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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의 생활 선언하는 정치인...대중의 준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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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의 생활 선언하는 정치인...대중의 준비는?
갈수록 많은 국가가 코로나19를 풍토병으로 선언하면서 제한 조치를 해제한다. 코로나19로 심각한 피해와 상처를 받은 사회가 한 순간에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할 수 있을까?
By GRACE BROWNE, WIRED UK

1월 27일, 잉글랜드가 코로나19 관련 대다수 제한 조치를 해제했다. 누구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더라도 어느 가게나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재택근무 지침도 해제됐으며, 백신 여권의 필요성도 사라졌다. 사지드 자비드(Sajid Javid) 보건 사회복지부 장관은 “잉글랜드가 유럽에서 가장 개방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다른 유럽 국가도 잉글랜드의 선례를 따르는 추세이다. 아일랜드는 대다수 제한 조치를 해제하면서 마스크 착용 요구사항을 금지했다. 덴마크도 2월 1일 자로 모든 제한 조치를 없앤다. 다만, 외국에서 덴마크로 입국하는 이들의 코로나19 테스트 규정은 유지한다. 다른 여러 북유럽 국가도 수 주 이내로 똑같이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해제한다고 공식 서명했다. 스페인 정부는 유럽 국가에 현재 코로나19를 인간의 삶에서 평생 발병할 수 있는 조건을 지닌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질병으로 다루는 방안을 고려하도록 촉구했다.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증가하는 상황이지만, 유럽은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영구적으로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는 질병으로 선언하기 시작했다. 유럽은 코로나19와 일상생활을 하면서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할 때라고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으로 코로나19 관련 신종 변이바이러스가 급증할 확률이 높으며, 코로나19는 종식과 가까워질 순간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명한 결정 여부를 떠나 코로나19와의 일상생활 선언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지난 2년간 봉쇄 조치 때문에 많은 인구가 두문불출하면서 사회 능력이 퇴화했으며, 그동안 입던 바지가 안 맞는 문제가 생겼다. 게다가 모든 기침과 재채기를 불필요하게 바이러스와 연관 짓게 되었다. 그러나 갑자기 코로나19 봉쇄 조치에서 자유 상태가 되면서 과거 수백 년 동안 이어진 질서가 없는 서부 개척 시대와 같은 새로운 현실에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새로운 현실을 헤쳐나갈 방법은 없을까? 그리고, 인간이 새로운 현실을 마주하면서 따르는 상처는 무엇일까?

컬럼비아대학교 임상심리학자인 조지 보난노(George Bonanno) 교수는 대다수 인구가 정상적인 생활 복귀 혹은 이전의 정상적인 상태와 비슷한 변화를 반길 것이라고 추측한다. 보난노 교수는 “많은 시민이 진정으로 코로나19의 어둠 속에서 벗어날 준비가 됐다고 본다. 보난노 교수는 저서 『트라우마의 끝(The End of Trauma)』을 통해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실제 회복력이 우수하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를 ‘집단의 대규모 트라우마’라고 주장하지만, 보난노 교수는 이와 같은 표현에 반감이 있다. 트라우마가 남는 사건은 예상하지 못한 폭력적인 사건이나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된 사건으로 정의할 수 있다. 보난노 교수는 “대중이 집단 트라우마를 이야기할 때, 어떠한 형태든 의학적 진단이 필요하다는 환상에 젖게 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되었다”라고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트라우마라는 표현을 잘못 사용하는 사례가 지나치게 많다는 사실은 트라우마라는 표현이 특히 대유행병과 같은 문제에서 의학적 중요성을 잃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그러나 일부 인구에는 코로나19가 실제 트라우마를 남겼다. 보건복지 종사자는 환자를 위해 가장 심각한 피해를 겪고, 환자의 고통과 죽음을 지켜봐야만 하면서 지난 2년간 오랜 시간에 걸쳐 힘겨운 상태에서 계속 근무해야 했다. 그리고 트라우마 이후 스트레스 수치 기록과 갑자기 트라우마를 떠올리는 회상과 수면 장애, 불안 증세, 악몽 등 트라우마를 유발한 경험 때문에 발생한 정신건강 상태를 보고한다. 영국 왕립 정신건강대학(Royal College of Psychiatrists)이 제작한 모델을 보았을 때, 집중 치료 담당 직원 40%와 인공호흡 보조 장비를 동원한 치료를 받았던 코로나19 환자 35%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게 되었다.

코로나19의 정신적 반응을 예측하려면, 다른 전염병의 결과를 모델로 삼아야 한다. 홍콩에서 2003년, SARS 발병 2년 반이 지난 뒤 SARS 생존자의 만성 PTSD 발생률을 조사했다. 전체 생존자 중 절반이 SARS 발병 이후 어느 순간 PTSD 증상을 보였으며, 25% 이상은 30개월 이후 PTSD를 앓게 되었다. PTSD 관련 또 다른 연구를 통해 PTSD가 SARS 생존자 사이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발생하는 장기적 정신 질환 상태임이 드러났다.

