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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온라인 긱 워커, 전쟁 속 코딩 작업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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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온라인 긱 워커, 전쟁 속 코딩 작업 유지
우크라이나는 업워크나 피버 등과 같은 플랫폼 기반 계약직 근로자 인력이 많은 국가이다.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와의 위기는 플랫폼 기반 계약직 근로 체계의 취약점을 드러냈다.
By AARIAN MARSHALL, WIRD US

2022년 1월 말, 한나 콤파니에츠(Hanna Kompaniets)는 7년간 온라인 고객과 함께 가상 비서로 근무한 웹사이트 업워크(Upwork) 측의 메일 한 통을 받았다. 업워크가 우크라이나 근로자에게 보낸 해당 메일은 업워크 측이 동유럽의 긴장 고조 상황을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내했다. 메일에는 “먼저, 무엇보다도 업워크는 모든 근로자가 안전하기를 바란다”라는 내용과 함께 우크라이나 프리랜서에게 “프리랜서나 대행 기업,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에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업워크는 클라이언트에게 현지 대치 상황이 악화될 때, 근로자의 안전 안내를 최신 상태로 유지하도록 요청했다. 메일에는 “모든 근로자의 안전을 최신 상태로 공유하도록 확인하라"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으며, 콤파니에츠는 이후 업워크 측의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콤파니에츠는 “업워크가 클라이언트의 안전을 신중하게 돌보면서 프리랜서의 안전은 뒷전이라는 점에 화가 났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함께 여러 작업을 진행하는 프리랜서나 긱 워커는 우크라이나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의 숨겨진 성장 동력이다. 프리랜서와 긱 워커는 업워크와 피버(Fiverr), 프리랜서닷컴(Freelancer.com) 등 영문 웹사이트와 Fl.ru 등 러시아 웹사이트, Kabanchik.ua와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웹사이트 프리랜스헌트(Freelancehunt) 등 우크라이나 웹사이트에 가입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프로젝트 관리자, IT 기술자, 그래픽 디자이너, 에디터, 카피라이터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장기 계약이든 단기 임시직이든 독일 스타트업, 오리건주 비버턴 지역 아마추어 디자이너, 토론토 음악가, 에어비앤비와 GE, 삼성 등 대기업과 함께 일한다.

2018년, 국제연합기구(UN) 산하 기관인 국제 노동 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는 온라인 근무 플랫폼에 등록한 우크라이나인 50만 명으로, 우크라이나 현지 전체 근로자의 3%라고 추산했다. 옥스퍼드는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온라인 플랫폼 근로자 수 7위임을 확인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온라인 플랫폼 근로자 수 증가 추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지 기업에 우크라이나는 매우 매력적인 노동력 확보 원천이다. 고학력자와 테크에 능숙하면서 종종 러시아어 구사 능력이 유창하고, 간혹 영어도 구사할 수 있는 근로자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ILO 조사 결과, 우크라이나 온라인 플랫폼 근로자는 우크라이나 평균 임금보다 조금 더 높은 임금을 받지만, 미국이나 유럽 근로자보다 임금이 적다.
 
