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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현실 세계 대도시 모습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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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현실 세계 대도시 모습 재구성
식료품 배송 앱 상승세가 도시 중심가의 텅 빈 창고인 이른바 ‘어두운 점포’ 증가 추세를 견인했다. 이제는 도시 지역의 모습과 느낌을 바꾸고 있다.
By MICHAEL WATERS, WIRED US

오늘날 맨해튼이나 브루클린 중심가를 걷다가 카페와 페덱스 물류 센터 사이에 시선을 고정하면, 의도와 목적을 지닌 채로 비워둔 듯한 점포로 이동할 수 있다. 점포로 향하면, 서리가 낀 유리창과 브랜드 스티커나 QR 코드가 부착된 문, 가게 앞에 세운 자전거와 10~15분 이내 식료품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앱 다운로드 페이지로 연결하는 작은 표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직원은 쉴 새 없이 점포 안팎을 드나들며, 고객은 점포 안에 발을 들일 수 없다.

‘어두운 점포’라고 불리는 유령이 나올 법한 점포는 비공식 창고이지만, 프레시다이렉트(FreshDirect) 등 오래된 온라인 식료품 기업이 상품을 보관하는 거대한 공간과는 확연히 다르다. 기존 창고는 상업 지구의 외곽 지역에 자리 잡았다. 즉, 도심과 거리가 있어 도보로 오래 이동해야 하는 공간에 창고가 있다는 의미이다. 어두운 점포는 분주한 지역 인근 중심가의 유통 매장 점포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다른 점포와 달리 온라인 쇼핑 고객 전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이가 있다. 또한, 주로 유통업계에서 논의한 미국 대도시의 주요 특성과는 다른 특수한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어두운 점포의 증가는 특히 식료품 업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전자상거래 전반의 빨라진 성장 속도와 평행하다. 2021년, 식료품 구매 전체 지출액 중 13%는 온라인 판매 지출액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와 동시에 한층 더 원활한 식료품 배송이 이루어지도록 어두운 점포가 설립되었다.

어두운 점포는 미국 전역에 확산되면서 입점하는 지역 전체의 설계와 분위기를 재구성한다.

동네 식료품점과 같이 주기적으로 운영하던 일반 점포가 어두운 점포로 변신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한 가지 방법은 수요를 기반으로 한 변화이다. 점포를 직접 찾는 고객 수가 줄어들면서 주요 식료품 체인 매장은 온라인 주문 배송 전용 간이 될 수 있다. 식료품 기업은 고객이 없다면, 전자상거래 서비스 주문 상품을 더 빨리 배송한다.

아이오와주에 본사를 둔 식료품 체인점 하이비(Hy-Vee)를 포함한 일부 기업은 2019년부터 어두운 점포를 시범 운영했다. 그러나 어두운 매장이 본격적으로 주류가 된 때는 코로나 시대이다. 2020년 9월, 홀푸드(Whole Foods)는 매장 5곳을 온라인 서비스 전용 임시 매장으로 지정했다. 이제는 브루클린 선셋파크에 영구적으로 운영하는 어두운 점포를 두고 있다. 스탑&샵(Stop & Shop)과 자이언트 이글(Giant Eagle) 등 다른 주요 식료품 매장도 직접 매장을 찾던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던 공간을 배송 상품 창고로 변경하는 추세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그러나 현재 어두운 점포 확산세의 가장 큰 동력은 뷰익(Buyk), 고릴라스(Gorillas), 조커(Jokr), 게티르(Getir) 등 대다수 유럽 테크 스타트업이 2021년 여름부터 미국 시장으로 급격히 진출한 복잡한 상황이다. 대다수 스타트업이 미국 시장 진출 거점으로 뉴욕에 집중하지만, 갈수록 미국 여러 도시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뷰익과 1520은 시카고에서도 서비스를 운영하며, 조커와 게티르는 보스턴으로, 투자금 340만 달러를 조달한 가상 배송 스타트업 고퍼프(GoPuff)는 필라델피아에서 시작했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신속 식료품 배송 서비스 스타트업의 성공은 주요 지역 중심지 인근 부동산 구매에 달려있다. 도시 중심지에서 창고 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홍보로 약속한 15분 이내 배송이 어렵기 때문이다.

도시 설계 및 데이터 기업 베타NYC(BetaNYC)가 와이어드에 공유한 데이터를 보았을 때, 유럽의 신속 식료품 배송 스타트업 최소 6곳이 뉴욕에만 본사를 두고 있으며, 모두 합쳐 미국 5개 지역에 총 110곳이 넘는 어두운 점포를 설립했음을 알 수 있다. 어두운 점포 개념은 기존의 시장 입지가 탄탄한 배송 서비스 기업의 시범 운영이 증가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으며 성장했다. 현재 도어대시는 고객이 발길을 옮기기 어려운 곳에 대시마트(DashMart) 편의점을 설립한다.

