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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긱 경제 시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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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긱 경제 시대, 얼마 남지 않았다
법원 사건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새로운 법안 초안 모두 서서히 논란이 된 긱 경제 업계를 끝없이 약화시킨다. 그다음에는 지금과는 매우 다른 것처럼 보이는 일이 펼쳐질 것이다.
By MORGAN MEAKER, WIRED US

전직 우버 운전기사인 야신 아슬람(Yaseen Aslam)이 처음 앱 근로자의 권리 운동을 시작했던 2014년, 당시 상황은 절망적으로 느껴졌다. 끝없는 어두운 터널과 같았다. 아슬람은 학계에서 플랫폼 근로자 권리 투쟁 성공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동료 긱워커 대부분이 매우 절망적이었으며, 노동조합 가입 비율이 매우 낮은 소수 민족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7년 후, 수천 명이 가입한 앱 운전기사 및 배달 기사 동맹(ADCU) 회장인 아슬람은 영국과 유럽 전역의 상황을 모두 보았을 때, 여러 법원에서 긱워커 고용 권리를 더 옹호하는 태도를 보이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슬람은 “2021년은 매우 중요한 해이다. 이제 긱워커의 권리 향상 측면에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12개월간 긱 경제 기업은 법원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으며, 그와 동시에 판사는 근로자의 유연 근무 조건을 강화하는 대신 기존 직원보다 몇 가지 권리를 제한하는 사업 모델을 검증했다. 그러나 12월 9일(현지 시각),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지금까지 존재하는 배달 플랫폼의 가장 큰 문제 한 가지를 발표하면서 긱워커와 긱워커의 임금을 지급하는 플랫폼 간의 관계를 재구성하고자 설계된 새로운 법안 초안을 발표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법안 통과 시 해당 법률이 최대 400만 명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추산했다. 국가 법원의 각종 활동에 대응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유럽연합 무역 위원회의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Valdis Dombrovskis)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유럽연합 전역에서 여러 플랫폼을 상대로 제소한 사건이 1,000건을 넘어섰다. 그중 수백 건은 지금까지 판결 보류 상태이다. 따라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법안 발의 목적은 여러 가지 다른 요소 중에서도 명확성을 강화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2021년의 매우 중요한 첫 번째 판결은 2월, 유럽연합이 아닌 영국 법원에서 선고한 판결이다. 아슬람은 우버가 긱워커를 자영업자로 분류한 것에 맞서 법정 투쟁을 벌이던 운전기사 집단 25명 중 한 명이었다. 영국 대법원은 운전기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최저 임금과 유급 휴가 등 기본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 우버와 볼트, 올라 등 차량 공유 서비스는 물론이고, 딜리버루, 글로보 등 배달 앱에 큰 영향을 미친 유럽 전역 법원 판결문의 시작이었다. 우버는 2021년 9월, 운전기사는 직원이지 독립 계약자가 아니라는 네덜란드 법원 판결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11월, 벨기에 법원은 공식 택시 운전 면허증을 소지한 우버 기사만 계속 근무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우버 앱에 등록된 운전기사 95%를 배제했다. 그리고, 2021년 12월, 런던 고등법원은 차량 공유 서비스 앱 모두 ‘대행 기관’이라고 주장하는 방식이 운전기사와 탑승자 간의 계약을 수월하게 만든다는 논리가 런던 대중교통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신, 우버와 프리나우(Free Now) 등과 같은 앱은 앱 자체에서 탑승 책임을 져야 한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전 세계 법원 사건을 추적하는 워싱턴DC 근로자 권리 단체 솔리더리티 센터(Solidarity Center)의 법치주의 총괄인 제프리 보그트(Jeffrey Vogt)는 “차량 공유 서비스, 음식 배송 서비스 등 플랫폼 앱은 혁신적이면서 독립 계약된 운전기사를 대신해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하도록 돕는다는 생각과 함께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플랫폼 앱이 독립 계약자를 고객과 연결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였으나 최근 들어 법적 대응이 급격히 증가했다. 런던 고등법원 판결은 사업 지원 기관이라는 지위 해체를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이다. 보그트 총괄은 “유럽 안팎의 사법부가 밝힌 주된 의견은 고용 관계를 찾는 것이다. 여전히 이례적인 견해도 있지만, 고용 관계를 중시하는 추세임은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이례적인 판결 내용 중 하나로 12월 8일(현지 시각), 벨기에 법원이 딜리버루 배달 기사를 직원으로 분류할 수 없다고 판결한 것을 언급할 수 있다.