“물과 전기, 인터넷만 있으면, 일할 수 있다.”
블라드,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 영상 편집자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윅스(Wix), 리프트(Lyft), 우버(Uber) 등 일부 기업은 우크라이나에 사무실을 개설했으며, 우크라이나 직원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도우면서 추가 유급 휴가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프리랜서 플랫폼 피버는 우크라이나에 소규모 글로벌 개발팀을 두고 있다. 피버 대변인 시오반 알더스(Siobhan Aalders)는 우크라이나 직원 대부분 다른 국가나 우크라이나 내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프리랜서는 갑작스레 혼란과 불확실성이라는 통제할 수 없는 문제에 빠졌다.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 거주하는 영상 편집자 블라드(Vlad)는 공습경보 신호를 받고 공습이 끝날 때까지 대피하는 것이 익숙한 환경에서 자랐다. 현재 블라드의 자택에서 단 30마일(약 48km) 떨어진 곳에서 교전이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블라드는 “물과 전기, 인터넷만 있으면, 일할 수 있다. 모두 무언가를 위해 살면서 식량을 해결하고, 임대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프리랜서는 전쟁통에서도 클라이언트와 작업을 재협상하면서 운에 모든 것을 맡긴다. 콤파니에츠는 업워크에서 주기적으로 협업하는 고객사 두 곳과 프로젝트 중단 합의를 했다. 그러나 다른 두 고객사가 맡긴 업무는 계속 진행해야 한다. 간혹 우크라이나 남동 지역 자포리자에 있는 자택의 지하 대피소에서 일하기도 한다. 콤파니에츠는 어느 한 고객사가 업워크 플랫폼을 통해 보너스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어느 한 제품 디자이너는 가족이 키이우에서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으로 피난한 뒤 일에 집중할 수 없었지만, 계약직의 유연한 근무 특성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유럽 플랫폼 근로자를 연구하는 캐나다 요크대학교 오스구드 법대 노동법 교수인 발레리오 데 스테파노(Valerio De Stefano)는 우크라이나 프리랜서의 상황이 계약 기반 웹 근로의 불확실성을 상기시키는 슬픈 사례라고 말한다. 스테파노 교수는 “전쟁과 같은 위기가 들이닥치면, 노동 시장에 항상 큰 어려움이 발생하고 근로자가 항상 고통을 겪는다. 온라인 기반 프리랜서와 오프라인으로 활동하는 프리랜서 모두 어떠한 형태든 보상을 위해 작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일이 없을 때는 소득도 함께 끊기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전쟁은 온라인 플랫폼이 근로자에게 부담해야 할 대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근로자는 작업 도움을 요청하는 개인과 기업에 근로 계약 제안을 하며, 플랫폼은 일반적으로 임금의 최대 20%를 수수료로 청구한다. 이제 일부 우크라이나 근로자는 수수료 결제 취소를 요청한다. 2015년부터 업워크와 피버에서 근로자로 활동한 이반나 데미아니우크(Ivanna Demianiuk)는 미국 건설 기업의 계약직 프로젝트 관리자라는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맡았다. 데미아니우크는 2021년 가을 독일로 이주했으나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떠날 수 없는 이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 프리랜서를 위해 전쟁이라는 어려운 시기에 수수료를 결제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인을 지원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버는 자동 메시지만 보냈으며, 업워크는 어떠한 답변도 보내지 않았다.

데미아니우크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러시아 고객의 근로 계약자 고용 및 러시아 프리랜서의 작업 확보 차단을 요청하는 갈수록 증가하는 계약 근로자 중 한 명이다. 우크라이나 온라인 웹사이트 프리랜스헌트는 근로자의 요청에 응했다. 플랫폼 근로를 연구하는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경영대학원의 경영 및 기업학 부교수인 하팀 라만(Hatim Rahman)은 러시아인의 온라인 근무 플랫폼 접속을 막는 계약직 근로자는 여러 플랫폼에 정치적 태도를 명확히 하도록 요청하는 운동을 하는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라만 부교수는 “근로자와 규제 기관 이외에도 플랫폼에 갈등 상황과 관련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요구하는 사회가 증가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테크 업계 대기업 여러 곳이 지난 몇 주 동안 러시아 기관과 관계를 끊었다. 구글은 뉴스 기능에서 러시아 국영 언론 기사 송출을 중단하고, 구글페이에서는 러시아 금융 기관의 서비스 지원을 차단했다. 메타는 러시아 언론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으로 금전적 이익을 얻는 행위를 금지했다. 넷플릭스는 러시아 국영 언론 방송을 송출해야 한다는 현지 법률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애플은 러시아 내 모든 제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러시아인의 애플페이 서비스 접근을 제한했다.

업워크는 공식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수많은 구성원의 안전과 안보, 건강을 확인하기 위해 최대한 모든 힘을 동원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피버는 러시아에 대한 공식 견해를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피버 대변인인 알더스는 전쟁 피해를 본 모든 구매자와 판매자를 지원할 전담팀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콤파니에츠는 온라인 플랫폼 근무로 벌어들인 소득을 우크라이나 군대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쟁 도중에도 일을 할 수 있어 기쁘다. 물론, 위험하지만 의미 있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In Ukraine, Online Gig Workers Keep Coding Through the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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