태어난 두 세계를 전환하려 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urning Red Doesn’t Follow Pixar’s Rules.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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