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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로우, 알고리즘적 부동산 가격 조정 불가능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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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로우, 알고리즘적 부동산 가격 조정 불가능한 이유는?
부동산 현장은 주택 매매 사업이 시작됐다. 그러나 코로나19 때문에 부동산 가격 예측 결과가 엉망이 되었다.
By CHRIS STOKEL-WALKER, WIRED UK

질로우의 자체 알고리즘인 제스티메이트(Zestimate) 주택 가격은 미국 주택 소유자의 정보 참고 서비스가 되었다. 그러나 질로우가 제스티메이트를 이용해 주택을 거래한다면, 매우 심각할 정도로 시장을 잘못 해석할 수 있다.

테크 우선 기업인 질로우가 제스티메이트를 이용해 재빨리 주택 가치를 확인하고 거래를 지원하는 질로우의 아이바이어(iBuyer, 혹은 ‘즉시 구매자’)는 2018년, 피닉스에서 출시됐다. 아이바이어는 애리조나주의 활기찬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픈도어(Opendoor), 레드핀(Redfin), 오퍼패드(Offerpad) 등이 2014년부터 주택 구매 및 개량 판매 사업을 활발하게 펼쳐왔다.

아이바잉(iBuying)의 거래를 지원하는 원칙은 간단하다. 빅데이터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한 질로우는 주택 판매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는 구매 제안을 제공하는 가격을 계산한다. 기존 구매자보다 낮은 가격에 제공하고는 하지만, 빠른 전액 현금 거래를 보장하면서 판매자를 끌어모은다.

아이바이어가 주택을 보유하면, 부동산을 재빨리 고치고 다시 거래 부동산 목록으로 제공한다. 이론상 수익을 위한 일이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부동산 판매 수백만 건을 분석한 스탠퍼드대학교와 노스웨스턴대학교,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의 조사 결과, 아이바이어가 부동산 개량 판매로 기록한 수익은 약 5%이다.

질로우는 아이바잉 세계의 비밀인 제스티메이트를 신뢰했다. 2006년에 등장해, 널리 홍보된 알고리즘인 제스티메이트는 미국 전역의 주택 수백만 채의 가격 학습 훈련을 받은 뒤 질로우가 구매한 부동산의 예상 가격을 계산하도록 적용됐다. 이론적으로 질로우의 주택 가격 전문 지식과 정확한 예상 가격에 의존한 새로운 주택 구매 방법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자연스럽게 결합한 것이다.

2003년부터 피닉스에서 부동산 중개업자이자 부동산 애널리스트로 활동한 존 웨이크(John Wake)는 제스티메이트가 3년간 효과가 있었다고 말한다. 당시 웨이크는 2008년과 2009년에 발생한 금융 위기 사태를 포함해 여러 차례 시장 붕괴 현상이 발생해 신용 등급이 낮은 이들을 대상으로 고금리 담보 대출을 지원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웨이크는 단 한 번도 코로나 시대의 18개월과 같은 주택 상황을 본 적이 없다.

웨이크는 “2020년 봄, 시장 상황을 실제와 같이 예측한 이를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그 누구도 부동산 시장이 갑자기 성공하면서 탄탄해지리라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2020년 3월, 피닉스 지역 주택 시장의 거의 모든 활동이 중단되었다. 전 세계가 봉쇄 조치를 시행하고, 경제적 불확실성이 장악한 탓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많은 테크 기업이 피닉스를 사업지로 선택한 이유는 대량 공급된 주택이 많기 때문이다. 보스턴이나 뉴욕과 달리 특색이 있는 도로 덕분에 주택 가격을 쉽게 책정할 수 있다.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구성원이기도 한 토마스 피스코스키(Tomasz Piskorski)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아이바이어의 피닉스주 시장 점유율은 질로우가 처음 피닉스 부동산 시장에 진입한 2015년 기준 1% 안팎이었으나 2018년에는 6%로 증가했다. 피스코스키 교수는 질로우를 포함한 아이바이어 대부분 이후 점유율이 증가했으나 여전히 피닉스 내 전체 거래량의 10% 미만이라고 말한다.

웨이크는 부동산 업계 관계자가 아이바이어를 몹시 우려했다고 말한다. 2021년 10월 초, 질로우가 2024년까지 매달 주택 5,000채를 구매한다는 목표 일부분으로 피닉스 지역의 가장 활발한 거래 현황을 기록했다. 그러나 갑자기 구매 추세가 중단됐다. 이에, 웨이크는 어떤 일이 발생한 것인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

한 달 뒤 부동산 상황의 변화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질로우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리치 바튼(Rich Barton)은 질로우의 2021년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주택 가격이 예상치를 훨씬 넘으면서 질로우의 주택 구매 프로그램인 질로우 오퍼(Zillow Offers) 가격이 계속 인상하는 유례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매출과 재무 상태의 변동성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결국 질로우는 아이바잉을 폐지했으며, 사내 인력 25%를 줄일 계획이다.

바튼은 애널리스트에게 질로우의 아이바잉 사업의 전제 조건이 주택 가격을 3~6개월 앞서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 가격 예측 결과는 질로우가 구매한 주택의 가격 변경과 판매 시점을 반영한다.