모든 이들에게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나 코로나19는 이른바 만성 스트레스 유발 요소가 됐다. 즉, 스트레스와 불안 증세를 거의 끊임없이 유발하는 질환이 됐음을 의미한다. 봉쇄 조치 시행과 해제가 반복되면서 수백만 명이 사망하고 많은 아동의 어린 시절 추억이 망가졌으며, 치명적인 손실과 건강 우려를 낳았다. 모두 심각한 피해를 겪게 되었다. 보난노 교수는 일각에서 정상적인 생활 복귀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정상적이면서도 타당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이들이 갈수록 폐쇄적인 생활에 익숙해지거나 봉쇄 조치 이후의 삶에 편안함을 느끼기도 했다. 간혹 감염 위험성을 우려해 더 오래 봉쇄 조치가 시행되기를 바라는 이들도 있다. 이른바 ‘동굴 증후군(cave syndrome)’을 겪게 된 것이다. 또한, 계속 이어지는 불안의 목소리가 많은 이들의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증상으로 바뀌었다는 증거도 등장했다. 영국 국가 통계청은 2021년 초 기준 영국 전역의 우울증 환자 비율이 2배 증가했다는 데이터를 공개했다. 불안 증세와 우울증 보고 사례는 미국에서도 급증했다.

결국 코로나19가 일상의 상당히 깊은 부분까지 존재한다는 사실을 무시하기 힘들다. 삶에는 위험 요소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길 건너기나 운전 등 일상적인 활동에도 항상 위험이 따른다. 그러나 현재 일상 속 많은 활동의 위험성이 높다. 코로나19 이전 술집 방문 시 가장 큰 위험성은 다음날의 숙취였다. 그러나 이제는 바이러스 감염이 가장 큰 위험요소가 되었다.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위험 인식 연구를 진행하는 사회 심리학자인 줄리 다운스(Julie Downs) 교수는 “지금은 많은 이들이 ‘언제가 안전한가? 언제 안전한 시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하는 것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에서 100% 안전한 상황은 전혀 발생할 수 없다.

또, 모든 인류는 코로나19의 심각한 피해에 똑같은 수준으로 오래 노출되지 않았다. 특정 지역사회는 오랫동안 코로나19의 가장 심각한 여파를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직면했다. 유색인종과 빈곤지역 주민이 코로나19의 여파를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겪은 사실을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또, 많은 이들에게 정상적인 생활로의 복귀가 의미하는 바는 장애와 삶이 축소된 조건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현재 수 주 혹은 수개월에 걸쳐 브레인 포그(brain fog)와 피로, 호흡 곤란 등과 같은 증상을 동반한 채로 수 주 혹은 수개월에 걸쳐 코로나19 증상을 오래 겪는 코로나19 장기 환자의 수가 13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 인구는 절대로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닉 요크(Nick York)에게 코로나19 제한 조치 완화는 자신의 삶의 제한 심화를 의미한다. 잉글랜드 중부 지방에 거주하는 50대 후반인 요크는 면역 체계의 암인 림프구백혈병을 수십 년 간 앓았다. 요크는 지병 때문에 신체의 백신 반응을 강화할 수 없다. 어떠한 병원체든 스스로 반응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요크와 다른 면역 질환 환자에게는 정부의 코로나19와의 생활 선언은 면역 질환 환자와 함께 살아갈 수 없음을 의미한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정 해제는 요크가 주로 집에서만 제한적으로 생활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요크는 상점에 들릴 수도 없고,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도 없다. 요크는 지난 2년간 크리스마스 연휴를 혼자 보내야 했다. 딸의 얼굴을 보기도 매우 어렵다. 요크는 코로나19 제한 조치 완화와 관련, “기본적으로 사회의 광범위한 영역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한탄했다.

요크는 스스로 회복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말하지만, 지역 사회와 정부 때문에 자신이 잊혀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고립감과 정신 건강 측면에서 견디기 어렵다”라고 하소연했다.

정부의 코로나19 제한 조치 완화의 한 가지 여파로 건강 예방 조치 부담이 집단에서 개인으로 이동하는 것을 언급할 수 있다. 다운스 교수는 “코로나19를 대유행병이 아닌 특정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질병으로 사고를 바꾼다면, 코로나19의 조직적 여파 완화를 위해 택할 수 있는 공중 보건 접근방식에서 스스로 완화해야 할 위험 요인으로 바뀔 것이다”라며, “많은 이들이 코로나19 관련 집중 요소와 결정을 바꾸는 데 한동안 시간이 걸릴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Politicians Say It’s Time to Live With Covid. Are You Re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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