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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올림픽과 함께 세계에 개방했다는 인상 준 베이징, 2022년 올림픽서는 폐쇄된 모습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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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올림픽과 함께 세계에 개방했다는 인상 준 베이징, 2022년 올림픽서는 폐쇄된 모습 보여
국제사회는 개방이 불가피하며, 인터넷 덕분에 세계가 평등해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 그 어느 때보다 개방과 평등한 세계라는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By JENNIFER CONRAD, WIRED US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베이징은 전자화된 도시라는 인상을 남겼다. 세계는 다음과 같이 다소 간단한 듯한 방식으로 진행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감탄했다. 경기장 인근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베이징의 악명 높은 대기 오염 문제를 완화했다. 경기장 주변 지역의 차량은 지정된 차선을 따라 신속하게 이동했다. 올림픽이 개최된 3주간 베이징 시내 택시 기사는 영어 구사 능력을 갖춘 듯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도 베이징 택시 기사가 어떻게 영어로 원활하게 소통했는지 알 수 없다.)

세계 각국의 기자는 중국 현지의 크고 작은 다양한 이야기를 보도했다. 2008년, 베이징을 찾은 외신 기자가 다룬 내용은 중국 정부가 지정한 공식 시위 구역 접근을 거부당한 시위 대표단의 이야기부터 현지 락 클럽 및 오페라 공연장 방문기, 미국 체조 선수와 함께 베이징 덕을 먹기 위해 음식점을 찾은 이야기 등 다양했다. 필자는 2008년, 프리랜서 기자로서 일할 곳을 찾고자 관광 비자를 받고 베이징에 방문했으며 몇 가지 이야기를 기고했다. 그러나 필자는 주로 베이징 전역에 경기와 각종 행사를 볼 수 있도록 설치된 거대한 화면의 장면에 집중했다. 필자는 미국 수영 대표팀 선수로 2008년 올림픽에 출전한 마이클 펠프스가 금메달을 휩쓸면서 동료 선수와 함께 편안하게 베이징을 걸어 다닐 때, 베이징 중심지에 있는 버드와이저의 후원을 받는 어느 한 나이트클럽 이야기를 보도했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은 14년 전과 크게 다르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전 대응 조치와 기본적으로 올림픽 경기 이외에 중국 일대를 돌아다닐 수 없어 제한된 보도 환경 때문이다. 주중 외신기자협회(FCCC)는 2021년 11월부터 중국 정부가 세계 각국 언론이 베이징 올림픽 준비 소식을 보도하기 어려워지도록 한 점에 불만을 표출했다. NBC는 코네티컷주에서 2022년 베이징 올림픽 소식을 보도했다. 올림픽 소식을 보도하고자 베이징으로 향한 기자는 경기장 일대와 대중교통, 전용 호텔, 그리고 검열이 이루어지지 않는 인터넷 속에서 폐쇄된 집단의 일원으로 움직여야 한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 전, 베이징 주민 두 명이 현지인은 올림픽 공식 차량과 가벼운 충돌이 발생했을 때, 사고 과실을 두고 언쟁을 벌이지 않고 올림픽 기간 외국 선수단과 기자단의 이동 집단이 흩어지면서 외국인 방문객이 베이징에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권고를 받은 사실을 전했다.

2008년 올림픽 당시를 되돌아보았을 때, 당시는 외국인이 중국을 이해하고자 했던 최적의 시기였음이 분명하다. 중국은 진보적인 듯한 모습을 보였으며, 많은 외국인 방문객은 중국이 개방을 향한 길로 향할 수밖에 없으며, 새로운 글로벌 시민권 정신이 급부상한다는 점에 감탄했다. 그러나 10년 뒤 중국의 급격한 기술 발전과 함께 중국의 개방이라는 낙관적인 견해 대부분이 사라질 것을 알았던 이는 거의 없었다.

2008년 올림픽은 중국이 현대의 급부상하는 강대국이라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금과 같은 기술적 대변화는 대부분 이루어지지 않았다. 중국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China Mobile)의 기지국과 태양열 패널이 시골 지역에 갑자기 등장하기 시작했다. 당시 아이폰을 구매하려면, 홍콩까지 가야 했다. 현재 중국에서 청구서 납부부터 중국 정부 서비스 접근, 택시 공유 서비스 호출까지 모든 기능에 사용하는 앱인 위챗은 2008년 올림픽 이후 2년 이상 지난 시점에 처음 출시됐다. 2008년 당시 중국 내 모든 결제는 사실상 현금 결제로 진행됐다.

당시 대다수 외국인은 감시 문제를 다시 한번 더 생각하지 않았다. 온라인과 반정부 세력 모두 빠르게 만리방화벽을 우회하여 서양 플랫폼에 접속하거나 비유적 표현, 말장난 등에 가담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허구의 인터넷 생명체 알파카를 기억하는가?)

