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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수정 노력, 행운이 따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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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수정 노력, 행운이 따르기를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제품을 가져오던 공급 체계가 무너졌다. 공급망을 고치는 과정에는 모든 것이 이동하는 과정을 재고하는 과정이 함께 이루어질 것이다.
By CHRIS STOKEL-WALKER, WIRED UK

호주 전자상거래 기업 어반 플랜트 그로어스(Urban Plant Growers) 운영자인 피터 콜(Peter Cole)은 “공급 체계 전체가 말 그대로 무너졌다”라고 말했다. 콜이 처리해야 할 160만 달러 규모의 수경재배 키트와 조명 주문 모두 중국 선전에서 40피트 컨테이너 선박 두 척과 함께 출발하여 시드니 예상 도착일이 2개월이 지난 재고 운송 선박이 지금도 태평양 한가운데를 이동하고 있다.

이전에는 단 한 차례도 지금처럼 배송이 지연된 적이 없었다. 과거, 콜이 주문한 키트는 제조와 운송, 판매 준비까지 단 6주면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재고 공급 체계 모두 무너졌다.

공급 문제는 콜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세계를 유지하던 적시 공급망 모두 무너졌다. 에버 기븐(Ever Given)이 수에즈 운하를 막은 문제부터 시작해 코로나19까지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전 세계 인류의 쇼핑 방식이 바뀌었다. 그와 동시에 세계는 중국의 급격한 석탄 전력 사용 중단 조치를 다루고 있다. 각종 악재에 대한 대응으로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운영된 공급 체계 모두 망가졌다. 글로벌 주문 처리 기업 쉽밥(ShipBob)의 엔다 브레슬린(Enda Breslin)은 “공급망에 타격을 준 문제 단 한 가지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문제가 더해지면서 지금 당장 유례없는 매우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 여파는 크리스마스 선물부터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상품 가격 상승, 슈퍼마켓 재고 부족, 차량 판매 부족, 일반적으로 전 세계로 출하할 제품 포장과 운송에 활용하던 선박 컨테이너 사재기까지 매우 크다.

공급망 균형을 무너뜨린 각종 문제는 대규모 정부 개입부터 글로벌 팬데믹 사태 속 항구 폐쇄까지 모두 아우른다. 그러나 선박 컨테이너 관련 서적 두 권의 저자인 마크 레빈슨(Marc Levinson)은 문제를 해결할 가장 좋은 시작점이 정치계의 노력이라고 주장한다. 레빈슨은 “세계 각국 정부가 코로나19를 직면한 상황에서 소비 촉진을 위해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일례로, 영국은 2020년 여름, 번화가를 찾은 쇼핑객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경기부양책을 시작했다. 미국은 시민에게 재난 지원금을 직접 전달했다. 그 결과, 2021년 3월, 소비 지출액이 한 달 전보다 4.2% 증가했다. 또, 소비자의 온라인 지출 장려가 이어지면서 기업의 사업 방식 재정비가 필요해졌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유통 업계의 출하 회복성은 브레슬린이 일컫는 ‘아름다운 안정성’과 같았다. 유통 업계는 매년 2% 성장했으며, 매년 신제품 품목 2가지씩 추가하면서 여러 매장이 재고를 미리 확보하도록 했다. 브레슬린은 “공급 체계에는 회복성이 구축되지 않았다. 공급 체계 회복성에 안주하는 상황은 수년간의 성공을 나타냈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그리고,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소비자의 온라인 쇼핑 지출액이 더 증가했으며, 생활 방식도 달라졌다. 수많은 소비자가 재택근무용 책상을 구매하고는 사무실용 가구와 밀가루를 구매했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구매한 제품 모두 현지가 아닌 다른 곳에서 생산해야 했다. 바로 코로나19의 발원지이자 정부가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손실과 이득이 균형을 이루는 접근방식을 택한 중국이다. 콜은 크리스마스 시기 판매 실적이 급격히 증가하리라 예측한다. 그러나 지금 당장 크리스마스 시즌 판매 제품을 호주에 제때 들여올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 콜은 “재고 확보에 차질을 빚게 된다면, 판매 실적과 기업 재정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재고를 확보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판매할 수 없다”라며 우려했다.

콜이 겪고 있는 재고 확보의 어려움은 현재 광범위한 요소가 전 세계 공급망 파괴 요소가 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먼저, 제품 생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콜의 공급사는 중국의 정부 주도 석탄 사용 중단 시도에 따른 전력 공급 비율 분할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콜의 중국 협력사는 주문 제품을 운송할 화물선을 찾을 수 없다. 콜은 11월 13일이면 40피트 상당의 화물 컨테이너 선박 2척이 선전 인근에서 출발하리라 예측했다. 그러나 11월 19일까지 제품이 도착하지 않았다. 콜은 “제품을 실은 선박이 항구를 떠난 후, 선전에서 시드니까지 도착하는 데 11일이 걸린다. 그러나 협력사는 선박이 도착하는 데 예상보다 3일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라고 말했다. 콜은 선박이 출발한 뒤에도 제품 출하 사실을 알지 못했다. 게다가 호주 현지 공급망도 원활하게 운영되리라 확신할 수 없다. 콜은 “항구에서 창고까지 적하와 재적재 과정이 이루어지는 데 보통 이틀이 걸린다. 그러나 이전처럼 이틀 만에 모두 완료될지 확신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레빈슨은 주문 제품을 정확히 추적할 수 없는 상황은 공급망 출하 전체에 발생한 문제이며, 광범위한 문제를 악화하는 요인이라고 말한다. 레빈슨은 “화물 운송 체계를 따라 이동하는 출하 물품 대부분 실시간 추적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출하 제품이 사방으로 흩어지고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제품 추적 불확실성은 2021년 8월 세계 제3의 항구 닝보(Ningbo) 폐쇄처럼 2020년 내내 이어진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에 발생한 항구 최종 폐쇄 문제부터 전 세계 무역 선박 12%가 이동하는 수에즈 운하 일시적 봉쇄 등과 같은 문제 때문에 더 심각해졌다. 중국 정부는 환경 문제 대응 목표치 달성을 위해 현지 최대 도시와 지역 20곳에 2021년 남은 기간 에너지 소모량을 감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 결과 현지 공장과 산업체 중 일부만이 하루 동안 가동하게 되었다.