벨기에 루뱅가톨릭대학교 법학 교수인 발레리오 디 스테파노(Valerio De Stefano)의 설명에 따르면, 유럽 재판부의 전반적인 의견 일치는 긱 경제 사업 모델이 현재와 같은 형태로는 유럽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을 시사한다. 스테파노 교수는 “긱 경제 기업이 법률 규정에 따라 사업 모델을 운영할 것인지, 아니면 사업 모델을 완벽히 바꾸어 근로자가 자체적으로 비용을 청구해 등급이 낮은 플랫폼에서 퇴출되지 않을 것인지 결정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번화를 피한다면, 법원이 계속 확고한 규제를 내리기 어려워질 것이다. 2021년 5월, 스페인 법원은 2020년 대법원의 긱 워커를 직원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번복했다. 10월, 포르투갈에도 비슷한 법안이 승인됐으며, 지금은 의회의 최종 승인 대기 중이다. 독일 노동조합과 긴밀한 관계를 지닌 프랑크푸르트 연구 재단인 휴고 신자이머 연구소(Hugo Sinzheimer Institute) 소장 요한나 벤케바흐(Johanna Wenckebach)는 “법적 책임 부담 성공이 중요한 이유는 법적 책임을 구성하고 국회의원에게 노동법을 명확히 구성하도록 압박을 가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유럽연합 법안 발의안은 자영업 플랫폼 근로자와 같은 권리를 지닌 직원 간의 차이 정의를 명확하게 제시하고자 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밝힌 바에 따르면 그 차이는 다섯 가지 범주로 나열할 수 있으며, 플랫폼이 두 가지 이상의 요건에 해당한다면 자영업 근로자를 다시 분류해야 한다. 그 범위는 플랫폼의 근로자 통제 수준에 주로 집중한다. 플랫폼의 근로자 작업 성과 감시, 임금 결정 혹은 작업복 제한 여부, 근로자의 근무 시간 선택 여부 혹은 다른 기업 소속 근로자로 업무 진행 가능성 등을 다룬다. 법안 통과 시 근로자가 더는 직원임을 직접 입증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플랫폼이 근로자가 직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할 것이다. 벤케바흐는 “플랫폼이 알고리즘으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중대한 변화이다. 알고리즘은 사용자에게는 매우 의문스럽고 복잡한 기술이며, 근로자가 실제 직원이면서 직원의 권리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는 매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긱 경제 플랫폼이 아무 투쟁 없이 사업 모델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버 대변인은 “우버는 유연 근무를 위해 우버 앱에 의존하는 운전기사와 배달 기사 수십만 명의 근무 조건 개선에 헌신한다. 다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발의안이 역효과를 가져올 것을 우려한다. 수천 명이 일자리를 유지하는 데 위험을 직면하고, 코로나19 때문에 영세 기업의 사업이 불안정한 상황으로 몰아넣으면서 유럽 전역의 소비자가 의존하는 중요한 서비스에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딜리버루 측도 우버 대변인의 주장을 반복하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발의안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자영업 플랫폼 근로자보다 변호사에게 더 유리한 조건을 형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트, 딜리버루, 딜리버리 히어로, 고보(Govo), 우버 이츠 등이 회원사로 가입한 업계 단체인 딜리버리 플랫폼 유럽(Delivery Platforms Europe)은 공식 성명을 통해 유럽연합 전반의 근로자 재분류 때문에 배달 기사 최대 25만 명이 배달 업무로 생계를 이어가지 못할 것이며, 설문 조사에 응한 배달 기사 16만 명 중 67%는 배달 플랫폼으로 근무하는 주된 이유가 유연 근무 제도 때문이라고 밝힌 사실을 언급했다.

돔브로브스키스 위원은 “자영업자가 근로자로 분류되는 것을 탐탁지 않게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자영업자보다는 근로자라는 지위로 근무 조건 문제에 맞서는 이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일부 기업은 이미 유럽 일대의 플랫폼 기업을 향한 분위기 변화 대응에 나섰다. 일례로 독일 식료품 배송 기업 고릴라스(Gorillas)는 2020년 5월, 서비스 출시 당시부터 배달 기사에게 고정 근로 계약 조건을 제공했다. 2020년 12월, 네덜란드 식품 배송 서비스 기업 저스트잇(Just Eat)도 영국 근로자에게 시급과 병가, 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 일자리 위원 니콜라스 쉬미트(Nicolas Schmit)는 고릴라스, 저스트잇과 같은 플랫폼은 긱 경제 기업이 근로자 처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도 훌륭한 사업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지적한다. 쉬미트 위원은 “플랫폼 기업은 근무와 사업 운영과 함께 수익성을 기록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긱 경제 모델 활용 기업은 수익 관련 쟁점을 두고 언쟁을 벌여왔다. 스페인에서 긱 워커를 직원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판결하자 음식 배송 앱 딜리버루는 스페인 사업을 철수했다. 딜리버루는 공식 성명과 함께 스페인에서 사업에 성공하려면, 매우 불확실한 장기적 잠재적 수익이 뒤따르는 지나치게 높은 비율의 자본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제 투자자는 스페인의 상황이 유럽 다른 국가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2021년 내내 긱 경제 기업 주가가 하락했다. 2021년 1월부터 우버의 뉴욕 증권거래소 주가는 24% 하락했으며, 독일 기업 딜리버리 히어로의 주가는 프랑크프루트에서 21% 폭락했다.

그러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발의안은 통과 직후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구성원이 수년간 세부 사항을 논의해야 하므로 최소한 2024년까지 법률 효력이 발생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이 때문에 노동조합 측과 기업 양측 모두 치열한 운동과 로비 활동이 발생했다. 유럽연합 노동조합과 지지 세력은 2020년, 캘리포니아주의 주민발의 22호 투표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도록 준비한다. 우버와 리프트, 도어대시 등 수요 발생 시 바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달 기업이 2억 달러를 지출한 뒤 캘리포니아 주민은 긱 경제 기업이 근로자를 직원으로 분류해야만 한다는 법안에 반대했다. 벤케바흐는 “미국 사례와 플랫폼 기업이 캘리포니아주에서 펼친 행위를 살펴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계획한 일이 무산되도록 대규모 로비 작업 준비를 진행하리라 확실히 예상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슬람도 업계의 대응 방법을 준비 중이다. 그는 “플랫폼 기업과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Gig Economy’s Days in Europe Are Numbe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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