그러나 주택 예측 결과는 2021년의 급변하는 주택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했다. 2021년 2분기, 바튼은 질로우의 주택 판매 건수가 초기 예상보다 5.8% 더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3분기에는 예상치보다 판매량이 5~7% 더 적었다.

다른 아이바이어는 코로나19 때문에 발생한 주택 가격 변화로 타격을 받았다. 부동산 애널리스트 마이크 델프레트(Mike DelPrete)가 수집한 데이터 분석 결과, 질로우의 다수 경쟁사는 10월 판매 실적 성장세가 둔화됐으나 질로우는 이전과 같은 속도로 성장세를 유지했다. 질로우는 9월 기준 평균 6만 5,000달러 이상인 시장 평균보다 높은 구매 가격을 기록했다.

피닉스에서는 문제가 특히 정확하게 드러났다. 인사이더(Insider)의 2021년 10월 현황 분석 결과, 질로우가 구매한 주택 10채 중 9채꼴로 질로우의 구매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됐다. 질로우가 요청한 가격에 주택 한 채를 판매할 때마다 질로우는 총 630만 달러 상당의 손실을 기록했다. 바튼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질로우가 관측한 오류 비율은 그동안 예측할 수 있었던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그리고, 질로우가 마련한 시장 조성보다 수익을 최대한 얻은 주택 거래자가 훨씬 더 많았다”라며 시장 상황을 인정했다.

질로우는 주택 규모와 위치 등 수십 가지 변수 분석을 통해 총 1억 채가 넘는 주택 가격을 예측하도록 업데이트한 제스티메이트 알고리즘 자체에는 결함이 없다고 주장한다. 질로우 대변인은 “질로우는 여전히 제스티메이트의 예측 능력을 확신한다”라며, 제스티메이트의 시장 거래 중인 주택 가격 예측 결과 한 건당 중간 오류 발생률은 단 1.9%, 거래 중이지 않은 주택의 가격 예측 오류 발생률은 6.9%라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나 질로우는 아이바잉 프로그램의 수익성을 위해 가격 예측 정확도를 수천 달러 더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때문에 발생한 변화를 포함하면 아이바잉 프로그램은 손실을 기록한다. 한 가지 요소는 피닉스 지역을 포함한 다른 여러 지역에서 계약자 수가 부족한 탓에 질로우가 바라는 것처럼 빠른 속도로 거래하기 어려웠다.

모두가 코로나19와 같은 블랙스완 현상과 경제적 영향이 유일한 문제라고 믿는 것은 아니다. 피스코스키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주택 수요 변동,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가능성 모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피스코스키는 질로우가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따라잡으려 하면서 제스티메이트의 능력을 넘어선 한계점까지 도달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제스티메이트가 사업 모델 영역 안에 머무르면서 상대적으로 판매하기 쉬운 대량 공급 주택을 구매할 수 있을 때는 문제가 없었다. 매우 높은 수준으로 발전한 알고리즘으로도 따라잡을 수 없는 수많은 요소가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별다른 노력 없이 각종 이익을 누려온 질로우는 코로나19가 주택 데이터에 더 많은 문제를 더하면서 품질이 낮은 주택이나 더 많은 복합 주택을 얻을 기회가 증가했다. 피스코스키는 “지금 당장 주택 시장에는 불확실한 요소가 많아 주택 가격을 예측하기 더 어렵다”라고 말했다.

질로우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어느 한 부동산 중개인은 질로우가 실패를 피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최근, 질로우가 주택 시장을 조작한 의혹을 주장하는 내용의 틱톡 바이럴을 게재한 네바다주 부동산 중개인인 션 갓처(Sean Gotcher)는 “피닉스는 질로우의 시장 점유율 확보와 통제 수준을 확인하고 확보한 시장 점유율로 할 수 있는 일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 지역이 된 듯하다”라는 발언을 했다. (질로우는 처음 시장 조작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의혹을 부인하면서 질로우가 구매한 모든 주택의 비용을 제대로 낸다고 말했다.) 갓처는 “일각에서는 질로우의 행위를 시장 조직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질로우가 미래 주택 가격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었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택 가격을 예측할 수 있는 이가 있을까? 주택 공급량을 통제하는 이만 가격을 예측할 수 있으며, 질로우의 알고리즘은 공급량을 통제하기 위해 설계된 듯하다”라고 말했다.

피닉스 주택 소유자에게는 아이바이어가 주택을 구매할 때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았다. 웨이크와 같은 이들에게는 희소식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피닉스와 다른 지역 주민은 질로우의 다른 경쟁사가 사업을 중단하리라 기대하지 않는다. 질로우의 자체 시장 조사 결과, 아이바이어는 2021년 2분기 기준 피닉스 지역에서만 매일 주택 19채를 구매했다. 또, 아이바이어 20명 중 한 명꼴로 피닉스 지역 주택을 구매했으며, 미국 전역에서는 총 165채를 구매했다. 100명 중 한 명꼴로 주택을 구매한 셈이다. 질로우가 알고리즘 기반 부동산 거래 사업을 접지만, 레드핀과 오픈도어, 오퍼패드 등은 계속 사업을 추진한다. 피스코스키는 “원칙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다. 그러나 시장 입지가 성공적으로 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골드러시는 이제 시작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y Zillow Couldn’t Make Algorithmic House Pricing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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