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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창업가의 우상은 ‘일론 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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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창업가의 우상은 ‘일론 머스크’
스티브 잡스는 고인이 됐고, 마크 저커버그는 명예가 실추됐다. 신세대 스타트업 창립자는 빌 게이츠가 기여한 부분을 까마득한 과거의 일이라고 느낀다.
By ARIELLE PARDES, WIRED US

케난 사레(Kenan Saleh)는 중학생 시절, 페이스북의 초창기를 담은 영화 ‘소셜 네트워크(The Social Network)’를 시청했다. 영화를 본 직후 사레는 훗날 마크 저커버그와 같이 창업가가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사레는 “소셜 네트워크는 젊은 나이에 방 안에서 가장 성공적인 인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첫 영화였다. 당시 여러 방식으로 마크 저커버그를 모방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실제 저커버그시대 유행처럼 사레는 펜실베이니아대학교 기숙사 방에 사무실을 두고 창업했다. 그는 졸업 시험을 열심히 준비하는 와중에도 투자금 50만 달러를 확보하고는 대학을 졸업한 해인 2019년, 리프트에 기업을 매각했다. 그 과정에서 사레는 새로운 롤모델이 필요하다고 깨달았다. 이제는 여러 차례 이어진 파문에 엮인 저커버그와 같은 인물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스티브 잡스를 좋아하지만, 그는 이미 오래전에 사망했다. 또, 잡스의 자서전을 읽을 때, 역사책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든다.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 빌 게이츠 모두 살아있지만, 세 인물이 실리콘밸리에 이바지한 부분 모두 선사시대의 역사 마냥 먼일처럼 느껴진다. 사레는 지금 당장 역사를 만드는 영웅을 원한다.

많은 청년층이 이전 세대의 인물을 우상화한다. 잡스는 수십 년 동안 실리콘밸리의 우상이었으나 다음 세대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잡스의 유산은 웹 1.0처럼 매우 오래됐다는 인상을 준다. 저커버그와 25세에 억만장자가 된 스냅챗 CEO 에반 스피겔(Evan Spiegel) 모두 젊은 창업가 사이에서 그리 인기 있는 인물이 아니다. 제프 베조스와 같은 테크 업계 갑부의 인기도 높지 않다. 22세 데이팅 서비스 스타트업 창립자 마크 바그하지안(Marc Baghadjian)은 “저커버그나 제프 베조스처럼 어리석은 이들을 우러러보지 않는다. 단순히 억만장자라는 사실이 긍정적인 가치관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사레와 바그하지안 모두 대신 일론 머스크를 우상으로 삼는다. 머스크는 윤리적 임무를 지닌 억만장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 머스크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시청하기 시작한 사레는 “머스크는 세계에 가장 좋은 일을 하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라고 언급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와이어드는 15~30세에 창업한 젊은 스타트업 창업자 10여 명에게 존경하는 인물을 물어보았다. 그중 절반 이상은 머스크라고 답변했다. 간혹 샘 알트만(Sam Altman)이나 기술이 세계의 가장 심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인물인 패트릭 콜리슨(Patrick Collison), 대중적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여러 스타트업의 자선 기업가를 우상으로 선택했다. 애플이나 구글, 아마존의 역사를 설명하는 책을 읽은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모두 세계의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혜안을 지닌 기업이 사업 운영의 동기가 된다고 밝혔다.

UCLA와 예일대학교에서 기업가 정신 강의를 한 적이 있는 오라브 소렌손(Olav Sorenson)은 그동안 가르친 학생 모두 신념을 지닌 채로 성공한 기업가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일부는 아니스트 티(Honest Tea) 창립자이자 비욘드 미트(Beyond Meat) 이사회 일원인 세스 골드만(Seth Goldman)을 우상으로 언급한다. 소렌손은 “일부 청년이 골드만을 존경하는 이유는 투자에 에너지를 집중하면서 윤리적 임무화 함께 사업을 지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경영대학원 기업가정신 부학과장인 로리 로센코프(Lori Rosenkopf)은 “지금의 청년 세대는 모든 문제를 살펴보면서 ‘기성세대가 미래 세대에게 유발한 문제를 부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 시작할 방법이 없을까?’라는 질문을 한다”라고 말했다. 로센코프는 지난 몇 년간 학생 사이에서 기업가 정신 논의 방식이 변화한 점에 주목했다. 단순히 금융이나 컨설팅과 같은 전문 경력을 대체할 경력이 아닌 훨씬 더 큰 사회적 측면에서 사업 운영을 시작할 방안을 이야기한다. 
 
“단순히 억만장자라는 사실이 긍정적인 가치관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마크 바그하지안, 22세 데이팅 서비스 스타트업 창업자

많은 청년 기업가에게 머스크는 세계가 지닌 문제 해결과 기업 운영 성공이라는 사고의 주된 사례이다. 바그하지안은 “일론 머스크는 말 그대로 기성세대가 일으킨 실수에 비용을 지불한다”라고 말했다. 바그하지안은 애슐리 반스(Ashlee Vance)가 저술한 머스크의 고등학생 시절 일대기를 담은 책을 읽은 뒤 머스크를 우상으로 삼기로 생각했다. 그는 아마존과 애플과 같은 대기업이 매우 중대한 혁신을 일구어냈지만, 머스크의 전기차, 태양열 에너지 개발 노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본다.

다른 청년 창업가도 성공 과정에서 고난을 겪은 여러 스타트업 창업자에게서 영감을 받는다. 어느 한 청년 창업가는 머스크가 테슬라 본사 바닥에서 쪽잠을 잔 것을 언급하며, 이를 머스크가 어려움 속에서 성공하게 된 계기라고 말한다. 또 다른 이들은 창업 초창기 신용카드 사용료가 한도에 도달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운 에어비앤비 창립자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의 사례를 언급했다.

온라인으로 고등학교 졸업 시험을 치르는 동시에 대중의 주목을 받지 않는 어느 한 스타트업을 창업한 15세 기업기 프란자리 아와스티(Pranjali Awasthi)는 “기업 설립 시작 시 매력적인 부분은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아와스티는 머스크와 알트만이 우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자신과 같은 유색인종 여성 창업가도 롤모델로 삼고자 한다. 아와스티는 고등학교 시절 16세에 벤처 펀드 기업을 창업한 로라 데밍(Laura Deming)의 사례를 접하고는 스타트업 창업 영감을 받았다.

과거부터 역사적으로 거물급 기업가 집단의 다양성 부재 때문에 간혹 일부 창업가는 본보기로 삼을 우상이 없는 상태가 되었다.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 2년째 재학 중인 27세 기업가 조쉬 양(Josh Yang)은 “과거 많은 이들이 우상으로 삼던 창업자는 이성애자인 백인 남성이었다”라고 말했다. AnitaB.org의 2021년도 분석 보고서 기준 테크 기업 CEO 중 여성의 비율은 단 10%이며, 포춘 500대 기업 CEO 중 흑인과 히스패닉 비율은 극히 적다. 퀴어 아시아 남성이라고 밝힌 양은 테크 업계의 유명 기업가를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 그는 “나는 내 길을 스스로 개척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소액 대출 스타트업을 창업한 18세 기업가 앤드류 선(Andrew Sun)도 마찬가지이다. 선은 머스크와 같은 유명 기업가가 아닌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 덕분에 기업가의 길을 걷게 됐다. 선은 “기업가로 활동하면서 유명 인사가 되고자 하는 욕심은 없다. 근본적으로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가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o Do Young Entrepreneurs Look Up To? Elon Mu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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