현재 발생한 공급망 파괴의 결과는 무엇일까? 전 세계적인 공급망 속도 저하는 모든 체계에 혼란을 유발하고, 전 세계에 출고된 제품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인상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레빈슨은 “선박의 경제적 여파는 선박 회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선박 회사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선박 운송료는 오랫동안 균형을 이루지 못했다. 아시아에서 유럽 출하 비용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출하 비용보다 더 비싼 것을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또, 해외 운송료가 치솟은 점에도 주목할 수 있다. 드류어리 월드 컨테이너 인덱스(Drewry World Container Index) 분석 결과, 2019년 기준 상하이에서 LA로 향하는 40피트 컨테이너 선박 한 척 운송료는 1,700달러였으나 이듬해 3,000달러로 급증했다. 그리고, 2021년 8월 기준 운송료는 1만 200달러로 또다시 인상되었다. 콜은 중국에서 호주로 들어오는 20피트 컨테이너 선박 한 척 운송료로 2,500달러를 부담했으나 이제는 5,500달러를 부담해야 한다. 콜은 “40피트 컨테이너 선박 운송료가 걱정된다. 정확한 운송료는 컨테이너 선박이 도착하기 전까지 알 수 없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운송료가 매우 비싼 탓에 다수 대기업이 기존 운송 업계를 통해 제품을 출하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출하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방안을 모색한다. 코스트코는 아시아 생산 시설에서 미국, 캐나다까지 제품을 운송할 컨테이너 3척을 전세로 확보했다. 월마트와 이케아, 홈디포 등도 코스트코와 같은 방법을 채택했다. 코스트코 최고 재무 관리자인 리차드 갈란티(Richard Galanti)는 코스트코의 최근 실적을 발표할 때, 투자자를 향해 “인플레이션 요소가 급등하는 상황이다. 항구 비용과 선박 비용이 인상하면서 운송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항구 지연 문제가 심각해졌다. 게다가 특정 제품 항목 수요가 증가했으며, 컴퓨터 칩부터 원유, 화학물질 등 여러 제품의 공급량이 부족하고, 원자재 가격이 인상했다”라고 설명했다. 모두 유통 업계에 타격을 준 요소이다. 제품 출하용 선박을 대여하지 못한 기업은 공급망 파괴 여파를 그대로 느낀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란제리 매장 재고 절반이 바다 한가운데에 있다. 나머지 기업은 항공편을 통해 재고를 공급하려 한다. 그러나 공급 항공편 확보 과정에도 적체 현상이 발생한 탓에 과거 이틀이 걸리던 항공편을 통한 재고 출하 과정이 9일이 걸린다.

공급망 문제가 조만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드류어리는 2022년 말까지 전 세계 선박 운항이 정상화되지 않으리라 예측한다. 브레슬린도 드류어리의 전망을 지지한다. 현재의 공급망 타격은 선박 회사의 호황으로 이어진다. 선박 운영 업계는 2021년 총 1,500억 달러의 이자와 세전 수익을 확보할 전망이다. 그 외 다른 모든 업계에는 현재의 문제가 심각한 골칫거리이다. 브레슬린은 “여러 업계가 재고 부족 혹은 재고 확보 지연 문제 때문에 판매 실적 손실을 기록했다. 대규모 유통 업체나 브랜드 CEO 중 현재와 같은 상황 반복을 원하는 이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급망 운영 방식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것이 문제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브레슬린은 공급망 개편을 1960년대 말, 인터넷 프로토콜이 최초로 작성된 방식과 비교했다. 브레슬린은 “인터넷 프로토콜은 매우 강력한 회복성을 지니도록 구성되었다”라고 언급했다. 미래 공급망에도 인터넷 프로토콜과 비슷한 회복성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생산지를 판매 현장과 더 가까운 곳으로 옮겨 공급망을 줄이면서 현재와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이야기할 수 있다.

현재 그 누구도 공급망을 파괴할 수 없고, 반대로 그 누구도 고칠 수 없다. 각국 정부가 공급망 문제 극복을 위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레빈슨은 “긴축 경제 정책이 시행되었다. 금리 인상 조짐이 보이며, 소비자 지출이 어느 정도 위축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소비자 수요가 감소한다고 해서 코로나19와 기후 위기가 원인이 된 근본적인 문제가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공급망 파괴 여파가 잠잠해질 때, 재고 부족으로 심각한 피해를 보고, 투자 낭비를 후회하는 유통 업계가 공급망 경로 축소와 재고 업데이트 빈도 증가, 적시 공급보다는 사전 예약 등과 같은 변화를 추진할 것이다. 콜이 이 모든 변화를 시행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현재 바다 한가운데 있는 출하 제품 모두 크리스마스에 맞추어 도착하리라 장담할 수 없으며, 운송료가 천문학적으로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콜은 “이미 여러 업계가 큰 피해를 보았다. 그러나 현재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Good Luck Trying to Fix the Supply Chain Cri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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