과거 정육점이나 편의점, 체육관, 매트리스 소매점 등이었던 공간에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는 어두운 매장은 한때 대중에게 개방된 공간을 차지한다. 거리가 먼 대규모 유통 창고를 접근성이 우수한 유통 점포로 변신하는 계획은 도시 계획자가 우려하는 계획이다. 어두운 매장이 혼잡한 사거리를 사실상 점유하지만, 기능 측면에서는 빈 공간이라는 점에서 자칫하면 비어 있는 부동산이 지역 사회에 존재하는 최악의 영향이 깊이 뿌리내릴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빈 점포와 마찬가지로 어두운 매장이 지역 사회 배경에 갑작스러운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빈 점포는 도시에 그리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어두운 점포가 매우 가까운 곳에 있다면, 일부 시민은 도보로 이동하여 어두운 점포로 향할 수 있으며, 이웃 간 연결이 감소할 것이다. 베타NYC 전무인 노엘 히달고(Noel Hidalgo)는 “도로를 이동하는 시민이 있다면, 범죄 발생 목격자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공 안전이 향상한다. 공공 안전을 높일 수 있는 수준의 참여도는 도시와 지역을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든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라 빈 점포 비율이 높은 지역은 범죄율과 화재 위험, 지역 위생을 해치는 설치류의 움직임이 증가했다.

어두운 점포 관련 논문 공동 저자인 알프레드주립대학교 건축학 교수 알렉스 비터만(Alex Bitterman)은 어두운 점포 설립에 최적화된 정확한 입지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비터만 교수는 아직 철저한 통계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상당수 식료품점이 배송 중심지 역할을 하고자 직접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진입을 막는 어두운 점포로 변신하며, 저소득층 밀집 지역에 지나친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고 언급했다.

비터만 교수는 저소득층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직접 현장을 찾는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식료품점을 온라인 배송 전용 점포로 대체하는 추세와 함께 배송 전용 점포 때문에 식품 접근성이 악화되었다고 지적한다. 저소득층용 정부 발행 식품 할인 구매권으로 식료품을 구매하는 이들은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구매할 수 없으며, 스마트폰에 접속하거나 배송료를 부담할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어두운 매장의 핵심 상업 지역 밀접도가 높아지면서 한때 식료품 매장이 점유했던 공간과 같은 소규모 유통 매장 공간의 임대료 인상을 견인한다. 대부분 신속 배송 기업의 유입으로 뉴욕 와인 매장 등 식품 잡화점 상당수가 사업 운영에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직접적인 위협을 받으며, 이는 경계할 만한 소식이다. 대부분 테크 기업이 무인 앱을 보유한 지역 센터의 번성과 함께 두 배로 증가한 길모퉁이의 구멍가게를 대체한다고 주장한다.

신속 배송 기업의 어두운 점포 증가 추세와 지역사회 점포의 위협 상황을 이해한다면, 식품 잡화점이나 길모퉁이의 구멍가게는 단순히 커피만 구매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고객이 직접 발걸음을 옮겨야 하는 식품 잡화점과 같은 곳은 아침에 들려 이웃 주민과 간단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히달고 전무는 “개인적으로 자주 찾는 식품 잡화점과 정육점, 식료품점에서는 이웃을 만나러 가면서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지역사회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가게는 많은 주민이 바깥을 이동하면서 친구를 만나고, 갑자기 내리는 비를 피할 공간이 된다. 히달고 전무가 언급한 바와 같이 고객이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가게가 없다면, 인간 접촉의 자발성이 사라진다.

마지막으로 우려할 수 있는 문제는 어두운 점포가 끊임없이 대규모 신속 배송 주문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에서 차량과 보행 교통률에 가져오는 변화이다. 디자인 기업 WGI 소속으로 이동 문제를 다루는 도시 계획자인 리사 니센슨(Lisa Nisenson)은 “어두운 매장이 대도시에 들어서면서 갑자기 평소 점포로 향하려 도로를 걷는 사람이 사라지면서 자전거 이동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간혹 밴과 상품 운반 차량도 약간 증가하면서 보통 보행자 비율이 높은 곳의 교통 상황이 바뀔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니센슨은 입지를 잘못 선택한 어두운 점포 때문에 보행자가 변경할 수 없는 배송 창구를 충족하려 서두르는 배송 기사 수십 명 사이에서 보도 공간을 차지하려 경쟁하게 될 수도 있다.