대다수 외신 기자는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 일대를 이동할 방법을 찾았으며, 당시 외신 보도 관련 느슨한 규정의 덕을 보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소식을 보도한 장기 근무 미국 언론 기관 소속 중국 특파원은 “2008년, 중국 당국은 외신 기자가 중국 정부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중국 정부가 외신 기자를 더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는 그에 따라 행동했다”라고 설명했다.

외신 기자는 기사 보도 출처 보호를 염두에 두고, 기사 보도 내용을 찾아 곳곳을 돌아다니는 이방인에게 불친절한 태도를 보인 현지 관료를 피해야 했다. 그러나 제법 간단한 속임수만으로도 충분히 감시를 피할 수 있었다. 외신 기자는 자택에 휴대 전화를 둔 채로 떠나 취재를 위한 정보를 제공한 소식통과 유료 전화로 통화했다. 혹은 다른 도시의 호텔이나 식당에서 만나기도 했으며, 택시 뒷좌석에 앉아 이야기하기도 했다.

2022년, 여러 국가에서 베이징을 방문하는 선수단은 대포폰 사용 권고를 받았다. 기기 데이터 삭제는 실질적으로 따르는 이가 많지 않지만, 출장 혹은 학계 콘퍼런스 등으로 중국을 찾는 이들에게 기본적으로 권고하는 사항이다. 디지털 서비스는 위챗을 실행하는 휴대폰이 없으면 서비스 운영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열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어디를 가나 위챗이 없으면, 디지털 연결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필자가 마지막으로 중국을 방문했던 2016년, 어느 한 매장에서 현금 결제를 원했는데도 점원은 혼란스러워하더니 불쾌함을 느끼고는 간혹 다른 이에게 전화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필자를 위해 택시를 호출한 친구는 필자가 택시 요금을 건네려 할 때, 청구한 요금을 거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코로나19 통제 조치는 중국 내 많은 특파원이 표현한 것과 같이 ‘최고 권력자의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오늘날 중국을 이동하려면 보건 앱이 필요하고 상점과 대형 아파트 단지 혹은 대중교통을 탑승할 때 QR 코드 스캔에 익숙해져야 한다. 일각에서는 QR 코드 스캔 도입 결과로 중국 반정부 세력의 이동을 막도록 조작됐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FCCC 구성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52%는 바이러스 확산 위험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해도 보건 및 안전 우려로 특정 장소를 떠나라는 명령을 받거나 출입 거부를 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시카고트리뷴과 뉴요커 소속 특파원으로 베이징에 거주했던 에반 오스노스(Evan Osnos) 기자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실질적으로 중국의 아날로그 시대 종말을 의미했다. 당시 공안과 더 넓은 영역의 경찰 모두 기술을 다루는 데 불리한 지위에 있었다”라며, “외신 기자에게는 지리적으로 넓은 영역을 이동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또, 외국학자에게는 수많은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누군가가 말을 걸 때 곤란한 상황에 부닥칠 일이 없다고 확신하는 것이 타당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올림픽 외의 행사에서 얼마나 긴장감이 심한 국가였는지, 그리고 각종 문제가 제기된 상황에서 외신 접근성 획득이 얼마나 어려운지 잊기 쉽다. 2008년 3월, 필자가 중국에 입국한 직후 라싸에서 시위기 발생했으며, 다수 언론 기관이 시위 현장에서 직접 본 내용을 보도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았던 5월 12일, 베이징에서 1,000마일 떨어진 쓰촨성 지진과 함께 땅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재해 피해 규모는 매우 끔찍한 수준이었으며, 많은 아동의 사망 원흉이 된 공교육 현장의 부실 공사에 수많은 주민이 분노했다.

많은 외신 기자가 쓰촨성 지진과 부실 공사 문제를 강조했다. 필자는 기차를 통해 쓰촨성 성도인 청두로 이동해, 붕괴한 학교에서 직접 오래 근무한 어느 한 의사와 대화를 나누었다. 필자는 당시 인터뷰에 응한 의사와 청두 외곽 지역 소재 음식점에서 만나 비닐장갑을 낀 채로 머리를 잡고 뼈에 붙은 고기를 먹는 지역 음식인 새 머리 요리를 먹었다. 당시 새 머리 요리를 먹으려 할 때는 세계에서 가장 정상적인 일인 것처럼 느껴졌다. 필자와 대화한 의사는 병원이 수많은 피해 현장의 환자를 치료하여 건물 바깥의 텐트에서 환자를 진료한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끊임없이 환자를 돌보는 데 전념했으며, 생수가 부족해 조리하지 않은 비닐 라면으로 이따금 끼니를 때웠다. 며칠 뒤 생수 공급을 받고 겨우 양치할 수 있었다.

2022년에는 2008년 당시처럼 중국 여행을 하는 것조차 생각할 수 없다. 지난 몇 년 사이에 중국을 이해할 필요성이 커진 사실을 생각하면,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서양의 수많은 인구가 시진핑 집권 하에 독재주의로 변한 중국에 갈수록 경계하는 가운데, 홍콩의 민주주의 퇴보, 이슬람 신도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신장 지구 내 감시와 억류, 문화 말살 작전을 모두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독재 및 인권 탄압 문제와 그 외 다양한 중국 관련 소식 보도가 더 중요해졌으며, 현재는 SNS 게시글이나 위성 데이터를 분석하여 중국 문제를 해외에서 보도하는 일이 흔하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불균형하게 이루어지는 개인 신용 제도가 끊임없이 서양 SNS 계정의 디스토피아적 통합 사회 신용 제도로 변환되는 등 과장과 혼란 유발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2014년, 『야망의 시대(Age of Ambition)』를 출판하며 내셔널 북 어워드를 수상한 오스노스 기자는 자신의 책에 담은 현장 보도가 주는 느낌이 지금은 느끼는 것이 불가능해졌다고 말한다. 한 가지 사례로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을 거부하는 여성을 대변하는 시각 장애가 있는 변호사 겸 운동가 천광청(Chen Guangcheng)을 만나러 중국의 어느 한 작은 마을을 찾았을 때의 일을 이야기했다. (천광청의 이야기는 몇 년 뒤 미국 대사관에 난민 신청을 하면서 극적으로 변한다) 당시 공안은 오스노스 기자의 길을 막고는 천광청과 만나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러나 택시 기사가 공안이 길을 막은 이유를 알자 오스노스 기자를 하차시키지 않고 속도를 높여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대신, 기사는 오스노스 기자를 인근 마을로 데려갔다. 해당 마을의 현지 가족계획 담당 관료는 강제 불임 수술을 거부하거나 한 명 이상의 자녀 출산을 위해 벌금을 내는 것을 거부하는 여성의 가족을 가택연금할 법안을 제정 중이었다.

2008년, 미국 인터넷 대기업은 이미 중국 사업 운영의 대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야후는 검색 결과와 중국 당국 반정부 인사 관련 정보 공유를 검열하면서 비판 여론을 직면했다. 이후 2021년 11월, 중국 사업을 철수했다. 구글은 2010년, 여러 해에 걸친 검증 끝에 검열된 검색 엔진을 폐쇄했다.

이후 미국 국회의원은 미국 테크 기업에 공급망을 중국 이외 다른 국가로 이전하라는 압력을 행사했으며, 최근 링크드인(LinkedIn)과 그라인더(Grindr)의 이전을 포함해 더 많은 플랫폼이 중국으로 이전했다. 그와 동시에 소프트파워를 행사할 다양한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미국과 중국 간 학술 협력 관계와 문화 협력 관계가 중단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언론인 비자 발급 중단과 해외 기관 등록 요구에 대한 부분적 대응으로 중국 정부가 외신 기자의 비자 발급 지원 및 발급 신청을 거부하자 중국 내 외신 기자 관료는 갈수록 줄어들었다. FCCC는 2021년, 외신 기자 최소 22명이 기자 출입증을 갱신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간신히 기자 출입증을 갱신한 이들은 종종 온라인 희롱과 악성 공격을 당했다.

필자의 어느 한 중국인 친구는 매우 화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필자가 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 친구는 베이징의 음악 공연 홍보 담당자였으며, 피치스(Peaches), 지저스&마리 체인(Jesus and Mary Chain) 등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외국인 유학생과 젊은이들이 중국으로 줄지어 입국했다. 활발한 문화 교류가 이루어졌으며, 중국 젊은 세대는 서양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 오늘날 디지털 미디어는 외국 영향력을 모두 거부하는 극단적인 젊은 애국주의 세력의 등장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변질됐다.

물론, 중국 정부가 중국인을 우선시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베이징에 장기 거주하는 외국인은 대외 홍보를 위해 외국인의 신원을 이용하는 등 일부 불쾌한 파장과 함께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에 십상이다. 베이징은 흥미로운 곳이지만, 외국인에게는 친화적인 곳이 아니다. 중국이 이전보다 물리적 측면과 디지털 측면에서 더 고립되면서 누구나 의견과 관심사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찾도록 하는 자유로운 흐름이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이 어려워질 것이다. 대신, 중국과 서양이 서로를 이해하면서 갈등 고조를 다룰 방법을 찾아야 하는 시점에 의심만 커질 것이다.

14년 전과 마찬가지로 장이머우(Zhang Yimou) 감독의 지휘에 따라 2022년 베이징 올림픽도 시각적으로 놀라운 개막식과 함께 시작됐다. 그러나 올림픽 자체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깔끔한 듯하면서도 폐쇄적이다. 공식적으로 엉망인 상태와 개인의 특성, 야망을 보이지 않은 제재된 올림픽이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은 중국이 원하는 바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알려준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In the 2008 Olympics, Beijing Felt Like an Open Door. In 2022, It's Clo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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