어두운 점포의 궁극적인 영향은 주어진 지역의 규모와 인구 밀도에 달려있다. 니센슨은 어두운 점포 점유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건강한 구강의 치아와 같다고 언급했다. 반대로 신속 배송 기업이 운영하는 곳과 같이 분주한 지역의 작은 어두운 점포 단 한 곳이 있다면, 치아 사이의 틈이 있는 것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니센슨은 “어두운 점포 일부는 지역사회에 다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치아 모두 건강한 상태라면,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두운 점포가 가까운 거리에 여러 곳 있다면, 어두운 점포가 지역사회에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한다. 혹은 대형 유통 매장이 어두운 점포로 바뀌더라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니센슨은 “대형 유통 매장이 신속 배송 서비스 전용 어두운 점포 공간으로 변화하는 단계에서 점포 입점 구역 절반 혹은 전체가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많은 사람의 활동이 사라진다. 치아가 빠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라고 말했다.

암스테르담 등 네덜란드 일부 도시는 이미 2023년 신속 배송 서비스 확장을 막았다. 미국에서는 뉴욕시의원 게일 브루어(Gale Brewer)를 포함한 일부 입법 담당자가 유통 점포를 신속 배송 서비스 주문 물류 창고로만 사용하는 것이 토지사용제한법 위반 사항이라고 주장한다. 브루어 의원이 지적한 바로는 어두운 점포는 기본적으로 소형 창고라는 점에서 유통 점포 점유가 불가능하다. (15분 이내 신속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료품점은 토지사용제한법을 준수한다고 반박했다.)

몇 가지 경고도 중요하다. 일례로, 신속 배송 기업은 유통 공간의 대형 천막을 구매한 기업이 아니다. 주로 기존과는 다른 매장 부지를 찾는다. 주요 쇼핑 지역 구석에 있거나 좁은 측면도로의 틈새의 점포에 자리 잡았다. 어두운 점포는 지역 중심지로 거듭나고자 하지만, 실제로 눈에 띌 필요는 없다.

어두운 점포는 지역 외곽으로 점포 부지를 선택하기만 해도 지역사회에 일으키는 사회적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 니센슨은 엄격한 도시 계획 측면에서 끊임없는 배송 이동이 보행 이동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보행자의 이동에 불편함을 주지 않아 수요가 없는 지역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어두운 점포가 대규모 물류 이동 정차 지역에 소규모 창고로 설계된 공간을 두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니센슨은 “어두운 점포를 유통업체의 이동 경로 중간에 둔다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어두운 점포의 미래는 자체적으로 서서히 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 당장 기업이 수많은 유통 점포를 임대하는 이유는 저렴한 임대료 때문이다. 신속 배송 서비스 기업과 협업한 적이 있는 상업용 부동산 관리자 제이슨 리처(Jason Richter)는 코로나19 확산세 탓에 많은 기업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저렴한 임대료로 유통 매장 위치를 대거 점유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임대료가 다시 인상한다면, 신속 배송 서비스 스타트업은 유통 점포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 것이다.

현재 어두운 점포가 지역 사회 보행량에 눈에 띄는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많은 편이 아닐 수도 있다. 일례로 뉴욕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어두운 점포 110곳은 뉴욕 곳곳의 상업 지구 중 소수 지역만을 차지한다. 현재 어두운 점포 수요 증가를 견인하는 신속 식료품 배송 기업이 또 다른 벤처캐피털 자본 투자와 함께 반짝 상승세를 거둔 것으로 입증될 수도 있다. 신속 식료품 배송 기업 여러 곳이 이미 거액의 자본 유출을 겪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최신 보도에 따르면, 신속 식료품 배송 스타트업 프리지 노 모어(Fridge No More)는 마케팅 비용과 운송 비용으로 지난해 고객 1인당 78달러 상당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결국 고릴라스와 게티르 등 특정 기업이 서서히 사라지더라도 어두운 점포는 여전히 다양한 상품 배송을 위해 존재할 수 있지만, 그 전에 고객이 직접 방문할 용도로 운영하지 않는 유통매장의 여파를 지역사회에서 느끼게 될 것이다. 사실 어두운 매장의 증가 추세는 전자상거래 비중이 높은 세계의 장기적인 여파를 강조한다. 더 빠른 배송 속도를 위한 경쟁을 펼치는 신속 식료품 배송 기업이 지역사회 점포와 이웃 주민 간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장악하게 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Online Shopping Is Reshaping Real-World C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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